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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지기의 새해 소망
도반 스님 절에 노스님 49재가 있어 다녀왔다. 생각보다 많은 스님들이 오셔서 아주 분주한 절 풍경이었다. 도반 스님은 이리저리 정신이 없고, 민첩하지 못한 나는 눈치껏 심부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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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6. 시선은 위로부터 왔다 (2)
완의 그림이 변했다. 원색에 가깝게 강렬했던 색채가 뉴트럴 그레이 계열의 어두운 톤으로 내려앉았다. 주로 나이프로 표현하던 투박한 질감이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세필로 날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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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1월호] 조국에서 더부살이 인생? 3만~4만 카레이스키들이 운다
2017년은 연해주에 살던 카레이스키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구소련의 붕괴 이후엔 하나둘씩 고국에 들어와 체류하는 고려인이 최근에 급격히 늘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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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 도심 광장에 모인…촛불 vs 야광 태극기 ‘맞불’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탄 특집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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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시뮬라크르 #5. 시선은 위로부터 왔다 (1)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에 혁은 잠을 깼다. 아내는 돌아와 있지 않았다. 해외에 본사가 있는 에이전시의 큐레이터로 일하는 아내에게는 흔한 일이었다. 이쪽의 밤이 그쪽의 낮이었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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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이야기 해줄까 #4. 미묘 - 누군가, 주머니 속 (4)
묘는 미의 허벅지 밑을 만졌다.미의 말대로 정말 다리는 무릎 부분에서 끊겨 있었다. 손에 온통 진득한 것들이 묻어났다. 묘는 점퍼에 손바닥을 닦으며 주저앉았다. 차가운 기온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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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의 전야인가, 더 짙은 어둠인가
이문열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에서 “내가 보기에는 어둠의 밤이 새로운 시대의 전날 밤이 아니라 아직 덜 끝난 시대의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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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의 전야인가, 더 짙은 어둠인가
이문열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에서 “내가 보기에는 어둠의 밤이 새로운 시대의 전날 밤이 아니라 아직 덜 끝난 시대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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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시뮬라크르 #3. 기시감 (1)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잠을 깼다. 커튼을 열어젖힌 아내가 돌아서며 “굿모닝!”하고 밝게 인사했다. 혁은 팔뚝으로 눈을 가렸다. 얼결에 “응, 굿모닝.” 하고 대답했지만 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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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인 더 룸 #2
더러운 돼지가 다리 사이에 처박혔나 봐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 소리를 크게 질렀는지 목이 따끔거렸다. 고함소리에 방문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돼지들의 이상한 노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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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미씽:사라진 여자 vs 캡틴 판타스틱
━ 이 영화, 볼만해?지금 영화관에선… ■미씽:사라진 여자 「감독·각색 이언희 출연 엄지원, 공효진, 김희원, 박해준 각본 홍은미 프로듀서 백현익 촬영 김성안 편집 이현미,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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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12월호] “김기춘, 문고리 3인방 권력 나누고 적당히 덮었다”
조응천-박관천, 김기춘 명에 따라 조사했지만 3인방과 타협한 비서실장에게 역공당해3인방은 ‘어둠의 심부름꾼’, 당시 홍경식 민정수석도 대통령과 독대 못해조응천 전 공직기강 비서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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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인 더 룸 #1
육체와 정신의 무게는 같을까. 알려줄 수 있어요? 눈을 감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나는 돼지다.’ 웃음이 터져 나와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키득거렸다. '그래, 나는 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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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살벌하게 싸워도 돌아서면 그리운 오, 마이 브라더!
얼굴을 마주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기 바쁜 웬수지만, 밖에서는 가장 든든한 내 편. 이 세상 수많은 동생들에게 ‘형’이란 그런 존재가 아닐까. 영화 ‘형’(11월 24일 개봉, 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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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붕괴 #1. 균열 (1)
_ 붕괴 1년 전. “세상에는 미세한 균열들이 있지. 그 균열들을 잘 보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성공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평생 단단한 세상 속에 갇혀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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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제8요일의 남자] #24. 파리의 하늘 밑
“현수 형 얘기... 듣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 아트는 기내 식사 중에 와인을 좀 과하게 마시더니 식사가 끝나갈 무렵 문득 생각난 듯 에프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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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제8요일의 남자] #19. 내가 몰랐던 것
“김보좌관님 다른 약속 있으신 거 아니죠?” 희정이 웃으며 김천수를 향해 마주 걸어왔다. “어이쿠. 어쩝니까? 저는 뒤에 계신 멋진 여신님과 이미 점심약속이 돼 있습니다.” 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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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제8요일의 남자] #15. 왜 하필 장현수야?
세면실에 숨어있다 뛰쳐나온 학생은 생각보다 쉽게 쥬디에게 제압을 당했다.처음엔 두 손을 압박당한 채로도 도망가려 발버둥을 치더니 경찰에 넘기지 않겠다는 쥬디의 말에 순순히 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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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서 벼 재배한 ‘비에트’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저장 위야오에 있는 하모도 문화 유적 박물관에 있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 상상 조형. 중국은 왜 중국(中國)으로 표기할까. 언제부터 그런 이름이었을까. 아주 이른 문명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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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검사의 초상]원희룡 제주지사 사법시험 합격기
나의 수험생활과 공부 비법 원희룡 제주지사(1992년 사법시험 합격)우선 남이 앉아야 할 자리에 대신 앉은 염치 없는 기분이 듭니다만 수험생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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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 #6
어느 날 여행가는 용기를 내어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미안하오.” 우두머리는 무슨 소리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짐이 되는 듯해서…….” 우두머리는 호탕하게 웃으며 다른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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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알 수도 있는 사람 #5. speed (1)
기성이 작업장으로 나왔을 때 수인은 이미 조수석에 들어가 있었다. 기성은 휴대용 공구세트를 들고 치타가 세워져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선뜻 운전석에 올라탈 수 없었다. 운행을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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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Deja vu by system #4. 만남
재성은 하품을 하며 참고서를 덮었다. 수련회를 다녀오면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는 꼴이 됐다.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박상현. 공부만 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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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포트리스(The Fortress) #3. 약탈자들 (2)
조끼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아래로 손을 내밀었다. 문신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낡은 장판을 건네주었다. 철조망에 몸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장판을 철조망 위에 걸치고 그 위에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