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했던 여름이 간다-천승걸
유난히도 지겹고 질퍽한 여름이었다. 한달을 머뭇거리던 질척한 장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유난히도 끈적하고 짜증스런 여름이었다. 보름 남짓 30도를 줄곧 오르던 후덥지근한 불볕
-
(2294)제59화 함춘원 시절(5)|김동익|구보망언
전국 13도에서 모여든 우리를 40여명은 3·1만세사건으로 친구를 잃기도 하고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친구도 생기는 등 얼룩진 학창생활을 해야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는 오히려 행
-
(5)|연극
내년의 신 연극 70돌을 앞두고 77년은 서울에서만 연극 관객이 30만명이 몰려 연극 사상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한 한해였다. 한국 연극 협회 통계에 따르면 공연 작품 수는 작년
-
(2)|보드카와 암시장
『노동자 셋이 작업 시간 중 이발소에 갔다. 이발사 역시 땡땡이 치느라고 자리에 없었다. 그들은 다른 일이라도 보겠다고 각기 과실가게·칫과 병원·가구 수리소를 찾았다. 그러나 점
-
(1)총 점검…한국과 외국의 경우|학력에 병든 사회
얼마 전 미국주간지「타임」에는 엎드려 뻗친 일본의 어린 중학생이 학원선생의 몽둥이 매를 맞는 사진이 실렸다. 잠을 깨우기 위해 머리부터 찬물을 끼얹는 사진도 있었다. 기사제목은『학
-
헌 누더기 교육법을 정비할때
우리나라 현행교육법은 군데군데를 얼룩천으로 이어 붙인 헌 누더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9년12월31일의 첫 제정공포이래 매년 평균 1.3회 이상(52∼61년 제외), 심한 경우
-
"금능군 동굴 속의 「구석기그림」|벽화 아닌 쇠녹물 얼룩"|현지 조사한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면…
서울대 박물관장 김원룡 박사는 7월30일 구석기시대 채색벽화가 있다는 경북 금능의 동굴을 답사,『일고의 가치도 없는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2시간에 걸쳐 조그만 굴
-
“일부 여류시도 문제지만 여성화한 남성시도 한심”|최근의「여류 시 논쟁」에 붙인다&&여류시가 관능에 기우는 건 사실| 한심한 남성시의 창백한·무력감|상별보다 시작태도가 문제|「해야할 말」담은 시 드물어
근래에 들어서 여류시에 대한 논쟁과 비판이 그 어느 때 보다 활기를 띠고 있는 듯하다. 여류시에 대한 이러한 비판과 반성의 제기는 비단 여성 시인들의 시에 국한 될 것이 아니라 시
-
청춘이 방황하는 길목에서|전숙진 에세이집
6·25사변을 전후하여 오늘에 이르는 30여 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써 모은 수필들을 추리고 다듬어서 묶은 「에세이」집. 『사랑이 남기고 간 것』등 짧고 긴 77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
(12)「스타」가 없다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는 가사의 대중가요가 크게 유행했을 때 사람들은 그 노래를 부른 가수 S군의 끈질긴 집념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10년전 가수의 꿈을 품고 시골에서
-
노 종군 기자의 감회
『2차 대전 중에 나는 군인으로 참전했으며 「베트남」전쟁에도 종군했으나 한국동란 만큼 참혹한 전쟁은 못 보았다.』- 백발이 성성한 「노르웨이」의 한 노기자가 술회하는 이 같은 회고
-
봄철의 보살핌
지겹도록 춥고 음산했던 겨울이 가고 마침내 봄이 왔다. 아지랭이 어른거리는 봄볕아래 얼어붙고 적막했던 산하도 소리내어 녹아나고, 지각을 뚫고 훈훈한 대지의 입김이 솟아오르고 있다.
-
집착 벗어나 자유인으로…|김구산
흔히 사람들은 「성도」라든가 「해탈」이란 말을 초자연적인 일이나 다다르기 어려운 경지인 것처럼 여긴다. 「고다마·싯달다」가 불타로 성도하신 의의를 우리는 종교적 감정 속에서 지나치
-
너무 잦은 수도관 동파
물을 많이 쓰는 여름철도 아닌 한겨울에 수백만 인구를 가진 현대도시가 식수난과 물소동에 허덕인다면 이는 확실히 범상한 일은 아니다. 20일째 계속되는 한파 앞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
-
국전의 수명
최근의 국회 질의에서 김 문공부 장관은 국전의 존폐를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했다. 영욕으로 얼룩진 25회를 거듭하는 동안, 국전은 그런대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신인의 등용문 구실
-
주말의 휴식
복잡하고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있는 현대인은 늘 휴식을 원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이미 인간으로서는 좀처럼 감당키 어려운 위력을 가진 위압적 소여로서 작용하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
-
우남실록-우남 실록편찬회 편
굳이 「시대정신」이란 말을 쓰지 않더라도 각 시대는 그 시대 특유의 시련과 모순을 안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지니고 있는 법이다. 그러한 시련을 극복하면서 보다 나은 세계를
-
인지반도 적화 1년
「크메르」공화국과 자유 월남이 공산주의자의 수중에 실함된 지 1년이 지났다. 「라오스」의 왕제가 폐지되고 공산정권이 들어선지도 어언 반년, 지금도 우리 뇌리에는 그때의 비극적인 정
-
당권은 어디로 기우나
OX표로 얼룩진 작전도 ○…차기 당권의 향방을 판가름할 신민당 전당대회 날짜가 일단 오는 5월 25, 26일로 잡혔다. 주류·비주류의 격렬한 대결양상으로 대회를 예정대로 치를지는
-
나무를 가꾸는 마음
황사가 뒤덮인 흐릿한 하늘을 창 밖으로 보면서 4월을 맞는다. 도시의 「빌딩」숲과 아울러 우리들의 시야에 전개되는 주변의 산과 구릉들은 온통 누렇고 희뿌옇게 보인다. 봄이 와도 부
-
윤봉길 의사 유품전
『그 감격스런 사진을 처음 보고 생시에 형님을 대하는 듯 눈시울이 먼저 뜨거워졌읍니다. 장하고 통쾌하게 일하셨다는 민족의 긍지 때문에 새삼 감동이 컸읍니다.』 45년전 윤봉길 의사
-
(4)「한국적인 것」의 순환적 이해-문학에 있어서의 한 방법-송상일
한용운이 「한국적」일수 없었던 것은 그가 「님」을 「기다리는 님」으로 파악한 데 있다. 그리고 그의 진정한 의의는 그가 「님」을 「한국적」인 모습을 훼손함 없이 「원망스러움」에서
-
신춘「중앙문예」가작소설
은정이 김신부의 방을 드나들게 된 것은 아주 쉽게 시작된 일이었다. 어느날 그가 지나는 길에 우연히 그녀의 집엘 들렀고 그가 돌아 갈 무렵 마침 비가 내렸기 때문에 그녀는 부득이
-
(7)-영화
한국 영화계의 75년은 잇단 수난과 실태로 점철된 한해였다. 연초 일본영화 수입문제 거론으로 제법 활기를 띠기 시작했던 영화계는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우수영화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