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마루 끝에 쭈그리고 앉아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따가운 햇살이 낡은 여름 슬리퍼에 조용히 내려앉고 있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잠자리 한 마리가 마당가를 맴돌다 빨랫줄에

    중앙일보

    1984.09.25 00:00

  • 『파종기』…보편적인 자연이법 주관적 서정으로 잘 다스려『바닷가에서』…중장의 가락 단락 힘차고 반복효과도 일품

    『파종기』-비교적 정리 정돈된 작상 연결이다. 씨앗을 뿌리거나 가꾸는 의미를 인생 자체의 의미로 모으고 비추면서 보편적인 자연리법을 주관적인 서정으로 다스린 연작. 은 매우눈길을

    중앙일보

    1984.06.30 00:00

  • ″「쿤타·킨테」얘기가 남의 일 아니다〃|노수복 할머니의 「나는 여자정신대」를 읽고

    나는 여자 정신대, 위안부 또는「삐」라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불리는 「조오센진」이었다. 1921년생, 63세의 노수복할머니. 태어난 나라에서 21년을 살았고 해방이후 40년을 남의

    중앙일보

    1984.04.02 00:00

  • 15살 손아래 아우

    1960년초 무렵 남편은 나보다 열다섯살 젊은 태국인 처녀를 데러왔다. 내나이 39세. 작은집, 즉 아우는 24세였고 남편은 48세였다. 새 가족이 된 아우는 곧 아들 「스폿」을

    중앙일보

    1984.03.31 00:00

  • 눈 내리는 날

    오후부터 조금씩 날리면 눈발이 설것이를 끝나 뒤뜰에 묶어 놓은 고양이 저녁먹이를 들고 부엌문을 나서니 벌써 소북소복 탐스럽게 쌓였다. 방에서 TV를 보던 두 아이가 내가 지른 함성

    중앙일보

    1984.01.16 00:00

  • 그리운학생시절

    친정집이 이사를 하게되어 도와주러가서 나는다락방을 정리하게 되었다. 근 20년이나 서울신당동에서만 살아오신 어머니로선 정이 든 집이지만 나이도 드신데다 병까지얻게되신 몸이고보니 늘

    중앙일보

    1983.11.18 00:00

  • 32년수절…남편만난 박옥자씨 신혼초 친정간사이 1·4후퇴로 생이별

    『그날 저녁 친정나들이만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길고긴 이별의 아픔을 겪지않았을 거예요』-. 1·4후퇴때 신혼1년뒤 헤어졌다가 32년만에 극적으로 만난 한창수(61·서울대흥동325의3

    중앙일보

    1983.07.22 00:00

  • 옛것에 대한 그리움

    가게앞 마당을 쓸고있는데 저만큼에서 하얀 두루마기에 갓을 쓴 할아버지 한 분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요즈음 갓 쏜 사람을 본다는 것은 TV의 사극에서 나 간혹 볼수 있는 일이기에

    중앙일보

    1983.05.23 00:00

  • 외딸에 쏟는 정

    아침마다 등교하는 외딸의 긴 머리를 땋아주고 예쁜 방울을 달아주느라 꼭 15분 정도의 시간을 소모한다. 거기다 색을 맞추어 옷을 입혀 주는데 남편은 서두르지 않아도 될 시각인데도

    중앙일보

    1983.05.03 00:00

  • 연말엔 잊고잇던 사람들에 정담긴 정담긴 사연 적어보냈으면

    얼마전 이삿짐을 꾸리다가 문득 책갈피에서 떨어지는 게 있어 주워 보았다. 누렇게 변색된 한장의 편지봉투였다. 그대로 휴지통에 넣을까 하다 내용물을 꺼내보았다. ○○부대 병장 김모씨

    중앙일보

    1982.12.24 00:00

  • 손거울 철 되면 생각나는 어릴 때 감맛

    나는 감을 좋아한다. 썩 베무는 단감도 좋아하지만 ㅇ녀하고 부드럽게 배어드는 홍시의 맛도 좋아한다. 이것만은 소녀일 때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온 유일한 입맛이기도 하다. 고향 집에는

    중앙일보

    1982.11.29 00:00

  • 시조

    김숙자 지피는 장작불에 욕망은 홍조로 익고 으스름 용마루 위 연기로 감긴 전설 불빛 든 어느 봉창엔 내 유년이 실린다. 밀리는 땅거미에 묻어 들녁에 설라치면 까맣게 잊은 미각 김

    중앙일보

    1982.03.27 00:00

  • (3038)제72화 비규격의 떠돌이 인생(36)

    1933년 이른 봄, 암파문고가 나오기를 기다려 나는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왔다. 몇 해만에 동경서 돌아온 나를 친구들이 맞아주면서 절 밥 먹으러 가자고 돈암동에 있는 신흥사로 데

    중앙일보

    1981.02.16 00:00

  • (1)속치마 바람으로 영하20도 호수에도|영화 엑스트러 유미옥씨

    때로는 화려하다고까지 하는 문화계지만 그 뒤안길에는 평생 빛도 한번 보지 못하면서 노고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경우는 사회의 냉대를 받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자신의 신

    중앙일보

    1981.01.27 00:00

  • (7) 부모 잃은 4자매 쓸쓸한 성탄맞이|「금당」사건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모두가 부끄러워해야만 했던 골동품상 금당사건-. 정해석씨 부부와 자가용 운전사 이동환씨가 비명에 간지도 20개월. 범인은 잡히고 사건은 끝났다. 황금에

    중앙일보

    1980.12.24 00:00

  • 반 「나치」 작가 「토마스·만」의 일기|사후22년만에 서독서 출판|히틀러 붐 속…유언 따라 묻어 뒀던 것

    「나치」에 대한 저항으로 끝없는 망명 생활을 해온 독일 작가 「토마스·만」의 일기가 그의 사후 22년만에 햇빛을 보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교롭게도 「히틀러·

    중앙일보

    1977.11.04 00:00

  • 꽃나무와 혼수감

    며칠전 시삼촌댁 며느리의 신행날 신부가 해온 혼수감 품목에 몇 그루의 정원수가 적혀있어 그것이 조그마한 화제가 되었다. 그저 이색적인 일이라 조그마한 화제로 그쳤고 또 어떤 사람은

    중앙일보

    1977.05.17 00:00

  • 20대의 고민

    이 세상에 근심·걱정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흔히 말하듯 고독이 현대인의 병이라면 고민은 목숨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잠 못 이루는 긴긴 밤을 고민과 절망이라는 「죽음

    중앙일보

    1976.09.13 00:00

  • 엄마 돌아와 주셔요

    「어머니. 돌아와 주셔요. 철없는 어린 동생들이 엄마를 찾을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먼 하늘을 볼때마다, 먼 바다를 볼때마다, 하늘에 점점이 박힌 구름을 볼때마다 그리운 엄마

    중앙일보

    1976.06.30 00:00

  • (7)재미실업인 김한조씨

    가격관리인 자리에 앉은 김씨는 이 회사가 10년 전의 가격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즉각 「미플린·매캠브리지」회사 제품에 대한 가격분석에 착수했다. 결과는 그 회

    중앙일보

    1974.11.29 00:00

  • 가고파

    41년만에 작곡했다는『가고파』의 후편을 들으면서 나대로의 깊은 감상에 빠져들었다. 여학교 때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9살 때 떠나온 북쪽의 고향을 그리워했었다. 집 앞을 흐르는

    중앙일보

    1973.12.19 00:00

  • 영모|배미순

    오래 떠나 있었네. 그리운 것 그리워 하고 아름다운 것 아름다와 하던 그 시절의 강가에서. 잔 모래처럼 달려나오는 슬픔과 고통 지쳐버린 안개로나 덮어 주고 한 줄기 햇빛도 외면한

    중앙일보

    1973.03.08 00:00

  • 햇볕이 따사로운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아빠를 따라 외출했던 길에 아빠가 나에게 일기장 한 권을 선물로 사주었다. 교편을 잡고 있는 아빠는 일기를 쓰는 습관만큼 좋은 것이 없다면서

    중앙일보

    1973.01.15 00:00

  • 추억의 봉숭아

    이른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초겨울 어둠이 그토록 일찍 깔리고있는 거리를 좌석버스에 흔들려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처럼의 외출에서 문득 옆자리 부인의 손에 눈길을 모았다. 화사한 빛

    중앙일보

    1972.11.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