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칠성이가 웃는다

    상대는 윗동네 칠성이였다. 명절 연휴가 끝나가는 어느 오후 동네 총각들은 심심했던지 조무래기들을 모아놓고 공터에서 권투시합을 열었다. 소방도로라고 해서 소방차 하나가 간신히 다닐

    중앙선데이

    2013.09.28 01:04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우리 막내 고모

    막내 고모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내와 나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겨우 1년 만인데 그 사이 고모는 부쩍 늙었다. 병이 사람에게서 가장 먼저 빼앗아 가는 것이 웃음과 생기일 것

    중앙선데이

    2013.09.14 02:39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건널 수 없는 강

    10년 전쯤 블로그에서 알게 된 문이란 분이 있는데, 나는 마음으로 그를 따르고 좋아해서 육신으로 여러 번 만나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며 정을 나누곤 했다.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중앙선데이

    2013.09.07 00:37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선임병 가라사대

    고 상병은 ‘방위’였다. 방위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예비군 통지서나 돌리는 ‘동방’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는 군부대에서 근무하던 ‘군방’이었다. 단지 현역병과 다른 점이라면

    온라인 중앙일보

    2013.09.01 00:02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선임병 가라사대

    고 상병은 ‘방위’였다. 방위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예비군 통지서나 돌리는 ‘동방’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는 군부대에서 근무하던 ‘군방’이었다. 단지 현역병과 다른 점이라면

    중앙선데이

    2013.08.30 23:26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아내를 밟는 남자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가족을 지배하는 가장 큰 감정은 죄책감이다. 일상의 사소한 기쁨과 즐거움도 죄의식을 불러온다. 아내가 관절류머티즘을 앓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개그 프로그램을 보

    중앙선데이

    2013.08.24 00:52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출생의 비밀

    초등학교 때다. 학교를 마치고 왔는데 집 앞에 크고 멋진 검정 세단이 한 대 세워져 있다. 무슨 일이지? 마루에는 차의 주인인 듯한 중년의 부부가 어머니와 마주보고 앉아 있다. 뭔

    중앙선데이

    2013.08.17 00:24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매미가 운다

    여름은 온통 외설이다. 아침부터 발기한 몸, 몸, 몸들이 하자고, 짝짓기를 하자고 보챈다.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모르는 욕망들이 떼지어, 무리 지어 전율한다. 매미가 운다. 운다.

    중앙선데이

    2013.08.10 00:21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우리를 우습게 하는 것들

    일요일 아침의 눈부신 햇살은 우리를 우습게 한다. 낮 12시까지 늘어지게 자도 괜찮은 일요일 아침 6시에 떠지는 눈은, 요일과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누워 눈을 감아도 결코 오지 않

    중앙선데이

    2013.07.19 23:37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아, 에피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존재감이 없다. 그의 형은 제우스가 감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한 인류의 히어로,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벌로 코카서스의 바위에 묶인

    온라인 중앙일보

    2013.07.14 00:02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아, 에피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존재감이 없다. 그의 형은 제우스가 감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한 인류의 히어로,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벌로 코카서스의 바위에 묶인

    중앙선데이

    2013.07.13 00:23

  • 졌다, 졌어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우리 집 남편은 언제나 최고다. 남편은 아는 게 많다. 가본 곳도 많고 해본 것도 많다. 그러나 남편에게 가장 많은 것은 말이다. 다른 집 남자와 달리

    중앙선데이

    2013.07.05 15:58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왕과 나

    옛날 중국에 시를 좋아하는 왕이 있었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시를 읽더니 어느 날부터 시를 짓기 시작했다. 하루는 평소 흠모하던 시인을 초청해 자신이 쓴 시를 보여주었다. 왕이 말

    중앙선데이

    2013.06.29 02:27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우산 인심

    모든 우산은 잃어버린 우산이다. 혹은 잃어버릴 우산이다. 우산은 결국 잃어버리기 위해 있는 물건이다. 비가 올 때는 요긴한 소품이지만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 그처럼 불편하고 거추장

    온라인 중앙일보

    2013.06.23 00:02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우산 인심

    모든 우산은 잃어버린 우산이다. 혹은 잃어버릴 우산이다. 우산은 결국 잃어버리기 위해 있는 물건이다. 비가 올 때는 요긴한 소품이지만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 그처럼 불편하고 거추장

    중앙선데이

    2013.06.22 02:03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기억의 싱크로율

    “마지막 것은 내 눈으로 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나오는

    중앙선데이

    2013.06.15 01:17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백호 오빠, 95호 남편

    유행가는 슬프다. 그것은 흘러가고 지나가고 사라져갈 자신의 운명을 이름으로 고스란히 예감하기 때문이다. 유행가라는 이름에는 노래뿐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듣고 좋아하는 사

    중앙선데이

    2013.06.08 01:25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습기 없는 남자?

    얼마 전 지인의 페이스북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어느 게시판에 올려진 고민 글로 제목은 ‘습기 없는 남자’였는데 대강의 내용은 이랬다. 자신의 아버지나 오빠는 다들 성격이 남자

    중앙선데이

    2013.06.01 01:31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소녀들의 합창

    할머니들이 노래를 불렀다. 아파트 앞 작은 공원에는 입구 양쪽으로 각각 여덟 개의 벤치가 서로 마주 보게 놓여 있었다. 오른쪽에는 할아버지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거나 가끔 소주나 막

    중앙선데이

    2013.05.25 00:44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나는 고백한다

    얼마 전 언론을 통해 책 사재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나도 책 사재기를 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정직하지 않다. 지금도 여전히 사재기를 하고 있으니

    중앙선데이

    2013.05.18 00:47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알다가도 모를 사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산다는 것은 아는 사람을 점점 넓혀가는 일인지 모른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태어나 부모를 알게 되고, 자라면서

    중앙선데이

    2013.05.11 01:34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극장의 추억

    영화는 꿈을 닮았다. 어쩌면 영화는 우리가 집단으로 꾸는 꿈인지 모른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광고와 예고편이 상영되는 중간에 서서히 불이 꺼질 때, 그 순간을 나는 좋아

    중앙선데이

    2013.05.04 00:39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피차일반

    둘째가 입대 전에 몇 달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였다. 카페 영업은 대략 밤 12시 전에 끝나지만 청소하고 정리하고 나면 항상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왔다. 나는 인정머리가

    온라인 중앙일보

    2013.04.28 00:02

  •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피차일반

    둘째가 입대 전에 몇 달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였다. 카페 영업은 대략 밤 12시 전에 끝나지만 청소하고 정리하고 나면 항상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왔다. 나는 인정머리가

    중앙선데이

    2013.04.27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