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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후딱 안 일어나고 뭐 하노?
남자는 아산병원 동관 123병동 39호실에 누워 있다. 그는 지난 3월 9일 쓰러졌다. 이미 몇 번에 걸친 암 수술을 받았고 그때마다 잘 이겨 냈다. 미국에서 사는 그를 지난해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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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생각나는 ‘천식’
한반도의 봄은 황사로 온다. 네이멍구(內蒙古)와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과민한 내 기관지로 날아온다. 봄날이 찬란하기는커녕 온통 누렇다. 어제는 밖에 나갔다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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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따라 하다가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산다는 것은 끝없이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부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부장으로서 수없이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인지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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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따라 하다가
산다는 것은 끝없이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부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부장으로서 수없이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인지 모른다. 언제 기회가 되면 내가 하루에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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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너무 약한 남자
박사는 수를 사랑했다. 그중에서도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수, 소수를 가장 사랑했다. 오가와 요코가 쓴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 나오는 박사의 말이다.나는 수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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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의 전화
나는 오후 내내 큰 녀석의 전화를 기다린다. 5주간의 신병훈련을 마친 아들이 자대 배치받는 날. 일곱 시 넘도록 전화는 오지 않고 나는 휴대전화기를 자주 확인한다. 신병교육대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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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의 지적 풍요, 잘 차려진 한정식 같아”
12일 스타벅스 반포역점에서 만난 마승철·윤혜영씨 부부가 일요일처럼 신문을 펼치고 마주 앉아 포즈를 취했다. 마씨는 “인터넷 뉴스가 패스트푸드, 일간지가 정식이라면 중앙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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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조폭 맞죠” …순이는 용감했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일하는 팀은 달랐지만 순이는 4년 넘게 한 직장에서 근무했던 동료였다. 그는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직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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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의 지적 풍요, 잘 차려진 한정식 같아”
12일 스타벅스 반포역점에서 만난 마승철·윤혜영씨 부부가 일요일처럼 신문을 펼치고 마주 앉아 포즈를 취했다. 마씨는 “인터넷 뉴스가 패스트푸드, 일간지가 정식이라면 중앙S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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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조폭 맞죠” ...순이는 용감했다
일하는 팀은 달랐지만 순이는 4년 넘게 한 직장에서 근무했던 동료였다. 그는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래서 지금은 사는 대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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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성 밝은 것도 죄?
나는 요즘 커피와 도넛을 파는 가게에서 주로 아침을 해결한다. ‘달콤한 도넛은 아침의 허기와 우울을 달래주고, 쓴 커피는 아직 잠이 덜 깬 뇌세포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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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녀가 쑥ㆍ마늘만 먹은 진짜 이유?
마늘과 쑥을 좋아하는 웅녀의 자손인 나는 늘 그것이 궁금했다. 웅녀는, 웅녀가 되기 전 곰은 어떻게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100일 동안 햇빛도 보지 않고 근신할 수 있었을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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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프로, 호텔 청소반장 이토
한 시절 나는 일본의 호텔 요코하마라는 곳에서 청소부로 일했다. 호텔 요코하마는 러브호텔이다. 그건 한길을 등지고 수줍게 자리 잡은 건물 모양새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이용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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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쁜 사람 아닌데요”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설이나 생일이 싫어지기 시작한 것은 마흔을 넘어서면서부터였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마흔 즈음부터는 나이 드는 것이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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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쁜 사람 아닌데요”
설이나 생일이 싫어지기 시작한 것은 마흔을 넘어서면서부터였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마흔 즈음부터는 나이 드는 것이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마흔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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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군대 가던 날의 비밀
그날도 다름없이 아침이 왔다. 아들 녀석이 군대 가는 날. 나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눈을 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이가 들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몸의 밸런스와 유연성을 되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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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사람들은 누군가를 부를 때 ‘사장님’이라고 한다. 정말 그들의 직업이 모두 경영자도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우리가 특별히 경영을 숭상하는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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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부를 때 ‘사장님’이라고 한다. 정말 그들의 직업이 모두 경영자도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우리가 특별히 경영을 숭상하는 민족도 아닐 텐데. 어디로 보나 경영과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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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집이 멀어서 생긴 일
장례식에는 가능하면 참석하는 것이 좋다. 그저 가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을 당한 사람에게 큰 의지가 되고 말 없는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초상집이 너무 멀면 나는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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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집이 멀어서 생긴 일
장례식에는 가능하면 참석하는 것이 좋다. 그저 가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을 당한 사람에게 큰 의지가 되고 말 없는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초상집이 너무 멀면 나는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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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알아차리기
‘돼지국밥을 좋아하게 생겼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날 보고 돼지국밥을 좋아하게 생겼다고 한다. 물론 나는 돼지국밥을 좋아한다.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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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탐구 생활
아빠: 요즘은 통 잠을 잘 수 없어요. 아들의 기타 소리 때문이에요. 밥 딜런을 다룬 영화를 본 후로 아들은 꿈을 가수로 바꿨어요. 그 전엔 영화감독, 그 전에는 화가였어요.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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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박약자의 작심
나이가 들수록 느는 것은 주름과 뱃살과 나쁜 습관이다. 내가 가진 버릇 가운데 가장 고약한 것은 무조건 미루는 습관일 것이다. 그러니 마감도 번번이 어긴다. 고작 일주일에 2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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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갈비 1인분
혼자 식당에 가면 환영받지 못한다. 그것도 요즘 같은 연말에 갈비 파는 식당을 찾는다면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도 늦은 퇴근길 배는 고프고 고기 굽는 냄새가 넘실넘실 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