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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20년 같이 살아도 남편은 모른다, 아내의 몸·물건·꿈 …
아내를 탐하다 김상득 지음 이미지박스 237쪽, 1만3000원 ‘탐할 것이 없어서 아내를 탐해?’ 제목만 보고 지레 끌끌 혀를 찬 독자가 있다면 이런 대목을 찾아 읽어보시면 어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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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팀장 가방의 비밀
“부장님, 다음 주에 나갈 애드버토리얼 광고 시안 한번 봐 주세요.” 신 팀장은 광고 시안을 내 책상에 올려놓는다. 애드버토리얼 광고는 주로 상품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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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듀오 다니죠?”
공자는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면 군자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유원은 거기서 더 나아가 “사람들이 나를 알아준다는 느낌, 이거 독이다. 스치기만 해도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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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이 있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처럼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집에 일찍 들어가 아내와 함께 와인을 마시고 싶은 날이. 그런 날 남편은 와인을 한 병 산다. ‘샤토 마고’. 웅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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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태수
화실은 목조건물 2층에 있었다. 재수 무렵 내 주위에는 미술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들 때문에 나는 화실에 자주 놀러 갔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 태수도 그 무렵의 친구다. 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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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예술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일은 근사한 일이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미술시간이면 선생님에게 늘 칭찬받고, 학교 대표로 사생대회에 나가 상도 여러 번 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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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부장 말 들었다가…
나는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약하다. 이렇게 말하면 “누구나 조금씩은 주의가 산만하지”라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다른 사람들의 주의가 동산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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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철수씨가…
얼마 전에 나는 철수씨를 만났다. 철수씨는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식당에서 함께 일한 동료다. 동료라고 해도 그는 주방장이고 나는 식당일 경험이라고는 단골로 가던 식당에서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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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둘째
둘째는 1992년 1월에 태어났다. 첫째 때부터 딸을 원했는데 바람과는 달리 아들이었으므로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나는 필사적으로 딸을 희망하고 기도했다. 1992년 1월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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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부엌 식탁에서
그 사람은 식구들이 다 잠든 한밤중에 부엌으로 나온다. 부엌 불을 켜고 식탁에 앉는다. 배가 고픈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보통 때의 그는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서 김치와 함께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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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식사하는 재미
흔히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 그것도 중년의 남자를 보면 어쩐지 청승맞고 불쌍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즐거움을 모르고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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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선생님의 예언
내가 다녔던 고교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선생의 별호는 ‘단테 선생님’이었다. 그렇다고 선생이 ‘신곡’을 쓴 알리기에리 단테와 외모가 닮았던 건 아니다. 외모는 오히려 1980년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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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끼어 들었다가
잘 알겠지만 나는 자신보다 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설프게 남의 인생에 참견하는 것을 나는 사절한다. ‘산수회’는 그냥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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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없던 ‘안다 형’
1970년대 초 부산의 산복도로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지식인은 안다 형이었다. 부산역 앞 텍사스 골목으로 몰려다니며 온갖 못된 장난을 일삼는 조무래기들 사이에서 말이다. 안다 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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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첫 휴가
지난주 금요일 유격훈련을 마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아빠, 나 다음 주에 휴가 나가잖아요. 수박이랑 복숭아 통조림 사서 냉장고에 좀 넣어두세요.”“그냥 너 와서 사도 되잖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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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지난주 토요일에도 나는 서점에 들렀다. 특별히 다른 일이 없다면 주말 오후는 서점에서 책 구경하는 것이 나의 허영이고 사치다. 그날 비가 쏟아지긴 했지만 나는 퇴근하자마자 강남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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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콤비
영규는 내 색시였다. 두 번째로 전학 간 국민학교 5학년 2학기 때부터.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한 전학생에게 영규는 먼저 손을 내민 친구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말 손을 내민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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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조개야? 돌이지
얼마 전 회사 동료들과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파스타 같은 건 먹고 싶지 않다. 다만 동료들이 “부장님은 된장찌개 같은 것만 좋아하시죠?”라는 소리에 항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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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지휘자가 드문 이유
나는 음악, 특히 클래식에 대해서라면 문 밖의 사람이다. 음악을 들으면 꼭 어딘가에 갇힌 느낌이 들어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렇게 밖으로만 나오다 보니 그만 음악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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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당신의 전쟁
일요일 새벽 당신은 잠에서 깬다. 집에 식구가 아닌 다른 존재의 기미를 느낀 것이다. 거실의 전등을 켜는 순간 당신은 기미의 실체를 발견한다. 바퀴다. “좀 나와봐요. 천장에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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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여자친구
“눈 좀 감아주실래요?”나는 5월 7일 저녁에 아들의 여자친구를 만났다. 아들의 여자친구는 예쁘다. 군대 간 아들의 여자친구는 고맙고 미안하고 짠해서 더 예쁘다. 만나자고 하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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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남자가 웃던 날
다이고는 웃지 않는 남자다. 원래부터 웃음이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라고 할까. 전체적인 인상은 소설가 발자크를 닮았는데 더 고집스럽고 심술궂고 그러면서도 박력 넘치는 얼굴이다. 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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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지각했던 ‘지각 벌금제’
만일 회사의 출근시간이 오전 9시라고 해보자. 그러면 8시59분과 9시 사이, 시간의 톨게이트에는 병목현상이 벌어진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 1분의 시간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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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빌려줄 수 없는 이유
나는 서재도 갖고 있지 않고 또 서재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책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집에 오는 손님들은 그렇게도 할 말이 없는지 이렇게 묻는다. “이 많은 책을 다 읽으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