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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 라이프] "아버지, 이제 바다가 보이시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한다는 요즘. 가정의 달 5월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가정의 의미는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가족이 해체된다는데 무엇이 어떻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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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봄 나들이
오랜만에 가까운 도시에 나갔습니다. 다니러 온 친구 차를 얻어 타고 거제도 높은 산을 굽이굽이 넘어갔지요. 이 산 저 산 모두 연두빛, 세상에 무슨 연두빛이 그리도 제각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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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비 오는 날
이틀 동안 바람 심하게 불고 비 잔뜩 쏟아지더니 아침부터 안개가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우산도 안 쓰고 아내와 함께 가랑비 내리는 길을 걸었습니다. 어미 개 별이와 강아지 투투가 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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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친구와 함께 한다면
진해에 사는 아내 친구 부부가 지난 금요일에 놀러 왔습니다. 결혼 십년 내내 부부끼리 만나다보니 남편들끼리도 친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덟 살 난 그 집 딸 한나와 우리 딸 지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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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로 38곳 일방통행·속도제한
경남경찰청은 경남 지역 도로 38곳의 통행방식과 제한 속도를 변경했다고 27일 밝혔다. 마산시 양덕2동 한일로터리∼수출자유무역지역 후문사거리간(6백m)은 시속 70㎞, 하동군 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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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시골 냄새
흙을 부어 새로 만든 텃밭에 씨를 뿌렸는데, 잎이 누렇게 변하더니 시들어버렸습니다. 그냥 놔둘까 하다가 농협에서 파는 가축 분뇨로 만든 거름을 밭에 뿌렸습니다. 거름 냄새는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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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아들처럼
아내가 처남과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이번 주말에 장인 생신이라 가족이 모인답니다. 장모 제사는 어버이날 다음날이고요. 서울 토박이인 아내를 이 먼 거제도까지 데려 왔으니 장인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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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고구마에게
이 마을 밭농사로는 고구마 농사만한 게 없습니다. 한 해 살림을 좌우하는 농사다보니 고구마 심는 날은 여럿이 밭에 모여 야단을 떱니다. 고구마를 심고 나면 빨리 자라라고 비닐을 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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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아버지와 아들
창 밖을 보니 아들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겠다며 마당으로 장기판을 들고 나가는 게 보였습니다. 수학 선생이었던 할아버지는 깐깐하게 장기를 가르쳤습니다. 장기를 두러나간 아들은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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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제비 날아오다
휙-. 코 앞을 스치듯 날아가는 제비를 눈으로 쫓다가 빛깔 확 달라진 산에서 눈길 멈추었습니다. 짙은 침엽수로 채워져 있던 산이 파스텔 톤의 흰빛, 분홍빛, 연두 빛으로 어우러졌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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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진수성찬
아내가 저녁 지을 쌀을 안쳐놓고는 반찬거리 없다며 망초 캐러 가자고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얼마 전에야 온 들에 널려 있는 망초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짝 데쳐서 된장에 버무려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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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같이 놀자
어디서 보았는지 아들이 장기를 두자고 며칠째 성화였습니다. 벌써 장기 둘 나이가 되었나, 제 어린 시절로 거슬러 가 보았습니다. 뭐, 두어도 될 나이다 싶었습니다. 아들이 장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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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도배로 보낸 하루
큰 방 벽을 손보는 바람에 도배를 하게 됐습니다. 이왕 도배하는 거 닥종이로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외가가 통영 중앙시장에서 할아버지 대부터 종이 점방을 하고 있어서 외삼촌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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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친구
씨 뿌리는 때가 따로 있습니다.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지요. 그렇다고 씨 뿌리는 날이 몇 월 몇 일이라고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농사일에 서투른 저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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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세월이 가르쳐주다
이 마을로 이사 올 때 아들은 여섯살, 딸은 다섯살이었습니다. 부모가 맞벌이하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놀이방에 다니던 아이들이었지요. 이사 오자 아이들은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부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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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소중한 것들…
아홉 살 아들은 끈으로 묶는 운동화를 지독히도 좋아합니다. 지난 추석 차례 지내러 통영 갔을 때 서울서 내려오신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사 주신 겁니다. 난생 처음 제가 고른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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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부모로 산다는 것
지난 해 겨울, 집 근처 전봇대에 까치가 집을 지었습니다. 나뭇가지를 물어다 얼기설기 집짓는 모양이 참 딱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많은 자리 중에서 전봇대냐, 손을 휘저어 쫓아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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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친구네 밭
친구가 고추씨를 뿌려달라며 잡초 무성한 밭을 부탁하고 갔습니다. 그 밭을 갈아엎느라 한참을 쇠스랑질 하다 문득, 이 밭이 생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렸을까, 코끝이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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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저구마을서 만난 이진우 시인
"행복하냐고요? 행복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왔어요. 땅끝 마을 외진 곳에서 외롭지 않냐고요? 사람들 틈새에서 통하지 않는 외로움 달래러 여기로 왔어요. 출세도 성공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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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쌀 팔러간다
시골에 살다보니 먹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그 중에서도 쌀. 처음 이곳으로 이사와 쌀 팔 돈마저 간당간당할 무렵, 멀리서 친구 병훈이가 쌀 한 가마니를 가져 왔습니다. 눈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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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서로 돕고 살면서
시골에 살면서 한동안은 집에 뭔가가 탈이 나면 겁부터 났습니다. 그럴 땐 전화번호부를 펼쳐 삼사십 분 거리의 도시에 전화를 걸었지요. 원하는 대로 출장비를 준다고 해도 기술자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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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아버지는 마법사
마법사 영화가 도시 아이들 마음을 설레게 하고 한 일년쯤 후,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그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며칠 동안 마법사 얘기를 입에 달고 살더군요. 어느 날인가 저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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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구마을 …' 일곱잎 클로버
중앙일보에 '저구마을 아침 편지'를 연재 중인 시인 이진우씨가 '일곱잎 클로버' 사진을 보내왔다. 이는 본인의 글(4월 3일자 22면)이 나간 후 독자들로부터 잎이 일곱개인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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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진우의 저구마을 편지] 바람의 아이들
전국이 초여름 날씨라며 방송에서 야단이던 지난 며칠 동안, 이 마을에는 찬바람이 지칠 줄 모르고 불었습니다. 온 집안 창문이 덜컹거리고 집 옆 대숲에서는 파도소리가 끊이지 않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