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극우 대통령 후보의 급부상에 대한 얘기입니다.


물가상승률이 무려 115%...아르헨티나의 눈물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옷 가게 입구에 '1달러당 700 아르헨티나 페소, 브라질 1헤알당 120 아르헨티나 페소'의 비공식 환율을 적용한다는 의미의 종이가 붙어 있다. 이날 기준 공식 환율은 달러당 350페소와 헤알당 70페소 정도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이 한 장의 사진이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의 눈물 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옷 가게 앞에 ‘1달러당 700 아르헨티나 페소, 브라질 1헤알당 120 아르헨티나 페소’의 비공식 환율을 적용한다는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요즘 공식 환율은 1달러에 350 아르헨티나 페소, 1헤알당 70페소 정도입니다. 공식 환율이 실생활에서 외면 받고 있는 겁니다. 공식·비공식 환율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 등 인접 국가 국민이 아르헨티나로 몰려가 원정 쇼핑을 한다는 외신 뉴스를 한 달 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비공식 환율이 급등하고 공식 환율이 무너진 건 극심한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연 116%, 이미 인플레로 악명 높은 베네수엘라·짐바브웨·레바논을 제외하곤 세계 최고 수준이랍니다. 이 정도로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가게에서 가격표를 붙이기조차 힘들 겁니다.

급기야 물가를 잡기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자릿수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97%에서 118%로 21%포인트 올렸습니다. 기준금리가 100%를 넘어선 건 2000년대 들어서 처음이라고 합니다. 세 자릿수 기준금리라니, 여러분은 상상이 가십니까. 기준금리가 그 정도면 아르헨티나 시장금리나 금융권의 여수신금리는 대체 어느 수준까지 올라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