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머리 뭐할까” 내 스타일 보여준 AI미용사

“거울아, 거울아 머리 뭐할까” 내 스타일 보여준 AI미용사 유료 전용

내 얼굴을 분석해 피부·헤어·안경 등 가장 착 달라붙는 제품,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헤·메·코’(헤어·메이크업·코디) 뷰티 AI를 직접 체험해 봤다. 헤어·안경 미리 보기부터 피부 분석까지 내가 원하는 외모에 가까워지는 뷰티 AI, 스타트. 뷰티 AI 시장 성장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에 따르면, 뷰티 AI 시장은 2022년 32억200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31년 157억5000만 달러(약 21조7000억원) 규모로 예상.

美 마약국이 SOS 요청했다, 한국 부부가 만든 ‘100억 앱’

美 마약국이 SOS 요청했다, 한국 부부가 만든 ‘100억 앱’ 유료 전용

극중 장연수 형사(이하늬 분)가 마약 범죄 조직에 납치 당한 마봉팔 형사(진선규 분)를 찾을 때 사용한 위치 추적 앱 ‘아이쉐어링’(운영사 아이쉐어링소프트)이다. 많고 많은 위치 추적 앱 중 하나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 세계 225개국 4500만 명이 다운로드한 인기 앱이다. 두 창업자에게 여타 위치 추적 앱과 아이쉐어링의 차이를 만든 게 무엇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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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플] 네이버·삼성 저전력 고효율 AI 반도체 첫 공개

    [팩플] 네이버·삼성 저전력 고효율 AI 반도체 첫 공개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I 반도체를 이날 시연했다. 권유진 기자   엔비디아가 장악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균열을 내겠다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저전력·고효율에 집중한 국산 AI 반도체들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슨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4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K-클라우드 프로젝트 실증 사업을 시연했다. 전략대화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과 사피온·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국내 AI반도체 관련 기업, NHN·KT·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기업들이 참석했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는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초고속·저전력 AI 반도체를 개발하면 데이터센터를 가진 클라우드사들이 이를 적용해 실적(레퍼런스)을 만드는 계획이다. AI 반도체 상용화를 위해선 최소 한 달에서 1년 정도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반도체가 무사히 작동했다는 레퍼런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 'K-클라우드 실증사업 시범 서비스 시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과기정통부  ━  왜 중요해   이날 시연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I 반도체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처음으로 개발중인 반도체를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형태로 공개됐다. FPGA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로, 양산 전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된다.    네이버가 공개한 반도체는 AI 모델이 결과물을 처리할 때 쓰이는 ‘추론’ 영역에 특화돼 있다. 특히 저전력·고효율로 AI모델을 돌릴 수 있는게 강점. AI 반도체 하나만으로 최대 2500억 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 330억 개 매개변수로 이뤄진 메타의 ‘라마’(LLamA)를 돌리기 위해서는 보통 2개 이상 반도체가 필요한데, 네이버가 만든 반도체를 사용하면 하나로 해결 가능하다. AI 칩 설계를 총괄하는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칩 하나로 큰 모델을 돌릴 수 있다면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내년 중 반도체 설계를 최종 확정하고,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해당 칩을 세종 등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수출 가능성도 열어 둘 계획이다. 이 이사는 “일단 설계는 거의 다 끝났고 양산 계획은 삼성전자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는   정부는 2030년까지 국산 AI 반도체를 3단계에 걸쳐 고도화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국산 NPU(Neural Processing Unit·AI 연산 특화 반도체)를 실증(1단계)하고, 2028년까지 저전력 PIM(Processing in Memory·지능형 반도체)를 개발(2단계)하며, 2030년까지 극저전력 PIM을 개발(3단계)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예정.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생성AI 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저전력이 이슈가 되고 있다”며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2.19 18:30

  •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검찰수사 받는다…중기부 '콜 몰아주기' 검찰고발 요청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검찰수사 받는다…중기부 '콜 몰아주기' 검찰고발 요청

    지난해 서울역에서 주행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뉴스1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제24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카모와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받는 다인건설을 검찰에 고발하도록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중기부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 6개 법률 위반사건에 대해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와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의무고발요청제도)할 수 있다.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중기부가 개최하는 심의위에는 당연직 공무원과 민간전문가 등 7명이 참여한다. 중기부 심의위가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사건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  중기부는 왜   중기부는 카모의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배차 우대 알고리즘’으로 비가맹택시가 입은 피해 규모가 검찰에 고발해야 할 만큼 크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카모의 ‘콜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알고리즘을 고치라는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271억2000만원)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에 고발하진 않았다. 중기부는 “(카모의) 우대배차 행위로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수가 증가해 가맹시장 지배력이 확대됐다"며 "비가맹택시는 지속적으로 배차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전국 비가맹택시에 운임 수입상 막대한 피해를 준 점 등을 고려해 고발요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카모 측은 이에 대해 “향후 진행될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고, 소비자와 기사 모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배차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왜 중요해   카모는 공정위와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 정부 규제 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카모의 가맹택시 이중계약에 따른 ‘매출 부풀리기’ 논란에 대한 감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경쟁 가맹택시 '콜차단' 문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카모 측이 민주노총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을 과도하게 지원했다는 민원을 받고 부당노동행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부담이 가중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이번엔 부당노동행위 논란…‘노조 과다 지원’ 고용부 조사 [팩플] 김범수 “원점 재검토”…가맹택시 수수료율 3% 이하 추진 尹 "부도덕, 횡포, 약탈" 질타에…카카오택시, 일부 사업 접나 [팩플] 상장 노리고 매출 부풀리기?…카카오택시 왜 이중계약 고집했나 [팩플]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2.19 17:49

  • [팩플] 카카오 준신위 "계열사 인수합병도 본다"...내외부 쇄신 속도내는 카카오

    [팩플] 카카오 준신위 "계열사 인수합병도 본다"...내외부 쇄신 속도내는 카카오

    김소영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외부 감시기구가 계열사 인수합병부터 주식거래까지 그룹 경영 전반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카카오 그룹에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할 감시 기구가 활동을 본격 시작하면서 카카오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무슨 일이야   김소영 카카오 그룹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준신위 첫 회의를 열고 “어떤 상황에 놓여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겠다”고 밝혔다.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 전체에 대한 통제권·제재권을 갖는다.    준신위는 우선 카카오 그룹 6개사를 대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준신위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핵심 자회사와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을 위한 협약'을 지난 11일 체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곧 이사회 의결을 거쳐 협약에 참여할 방침이다. 이 협약에는 준신위가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을 감독, 통제할 권한에 대한 근거가 담겼다.   김 위원장은 "준신위가 앞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 프로그램 정립과 같은 준법 통제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약을 맺은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 활동을 사전에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경영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인수·합병·분할 등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그간 카카오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해 준신위가 제동을 걸 수 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대표 내정자가 18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열린 8차 비상경영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났다. 김남영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열린 8차 비상경영회의 종료 후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서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혁신안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이게 왜 중요해   그간 지지부진했던 카카오 경영 쇄신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적극적인 책임경영을 약속한 정 내정자가 안에서 카카오 계열사 쇄신을 주도하고, 엄격한 법적‧윤리적 잣대를 마련한 준신위가 밖에서 계열사를 통제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은 준신위에 과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을 요구했다. 크루유니언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의 법인카드 게임 아이템 결제 같은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들에 대한 조사와 이들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을 제외한 준신위원 6명이 참석했다.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쇄신을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김 총괄은 카카오 임원에 폭언하고, 카카오 내부 비리를 자신의 SNS에 폭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본인이 윤리위원회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  앞으로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쇄신 테스크포스(TF)’ 팀장인 정신아 내정자 중심으로 카카오의 본격적인 인적 쇄신이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부터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크다. 준신위도 활동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준신위는 활동 사항을 공개하고, 외부 제보 시스템을 갖춘 웹사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열 계획이다.    ━  더 알면 좋은 것   이날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카톡 실험실에서 이용 동의하면 AI가 반영된 대화 요약과 말투 변경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대화 요약은 한글 기준으로 최대 3000자까지 가능하다. 말투 변경 기능을 적용하면 작성한 카톡 메시지(최대 100자)를 정중체, 상냥체, 임금체, 신하체, 로봇체, 이모지체 등 다양한 말투로 바꿀 수 있다.    카카오는 18일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에 AI 기술을 반영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카톡 실험실에서 이용 동의를 하면 AI가 적용된 대화 요약과 말투 변경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캡처   이들 기능에 사용된 AI 모델은 카카오브레인 기술로 개발됐다. 기능 활용 시 대화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개인 기기에 있는 카톡 대화를 이용한다. 카카오는 “요약 요청 시 대화 내용은 서버로 전송돼 요약되나, 저장되거나 학습에 이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12.18 17:28

  • 위메프보다 알리서 더 산다…‘싸구려 중국산’ 무서운 침공

    위메프보다 알리서 더 산다…‘싸구려 중국산’ 무서운 침공 유료 전용

      Today’s Topic,테무·알리·쉬인, 中직구 3대장생태계 교란종의 등장인가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고 부추기는 중국 이커머스 앱들의 침공이 심상치 않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중국 직구 3개사의 국내 사용자 수(알리 613만 명, 테무 266만 명, 쉬인 67만 명)를 다 합치면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실구매 건수도 증가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중국 해외직구 건수는 6775만 건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64.9% 늘었다. 이 인기의 출발선은 초(超)저가다. 중국산 공산품을 파격적으로 싸게 판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중국산 제품이 저렴하다는 게 하루이틀 얘기는 아니니까. 차이나 커머스 3대장이 지금 한국 커머스에 위협적인 진짜 이유, 기술과 유통을 기가 막히게 결합한 이들의 전략에 있다.     ■ 💬목차 「 1. 차이나커머스의 점령 2. 테무·알리·쉬인이 무서운 이유 3. 한국엔 왜 왔니(feat. 네이버·쿠팡) 4. 중국의 공습, 더 강해진다 」  한호정 디자이너    ━  1. 차이나 커머스의 점령   싸도 너무 싸다. 알리에서 체중계를 사면 3000원, 쉬인에서 원피스를 사면 6000원, 테무에서 부츠를 사면 8000원. 차이나커머스 앱들은 초특가 박리다매를 공격적으로 밀고 있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품질이 의심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산품과 품질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엉터리 제품이 배송돼도 반품 배송비보다 더 싼 가격을 감안해 그냥 넘어간다”고 말한다. 2013년 중국 출장을 계기로 지금까지 알리에서 직구한다는 이준호씨는 “물건이 워낙 다양한 데다 국내 업체가 파는 유사 물품 대비 값이 파격적으로 싸서, 불량 제품이 와도 아쉽지 않다”며 “고가 제품은 애초에 알리에서 안 산다”고 말했다. ◦ 언제 이렇게 컸나, 알리: 2020년 5월 국내 116만 명이 쓰던 알리 앱, 지난달엔 613만 명이 썼다. 3년 새 약 5배 성장, 한국 성인 5명 중 1명꼴로 알리 앱을 쓰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캠핑용품 등을 구매하는 40대 남성들의 비중이 높다고. 2021년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즐겨 쓰는 쇼핑 앱 10위 안에 못 들던 알리는 올해는 1~3분기 쇼핑 앱 7위를 기록했다. 지그재그·티몬·위메프보다 알리에서 물건 사는 사람이 더 많다. ◦ 초대형 신인, 테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PDD홀딩스)가 만든 해외 직구 앱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MZ세대가 이들의 타깃. 올해 7월 한국 진출 이후 두 달 만에 1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앱 분석·데이터 업체 data.ai에 따르면, 알리 앱이 국내에서 다운로드 200만 기록까지 366일이 걸렸지만, 테무는 단 88일 만에 돌파했다. ◦ 조용한 성장, 쉬인: ‘중국판 자라(ZARA)’ 쉬인은 2008년 설립됐다. 한국보단 미국에서 더 유명한 울트라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나 H&M보다 무서운 속도로 엄청난 양을 생산한다는 게 특징. 5달러짜리 치마, 10달러짜리 원피스 등 값싼 제품을 마구 찍어내 미국 Z세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매출은 230억 달러(약 30조원)로 자라(260억 달러)를 맹추격 중이다. 내년엔 미국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 성장의 타이밍: 시장에 돈이 넘치던 팬데믹 동안엔 명품이 뜨고 보복소비가 대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시대. 중국 직구몰은 1000원짜리 물건도 무료배송해 주는 데다 ‘품질도 꽤 좋아졌다’는 평가가 늘면서 소비자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 초저가 제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핀둬둬 테무. 사진 테무   ■ 💡 “아니, 그 값이 가능해?” 이렇게 싼 이유 「 저렴한 인건비·물가, 그리고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했기 때문. 알리·테무의 판매자는 대부분 공장이다. 중개업자를 없애고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품 가격을 낮춘 것. 중국 직구몰이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CBE)를 지향한다는 것도 포인트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대량 생산·판매가 가능해 공장들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쉬인도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체 디자인·생산한 제품을 판매해 온 게 강력한 가격 경쟁력의 비결로 꼽힌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가격이 가능한 덴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IT 전문매체 와이어드는 지난 5월 “테무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급업체를 압박하고 있다”며 “테무는 테무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퇴출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     ━  2. 테무·알리·쉬인이 무서운 이유   #알리지옥. SNS와 블로그를 점령한 이 해시태그는 알리에 빠져 쇼핑을 멈출 수 없다는 이들이 만든 말이다. 요새는 육아용품을 알리에서 사는 부모도 많다. 한국인들은 어쩌다 차이나커머스의 늪에 빠진 걸까. 차이나커머스는 뭐가 다르기에?   김영옥 기자 ◦ 대륙의 대자본: 테무는 파격적인 적립금 퍼주기로 모객에 성공하고 있다. 초대한 친구들이 일정 수 이상 테무에 가입하면 유치자에게 결제 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예컨대 2명을 초대하면 5만원 상당의 적립금이 누적되는 식. 쏠쏠한 혜택에 X(옛 트위터)에는 “테무 ‘맞추(맞추천)’하실 분”을 구하는 글이 넘친다. 한국보다 먼저 진출한 미국 시장에선 주문당 평균 30달러의 손해를 감수하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뒤엔 모기업 핀둬둬의 막강한 자금력이 있다. 핀둬둬는 지난달 시가총액 약 1850억 달러(약 240조원)를 기록해 알리바바(1840억 달러)를 앞서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 볼거리 많은 앱: 이들 앱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매일 신상품을 1만 개씩 내놓는다는 쉬인은 디자인→생산까지 열흘이면 다 된다. 인공지능(AI)으로 전 세계 웹·SNS 데이터를 수집, 유행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중국의 수백 개 생산공장에서 빠르게 옷을 찍어내기 때문. 알리는 머지보스·리얼농장 등 미니 게임을 앱에서 제공하고, 상품 구매나 추첨 응모 등을 게임에 연결하고 있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를 유도하려는 전략. 테무는 관심사에 따라 상품을 추천하는 ‘유튜브식 알고리즘’을 쇼핑에 녹였다. 이른바 발견 기반 쇼핑(discovery-based shopping)이다. 미국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소비자는 즐기는 앱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쓸 것”이라며 “구매할 제품이 없어도 그저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다 사야 할 물건을 발견하게 하는 게 중국식 성장법”이라고 평가했다.   ◦ 해외 직구도 속도: 해외 직구는 느리다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알리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배송기간을 확 줄였기 때문. 이르면 주문 후 3일 이내 배송도 가능하다. 쉬인도 24시간 내 출고를 강조하며 6~12일 내 배달한다. 알리‧테무는 배송 지연에 대한 보상까지 내걸었다. 여기에 무료 반품 정책까지 내놓으니 국내 주문량이 급증했다. ◦ 쉽게, 더 쉽게: 가입‧결제를 쉽게 만들어 플랫폼 이용 장벽을 낮춘 것도 구매율을 높인 비결. 알리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애플, 페이스북 계정만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해외 직구 하려면 페이팔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얘긴 이제 구문이다. 알리와 쉬인은 알리페이 파트너인 네이버‧카카오‧토스 페이로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테무도 카카오페이 결제를 지원한다. ◦ SNS 선수들: 중국산 커머스들의 특징은 유튜브‧틱톡 등 각종 SNS를 기막히게 활용한다는 것. 쉬인이 서구 MZ세대를 사로잡은 배경엔 #쉬인하울(Shein haul)이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쉬인에서 산 것들’을 무더기로 보여주는 콘텐트인데, 틱톡의 #sheinhaul 태그 조회 수는 121억 회에 달한다고. 쉬인을 벤치마크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테무도 SNS를 공략했다. 틱톡에선 테무에서 값싼 물건을 잔뜩 구매하고 이를 공유하거나 싸게 사는 팁을 공유하는 #테무깡 영상이 유행 중.     ■ 🤼‍♂테무 vs 쉬인 「 차이나커머스 업체들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테무와 쉬인은 미국에서 소송 중이다. 이달 13일 테무는 “쉬인이 제조사들에 ‘테무와 거래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충성 맹세 문서에 서명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며 보스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보다 먼저 쉬인도 테무에 소송을 걸었는데, 테무가 인플루언서들과 짜고 쉬인을 비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테무도 쉬인이 미국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반격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쟁사인 테무가 공장에서 구매자에게 물건을 보내는 (쉬인의) 배송 모델을 따라하면서, 쉬인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김영옥 기자  ━  3. 그런데, 한국엔 왜 왔니(feat. 네이버·쿠팡)   이들의 거침없는 한반도 침투력에 시장도 놀라고 있다. 국내 양대 이커머스 강자인 네이버·쿠팡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중.   ◦ 압도적 승자가 없다: 중국 직구 3대장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 중 동남아시아보단 구매력이 좋고, 일본보단 이커머스에 익숙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한국 소비자 반응이 빠르고 유행에 민감해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꼽힌단 점도 매력 요인. 게다가 절대적인 이커머스 강자가 없다. 익명을 원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점점 강해지고 있지만 뚜렷한 이커머스 1등이 없어 중국 업체들도 뛰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알리 한국지사 관계자도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돋보이는 우위 기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마켓이 공존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 네·쿠는 괜찮나: 업계에선 중국 직구 쇼핑 앱의 약진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쿠팡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본다. 특히 공산품, 생필품 영역에서 충격이 클 거란 예상이 많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직구 쇼핑 앱들이) 장기적으로 생필품과 공산품 등 보편적 카테고리 중심으로 취급 품목 수를 넓혀가면 쿠팡과 네이버 중심의 유통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향후 이들 중국 업체가 국내에 전용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직매입으로도 재고를 확보한다면 배송 시간은 더욱 단축되고, 규모의 경제 효과로 추가적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 K커머스의 대응은: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쿠팡은 해외 식품·가전 등 800만개 이상 상품을 평균 3~5일 내 무료 배송하는 ‘로켓직구’로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현지 판매자(셀러) 세력도 키우고 있다. 보관·포장·배송 등을 쿠팡이 대신해주는 글로벌풀필먼트서비스(CGF)를 기반으로, 중국 판매자들을 쿠팡에 적극 유치 중. 네이버는 “하던 것을 더 잘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추천과 판매자 매칭, 정산이나 수수료 지원과 같은 판매자 지원 정책이 (네이버의) 경쟁력”이라며 “결국 중요한 건 물건 파는 셀러 중심 생태계를 조성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패션 커머스들은 직구 확대를 통한 공급 다각화로 승부하고 있다. 브랜디는 B2B 직구 앱인 ‘셀피’를 출시한 데 이어 브랜디 내 해외 직구 카테고리를 열었다. 가격이 다른 플랫폼보다 높으면 차액의 300%를 보상한다는 정책까지 내놨다. 지그재그도 스페인 직구 쇼핑몰인 ‘스페인샵’을 입점시켰다.   ◦ 개인 셀러 생태계 바뀐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 소상공인들이다. 중국에서 물건을 떼어와 한국 오픈마켓에서 되팔던 소상공인들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한 개인사업자는 “해외에서 사입해 온 물건을 국내에서 서너 배 값에 되판다고 해도 남는 게 별로 없다”며 “통관 비용도 만만치 않고, 현지 상황상 제품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직구 커머스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로 그런 문제를 해결해 버리기에, 우리 같은 개인 셀러들은 그들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알리는 마동석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국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 알리  ━  4. 중국의 공습, 더 강해질까   “중국한테 한국 시장을 장악당하는 것 아닌가요?” 가입자 78만 명을 보유한 중소 쇼핑몰 운영자 커뮤니티 ‘셀러오션’에선 한국에 밀려드는 중국 직구 3대장에 대한 우려가 극심하다. 이들은 정말 한국 시장을 다 집어삼킬까. 걸림돌이 없지 않다.   ◦ 알리, 한국 더 파고든다: 알리는 내년에 자체 물류센터를 국내에 가동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달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 한국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모든 상품을 5일 이내에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선언했다. 앞서 알리는 지난 3월 한국 마케팅과 물류 등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해외 직구의 최대 단점이었던 배송 속도가 단축되면 쿠팡 등 국내 플레이어들에겐 위협적일 수 있다.   ◦ B2B 커머스도 온다: B2C 소매뿐 아니라 B2B 도매시장에도 차이나커머스가 들어올 예정. 내년 초 중국 최대 B2B(기업 간 거래) 도매업체인 1688닷컴이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또다시 긴장 중이다. 1688닷컴은 글로벌 최저 수준 가격과 방대한 상품군을 자랑한다. 이제까진 국내 셀러들이 물건을 떼오는 통로였는데, 이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 해외 구매대행 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도 안 사요: 싸니까 찾지만, 싸니까 안 사는 영역도 있다. 가성비는 차이나커머스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 고가나 고품질의 물건은 중국 직구로 사지 않는다. ‘짝퉁(가품)’ 우려가 크다. 알리는 가품 문제 해결에 3년간 100억을 투자하겠다며 가품으로 ‘의심만’ 돼도 100% 환불해 주겠다고 선언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리에서 판매되는 가품들이 한국 공산품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수준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적립금을 퍼주는 출혈 마케팅을 중단해도 지속 성장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선 ‘중국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이들의 성장에 한계로 작용할 거라 전망하기도 한다.   ◦ 내 개인정보 안전할까: 소비자들이 차이나커머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다. 알리의 개인정보 제공·위탁 규정엔 “관련 법령에 의해 요구되는 경우,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때 고객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이 문제는 올해 국감에서 지적됐지만, 알리는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앞서 테무는 사용자 문자메시지 등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모기업인 핀둬둬도 지난 4월 앱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내장해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2023.12.18 17:19

  • [팩플] 데이터의 보물창고 ‘건보’ 잡은 네이버...건보데이터에 AI 결합한다

    [팩플] 데이터의 보물창고 ‘건보’ 잡은 네이버...건보데이터에 AI 결합한다

    네이버가 헬스케어 데이터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건보공단과 함께 건보 빅데이터와 관련해 초대규모 AI 기술 기반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AI와 빅데이터 관련해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의 AI 기술과 서비스가 가장 앞서나간다고 판단해 이번 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과 함께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대국민 건강 서비스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왼쪽부터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 사진 네이버  ━  무슨 의미야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고품질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자사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할 수 있게 됐다. 건보공단엔 1989년 7월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AI를 훈련시킬 학습데이터의 품질과 양은 AI 모델의 품질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로서는 건보 데이터를 통해 의료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또 건보 데이터와 AI 모델을 결합해 대국민 서비스를 구축하고,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건보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네이버가 향후 다른 공공기관과의 협업에도 실적(레퍼런스)으로 작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협업 내용은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사진 네이버 우선 네이버는 건보가 제공하는 건강정보와 통계정보를 사용자들이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면, 네이버 검색 결과의 ‘질병 정보’ 영역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건보의 ‘건강통계 분석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또한 네이버 앱의 ‘건강판’을 통해 ‘생활 속 자가건강관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건보의 건강 관련 콘텐트를 제공하는 방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안부전화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 혁신도 논의한다. 만성질환자가 클로바 케어콜로 자가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를 검토할 예정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 이외에 관련 협업을 논의한 기업은 없지만, 다른 기업들의 AI 모델이나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규모가 커진다면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8 16:00

  •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이번엔 부당노동행위 논란…‘노조 과다 지원’ 고용부 조사

    [팩플] 카카오모빌리티 이번엔 부당노동행위 논란…‘노조 과다 지원’ 고용부 조사

    2020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 요구에 즉각 응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고 있다. ‘콜 몰아주기’‘콜 차단’ 등 택시 관련 여러 문제로 규제 당국 제재를 받는 가운데 이번엔 대리운전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1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최근 카모 노사관계 담당 직원과 민주노총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하 대리노조) 관계자 등을 불러 부당노동행위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대리노조를 카모가 과도하게 지원했다는 민원 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성남지청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들어온 것은 맞다”며 “조사 관련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카모와 대리노조, 무슨 일   카모는 2021년 10월 대리노조와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플랫폼인 카모가 노동조합법상 대리기사의 ‘사용자’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교섭을 거부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갑질’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돌연 입장을 바꿔 단체교섭에 응했고, 지난해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카모 안규진 사업총괄부사장은 “세부 항목의 구체화 방안도 업계 목소리를 경청해 성실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에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체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  어떤 게 부당노동행위?   카모와 대리노조 간 단체협약에는 고충처리위원회·대리운전 산업안전지킴이를 선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측은 노조 전임자 대신 민주노총(7명)과 한국노총(2명) 등 노조 쪽 인사 9명을 고충처리위원회와 안전지킴이로 임명하고 이들에게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매달 약 250만원 안팎을 수당으로 지급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과정에서 회사가 과도하게 노조를 지원한 부분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대리노조 측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단체협약 체결 사실관계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통상 부당노동행위는 노조 활동에 회사가 불이익을 주는 행위들이다. 하지만 노조법 제81조는 반대로 과도하게 회사가 노조를 지원하는 행위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노조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과 노조 사이 전례가 없던 단체협약이었던 터라 현행법 체계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대리기사 노조 관련기사 '카카오 T 대리 기사' 사용자는 누구?…커지는 플랫폼-노동계 갈등 [팩플]중앙노동위도 "카카오, 대리기사와 교섭해야"…'긱 워커 노조' 확산되나 [팩플] 근로자인듯 근로자 아닌 근로자 같은 너, 플랫폼 노동 [팩플] 국감 나온 김범수, 17번 사과…그에게 쏟아진 질문 셋    ━  이게 왜 중요해   카모는 최근 택시단체와 기존 3% 이상이었던 가맹택시 수수료율을 2.8%로 내리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수년간 갈등한 문제를 해결하려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이 여전히 멀다. 오는 19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의무고발 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카모의 ‘가맹택시 콜몰아주기’ 건 등을 논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카모에 257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중기벤처부 심의위원회의 검찰 고발 여부에 따라 검찰 수사 진행 가능성이 있다. 카모는 또 금융감독원에서 가맹택시 이중계약에 따른 ‘매출부풀리기’ 논란으로  감리를 받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금감원에 이어 고용노동부 조사까지, 카모에 상당기간 혼란이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김범수 “원점 재검토”…가맹택시 수수료율 3% 이하 추진 공정위 "카카오택시, 경쟁사 콜 차단"…카카오측 "자진시정" 상장 노리고 매출 부풀리기?…카카오택시 왜 이중계약 고집했나 [팩플] 尹 "부도덕, 횡포, 약탈" 질타에…카카오택시, 일부 사업 접나 [팩플]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12.18 15:18

  • 5년새 매출 50배, 서울 왜 가요…20대 '디지털 사장' 지방 대박 [팩플]

    5년새 매출 50배, 서울 왜 가요…20대 '디지털 사장' 지방 대박 [팩플]

    정근영 디자이너   서울 대신 비(非)수도권에 거주하며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90년대생 ‘디지털 상공인’들이 크고 있다. 음식·패션·잡화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자영업도 정보기술(IT) 플랫폼을 통해 급성장하는 이른바 ‘자영업의 스타트업화(化)’가 지역 청년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17일 중앙일보가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의뢰해 연령대별 신규 판매자(9월 기준)의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20대에서 비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39%로 나타나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50대 디지털 상공인 중 비수도권 거주자 비율(36%)보다 3%포인트 높은 수치다.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3년사이 20대 비수도권 신규 판매자 수가 추세적으로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57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분기당 수만 명이 신규 창업자로 등록하는 국내 대표적인 소상공 창업 플랫폼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화면. 사진 네이버    ━  이게 왜 중요해   국내 20대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 비율은 54.9%(11월 말 기준)로, 20대는 30대(56.5%)에 이어 두번째로 수도권 거주를 선호하는 세대다. 질 좋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 등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 그래서 20대의 수도권 유입 인구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많다.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KOSIS)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20대 59만 1000명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20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연령대에선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소상공인의 추이를 보여주는 이번 조사에서는 비수도권 거주 20대들이 지역 경계를 허물고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0대의 경우 온라인 생태계에 익숙한 만큼 서울로 오지 않고 로컬(지역)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나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지으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의 장점을 잘 알고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의 상공인들”이라고 설명했다.    ━  자영업도 스타트업처럼   실제 온라인 플랫폼을 잘만 활용하면 전통적인 자영업도 스타트업처럼 빠른 시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스토어 창업자 중 연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판매자 수(6월 말 기준)는 4만 5000여 명. 2017년 1만 1000명에서 4배 이상 늘었다. 전체 판매자 중 7.9%에 해당된다.    김도현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센터장은 “최근 들어 지역 거주 청년들이 스마트스토어를 중요한 창업 도구로 생각한다는 점이 두드러진다”이라며 “자영업이라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다른 IT 스타트업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적어도 청년 세대에서는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창업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지역에서 살더라도 내 브랜드를 만들면 온라인에서 전국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게 되면서 생긴 변화”라고 덧붙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구이용 명란을 판매하는 부산 ‘허명란’이 대표적 사례다. 아버지, 언니와 함께 2017년 명란 사업을 시작한 1991년생 허동관(32) 대표는 2019년 스마트스토어를 열었다. 오프라인 가게의 입지 문제로 판매가 시원치 않자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것. 브랜드 캐릭터를 만드는 등 여러 시도 끝에 온라인 구매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가파른 성장 곡선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7년 100만원 안팎이던 월 매출이 지난해 5000만~7000만원으로 늘었다. 온라인 인기는 오프라인 확장으로도 연결됐다. 가게 옆에 카페를 열어 명란을 활용한 빵을 팔고 있다. 허동관 대표는 “현재 수도권 구매자의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며 “디지털 창업 덕분에 원래 살던 곳과 가족을 떠나지 않고서도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이용 명란 브랜드 '허명란'을 만든 허지선(왼쪽) 허동관 대표. 사진 네이버   해물파전·홍합탕 밀키트 등을 통영에서 판매하는 ‘씨씨통영’도 온라인에서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995년생 차민서(28) 대표는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서울 사는 캠핑족을 타깃층으로 설정해 판매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 디지털 상공인, 뭐로 창업하나   90년대생 디지털 상공인들은 패션 아이템 창업을 선호했다. 연령대별로 창업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생활건강, 패션의류, 패션잡화, 식품 분야에서 많이 창업했다. 특히 패션의류 분야는 20대 상공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선 20대 사장님이 40대보다 170%, 50대보다 43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소비자들이 젊기 때문에, 판매자도 20대가 많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  이들의 두 손엔 IT 솔루션   젊은 디지털 상공인들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IT 솔루션도 적극 활용한다. 실시간 모바일 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를 유도하는 ‘쇼핑라이브’가 대표적이다. 20대 사장님들은 9월 한달 간 평균 4.8건의 쇼핑라이브를 진행했고, 30대는 5.2건의 방송을 했다. 40대(4.5건), 50대(3.75건)보다 많았다.   유니콘경제연구원 유효상 원장은 “청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플랫폼이 대중화되니까 소자본 창업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디지털 상공인 분야에 지역 청년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어디에 살든지 창업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전보다 창업 기회가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탈 언어 AI와 배틀로얄…네이버, 괜찮은 거야? [팩플] 네이버, 역대 최대 영업이익…AI에 승부건다 ‘물류 연합군’ 꾸린 네이버, 쿠팡 로켓배송에 도전장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2023.12.18 05:00

  • [팩플] 韓총선ㆍ美대선에 사이버 범죄도 대목…생성AI발 범죄 는다

    [팩플] 韓총선ㆍ美대선에 사이버 범죄도 대목…생성AI발 범죄 는다

      북한은 도메인 주소 'www.naverportal.com'에서 네이버 메인화면에 있는 실시간 뉴스·광고 배너와 메뉴 탭을 그대로 따라한 사이트를 제작했다. 연합뉴스   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부터 보안 프로그램 해킹까지, 올해도 국내에서 다양한 해킹 관련 사고들이 발생했다. 특히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이 더 고도화 되고 있다. 국내외 정치적 행사가 많은 내년에는 사이버 공격이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내년엔 생성AI를 활용한 사이버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2023년 사이버 보안 위협 분석 및 ’2024년 사이버 보안 위협 전망‘을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보안 인증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노린 소프트웨어 공급망 해킹 공격이 크게 늘었다. 보안을 위해 설치한 프로그램이 오히려 해커가 침투할 수 있는 통로가 된 것.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감염시켜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고객 전체를 감염시킬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실제 올해 초 KT의 금융보안 계열사 이니텍의 ‘이니세이프’와 드림시큐리티의 ‘매직라인’ 등에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PC에 한 번 설치되면 계속해서 실행되는 형태라, 해킹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치된 버전을 삭제하거나 최신 버전이 나올 때마다 직접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언제든 해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지인이나 가족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피싱도 늘고 있다. KISA에 따르면 올해 탐지 차단된 피싱사이트 건수는 7534건으로 전년 대비 약 79% 늘었다. 지난 7월 텔레그램 공식 사이트인 것처럼 위장해 개인 정보를 탈취한 뒤, 지인들에게 피해자가 보낸 것처럼 해킹 링크를 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연쇄 피싱으로 이어져 피해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  왜 중요해   내년은 선거의 해다. 한국에선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고,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등 전 세계 40개국에서 선거가 있다. 이 때문에 사이버 위협 뿐 아니라 사회공학적 위협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사이버 공격을 통해 개인정보나 자산을 탈취하는 것 뿐 아니라 사회 혼란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것. 과기정통부 등은 보고서에서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사회 혼란을 노리는 핵티비스트(Hacktivist, 정치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며 ”공격자들이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등의 방식이 예상된다.     특히 생성AI 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딥페이크와 가짜뉴스도, 피싱메일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해커가 보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손쉽게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악성 코드를 만들 수 있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공격 대상이 쉽게 속을 수 있도록 피싱 이메일을 작성해주는 생성 AI 기반 서비스가 최근 발견됐다. 보고서는 “기존 백신 등이 탐지하기 어려운 변종 악성코드를 만드는 데도 생성 AI 기술이 많이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경진 기자  ━  어떻게 대비해야해   ① 인증 관련 보안 높여야 타 사이트에서 수집한 사용자 계정 정보를 무작위로 대입해 로그인을 시도하는 ‘크리덴셜 스터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최근 침해사고 조사 결과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 시 로그인 시도 대비 성공률이 0.3%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1000건 중 3건은 로그인에 성공할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최근 이 방식의 공격으로 인터파크에서 78만 건, 한국고용정보원(워크넷)에서 23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지마켓 상품권 번호 도용, 스타벅스의 카드 충전금 도용 등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공격도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 기업이나 기관들은 로그인 시도 횟수를 제한하거나 2차 인증 기능 등 인증 관련 보안을 높여야 한다. 보고서는 “이용자 스스로도 2차 인증 기능을 설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② 제로 트러스트, 선택 아닌 필수 사이버 침해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격을 당하더라도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백업 체계를 마련하고, 신속한 복구 프로세스를 반복해서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것. 과기정통부와 KISA가 제공하는 보안 취약점 점검, 실전형 모의 침투 훈련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제로 트러스트, 즉 네트워크가 이미 침해된 것으로 간주하고 계속 검증하는 보안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초 국내 기업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제로트러스트 기본모델 2종’을 공개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사이버 공격은 서비스 장애나 불편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를 마비시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사고가 될 수 있다”며 “민관이 함께 협력해 새로운 위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2.17 19:00

  • "배달라이더도 유급휴가 받는 피고용인"…배민 긴장시킨 EU [팩플]

    "배달라이더도 유급휴가 받는 피고용인"…배민 긴장시킨 EU [팩플]

    유럽연합(EU)이 배달 라이더, 차량 호출 앱 기사 등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의 ‘피고용인’ 지위를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그동안 음식 배달, 차량 호출 앱 등 플랫폼 종사자들은 사실상 자영업자로 분류됐다. 이들이 피고용인이 되면, 각종 근로복지 혜택에 대한 법적 권리가 생긴다. 전 세계에서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자 인정 여부를 두고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지침이 플랫폼 업계와 다른 국가로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 집행위원회 본부인 베를레몽 빌딩의 모습. 사진 윤상언 기자 EU 행정부 성격을 가진 집행위원회는 1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EU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와 유럽의회 간 3자 협상을 통해 ‘플랫폼 근로여건 개선 지침’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다. 지침이 공식 발효되면, EU 회원국들은 2년 안에 국내법에 이 지침을 반영해야 한다.     ━  무슨 의미야     이는 EU 내에서 플랫폼 종사자가 피고용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 EU 집행위는 “EU 내 디지털 노동 플랫폼의 90% 이상이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해왔다”며 “플랫폼 노동자 약 2800만 명(2021년 기준) 중 550만명이 잘못 분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으로 향후 EU 국가 내 플랫폼 종사자들의 처우는 지금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배달 앱, 차량 호출 앱 등 플랫폼이 부담하는 비용과 책임이 커져 유럽 내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남궁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동자성을 추정하고, 알고리즘의 투명한 사용을 요구하는 것이 이번 지침의 핵심 내용”이라며 “유럽의 플랫폼 사업은 책임 부담이 커져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노동계의 플랫폼 종사자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침 내용이 뭐야     프랑스 우버 이츠 배달 라이더. 사진 로이터 EU 지침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이 다음 5개 조건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고용주로 간주한다. 플랫폼 수수료 등 급여에 대한 상한선 존재 여부, 업무 감독, 근무 시간 관리, 일감 분배 통제, 복장이나 특정 행동 규율 여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 고용인인 플랫폼 기업은 최저임금 적용, 유급 휴가와 연금, 실업 수당 등 근로복지 혜택을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번 지침에는 플랫폼 노동자 업무 평가를 투명화하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업은 플랫폼 종사자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알고리즘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플랫폼 종사자들의 사적 대화나 개인정보 등 수집도 금지된다.    ━  국내 영향은      한 노동계 인사는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내용 중 ‘무역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다룬 장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노동기본권 등에서 차별이 있을 경우 무역분쟁을 제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EU 입법 지침은 FTA 이행과 향후 관련 내용 점검을 고려할 때 국내 플랫폼 종사자 관련 논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플랫폼 종사자 수는 2021년 기준 220만명이다. 노동계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해 노동법을 확장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일감을 구하는 이들에게 제조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노동법을 확대해 적용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는 지적도 있다.   남궁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안, 플랫폼 노동자 등을 포괄하는 ‘일하는 사람 보호법’ 등이 발의됐지만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자 지위 인정은 사업의 비용, 알고리즘은 영업비밀 등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사가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부의 고용보험 정책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들은 지난해 1월부터 고용보험에, 올 7월부터는 산재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  더 알면 좋은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우버 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AB-5)이 2020년 캘리포니아 주의회를 통과했지만, 사측의 청원 등으로 반대 법안이 발의되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은 2021년 입법에 따라 플랫폼 배달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했다. 같은 해 영국법원도 차량공유업체 우버 기사에 대해 “우버 앱에 로그인할 때부터 로그아웃할 때까지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이 승합차 호출 앱 타다 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쏘카를 이들의 사용자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판시하지 않았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5 16:49

  • 외국인과 통화, 한국어로 말해도 통하네…'AI 통역' 쏟아진다 [팩플]

    외국인과 통화, 한국어로 말해도 통하네…'AI 통역' 쏟아진다 [팩플]

    SK텔레콤은 AI 기반으로 통화 중에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 SKT   영어를 못 하는데 업무 차 해외에 전화해야 한다면? 일본어를 못하는데 영어가 통하지 않는 현지 스시 전문점에 예약을 문의하려면? 일상 생활에서 외국어 때문에 겪어야 했던 불편함을 인공지능(AI) 기술이 해결하고 있다. 전화 통화시 실시간으로 외국어를 통역해주는 서비스가 속속 나오면서다.    ━  무슨 일이야   SK텔레콤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에이닷(A.)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다. SKT는 향후 11개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T는 “현재 진행 중인 애플 앱스토어(앱마켓) 심사가 끝나는대로 업데이트 기능이 배포될 것”이라며 “현재는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앱 버전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SKT가 출시한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 화면. 사진 SKT  ━  왜 중요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 발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실시간 통역이 AI를 확산할 킬러 콘텐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9월 글로벌 AI 컴퍼니 전략을 발표하며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양방향 통역 전화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SKT는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디딤돌 삼아 에이닷을 ’AI 개인 비서‘로 확실히 각인시키려 한다. AI 개인 비서 시장이 LLM의 승부처라고 보기 때문. AI 수면 관리, 챗봇 등을 서비스하는 에이닷에 지난 10월에는 아이폰 통화녹음ㆍ요약 서비스를 추가했다. 유 대표는 ”향후 수년 안에 2차 AI 개인비서 전쟁이 발발할 것이고, 글로벌 선두권 기업들이 경쟁하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용자 1명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2∼3개씩 쓰듯, AI 개인 비서를 2∼3개씩 쓰는 시대가 온다는 것.      ━  갤럭시 사용자들은?   삼성전자는 다음달 앱 서비스에서 한 발 나아가, 스마트폰에서 바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부분의 AI 모델은 클라우드에서 대규모 연산을 통해 답을 도출해야 하는데,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접속 없이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 내에서 바로 연산과 추론을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될 갤럭시S24부터 AI 모델 ’가우스‘를 장착할 계획.   가우스를 바탕으로 갤럭시S24에선 실시간 통역 통화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기기에 AI 모델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통화 내용이 클라우드 등 외부 나가지 않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휴대전화에서 바로 구동되기 때문에 지연시간(latency)이 앱 서비스에 비해 적다는 것도 장점.      ━  에이닷 통역, 어떻게 쓸 수 있어   SKT가 개발한 에이닷 앱에 접속해 ’통역콜‘ 아이콘을 누르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통역이 필요한 언어를 선택하고 전화를 걸어 수신자가 받으면 바로 ”잠시만요, 지금부터 통역을 위해 통화내용이 번역기로 전달됩니다“라는 내용이 선택한 언어로 고지된다.     그 뒤에 한국어로 필요한 말을 하면, 음성을 인식해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옮긴 후(STT) AI가 번역한다. 이 내용을 다시 해당 국가 언어로 말하도록(TTS) 음성을 합성해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내 이용자가 해외 식당이나 호텔의 예약을 변경할 때 에이닷 전화에 “예약을 변경하고 싶다”고 말하면, 수신자에게는 “I‘d like to change the reservation schedule”이라고 들리는 식이다. 통화 상대방이 아이폰을 쓰지 않거나 다른 통신사를 사용하더라도 통역 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김영옥 기자   에이닷 통역콜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전화를 걸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들이 국내 관공서나 병원에 전화할 때 통역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통신 기술과 AI를 접목해 언어 장벽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에이닷이 AI 개인비서로 진화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아이폰 통화녹음 써보니…통화 중 말한 폰번호, 자동 저장됐다 [팩플] [팩플] SKT, 통신 특화 AI로 승부…‘실속있는 새우‘ 전략 통할까 [단독] SKT發 ‘아이폰 통화녹음’ 통신3사 확대? LG U+도 개발 | 팩플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3.12.14 18:32

  • 전자발찌에 명품 휘감던 그녀…지옥서 돌아온 화웨이 승부수

    전자발찌에 명품 휘감던 그녀…지옥서 돌아온 화웨이 승부수 유료 전용

    Today’s topic ‘지옥에서 돌아온 늑대’ 미·중 갈등 속 화웨이의 승부수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 정부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업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SIA는 지금 상황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지난달 16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만난 제프 트램블리 화웨이 홍보 부사장은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힘들었지만,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발목에 전자발찌를 채웠던 2018년 12월 1일 이후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에 맞서는 중국 기업의 상징이 됐습니다.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점유율 1위였던 화웨이는 산업 스파이 혐의로 미국·유럽 등에서 한때 퇴출 위기에 놓였죠.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제재 강도를 높여 첨단 기술 장비 공급로를 차단하며 공세를 높였습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강도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지옥을 맛본 화웨이는 바닥을 찍고 화려하게 살아 돌아왔습니다. 지난 8월 선보인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는 14억 중국인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3개월 기다려야 살 수 있는 폰”이 됐고,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최첨단 반도체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판구’는 중국의 AI 굴기를 이끌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설명대로 기술로 시장 환경을 극복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이 키우는 ‘애국 기업’의 한 사례일 뿐일까요? 지난달 16~17일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와 둥관 R&D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미국 제재를 뚫어버린 화웨이의 전략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봤습니다.     ■ 💬목차 「 1. 지옥에서 돌아온 화웨이    + 패션이 된 전자발찌와 늑대문화 2. 미국의 압박, 위기를 기회로    + 목줄 잡힌 차이나 빅테크 3. 통신장비·스마트폰만 팔지 않는다    + 화웨이의 R&D 심장, 옥스혼 캠퍼스 4. 화웨이의 고민은 」  한호정 디자이너    ━  1. 지옥에서 돌아온 화웨이    화웨이에 지난 5년은 고난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란 제재법 위반에 중국 정보 당국의 스파이 의혹, 반도체 기술 절도 혐의 등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하고 있던 멍완저우 부회장은 2021년까지 약 3년간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지냈습니다. 그 사이 실적은 추락했죠. 스마트폰을 포함한 화웨이의 컨슈머 사업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49.6%까지 줄며 2017년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바일용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 부품 조달이 중단돼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화웨이가 올해 8월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메이트 60 프로를 내놨습니다. 출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 선전의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전시돼 있다. 김경미 기자 ◦화웨이의 깜짝 쇼: 화웨이의 5세대(5G) 스마트폰인 메이트 60 프로에는 7nm(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프로세서 ‘기린 9000S’가 들어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이 14nm 이하 반도체에 접근하는 걸 차단해왔기에 고성능 칩 생산 배경을 두고 온갖 추측이 이어졌습니다. 프로세서 생산 공정에 붙는 숫자가 작을수록 같은 크기의 칩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어 성능이 더 뛰어납니다. 기린 9000S는 중국이 한자릿수 나노 공정을 확보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뜻이지요. 화웨이의 깜짝 쇼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5일엔 5nm급 프로세서 ‘기린9006C’를 탑재한 노트북 ‘칭윈L540’을 공개했습니다. ◦ 기린 칩의 비밀: 제품 속 기린 칩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제품인데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중신궈지)가 네덜란드 ASML 장비로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뚫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이트를 뜯어본 결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도 들어 있어 논란이 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의 수출 규제를 준수했다”며 “미스터리”라고 해명했고요. 이에 대해 트램블리 화웨이 홍보 부사장에게 직접 물어보니 “미리 확보해둔 물량을 활용한 것”이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 대기 기간만 3개월: 메이트 60 프로는 출시 두 달 만에 250만 대가 팔렸고, 지금은 주문을 하면 3개월 후에나 제품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대비 83% 늘었는데요(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국 제품을 팔아주자는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가 인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애플을 사랑하기로 유명한 중국에서 아이폰15의 인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였죠. ◦ 미국의 경고: 화웨이의 도발에 놀란 미국은 중국 제재 수위를 더 높일 전망입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이렇게 받아칩니다. “미국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엄중히 훼손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에 이롭지 않고, 시장경제와 공정경쟁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 🐺패션이 된 전자발찌와 늑대문화 「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됐던 멍완저우 부회장, 오전 8시~오후 10시 사이엔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밴쿠버 시내를 돌아다녔는데요. 전자발찌를 드러내고 명품 원피스에 화려한 구두를 착용한 멍 부회장의 패션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정부에 맞서는 당당한 기업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화웨이 본사의 한 관계자는 웃으며 “화웨이의 이름을 해외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더군요.   지난 2021년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중이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왼쪽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런정페이 창업자가 강조하던 ‘늑대문화’도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사자와 싸우는 늑대는 이겨야 한다는 강한 열망과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상대를 녹초가 되게 한다”며 지속적인 공세와 분투를 강조해왔습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굴하지 않고 첨단 부품 자급화에 도전한 것도 이 늑대문화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화웨이의 늑대문화와 함께 야전침대 문화도 유명합니다.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를 쓴 톈타오 중국 저장대 루이화 혁신연구소장에 따르면 직원들은 회사에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하며 기술 개발 목표 일을 맞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지난달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직원들의 자리마다 접이식 침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 점심 시간에 낮잠 자는 용도로 이용한다”고 설명했는데요. 화웨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몇 년 전 퇴직한 직원에 따르면 “야근을 하다가 실제로 야전침대에서 자곤 했다. 업무가 너무 많아 명절에도 고향에 못 갈 정도였다”고 회고했습니다. 」     ━  2. 미국의 압박, 위기를 기회로    화웨이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던 최근 2년간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주력 산업군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수출길이 막히자 다른 살길을 찾아 나선 거죠. 사업의 무게 추가 컨슈머(소비자) 부문에서 엔터프라이즈(기업) 부문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됐습니다. ◦ 이참에 체질 개선: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가 발굴한 새로운 먹거리는 디지털 전환(DX) 사업입니다.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이 쪼그라들고 전 세계 판매량 2위였던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는 상황에 이르자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한 거죠. 위기 상황에서 화웨이는 매출의 15% 수준이었던 R&D 투자 비중을 25%까지 확대했습니다. 지난해 화웨이의 R&D 투자 비용은 232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릅니다. ◦ 도전! 반도체 자립: 미국·유럽의 기술력에 의존하기 어려워지자 부품 자급화에도 속도를 냈습니다.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기린 프로세서가 대표적이죠. 블룸버그는 지난 8월 화웨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최소 300억 달러(약 38조7900억원)를 받아 5개 지역에 비밀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칩워』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반도체 보조금은 여타 국가들의 지원금을 다 합친 것만큼 큰 규모”라고 진단했습니다. 엔비디아·인텔 등의 미국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진 중국 IT 기업들은 화웨이의 칩으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 中 정부가 뒷배: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훙멍’이 입지를 넓혀가는 것도 정부의 지원 영향이 큽니다. 현재 메이트 60 프로를 비롯해 화웨이가 합작 제조한 전기차 ‘즈제’ ‘아이토’ 등 7억 개 단말기가 훙멍 OS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쓰고 있는데요. 화웨이가 훙멍 개발 소스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조직인 ‘개방 원자재단’에 헌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훙멍 OS를 각 기업이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경로로 화웨이가 만든 훙멍 OS가 중국의 가전·자동차·스마트공장으로 조용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내년 1분기 훙멍 OS의 다음 버전인 ‘훙멍 넥스트’를 공개할 예정인데요. 앞으로 훙멍 넥스트를 설치한 모든 화웨이 기기는 안드로이드 OS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 🚫목줄 잡힌 차이나 빅테크 「 중국 정부는 정책적 수혜와 자금 지원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큰 토대를 제공하지만 한 번이라도 밉보인 기업에는 걷잡을 수 없는 시련을 주기도 합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2020년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우리(중국)는 규제에 강하지만 (발전을 지켜보며) 감독하는 능력은 부족하다”며 “중국 금융의 전당포 정신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는데요. 그 직후 알리페이로 유명한 앤트그룹 상장이 중단됐고, 알리바바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182억2800만 위안(약 3조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마윈은 경영권을 내려놓고 해외를 유람하다 최근 밀키트 같은 식품 스타트업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중국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 참석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알리바바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걸까요. 이 기간 중국 IT기업들은 정부의 빈부 격차 해소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잇따라 거액을 쾌척했는데요. 텐센트(500억 위안,약 9조2500억원), 핀둬둬(100억 위안, 약 1조8500억원), 메이퇀(160억 위안, 약 3조원) 등이 중국 ‘공동 부유 전용자금’에 기금을 쾌척했습니다. 알리바바 역시 1000억 위안(약 18조5000억원)을 내놨고요.   알리바바·디디추싱 등 중국 빅테크에 투자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해졌다”며 중국 IT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아직까지 추가 투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     ━  3. 통신장비·스마트폰만 팔지 않는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초강국’ 프로젝트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교육·의료·금융 산업 등을 뒷받침하는 AI 기반 기업으로 변신했는데요. 지난달 17일 중국 선전시 화웨이 본사의 기술 체험 공간을 방문해 화웨이의 주력 사업을 살펴봤습니다. ◦ 생성 AI 들고 제조공장으로: 화웨이는 지난 3월 LLM 판구 3.0을 공개했는데요. 산업용 수요에 특화된 버티컬 AI입니다. 화웨이는 이를 기업용 맞춤형 AI 모델로 구축·판매하려 합니다. 중국의 수많은 제조 공장이 판구 3.0의 수요처입니다. 화웨이 클라우드의 판구 개발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DX)이 일어났지만, AI를 활용한 지능형 자동화(IA) 전환 속도는 아직 더디다”며 “판구는 산업 각 분야를 똑똑하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기계로 품질 검사를 반복하는 대신 AI 카메라로 불량 유무를 확인하면 제조 설비의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는 식이죠. ◦ AI 스마트도시 개발: 화웨이는 선전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전담 수행하고 있는데요. 방문했던 본사 전시장에선 선전시 당국에 설치된 상황실과 동일한 구성의 디지털 트윈 화면을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교통 상황, 응급 의료 상황, 화재 신고 등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데요. 약 200개 지점에 설치된 AI 카메라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데트 세릭 화웨이 본사 홍보 매니저는 “선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옌부시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 전시장에 설치된 상황판. 선전시 스마트시티 상황실과 동일한 디지털 트윈 화면을 시연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 광산·항만·공항도 AI로: 중국 정부는 2017년 발표한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농업·제조업·의료 등에 AI를 접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화웨이의 기업용 DX 사업은 정부의 이런 기조와 일맥상통한데요. 무인 트럭으로 광물을 운반하는 스마트 광산, AI 자동화 시스템으로 1명이 6개의 크레인을 조종하는 스마트 항만, 관제탑 내 50여 개 점검 절차 중 18개를 자동화한 스마트 공항 등 화웨이의 기술이 중국 전역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금융 솔루션은 이미 해외로 진출했는데요. 기존 은행의 핀테크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을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의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릭 매니저는 “전 세계 TOP 100 은행 중 약 70개 은행이 미국 이외 국가의 은행”이라며 “이 중 독일·싱가포르·중동 등 세계 53개 은행이 화웨이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 우리가 키워”: 막대한 자본력으로 기초과학 연구에도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특히 DNA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DNA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에 착안해 메타데이터 저장장치와 정보 이동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트램블리 홍보 부사장은 “화웨이 전 직원(20만7000명)의 55.4%(약 11만4000명)가 연구 인력이고 수학(약 700명), 물리·화학(약 200명), 공학(약 5000명) 박사가 6000명 이상”이라며 “이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자신했습니다. ◦ 내년엔 전기차 충전도: 화웨이는 최근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화웨이디지털에너지의 허우진룽 회장은 지난 9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세계 신에너지차 대회’에 참석해 “내년까지 중국 340여 개 도시에 10만 개 이상의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올해만 85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는데요,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충전 시설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습니다. 허 회장은 “도시 반경 1~2㎞마다 화웨이의 초고속 충전기가 설치되면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화웨이의 R&D 심장, 옥스혼 캠퍼스 「 ‘중화민족을 위해 싸운다’(华为)는 뜻의 사명처럼 화웨이는 기업 곳곳에서 중국 색채를 강렬히 풍깁니다. 그런데 이곳 옥스혼 캠퍼스만큼은 다릅니다. 옥스혼은 광둥성 둥관에 위치한 화웨이의 연구개발(R&D) 거점입니다.    중국 둥관에 위치한 화웨이 연구개발(R&D) 거점 옥스혼 캠퍼스. 김경미 기자   이곳은 5년여의 공사 끝에 2019년 설립됐습니다. 프랑스 파리, 영국 옥스퍼드, 스페인 그라나다 등 유럽 명소를 모티브로 지은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요. 규모는 180만㎡(54만5000평)로 여의도의 3분의 2 크기, 공사비만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이 들었습니다.    옥스혼 캠퍼스 내부. 김경미 기자   유럽 건축물을 좋아하는 건축학과 출신의 런정페이 창업자가 드넓은 녹지 공간에 연구원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저밀도로 건물들을 지으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입니다. 장첸 화웨이 본사 홍보 매니저는 “순수하게 연구만 전담하는 대규모 단지에서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조성했다”며 “기술 주도 혁신을 노리는 화웨이의 고민이 담긴 공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웨이 옥스혼 캠퍼스 내 도서관. 김경미 기자 」   ━  4. 화웨이의 고민은   화웨이가 중국에서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답답할 겁니다. 글로벌 시장서 한창 성장하던 기업인데,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해외 성장 기회가 많이 줄었으니까요. 중국 기업의 숙명인 ‘차이나 리스크’를 화웨이는 뚫고 나아갈 수 있을까요. ◦ 더 강해질 미국의 압박: 최근 미국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전략에서 안보에 위협이 되는 핵심 요소에서만 배제하는 ‘디리스킹(derisking, 탈위험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대중국 제재의 범위를 AI, 고성능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로 좁히되 그 강도는 더 높이는 방식인데요. 지난 10월 미 상무부는 AI 반도체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화웨이가 첨단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 및 ASML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전담하게 된 화웨이의 미래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의 사이버 보안 투명성센터 입구. 보안을 위해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다. 김경미 기자 ◦ 스파이 의혹 해소할까: 화웨이는 오랜 기간 세계 여러 국가로부터 스파이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중국 정보 당국을 위해 미국·유럽 등에서 불법으로 기밀을 수집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죠.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화웨이는 중국을 비롯해 독일·, 영국·캐나다·아랍에미리트·이탈리아·네덜란드 등에서 사이버 보안 투명성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인프라와 네트워크에 보안 위협 요소가 있는지 고객사들이 직접 와서 보고 판단하라는 겁니다. 화웨이의 트램블리 홍보 부사장은 “2011년부터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삼아왔다”며 “현재까지 한 번도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화웨이 직원들의 쿠바 내 도청 활동 의혹, 지난 10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제기한 알리바바의 벨기에 정보 탈취 의혹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 요소가 많기 때문에 화웨이에 대한 의혹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중국 정부와 계속 웃을 수 있을까: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엔 변수가 많습니다. 당국의 정책과 조금이라도 엇나갈 경우 손절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화웨이가 지금은 중국 정부와 이해관계를 함께하고 있지만 알리바바가 그랬듯 언제든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중국 기업의 ‘차이나 리스크’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와 한 몸처럼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늑대 기업 화웨이의 생존 전략은 후일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그때 다시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를 찾아가보고 싶습니다.   관련기사 14억 빅데이터 가지면 뭐해…中 AI는 ‘시진핑 답정너’인데

    2023.12.14 16:09

  • "AI의 일자리 위협 막자" MS, 美최대 노조 손잡았다…한국선? [팩플]

    "AI의 일자리 위협 막자" MS, 美최대 노조 손잡았다…한국선? [팩플]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빅테크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AFL-CIO)와 ‘인공지능(AI)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노동계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노동총연맹은 미국배우노조(AEA), 택시노조(NTWA), 간호사노조(NNU), 공무원연맹(AFGE) 등 60개 노조와 그 조합원 1250만명을 대표한다.    M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파트너십을 공개하며 “AI 기술 개발에 노동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노동자를 지원하는 정책 수립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의 이례적인 친노조 행보가 전 세계 AI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무슨 의미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지난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MS 이번 합의는 ‘AI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MS가 내놓은 선제적 조치다. 미국 노동총연맹에 따르면, 지난 8월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까 걱정된다고 답했고, MS의 다른 조사에서도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면, AI에게 일을 더 많이 맡기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70%에 달했다. 미국 할리우드 작가협회 등 창작자들도 AI가 인간 시나리오 작가의 일을 빼앗고 있다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노동계와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AI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통제 가능한 문제’로 재정의하고 있다. AI 기술 기업으로서 인간이 느끼는 일자리 위협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이 몰고올 변화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AI 시대에 필수적일 기술을 (MS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 이번 파트너십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즈 슐러 노동총연맹 위원장은 “향후 노동자 중심의 (기술) 설계나 노동력 훈련, 신뢰할 수 있는 AI 사례를 만드는 과정에도 노동계가 역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  MS와 노조, 뭘 협력하나   정근영 디자이너 MS에 따르면 이번 협력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①AI 기술 동향에 대한 심층 정보를 노동계와 공유하고 ②AI 기술 개발에 노동자의 관점을 반영하며 ③일선 노동자들의 역량과 요구가 AI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MS는 이를 위해 노조들에 AI 전문가로부터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3년간 노동자들에게 AI 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 도입 과정에 노동자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노동 서밋’을 열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MS는 사내에 설립될 노조와 관련해 ‘중립’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  한국은 어때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버셜 스튜디오 촬영장 입구에서 미 작가협회(WGA) 소속 작가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윤상언 기자 국내 IT업계와 노동계도 이번 합의를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의 오세윤 지회장은 “MS가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 합의를 서둘러 내놓은 것일 수도 있지만, 빅테크 기업이 AI를 주제로 노동단체와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패러다임 전환”이라면서 “한국의 IT노조도 MS와 미국 노동총연맹의 행보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노동계 인사는 “미국 작가협회와 배우조합이 AI의 등장과 일자리 위협으로 파업을 했듯, 국내에서도 웹툰작가협회 등이 AI 기술 확산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AI 기술과 플랫폼 알고리즘에 대한 노동계의 견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도 AI와 일자리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대규모 일자리 대체에 노사가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테크 기업과 노동단체가 공존의 길을 모색하려 시도한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AI와 공장 자동화로 전환의 기로에 선 대기업 제조사들이 노조와 함께 AI를 활용한 생산성 개선과 미래 일자리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4 05:00

  • [팩플] 카카오 새 대표에 VC 출신 정신아 “자율 아닌 책임 경영하겠다”

    [팩플] 카카오 새 대표에 VC 출신 정신아 “자율 아닌 책임 경영하겠다”

    카카오가 신임 대표로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지난 11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임직원을 만나 "카카오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를 내년 3월 이사회·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정 내정자가 선임되면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약 1년 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다. 정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겠다"며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정신아 내정자는 누구   정 내정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이베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네이버 등을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당시 케이큐브벤처스)에 합류했다 서비스와 플랫폼 부문 투자를 담당하는 파트너(상무)로 있다가 2018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됐다. 당근마켓(2016년 1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주도)을 직접 발굴해 투자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AI 의료 스타트업 루닛(2014년 약1억원 초기투자) 투자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대한 세 차례 투자(2020년 약 55억원 초기투자 등) 등 카카오벤처스의 굵직한 투자에 두루 관여했다.   정 내정자는 지난 3월 카카오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주요 결정에 참여했다. 지난 9월에는 신설된 카카오 공동체(그룹) 컨트롤타워 ‘CA협의체’ 사업 총괄도 맡았다. CA협의체는 그룹 전체 전략을 수립하고 위험 관리를 하는 조직이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권대열 RM(위기관리) 총괄, 배재현 투자총괄(현재 구속기소 상태)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됐다. 정 내정자가 맡은 사업 총괄은 카카오 계열사의 서비스와 사업의 전반을 두루 살피는 역할이었다.    ━  카카오는 왜   현 시점 카카오에는 수많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걸러낼 능력이 필요하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벤처스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결정 후 밀착관리 해온 인물. IT업계에선 이 같은 정 내정자의 역량을 카카오가 내부 사업의 옥석을 가리고 조직을 개편하는데 적용할 것이란 해석이 많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1일 임직원 간담회에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이날 사내망에 올린 공지문에서 “10여년간 카카오벤처스의 성장을 이끌어온 시나(정신아 내정자의 영어이름)는 커머스, 핀테크, AI 등 기술 중심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섹터(분야)의 경험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차기 대표 내정 배경을 밝혔다.   김영옥 기자  ━  앞으로 과제는   정 내정자는 카카오의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정신아 내정자는 AI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내년 3월 대표에 공식 선임되기 전까지는 ‘카카오 쇄신 테스크포스(TF)’ 장으로 김 창업자와 함께 쇄신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날 근시일 내에 ‘쇄신 TF’를 출범시키고, 정 내정자를 TF 장에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출범한 ‘쇄신위원회’와 함께 계열사 전반의 개편 방향을 논의하고, 관련 실무를 수행하는 역할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내년에 대표에 취임한 이후부터는 카카오 내부 서비스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발탁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도 3년간(2012~2015년)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일했었다. 선임되고 나면 정 내정자는 카카오의 첫 여성 CEO로 기록될 예정이다. 2014년 다음과 합병 이후 임명된 전·현직 카카오 CEO 7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네이버는 2017년 한성숙(56) 전 대표가 첫 여성 대표로 선임된 이후 현재 최수연(42) 대표까지 여성 대표들이 잇달아 수장을 맡고 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나올 신규 가맹택시 서비스의 실질 수수료율을 2.8%로 정했다. 현재는 3~5% 수준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2.13 18:34

  • “10만원에 쿠사마 공구해요” 쌈짓돈 600% 불려준 이 회사

    “10만원에 쿠사마 공구해요” 쌈짓돈 600% 불려준 이 회사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만원 한 장으로 미술품 투자 OK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 한호정 디자이너   미술품은 비싸다. 그런데 통째로 사지 않고 여럿이 공동구매(조각투자)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만원 한 장, 쌈짓돈으로도 그림을 살 수 있다. 열매컴퍼니는 여기에 착안해 2018년 10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아트앤가이드)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사업 원리는 단순하다. 미술품 소유권을 쪼개 공동구매자를 모집해 함께 구매하고, 이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 차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첫 공동구매 작품이었던 김환기 화백의 ‘산월’(4500만원)은 구매자가 몰려 7분 만에 마감됐다. 한 달 뒤 5500만원에 작품이 재매각되면서 투자자들은 22%의 수익을 올렸다. 문형태 작가의 ‘다이아몬드’는 48일 만에 재매각됐는데, 가격상승률이 600%(300만원→2100만원)를 기록했다. 열매컴퍼니는 이 밖에 이우환,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176점을 공동구매해 126점을 매각했다. 평균 가격상승률은 약 26%. 현재까지 누적 구매자는 약 6000여 명에 이른다. 중·장년 ‘큰손’ 위주였던 기존 미술시장이 조각투자를 만나 아트테크(아트·재테크) 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아트앤가이드 외에도 테사·소투·아트투게더 등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가세했다.   하지만 탄탄대로가 보장된 건 아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미술품 조각투자가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된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사업 구조를 재편해야 했던 것. 조각투자가 증권이 되면 인허가, 등록, 공시 준수, 투자자 보호 등 당국 규제를 받아야 한다. 업체들은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증권신고서 준비에 돌입했다. 열매컴퍼니도 지난 10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당국 승인을 받으면 오는 18일 첫 번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게 된다. 중앙일보 팩플은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무실에서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미술품을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들의 보편적인 대체 투자자산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용어사전 > 조각투자 값비싼 자산의 소유권이나 수익 청구권 등 권리를 쪼개 다수가 나눠 갖는 투자 방식. 부동산(카사코리아·루센트블록), 저작권료 청구권(뮤직카우), 미술품(아트앤가이드·테사·소투), 한우(뱅카우) 등이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낮아지고 자금 조달이 쉬워지자 대체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조각투자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소액으로도 부동산·음원·미술품 등에 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각광을 받았다. 」  ━  “미술품 가치 산정, 프로그램에 맡겼다”   미술품 투자 시장에서 김재욱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회계법인·사모펀드를 거친 정통 ‘금융맨’ 출신 회계사여서다. 2011년 삼정KPMG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사모펀드, 간송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3년 반 동안 미술품 거래 시장을 익히고, 2018년 온라인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본격 시작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미술품 조각투자, 어떻게 하게 됐나. 원래 그림을 좋아했다. 미술학도를 꿈꿨지만 부모님 반대로 경영학과에 진학해 회계사가 됐다. 대신 미술품을 많이 사고, 팔고, 모았다. 회계법인을 다닐 때 미술품 투자보고서도 쓰게 됐다. 그러다 보니 미술품이 좋은 투자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즐기고 싶다면 뭘 사든 상관없지만 투자 대상으로 본다면 살 만한 작품은 정해져 있다. 안정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동시에, 환금도 쉬워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작품들이 월급쟁이가 투자하기엔 너무 비싸다는 거다. 김환기·이우환 작가 작품에 투자하고 싶고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갖고 싶었지만 너무 고가였다. 그래서 고액 자산가나 살 수 있는 유명작가 작품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싶었다.   미술품은 하난데 어떻게 쪼개서 판다는 건가.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을 열매컴퍼니 법인이 전부 선(先)매입한다. 이후 10% 마진을 붙여 공동투자자를 모으고 투자 규모에 따라 소유권 지분을 나눈다. 예를 들어, 우리가 10억원에 산 그림이면 11억원에 살 공동구매자를 모집하는 식이다. 공동구매 참여자 1인당 기본 투자금은 작품에 따라 1만원에서 10만원, 100만원 등 다양하다. 사들인 미술품을 공동구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고 여기서 생긴 차익을 공동소유권자들이 나누는 게 목표다. 열매컴퍼니도 투자자인 건가. 그렇다. 미술품 소유권의 약 10%에 투자한다. 작품을 되팔아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하기 전까진 우리가 최대 투자자다. 현금화해 회수하는 시점도 고객과 똑같다. 직접 투자하는 이유는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그림을) 산 가격보다 싸게, 혹은 비슷한 값에 되팔면 회사도 손실을 입는다. 그러니 구매할 작품을 고를 때도, 작품을 되팔 때도 더 신중하게 판단한다. 미술품은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울 텐데. 맞는 말이다. 금융당국 정의에 따라 ‘투자계약증권’이 되면, 미술품도 동산(動産)으로 분류된다. 모든 동산 중에서 가치를 평가하기 가장 어려운 게 미술품이다. 일단 정가가 없다. 판화 등을 제외하면 미술품은 대부분 ‘온리원(only one)’이다. 하나뿐인 자산의 가치를 평가해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게 바로 이 시장에서 우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던 비결이기도 하다. 가치평가가 어려운 시장이라서 강점이 더 부각? 무슨 얘긴가. 미술품 가격 산정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실물이 딱 하나인 미술품의 소유권을 쪼개 증권처럼 유통시키려면 합리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은 약 10년간 누적된 국내외 총 70만 건의 경매(auction·옥션) 거래를 토대로 데이터·작가·작품 등을 분석해 미술품의 가치를 판단한다. 미국 감정가협회의 미술품 가격 산정 방식을 뼈대로 삼았다. 국내 유명 갤러리·딜러들의 기준도 참고했다. 그래서 우린 매입·매각 결정을 프로그램에 맡기고 있다. 기존 거래 내역으로 미술품 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는 건가. 미술품에 대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옥션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는 유명 작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신예·중견 작가의 작품은 다르다. 후자는 갤러리에서 거래되는데, 이 가격은 시장에 공시되지 않는다. 거래도 드물고 수수료도 알 수 없다. 반면에 유명 작가 작품이 많은 옥션 가격은 시장의 수요·공급이 반영된 것이라 미술품 거래 시장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내부 전문가 심의를 거쳐 가격이 오를 만한 작품을 산다. 잘 사서 잘 되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미술품 특성상 분석 자체가 까다롭고 미술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그림을 그렸는데 하나는 캔버스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종이에 그렸을 때, 두 작품의 가격 차는 얼마이고 뭐가 다른 건지 일반인들이 알기는 어렵지 않나. 그만큼 일반인이 미술품 거래를 잘하기가 어렵다는 뜻 아닌가. 사실 기본지식 정도는 스스로 공부하는 게 맞다. 주식도 그렇듯이, 일단 미술품에 대해 공부하고 나서 투자해야 한다. 옥션에서 얼마에 거래됐고 어떻게 경합해 가격이 올랐는지 정도는 확인한 다음, 조각투자 플랫폼에 나온 작품 증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을 판단하는 게 제일 좋다. 펀드에 가입할 때도 최소한 운용사 정도는 확인하고 가입하지 않나. 과거 투자 실적도 보고 투자금 회수율도 본다. 투자상품 운용사나 판매사의 신뢰도에 대한 검증은 무조건 필요하다. 경쟁사가 많다. 가격 산정 프로그램 말고도 다른 차별점이 있나. 첫째는 인력의 전문성이고 둘째는 좋은 작품을 싸게 가져올 수 있는 네트워크다. 미술품 시장은 가격협상 능력이 중요하다. 각종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수수료 조율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똑같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더라도 머리에서 사느냐, 무릎에서 사느냐는 완전히 다른 얘기이지 않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열매컴퍼니는 매입한 미술품을 별도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사진 열매컴퍼니   미술품 투자도 경기 영향을 받을 텐데, 어떤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크다. 유동성이 줄고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해졌다. 은행에만 돈을 넣어놔도 따박따박 이자가 들어오는데, 굳이 (미술품 투자 등) 대체투자자산에 투자해 리스크를 안을 이유가 없을 거다. 미술품 가격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도 2022년 4월 이후부터는 작품을 거의 안 샀다. 시장이 정점을 찍고 침체기로 접어드는 시기라 자산 취득 자체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작품을 사도 짧은 시간 안에 매입·매각하는 일명 ‘단타’를 많이 쳤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사고 판 플레이어가 됐다. 의도한 건 아닌데, 이게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다른 확실한 경쟁력을 가져오게 됐다. 작품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한 비율이 보통은 20% 정도인데, 우린 약 70%다.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을 땐 어떻게 하나. 미술품 투자가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부 작품은 불황에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수십년 동안 옥션에서 낙찰률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된, 이름값 높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열매컴퍼니엔 거래 데이터가 안전자산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불황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이 보유하던 안전자산을 저렴한 값에 내놓기도 한다. 우리 입장에선 싼 값에 그림을 살 기회다. 관련기사 노래 한 곡, 한우 한 마리로 조각투자? 토큰증권 시장 '기지개' [팩플] 조각투자 흥행시킨 뮤직카우…위기에도 1000억 유치한 비결 조각투장 시장 열린다…'토큰증권' 발행·유통 허용 [팩플] 제도권 안착했는데 사업성은 글쎄? 음악·한우 조각투자 운명은 미술품으로 담보대출 사업도 하던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술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국내 미술시장은 유동성이 워낙 부족하다. 요즘 같은 땐 갤러리나 딜러들도 단기 자금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공급처가 없다. 시장의 유동성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 초 자회사(열매에셋)를 만들고 미술품 담보대출 사업을 시작했다. 대체로 미술품은 환금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담보대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고 환금성도 높다. 지금까지 매출은 어떤가. 경쟁사들은 조각투자나 작품 보관·전시·판매 등 각종 수수료를 받지만, 우린 그간 거래 수수료나 성과보수를 따로 받지 않았다(※통상적으로 미술품은 구매·판매 시 각각 10% 이상 수수료가 붙는다). 작품을 선매입하기 때문에 공동구매 과정에서 10% 마진만 붙인 정도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미술품 공동구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기꾼 취급을 받곤 했다. 일반인들이 미술품으로 돈을 벌어 본 경험도 없었거니와, 미술시장의 이미지 자체도 안 좋았다. 탈세·상속·비자금 목적으로 인식되니까. ‘플랫폼’이니 결국 수수료 장사를 하려는 거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지금까진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 시장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고도 2020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고 흑자전환했다. 2021년 매출 171억원, 영업이익 8억원이었고 2022년엔 매출이 288억원, 영업이익이 18억원이었다. 투자계약증권 준비로 사업을 잠시 중단했다. 올해는 적자를 예상한다.    ━  공모증권 되면, 뭐가 달라지나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열매컴퍼니를 포함해 테사·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미술품)· 뱅카우(한우) 등 5개사의 조각투자를 증권으로 판단하고 사업재편을 지시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인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토큰증권 시장이 조성되면 미술품이나 한우·부동산 등 유·무형 기초자산 대부분을 증권화해 팔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토큰증권 시장을 초기 선점할 수 있는 조각투자사들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조각투자 1호 공모’ 타이틀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열매컴퍼니 외에도 경쟁사인 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 등이 차례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열매컴퍼니도 지난 10월 증권신고서를 냈지만 한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았다.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신고서를 다시 제출한 상태다.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면 오는 18일 쿠사마 야요이의 캔버스화 ‘호박(2001년 作)’으로 12억3200만원을 1주당 10만원에 공모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투게더아트도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 호박(2002년 作)을 조각투자 공모 대상(11억8200만원)으로 신청해 미술품 거래 시장에선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열매컴퍼니가 1호 투자계약증권으로 내놓은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2001년작 ‘호박(Pumpkin)’이다. 사진 열매컴퍼니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미술품 조각투자를 공개모집하면 이전과 뭐가 달라지는 건가. 일단 작품별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그리고 매각 기준이 달라졌다. 예전엔 수익률이 대략 20%가 되면 작품을 팔곤 했다. 증권은 기준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해서, 8% 이상 수익을 올리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첫 작품인 ‘호박’의 만기는 3년이다. 투자자들이 동의하면 2년 연장이 가능하다. 최대 투자기간을 10년으로 정한 회사들도 있는데, 열매컴퍼니는 회사 자금의 10%를 투자금으로 투입하기 때문에 자금이 오래 묶이면 곤란하다. 그래서 기간을 짧게 잡았다.성과보수를 받게 됐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예전엔 작품을 잘 팔아도 수수료나 성과보수를 떼어가지 않았다. 이번에 투자계약증권으로 바꾸면서는 열매컴퍼니도 성과보수를 받기로 했다. 기준수익률이 8% 이상일 때 발생하는 차익의 20%를 가져간다. 부동산 조각투자 스타트업들의 기준을 참고했다. 예를 들어 10만원을 투자했는데 작품으로 번 수익이 10만8000원이 되면 고객이 다 가져간다. 이보다 높은 11만원이 되면 초과이익인 2000원 중 20%에 해당하는 400원이 열매컴퍼니의 성과보수가 된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강화됐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투자자 보호장치로는 어떤 게 있나. 공동구매 방식이었을 땐, 열매컴퍼니 계좌로 공동구매 대금을 받곤 했다. 금융위에선 대금 보관 위험이 있으니 회사 밖에 투자자 자산을 예치하라고 권고했다. 그래서 애스크로(예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투자자가 가상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열매컴퍼니가 미술품 등기소에서 소유권 이전·확정일자 공증을 받는다. 공증 서류가 확인되면 투자자들이 입금한 돈이 회사 계좌로 넘어오도록 한 거다. 또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일정금액(총 납입대금 1000만원) 이상 투자자는 본인 계좌에 납입했다는 증빙 자료를 별도로 제출하도록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미술품 조각투자 증권이 토큰증권으로 발행되면, 토큰증권 거래 시장이 커질 거란 기대가 크다. 어떻게 전망하나. 금융당국이 인정하는 투자계약증권에는 아직 미술품·한우만 존재한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커지려면 일단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는 자산의 종류가 확대돼야 한다. 그래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관이나 투자 ‘큰손’들만 접근하던 자산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면 시장이 더 활성화되고, 개인들도 효과적인 투자를 할 거란 생각이다. 법제화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3년은 있어야 토큰증권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다. 그래서 미국 진출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선 뭘 할 생각인가. 전 세계 미술시장 1위가 미국이고 2위가 유럽, 3위가 중국이다. 올해 진출할 계획이었는데 투자계약증권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미술품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해 지분증권 형태로 작품을 거래하려고 한다. 현재 내부 시스템을 글로벌에 맞게 고도화시키고 있다.   해외도 조각투자 플랫폼 등이 있나? 미국의 미술품 조각투자사인 ‘마스터웍스’가 우리 롤모델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하려는 것처럼, 작품 소유권을 증권으로 만들어 분할 판매하는 곳이다. 2021년 진행한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유니콘이 됐다. 어떤 시장이든 정보 비대칭이 심하고, 전문가 수가 적고, 보편적이지 않은 시장에선 초과 수익을 얻을 기회가 큰 것 같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꼭 생각해야 하는 리스크(risk·위험요인)가 있다면. 투자계약증권은 주식과는 다르다. 유통시장이 없어 만기까지 이 자산을 회수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게 리스크다. 기초자산(미술품)이 매각돼야 증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 결국 기초자산에 투자하고 싶어서 증권을 사는 것이니, 다시 강조하지만 기초자산에 대한 스터디는 필수다. 발행사에 대한 스터디도 꼭 하시길 권한다.  

    2023.12.13 17:34

  • [단독] 네이버·삼성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19일 공개된다 | 팩플

    [단독] 네이버·삼성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19일 공개된다 | 팩플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19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AI 반도체 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취재를 종합하면, 19일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제4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AI 반도체 성능을 공개 시연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AI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AI 반도체에 대한 시험 평가(데모)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 개발에 나선 지 약 1년 만이다. 해당 칩은 용도에 맞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로, AI 모델이 주어진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인 ‘추론’에 특화돼 있다. 특히, AI 모델 크기를 줄여 구동하는 경량화 기술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언어모델(LLM) 크기를 줄이고 연산 성능을 높였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고 한다. 향후 삼성전자가 양산하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등 AI 모델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관계자는 “19일 과기정통부 행사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현장에 부스를 열고 관련 행사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반도체 시연 등 세부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네이버-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업 MOU 체결식. 사진 네이버   네이버 측은 AI 반도체 개발에 기대감이 크다. AI 모델을 직접 개발한 네이버는 AI 모델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인 클라우드 사업도 한다. 이 클라우드에 AI 모델에 최적화된 고성능 AI 칩을 탑재하면 클라우드 운영 비용을 줄이고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AI 효율성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AI 반도체의 개발 결과 일부를 발표했다”면서 “네이버클라우드는 대량생산 가능성과 저전력에 초점을 두고 LPDDR(저전력D램)을 채택했고 경량화 기술 덕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썼을 때의 성능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LLM(거대언어모델) 추론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모델에서 실제 구동을 확인했고, 기존 대비 (소모) 전력이 어마어마하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6월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본사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과기정통부 정부는 지난해 6월 제1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6개월 단위로 최고위 전략대화를 개최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6월 제3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주재하면서 국산 AI 반도체 대규모 상용화를 지원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3단계에 걸쳐 AI 반도체 상용화·고도화를 지원하며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내 3대 클라우드 기업(KT클라우드·NHN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의 데이터 센터 서버에 국산 AI 반도체 스타트업 3사(퓨리오사AI·사피온·리벨리온)의 칩을 얹어 성능을 검증하고 실적(레퍼런스)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한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3 05:00

  • '디플레 늪' 중국 반격…年19조 쏟아부어 '세계 최강 AI' 만든다 | 팩플

    '디플레 늪' 중국 반격…年19조 쏟아부어 '세계 최강 AI' 만든다 | 팩플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의 AI 전략 발표 현장. 연합뉴스=EPA 인공지능(AI)이 위기에 빠진 중국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직면한 중국 당국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 정책에 희망을 걸고 있다.    ━  中 신성장 동력된 AI    중국의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와 미국 CNB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의 성명을 인용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전날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을 만나 AI와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진출을 환영하며, 경영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MS가 중국과 미국의 AI 협력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무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미스 부회장은 “MS는 중국 시장에서 30년 이상 사업을 해왔다”며 “중국 경제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미·중 양국의 실용적 협력을 촉진하겠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중국은 AI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경기 부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앞서 왕 장관은 지난 5월 열린 제7차 세계정보회의(WIC)에서 “차세대 기술인 AI는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기업 주도 산업을 강화하고 경제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  중장기 전략 세운 중국    차준홍 기자 중국은 이미 5년 전부터 ‘AI 최강국’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7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에선 2030년까지 중국 내 AI 산업 규모를 10조 위안(약 1700조원)까지 키워 세계 1위 AI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는 2025년까지 AI와 반도체, 5세대(5G) 통신 등에 10조 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지방 정부들은 앞다퉈 투자 자금을 조성하며 호응하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 AI 관련 투자 규모는 147억5000만 달러(약 19조350억원), 전 세계 투자액의 10%를 차지한다. 중국 선전 남방과학기술대(SUSTech)에서 AI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이재능 박사는 “시 정부가 첨단 기술과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연구자들의 학구열과 욕심도 엄청나 기술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전했다.    ━  AI 압축 성장의 비결   AI 산업은 기술 개발에서도, 응용에서도 데이터가 핵심이다. 중국은 6억 대 이상의 폐쇄회로(CC)TV에 찍히는 영상들, 휴대전화 개통 시 의무 촬영해야 하는 6초짜리 안면 인식 영상 등 국가 주도로 수집한 14억 인구의 빅데이터를 AI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에서 구하기 어려운 학습용 빅데이터가 중국 기업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엄청난 재원을 바탕으로 인력 유치 전략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중국 정부는 2018년까지 운영하던 해외 인재 유치 정책 ‘천인계획(千人計劃)’의 후속으로 AI·반도체 인재를 겨냥한 ‘치밍(啟明)’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미국 명문대 박사 출신 연구진을 대상으로 중국 IT 기업 채용과 연계해 주택 구입 보조금, 300만~500만 위안(5억4200만~9억원)가량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차준홍 기자  ━  쑥쑥 크는 AI 기업들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센스타임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센스노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센스타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빅테크와 지방 정부가 육성하는 AI 스타트업들은 쑥쑥 성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는 지난 3월 중국의 첫 생성 AI 챗봇 ‘어니봇’을 출시하며 오픈AI ‘챗GPT’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달 15일 베이징 바이두 본사에서 만난 바이두 관계자는 “현재 어니봇 이용자 수가 7000만 명에 이른다”며 “사용자 경험이 축적될수록 기능도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AI 챗봇 센스챗을 출시한 센스타임은 2014년 안면 인식 기술 기업으로 출발해 영상 분석, 교통 관제, 자율주행 등으로 분야를 넓힌 중국 대표 AI 스타트업이다. 지난달 17일 선전시 지사에서 만난 이 회사 관계자는 “전 직원 5000여 명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안면 인식 기술과 다양한 기술 특허로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숨 고르기 들어간 중국   중국 정부는 최근 AI 윤리와 지식재산권 보호, 잠재적 위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사회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AI만 허용한다’는 정부의 규제가 장기적으론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 검열을 피하기 위해 챗봇의 검색 결과조차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겨룰 생성 AI 기업이 나오겠냐는 회의론이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의 시장화와 경제 발전으로 글로벌 수준의 자율을 원하는 시민 의식이 (젊은 세대 중심으로) 확산해 있다”며 “중국식 사회주의와 기술 발전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중국의 정치적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더 강해지고 있어 중국 AI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달 16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만난 제프 트램블리 화웨이 홍보 부사장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에선 미 정부의 제재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해치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며 “제재로 힘들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비즈니스도 이제 많이 회복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AI, 고성능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에 대해선 수출을 통제하겠지만 기타 제조 분야에서는 중국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팩플 오리지널] 글로벌 AI 리포트 보러 가기 실리콘밸리? 메이플밸리! 캐나다는 왜 ‘AI 성지’ 됐나 [글로벌 AI위크① 캐나다] 다시 또 유럽의 병자 될 건가…강소기업 나라, 독일 AI 반전 [글로벌 AI위크② 독일] “지루했던 모바일 시대 끝난다” AI 다 가진 미국의 요즘 관심 [글로벌 AI위크③ 미국] 미국 16조에 1조로 싸운다…영국 믿는 구석은 ‘AI 부스터’ [글로벌 AI위크 ④ 영국] 27살 ‘세계 첫 AI장관’ 앉혔다…UAE와 이스라엘의 참전법 [글로벌 AI위크⑤ 중동] 14억 빅데이터 가지면 뭐해…中 AI는 ‘시진핑 답정너’인데 [글로벌 AI위크⑥ 중국]베이징·선전=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2023.12.13 05:00

  • [팩플] 애플과 달랐다...구글, 에픽게임즈와 반독점소송서 패소 이유는

    [팩플] 애플과 달랐다...구글, 에픽게임즈와 반독점소송서 패소 이유는

    구글이 에픽게임즈와 벌인 반(反)독점 소송 1차전에서 패했다. 미국 법원은 구글이 반독점적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의 앱마켓 사업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생겼다.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배심원단 전원 일치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구글이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결제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했다”며 “에픽게임즈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게임 이용자들이 구글 플레이에서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거래액의 약 15∼3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포트나이트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는 막대한 수수료를 구글이 떼어가는 게 부당하다며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자 구글은 포트나이트를 자사의 앱마켓에서 퇴출했다.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했다며 미국에서 구글을 제소했다.   구글은 항소할 계획이다. 윌슨 화이트 구글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는 다른 어떤 주요 모바일 플랫폼보다 많은 선택권과 개방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판결은 전 세계 모든 앱 개발자와 소비자의 승리”라며 “이는 구글의 앱마켓 관행이 불법이며, 독점권을 남용해 엄청난 수수료를 챙기고 경쟁을 억제하며 혁신을 방해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논평했다.   앞서 지난 4월 에픽게임즈는 유사한 문제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반대 결과를 받았었다. 애플 앱스토어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진행된 항소심에서 미 캘리포니아 제9순회항소법원은 애플 손을 들어줬다. 애플의 앱스토어 사업이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지난 2021년 원심을 유지한 것. 그러나 항소심은 애플에 외부 결제 시스템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해 애플이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탐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구글과의 소송 1심 판결 이후 자신의 엑스(X)에 ″캘리포니아 배심원단은 모든 면에서 구글 플레이의 독점에 반대한다는 평결을 내렸다″고 ″지지에 감사하다″고 남겼다.  ━  구글, 애플 소송과 뭐가 달랐나   두 소송에서 확인된 애플과 구글의 결정적 차이는 구글의 반(反)경쟁적 행위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데 있다. 구글이 시장 영향력 확보하기 위해 운영한 ‘프로젝트 허그’라는 프로그램을 재판부는 시장 경쟁에 어긋나는 행위로 본 것이다.프로젝트 허그란 구글 플레이를 쓰는 조건으로 스마트폰 제작사, 앱 및 게임 개발자에게 구글이 상당한 대가를 지불한 정책이다. 미국 IT매체 벤처비트는 “구글은 삼성 스마트폰에 삼성 자체 스토어 외엔 구글플레이만 설치되도록 제조사에 돈을 지불했고,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자체 앱마켓을 열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줬다”고 보도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재판의 최종 결과에 따라 세계 최대 앱 경제 플랫폼을 구축한 구글의 기득권이 흔들릴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의 연간 매출액은 2022년 4230억달러(약 560조원)로 추정된다. 구글은 앱 거래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앱 개발사들로부터 받고 있어, 소송에서 최종 패소시 앱마켓 수익 모델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금전적 손해배상이 아닌, 모든 앱 개발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체 앱마켓과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구글에 요구해왔다. 구글과 에픽게임즈는 배심원단 평결에 따라 내년 1월 판사를 만나 구제책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소송 결과는 에픽게임즈와 애플 소송은 물론 플랫폼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거대 플랫폼에서 가격과 지급 방식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이 보면 좋은 IT 기사 [팩플] 애플 vs에픽게임즈, 항소심도 애플 승리…둘 다 “이대로 안 물러나” 미국 법무부가 칼 겨눴다…‘검색 제왕’ 구글이 위험하다 직원 앞에 선 '은둔의 경영자' 김범수 "카카오 이름도 바꿀 각오" | 팩플 사고당한 여자를 또 치었다…GM도 백기, 자율주행 가능해?  ━  더 알면 좋은 것   구글은 미국 정부와도 반독점 문제로 소송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자사의 검색엔진을 모바일 기기에 기본 검색으로 탑재시키기 위해 애플·삼성전자 등 제조사들과 불법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이 검색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획득한 것은 불법이 아닌 “크롬 브라우저의 혁신과 초기 투자를 잘 한 덕분”이라는 입장이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12.12 18:02

  • [팩플] 인재 확보 전쟁 게임업계...산학협력하고, SW캠프도 연다

    [팩플] 인재 확보 전쟁 게임업계...산학협력하고, SW캠프도 연다

    오프캠퍼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프트업 관계자들과 포스텍 학생들이 지난 8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 캠퍼스에서 전공수업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시프트업   미래 인재를 확보하려는 게임사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회사를 개방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미래 인재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승리의 여신: 니케’를 히트시킨 게임사 시프트업에는 최근 넉달간 포스텍(포항공대) 학생 2명이 출근했다. 포스텍과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오프캠퍼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다. 오프캠퍼스는 학부생에게 한 학기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이수하게 하는 대신 기업 인턴십 등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포스텍의 제도. 외부 기업과 산학연계 방식으로 오프캠퍼스를 진행한 건 이번 시프트업이 처음이다. 학생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시프트업 사무실에서 게임개발 프로젝트 관련 연구와 실습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포스텍에서 열리는 수업에도 온라인으로 참여해 학점을 이수했다.   학생들은 지난 8일 자신의 전공수업 전공수업(IT융합 종합설계)에서 그간의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주제는 게임 서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방법, 콘텐트의 경제적 가치를 정량화하는 접근방식 등 이었다. 이날 발표회에 참여한 포스텍 IT융합공학과 4학년 재학생 김하륜(21)씨는 “실제 게임 산업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글로벌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이 지난달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앞 광장에서 개최돼 국내외 많은 게임팬들이 몰려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  다른 게임사들은   시프트업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미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예비 개발자들과 거리를 좁히고, 이들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는 캠프 ‘크래프톤 정글’을 진행하고 있다. 입소생을 선발해 5개월간 합숙 훈련으로 개발 교육을 진행한다. 또 협력사와 연계해 멘토링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 10월 경기대학교 수원 캠퍼스에서 열린 3기 입소식에는 51명의 교육생이 선발됐다. 넥슨은 2007년부터 대학교 게임제작 동아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넥슨 드림 멤버스’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7개 대학 내 8개 게임제작 동아리에 소속된 대학생 약 470명이 넥슨에 소속된 개발자나 게임 기획자 등으로부터 취업, 진로, 게임 제작 관련 멘토링을 받았다.    ━  게임사들은 왜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10여년 간 주력해 온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고 있다. 또 돈을 많이 쓰면 게임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는 ‘P2W(Pay to Win)’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인재 확보가 필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이른바 ‘네카라쿠배’ 등 플랫폼 기업에 밀려 우수한 신입 개발자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며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과 정착을 위해 산학협력 등을 통해 우수한 대학생 인재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게임 만들며 포스텍 학점 딴다…IPO 노리는 시프트업의 승부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2.12 17:14

  • 로톡·닥터나우 사태, 중개업계서도 재현? 스타트업 떠는 이유 [팩플]

    로톡·닥터나우 사태, 중개업계서도 재현? 스타트업 떠는 이유 [팩플]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의무 가입시키고, 협회에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에 속도가 붙자 프롭테크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 직방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만드는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협회에 공인중개사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프롭테크(부동산 기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국회와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6일 논의 안건에 포함시켰다. 김 의원 등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이 개정안이 소위 안건에 회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1일 열릴 국토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  무슨 법안이길래   개정안은 임의 설립단체인 중개사협회를 단일 법정단체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대로 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현재 50만명 가량인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반드시 협회에 가입해야 한다. 협회는 중개사들이 회원 윤리를 위반할 경우 처벌할 권한을 갖는다. 또 부동산 거래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단속할 권한도 생긴다. 김병욱 의원 등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회원에 대해 협회가 실질적으로 지도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사기나 부정한 방법 등 무질서한 중개 행위로 인한 국민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협회는 왜?   중개사협회는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이 협회 관계자는 “최근 전국에서 발생하는 전세 사기 사건 등은 시장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업계를 잘 아는 중개사협회가 단속 권한을 가지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방 등의 프롭테크 플랫폼을 쓰는 5만여명의 공인중개사의 활동을 협회가 모두 막는 건 불가능하다”며 “플랫폼들과 대화로 오해를 풀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전세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면 업계를 잘 아는 중개사협회가 단속 기능을 가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 법안 통과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뉴스1    ━  왜 중요해   프롭테크 업계에선 이 개정안이 이른바 ‘직방 금지법’으로 악용될까 우려한다. 처벌 권한을 가진 중개사협회가 특정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회원 중개사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19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개사협회가 자체 플랫폼 ‘한방’이 아닌 직방 등 다른 플랫폼에선 회원들이 활동하지 못 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행위에 시정명령을 내렸었다.    이 때문에 프롭테크 플랫폼들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중개사협회가 법정단체가 된다면 법조계의 ‘로톡 사태’나 의료계의 ‘닥터나우 사태’ 같은 일이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도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 당시 법정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는 소속 변호사들이 온라인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에 가입할 수 없도록 광고 규정을 고쳐 이를 어긴 변호사들을 징계해 로톡과 장기간 갈등을 벌였다. 코로나 기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1위로 성장한 닥터나우도 의약계의 반대에 부딪혀 고사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법안 통과시 프롭테크 플랫폼들은 공인중개사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간 중개사협회와 갈등을 빚은 부동산 앱 1위인 직방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페이 부동산, 다방 등은 지난해부터 중개사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직방을 견제하고 있다. 직방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3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82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공인중개사와 제휴 사업을 하는 자회사 직방파트너스는 지난달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소규모 프롭테크 스타트업들도 법정단체의 등장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값 중개 수수료’로 유명한 다윈중개의 김석환 다윈프로퍼티 대표는 “대형 플랫폼과 경쟁하는 와중에 (중개사협회가) 네이버같은 빅테크와 손잡고 압박하면 우리는 설 자리가 정말 좁아진다”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한 익명의 프롭테크 대표는 “그 동안 협회의 중개사 대상 교육이 너무 부실해,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도 제대로 작성할 줄 모르는 중개사들이 많은데, 이런 법안이 통과되면 기존 시장의 문제를 신생 기업들이 개선할 여지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체감한 편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프롭테크 기업들이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중개 서비스 경쟁을 주도하고, 중개 수수료 인하도 이끌어낸 면이 있다. 하지만 중개사들이 주축이 된 법정단체가 등장하면 이런 경쟁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플랫폼 확대를 저지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법안은 소비자 입장에서 정보 비대칭성 해소와 선택권의 침해를 받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건 알아야 해   국회 안팎에서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이번 21대 국회를 최종 통과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해당 법안과 유사한 내용이 담긴 건축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위헌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 지난해 1월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은 신규로 건축사 사무소를 개업하려면 대한건축사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새건축사협의회 등 소규모 건축사협회가 같은 해 3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에서 보장하는 결사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공인중개사법이 국회를 최종 통과되더라도, 건축사법처럼 위헌 소송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2.12 05:00

  • [팩플] 토스에서 타다 부른다...다시, 모빌리티 확장 노리는 토스

    [팩플] 토스에서 타다 부른다...다시, 모빌리티 확장 노리는 토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모바일 금융 앱 토스 안으로 들어간다. 토스 앱에서 타다 택시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다. 매달 1500만명(월활성이용자)이 쓰는 토스가 ‘앱 인 앱(App In App)’ 전략으로 택시 호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현재 택시 호출 앱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가 호출의 95%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1등이다     그래픽 한건희 디자이너  ━  무슨 의미야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토스 앱에서 타다의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토스는 2021년 타다 운영사 VCNC의 지분 60%를 매입하며 타다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타다를 매각하려 했던 토스가 지난 8월 매각 협상이 결렬된 후, 처음으로 타다와 서비스 협업을 시작했다. 매각 계획이 무산된 당시 토스 측은 “(타다를) 자체 운영하며 더 효율적인 운영안을 찾아가겠다”라고 밝혔다. 토스가 ‘모빌리티와 결제의 시너지’라는, 못 다 이룬 꿈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나섰다.    토스-타다 2021년 10월 토스는 타다를 인수한 뒤 차량 대수를 늘려 공격적으로 영업할 계획이었다. 카카오가 카카오T를 활용해 카카오페이 거래 건을 늘렸듯 모빌리티와 결제 서비스의 시너지를 노린 것이다. 당시 토스는 자사 블로그(토스피드)에 “모빌리티 산업은 낯설었지만 ‘결제’라는 분명한 접점이 있는 분야”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길어지며, 원하는 시점에 신차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토스는 타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난 8월 더스윙 등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번에 토스는 모빌리티 전반으로 서비스 외연을 넓힌다. 택시 호출 이외에도 전기자전거(지쿠)와 킥보드(킥고잉) 대여 서비스도 함께 내놓은 것. 토스 관계자는 “지난 10월 코레일 기차 예매를 비롯해 자동차 검사 예약 등 공공 교통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번에 더 다양한 교통 선택지를 토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택시, 전기자전거 및 킥보드 제휴사를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토스에서 타다 어떻게 써?    쓰던 토스 앱에서 여러 이동수단의 호출부터 대여·결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게 특징. 만 19세 이상 토스 이용자라면 앱의 ‘전체’ 탭에 이어 ‘교통’ 메뉴를 선택하면 ‘택시 타기’와 ‘자전거/킥보드 타기’를 클릭할 수 있다. 타다 앱을 다운로드할 필요 없고, 회원가입이나 결제수단 등록 같은 절차도 필요없다. 토스의 간편결제인 토스페이로 요금을 낼 수 있고, 토스 서비스 이용시 적립되는 토스포인트로 택시비 결제도 가능하다.   타다 택시를 호출하려면 ‘택시 타기’ 메뉴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한 후 5인용 택시(타다 넥스트), 고급 택시(타다 플러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토스의 월정액 유료 서비스인 토스프라임(월 5900원) 이용자들이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금액의 최대 4%까지 적립 혜택이 제공된다.   사진 연합뉴스  ━  전망은 어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택시 호출 앱의 MAU는 카카오T 1172만명, 우티 60만명을 기록했다. 타다는 7만명에 불과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 변화는 미미했다”면서 “금융 앱과 모빌리티 앱의 이용자 행태가 다른데 토스가 고객을 어떻게 모빌리티 서비스로 유인하고, 어떤 차별점을 제공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3.12.11 18:30

  • 직원 앞에 선 '은둔의 경영자' 김범수 "카카오 이름도 바꿀 각오" | 팩플

    직원 앞에 선 '은둔의 경영자' 김범수 "카카오 이름도 바꿀 각오" | 팩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오프라인·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라는 회사의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1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 사옥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 참석해 “배의 용골(龍骨·배의 중심축)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창업자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카카오의 사업 개편 방향을 공유한 뒤, 20개 가량의 임직원 질문에 직접 답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임직원 2200여명(온라인 참석 1800여명 포함)이 자리했다.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 직접 마주한 건 2021년 2월 창사 10주년 기념 간담회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김 창업자는 이날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과 비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카카오)를 향한 기대치와 그 간극에서 발생하는 삐그덕대는 조짐을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이른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며 물러나 있던 김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내홍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압박이 커지는 와중에, 그가 내부 쇄신 책임자로 선임한 ‘30년 지기’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지난달 말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더 키웠다.   김 창업자의 경영 방식에 대한 회사 안팎의 비판도 거세진 상황이었다. 본사와 계열사 대표에 자신과 인연이 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이른바 ‘브러더(brother·형제) 경영’이 카카오 문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김 창업자가 발탁한 인재와 지인들에게 핵심 계열사를 맡겨 빠르게 성장시켰지만, 기업 규모에 비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창업자는 이날 회사의 모든 것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강조했다.    차준홍 기자  ━  “회사 이름도 바꿀 수 있다”는 카카오, 뭘 바꾸나   이날 간담회에서 김 창업자는 사업, 조직구조, 사내 문화 등을 가리지 않고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선언했다. 당장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가 진행하는 사업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기존 ‘계열사 자율경영’ 기조를 고집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본사가 계열사의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일각에선 계열사의 도덕적 해이까지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창업자는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계열사 임직원에게 자율적으로 부여한)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카오스러움’으로 통하던 기업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그는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앞으로 경영쇄신위원회는   김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전면 쇄신’과 ‘사업 재검토’를 언급한 만큼, 김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쇄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30명이 참여해 사업 개편과 변화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계열사 정리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연말까지 계열사 30~40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난해 3월말 138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올해 상반기 146개로 오히려 더 늘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3.12.11 18:05

  • [팩플] 27년만에 공동대표 체제 엔씨…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영입

    [팩플] 27년만에 공동대표 체제 엔씨…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영입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후보자로 11일 영입했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김택진 대표(CEO)가 회사를 창업한 지 27년 만이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62)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이사 후보자로 영입했다고 11일 밝혔다. 내년에 열리는 이사회·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올해 들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엔씨소프트는 최근 이를 돌파할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방향성은 크게 2가지다. 지금까지 주력한 장르·플랫폼을 벗어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성장을 견인할 외부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이다. 보다 빠른 실행을 위해 지난 10월 김택진 대표를 제외한 회사 경영진 6명으로 구성된 변화경영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장르, 플랫폼 게임 개발 계획을 대거 공개했고 지난 7일엔 PC게임 신작 TL을 선보였다.   박병무 대표의 영입도 이런 흐름의 연장 선상에 있다. 특히 박 대표가 기업 투자 자문 분야 전문가인 만큼 M&A를 통해 엔씨의 새 먹거리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 가속화를 위한 영입”이라며 “변화경영위원회와 함께 검토한 뒤 김택진 대표가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에 참석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연합뉴스    ━  공동대표 영입, 뭐가 달라지나   박병무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 출신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TPG 아시아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등을 지냈다. 기업자문 변호사들 사이에선 변호사 출신 성공한 경영인의 '롤모델'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2007년부터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일하다, 2013년부터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일했다. 회사 직원은 아니지만 15년간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엔씨소프트 성장 과정 및 경영상 주요결정을 지켜봤다. IT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게임개발 등 본인이 장점을 가진 부분에 집중하고, 새 대표는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팩플] 모바일 강자 엔씨소프트, 콘솔 제왕 소니 손 잡았다 엔씨도 '한우물'은 버렸다...장르·플랫폼 다 바꾼 K게임 [지스타2023-팩플] 영업익 89% 줄어든 엔씨, 신작 내놓는다…돈 풀어 M&A도 추진 [팩플] 김택진 빼버렸다…'주가 5분의 1 토막' 엔씨, 변화경영위 승부수 [팩플]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rk

    2023.12.11 17:03

  • 사고당한 여자를 또 치었다…GM도 백기, 자율주행 가능해?

    사고당한 여자를 또 치었다…GM도 백기, 자율주행 가능해? 유료 전용

    Today’s Topic 완전 자율주행, GM도 백기 들었다돈 버는 곳은 어디?   과대광고였을까.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한때 ‘2020년대에는 가능하다’더니, 이제는 ‘2030년대도 시기상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험실에선 완벽한 자율주행 AI들이 현실 도로에선 사고를 내고 있어서다.    글로벌 자율주행 산업계는 크게 위축된 상황. 포드·폭스바겐이 투자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해 폐업했다. 구글의 웨이모는 올 들어 감원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GM 크루즈마저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자율주행차의 진실이 밝혀졌다. 그들은 아무 데도 못 간다”(가디언)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까진 아니어도 꽤 쓸 만한 수준까지는 온 것 아닌가. 북극성(이상적 목표)까지 가는 길은 멀어도, 그 길 곳곳에 수익을 낼 만한 새 시장도 분명 있다는데. 현재 기술로도 맞춤형 시장을 만드는 똘똘한 기업들은 누구?   ■ 💬 목차 「 1. ‘두달 천하’ GM의 로보택시, 무슨 일? 2. 완전 자율주행, 왜 어려운가   3. 어려워? 풀 수 있는 문제 먼저 푼다   4. ‘현실적’ 자율주행의 조건  」  한호정 디자이너  ━  1. ‘두 달 천하’ GM의 로보택시, 무슨 일?   언제쯤 마음 놓고 탈 수 있을까. 인간이 운전하는 차보다 안전하다고 자신했던 자율주행차 운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① 2030년 상용화 노렸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2030년 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시중 판매를 자신했다. 바라 CEO가 믿는 것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 2013년 카일 보그트가 창업한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 내 복잡한 교통 환경에 최적화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며 명성을 얻었다. GM은 2016년 10억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크루즈는 직원을 4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리며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GM은 크루즈가 2030년 연간 500억 달러(약 65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힘을 싣기도. 미국 주요 도시에서 25만 회 이상 시범 운행한 크루즈는 지난 8월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으로부터 구글 웨이모와 함께 세계 최초로 24시간 무인 자율주행 택시(robo taxi) 유료 운행을 허가받았다. 규모는 400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메리 바라 GM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GM. ② 두 달 만에 전면 중단: 카일 보그트 크루즈 창업자는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 “(인간과 달리)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졸리거나, 술에 취하지 않고 안전 최우선으로 프로그램이 돼 있다”는 것.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사고가 잇달았다. 특히 구조 현장 등 긴급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현장 소방대원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문제가 큰 우려를 불렀다. 결정타는 지난달 초 발생한 사고. 인간 운전자의 차에 치인 여성이 크루즈 로보택시에 깔린 것. 교통당국은 지난 10월 24일 크루즈 로보택시에 대해 무기한 운행 정지를 명령했다. 이틀 뒤 크루즈는 미국 전역에서 모든 로보택시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유한 자율주행차 950대에 대해선 자발적 소프트웨어 리콜도 진행. 보그트 창업자는 지난달 20일 회사를 떠났다.      ■ 👉자율주행차 레벨이 뭐야? 「 자율주행은 사람의 개입 정도에 따라 0~5레벨로 분류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가 정립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면 레벨 0, 완전 자율주행은 레벨 5다.  박경민 기자 」     ━  2. 완전 자율주행, 왜 어려운가   운전자가 전방 주시할 필요도, 운전대에 앉을 필요도 없는 꿈의 기술. 2020년대 중반쯤이면 현실이 될 줄 알았더니, 왜 이렇게 거북이 운행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 GM의 크루즈. 사진 GM ① 반복되는 사고: 2018년 미국에서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첫 사망사고를 낸 이후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통계를 분석해 오토파일럿과 FSD(풀 셀프드라이빙) 같은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한 미국 내 사고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736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4년간 급증했는데, 특히 최근 1년간 발생한 사고만 444건. WP는 “테슬라의 운전자 지원 기술이 더 널리 사용되고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의 존재감이 커지며 사고 건수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측 불가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나 시스템이 인간처럼 즉각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센서의 기능과 알고리즘 완성도가 아직은 떨어진다”면서 “레벨5는 꿈의 영역으로 남겨 놓고, 지금 풀 수 있는 문제에 기술을 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말했다.  ② 산 넘어 산, 엣지 케이스: 샌프란시스코 소방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GM크루즈와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가 시범 운행을 시작한 지난해 4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소방⋅구급차가 방해받은 사례는 73건. 그중 70건은 올해 발생했다. 자율주행 택시들은 소방⋅구급차와 소방관⋅경찰관 등 인간의 수신호를 인식하지 못했다. 또 축제 인파가 몰려 네트워크가 마비되자 자율주행 택시를 원격 제어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일반 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나 특수 차량 등 정형화되지 않은 상황인 ‘엣지 케이스’(edge case)에 대한 AI 학습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수많은 엣지 케이스를 어떻게 학습시킬지, 모든 도시의 정밀지도를 만드는 게 가능한지 등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여성이 무인 로보택시 '크루즈'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③ 효율성, 수용성 논란도: 한 대당 직원 1.5명이 개입해야 한다면, 이게 완전자율주행일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 운행이 중단된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약 200여 대의 운행에 한 대당 1.5명의 직원이 관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발생하면, 원격 제어를 위해 약 4~8㎞마다 인간이 개입해 관제요원 역할을 했던 것. 시민 거부감도 과제다. 지난 8월 자율주행 택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차량 위에 교통 통제 콘을 올려 반대 시위를 했다. 차량 보닛 위에 콘을 올리면 자율주행 차량이 움직이지 못한다. NPR(미 공영 라디오방송)은 “크루즈와 웨이모는 콘이 어떻게 차량을 무력화하는 것인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은 “어설픈 자율주행 차량으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  3. 어려워? 풀 수 있는 문제 먼저 푼다   급한 마음에 ‘수학의 정석’ 기본편 건너뛰고, ‘실력편’ 먼저 푼다고 점수가 좋아질까. 실력에 맞지 않는 문제를 푼다면 ‘수포자’만 양산할 뿐이다. 자율주행 차도 마찬가지. 멀기만 한 완전 자율주행의 꿈만 쫓기보단 지금 기술로 시장을 키우고 있는 실속파들이 있다는데. 왼쪽부터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대표, 오토노머스A2Z 유병용 기술이사, 뉴빌리티 강기혁 부대표. ① “차→인프라, 뇌 이식했다” 서울로보틱스 2017년 창업한 서울로보틱스는 자율주행 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 센서 데이터 분석 기술 스타트업. 2019년 이를 활용해 ‘인프라 기반 완전 자율주행’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 1㎢ 공장 안 ‘완전 자율주행 지대’: 공공 도로는 변수의 천국이다. 현재의 자율주행 AI로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다수 발생한다. 그런데 만약 공장 내 도로로 자율주행 차의 환경을 제한한다면? 경로가 고정된 공장 안은 자율주행 차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다. 서울로보틱스는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출고된 새 차를 운반차량·배·기차에 싣기 전 주차장으로 옮기는 퍼스트 마일 구간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인간 운전자가 탑승할 필요 없이 차량이 알아서 이동한다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똑같은 자율주행이지만 풀면 풀수록 변수가 더 나오는 공공 도로 대신 1㎢ 공장 안으로 영역을 한정하고 문제를 재정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로보틱스는 독일 BMW 당골핑 공장에서 '인프라 기반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였다. 사진 서울로보틱스   ◦ “자동차 물류, 수백조 시장 노린다”: 주목할 점은 개별 자동차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대신 서울로보틱스는 공장에 라이다와 자율주행 관제시스템을 넣었다. 차량에는 통신 장치만 달려 있다. 차량에 라이다 등을 집어넣는 일반 자율주행 차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해진다. 올해 독일 뮌헨에 있는 BMW 딩골핑(Dingolfing) 공장에서 상용화에 성공했고, 다른 BMW 공장과 자동차 회사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400억여원이다. 2025년 코스닥 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이한빈 대표는 “공장 안에서라면 우리의 자율주행 기술은 완성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야구 모자와 크록스 신고…27조 물류시장 바꾸는 31세 [90년대생 창업자 ②] 정근영 디자이너   ② ‘레벨4 전용차로 셔틀’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오토노머스A2Z는 ‘전용 차량 개발+셔틀 운행’으로 자율주행 문제를 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가 발표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종합순위(1위 모빌아이, 2위 웨이모)에서 13위에 올랐다.   ◦ 대중교통·셔틀버스부터: 오토노머스A2Z는 레벨4 전용 차량을 만들고, 정해진 구간 내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9~12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통해 연구단지, 도시 외곽 등의 고정된 경로를 운영하고, 기존 대중교통을 대체하고자 한다. 수지 타산이 안 맞아 마을 버스 노선이 줄고 있는 지역,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마트시티를 공략하겠다는 것. 현재 레벨4 자율주행 차량은 국내외 모두 법규가 없어 차량 판매가 불가능하고 국가 시범사업, 실증사업을 통해서만 상용화가 가능하다. 오토노머스A2Z는 이 시장을 공략한다. 오송~세종(왕복 44.8㎞) 구간의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전용 자율주행 버스, 인천공항1터미널과 장기주차장을 순환하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경기도 안양 시내에서 자율주행 심야버스 운행도 준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서 운행 중인 오토노머스A2Z의 자율주행 셔틀버스 내부 모습. 뉴스1 ◦ “현실적 접근 필요”: 고정 노선을 달리고, 자율주행 인프라를 갖춘 구역 내에서만 사업을 하는 이유를 회사 측은 “현실적 접근”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 유병용 플랫폼개발본부장은 “트램처럼 정해진 구간에서만 운행하는 조건이라면 당장 내년부터도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할 수 있다”면서 “모든 엣지케이스에 대응해야 진짜 자율주행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도로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100만 개라고 해서 그걸 다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나 엣지 케이스를 수백 개 수준으로 줄이면 일상생활에 자율주행을 활용하는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③ “차 대신 로봇, 자율주행” 뉴빌리티 2017년 창업한 뉴빌리티는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배달 로봇 자율주행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뉴빌리티는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강남 테헤란 인근에서 배달로봇 뉴비를 통해 배달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뉴빌리티 ◦ 라스트마일, 문제 푼다: 뉴빌리티는 2021년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개발했다. 물건이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최종 단계인 라스트마일 시장을 노렸다. 물류 비용이 급증하고 배달 인력이 부족한 이 시장의 문제를 로봇 자율주행으로 풀겠다는 전략. 현재 강남 테헤란로 일부 지역, 건국대 서울캠퍼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 진주 캠핑장 등에서 뉴비를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강기혁 부대표는 “데이터를 계속 학습해 자율주행률을 높여 향후에는 10대 이상의 로봇을 인간 한 명이 관제하는 다중관제 시스템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4. ‘현실적’ 자율주행의 조건   완전 자율주행까지 당장은 못 가더라도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자·이용자 편익을 높이는 ‘현실적’ 자율주행에 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2024년 자율주행 산업계 글로벌 화두와 과제는 다음과 같다.   ① 관전 포인트는 ◦ 터미널 to 터미널, 화물차: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와 휴스턴 간 45번 고속도로를 오가는 상업용 무인 화물차 구독 서비스 ‘오로라 호라이즌’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각 도시 터미널 사이 고속도로로만 운행해 변수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3분기 말 기준 주당 평균 75개 화물을 자율주행으로 배송(안전운전자 포함)하고 있다. 누적 실적은 3200건 이상. 지난달 1일에는 휴스턴에 자율주행 화물차용 터미널도 완공했다. 이 노선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선벨트(미국 남부 지역) 지역의 주간 고속도로로 노선을 확장할 계획. 업계에선 실제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비용 절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 SDV 전환, 완성차: 벤츠,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중심차(SDV) 전환도 2024년의 관전 포인트다. SDV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차량. 스마트폰 앱이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듯, 자동차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기능 구현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상당수가 SDV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레벨2~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함께 들어갈 전망이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현실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수익을 내고, 비즈니스를 키워가는 부분이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와 휴스턴 간 45번 고속도로를 오가는 상업용 무인 화물차 구독 서비스 ‘오로라 호라이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사진 오로라 ② 과제는 ◦ 문제는 수용성: 기술적 한계 말고도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난제가 많다. 무엇보다 사업성이 문제다. 가장 앞서 있다던 GM 크루즈조차 2017년 이후 80억 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자율주행 차가 시중에 판매돼 택시 사업을 한다 해도 한국처럼 택시비를 지방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에서 수지 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선도 존재한다. 자율주행 레벨3 이상의 경우 사고 시 책임 소재도 문제가 된다. 운전자와 자율주행 시스템이 함께 운전에 참여했을 때 운전자와 제조사 중 누구의 책임이 더 크냐를 둘러싼 분쟁이 불가피하다.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제어기술부문장은 “경제성이 있는지, 제도적으로 자율주행 차를 수용할 체계를 갖췄는지, 사회적으로 거부감을 넘어설 수 있는지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12.11 15:49

  • 마스터스·윔블던은 이미 시작…'취향 맞춤' AI 해설가가 온다 [팩플]

    마스터스·윔블던은 이미 시작…'취향 맞춤' AI 해설가가 온다 [팩플]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해설하는 게 당연해지는 시대가 올까. 경기 해설, 숏폼 영상, 다국어 자막과 같은 스포츠 콘텐트에서도 AI가 활약하고 있다. 특히 생성 AI를 이용한 시도가 두드러진다.   올해 열린 ‘2023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는 IBM이 제작한 'AI 음성해설'이 제공됐다. 사진 IBM  ━  무슨 일이야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포츠 매체 폭스스포츠는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 AI 플랫폼 버텍스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포츠 영상 검색과 영상 제작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야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홈런을 치면, 아카이브(자료 저장소)에서 그 선수와 관련된 영상을 빠르게 찾고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데 AI를 활용하는 식이다. ‘AI 해설가’도 등장했다. IBM은 AI 플랫폼 왓슨X를 이용해 올해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골프대회와 윔블던 테니스 챔피언십 영상에 해설을 입혔다. 생성 AI로 만든 ‘AI 음성 해설’이다. 왓슨X의 파운데이션 모델에 스포츠 지식을 학습시켜 미세조정(파인튜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특화 모델이 텍스트 해설을 만들어내면, TTS(텍스트-음성 변환 기술)를 통해 음성으로 바꿔 해설하는 식이다.    ━  이게 왜 중요해   ①인간의 빈 자리 채우고: 사람이 모든 경기를 일일이 다 해설할 수 없는 법. AI만 있으면 몇 분 만에 해설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해설 콘텐트를 늘릴 수 있다. IBM 측은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그동안 메이저 경기에만 해설이 제공되었는데, 생성 AI 해설을 통해 시니어 경기, 주니어 경기, 장애인 경기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경기들도 해설이 제공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②해외팬 접근장벽 낮추고: 해외 축구 리그도 AI 한국어 해설로 볼 수 있게 될까. 생성 AI로 다국어 해설도 가능해지면서 국가가 다른 스포츠 팬들의 접근 장벽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축구리그 라리가의 기술 자회사 라리가 테크는 글로반트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사용해 생중계 스포츠 경기에 다국어 자막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개발할 예정이다.   ③내가 응원 취향 분석하고: AI가 내 응원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트만 보여줄 수 있다. AI 기업 베리톤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이언 스틸버그는 포브스 기고를 통해 “좋아하는 팀, 시청한 경기, 팔로우하는 선수 등 팬의 참여 기록을 분석해 생성 AI는 개인의 선호도에 직접적으로 맞는 맞춤형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다”고 했다.    ━  국내는 어때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비서 앱 ‘에이닷’에서 프로농구 관련 AI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국내 기업들도 AI를 활용한 다양한 스포츠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비서 앱인 ‘에이닷’에서 프로농구 경기 관련 AI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AI 하이라이트, AI 숏폼 등 AI가 자동으로 편집한 콘텐트를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에 실시간 승부 예측 기능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AI ‘익시’를 기반으로 한다. 최근 7년 치 경기 결과와 선수 성적 데이터를 AI 머신러닝 모델로 분석해 만든다. 지난 프로야구 경기에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했다.    ━  풀어야 할 문제는   스포츠의 다양한 방면에서 AI가 활용되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 최형준 단국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스포츠 분야에서 생성 AI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선수 경력이 있는 경험 많은 인간 해설가의 깊이 있는 해설을 당장 AI가 선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확도, 학습 데이터에 따른 편향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3.12.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