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머리 뭐할까” 내 스타일 보여준 AI미용사

“거울아, 거울아 머리 뭐할까” 내 스타일 보여준 AI미용사 유료 전용

내 얼굴을 분석해 피부·헤어·안경 등 가장 착 달라붙는 제품,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헤·메·코’(헤어·메이크업·코디) 뷰티 AI를 직접 체험해 봤다. 헤어·안경 미리 보기부터 피부 분석까지 내가 원하는 외모에 가까워지는 뷰티 AI, 스타트. 뷰티 AI 시장 성장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에 따르면, 뷰티 AI 시장은 2022년 32억200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31년 157억5000만 달러(약 21조7000억원) 규모로 예상.

美 마약국이 SOS 요청했다, 한국 부부가 만든 ‘100억 앱’

美 마약국이 SOS 요청했다, 한국 부부가 만든 ‘100억 앱’ 유료 전용

극중 장연수 형사(이하늬 분)가 마약 범죄 조직에 납치 당한 마봉팔 형사(진선규 분)를 찾을 때 사용한 위치 추적 앱 ‘아이쉐어링’(운영사 아이쉐어링소프트)이다. 많고 많은 위치 추적 앱 중 하나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 세계 225개국 4500만 명이 다운로드한 인기 앱이다. 두 창업자에게 여타 위치 추적 앱과 아이쉐어링의 차이를 만든 게 무엇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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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플]‘AI 시대’ 선점한 MS… 시총 1위 위협받는 애플과 달랐던 점

    [팩플]‘AI 시대’ 선점한 MS… 시총 1위 위협받는 애플과 달랐던 점

    전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생성 AI(Generative AI)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을 바짝 따라붙었다. MS는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 중 한때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정상에 올랐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로이터=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MS는 11일(현지시간) 개장한 뉴욕증시에서 한때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올라섰다. MS가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한 건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다만 장 마감 기준으로는 애플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종가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8900억 달러(약 3799조원), MS는 2조8600억 달러(약 3759조원)다. 격차는 300억 달러 수준으로 좁혀졌다.    ━  이게 왜 중요해   미국 주식시장 1등 기업은 전 세계 상장사 중 투자자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회사다.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1등 기업이 주력하는 사업군을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전 세계 비즈니스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  MS, 애플과 뭐가 달랐나   ◦AI 주도권 잡았다 : 애플이 왕좌를 본격적으로 위협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MS는 지난해 1월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선제적으로 100억 달러(약 13조1500억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이후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를 기반으로 AI 챗봇 '코파일럿'을 만들어 윈도, 사무용 소프트웨어 등 자사 소프트웨어에 탑재했다. 생성 AI 붐이 일면서 MS 매출액의 40%를 차지하는 클라우드 ‘애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MS는 지난해 3분기(MS 회계 연도상으로는 2023년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565억 달러(약 7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76%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22년 만에 최악의 부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895억 달러(약 117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2022년 이후 4분기 연속 역성장 한 수치다. 주가 상승폭도 MS가 지난 1년 간 66% 상승할 동안 애플은 41% 상승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MS가 생성 AI 혁명에 따른 수혜를 더 크게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출 사태로 더 가까워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 MS ◦사티아 나델라 CEO의 과감한 리더십 : MS가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사티아 나델라 CEO의 리더십이 있었다. 오픈AI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이끈 그는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로부터 축출당한 뒤 복귀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나델라는 2014년 MS CEO로 취임해 침체하고 있던 MS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나델라 CEO 이전까지만 해도 MS의 주력 사업은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 시리즈였지만, 이후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쏟으며 과감한 사업 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디 템플턴 MS 부사장이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했다. 의결권 없는 이사회 참여지만, 두 기업 간의 정보·기술 교환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MS의 오픈AI 투자에 대한 반(反)독점법 조사를 예고해 동맹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악재 시달린 애플, 반전 가능할까 : 애플은 지난해 7월 ‘꿈의 시가총액’으로 불리는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으로부터는 연이어 투자 등급이 강등됐다. 바클레이즈는 이달 초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축소’로 내렸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여기에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악재 속에서도 애플은 AI 경쟁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16에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 스마트폰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출시하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의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1.12 17:47

  • 앱 마켓처럼 AI 사고팔 수 있다…오픈AI 'GPT 스토어' 오픈 [팩플]

    앱 마켓처럼 AI 사고팔 수 있다…오픈AI 'GPT 스토어' 오픈 [팩플]

    오픈AI가 ‘인공지능(AI) 판 앱 마켓’을 내놓았다. 오픈AI에는 시장 확장의 기회가, 다른 AI 기업에는 생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AI 스타트업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픈AI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GPT 스토어. 사진 오픈AI  ━  무슨 일이야   10일(현지시간) 오픈AI는 챗GPT 유료 가입자들 대상 GPT 스토어를 공개했다. GPT스토어는 기업·개인이 오픈AI의 GPT 모델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챗봇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11월 오픈AI는 코딩을 할 줄 모르는 개인도 손쉽게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GPTs)를 선보였는데, 이렇게 만든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까지 내놓은 것이다.   당초 오픈AI는 GPT스토어를 지난해 11월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해고 사태 여파로 연기했다. 오픈AI에 따르면 이미 300만 개가 넘는 GPT기반 맞춤형 챗봇이 개발됐다. 오픈AI는 “1분기 내로 GPT 스토어 제작자를 위한 수익 모델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 ‘대(大) 챗봇시대’ 열렸다: 고도의 AI 기술 없이도 개인이 챗봇을 만들고 판매 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AI 기업들은 GPT 스토어에서 쏟아질 서비스들과도 경쟁하게 됐다. 이 때문에 GPT스토어에서 판매될 서비스들이 AI 스타트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인포메이션은 “AI 스타트업들이 심판대 앞에 섰다”고 분석했다.   ◦ 구글‧애플의 새로운 경쟁자?: GPT 스토어는 개인이 직접 개발해 만든 상품을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이나 구글의 앱마켓과 유사하다. 오픈AI는 GPT 스토어를 통한 수수료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게 됐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 사업자들은 앱 개발사에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는 구글과 같은 기업과 경쟁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며 “새로운 스토어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변하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오브앱스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연간 매출액은 2022년 4230억달러(약 560조원)로 추정된다. 김영옥 기자    ━  한국 스타트업 대응은   ◦ 고도화‧차별화로 승부: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아직까진 해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GPT 스토어에서 고도화‧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오긴 쉽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특히 특정 산업에 맞춘 AI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파인튜닝(미세조정), 별도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오픈AI에서 제공하는 자원만으로는 이를 만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BHSN의 임정근 대표는 “도메인(특정 분야)에 특화돼 있고 고도화된 전문 서비스는 GPT 스토어에서 출시되는 앱만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AI를 만들고 있는 리얼드로우의 최상규 대표는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로는 웹툰을 생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개별 로컬(지역) 시장의 수요를 더 잘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거인의 어깨를 타고: 위기는 곧 기회. GPT 스토어를 이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스타트업도 있다.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을 개발한 포티투마루는 GPT 스토어에 자사의 챗봇 서비스인 ‘사이트버니’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AI 개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GPT 스토어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면 오픈AI와 경쟁하려는 다른 스토어가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다양한 기업이 나올수록 우리 고객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소프트뱅크벤처스  ━  그럼에도 필요한 것   그럼에도 국내 스타트업들은 ‘공룡’ 오픈AI에 맞설 수 있는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AI가 GPT라는 LLM부터 챗GPT라는 서비스에,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까지 생성AI 관련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국내 AI생태계 내에선 지원 대부분이 ‘네카엘스크’(네이버, 카카오, LG, SKT, KT 등 초거대 AI 개발 5개사) 등 대기업 중심 LLM‧반도체 경쟁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LLM에만 집중하다가 앱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해외 앱들이 들어와 시장을 모두 빼앗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아닌 다른 AI 반도체로도 AI를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만든 모레의 조강원 대표는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전체 AI 가치사슬 관점에서 균형 잡힌 지원‧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공급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AI 아바타를 개발하는 딥브레인AI의 한종호 부사장은 “AI 특성상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데이터를 구하기도 너무 어렵고 데이터를 구매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데이터를 정부에서 제공한다면 비용적 측면과 기술 고도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함께 보면 좋은 AI 기사 AI기업 날려버린 챗GPT 시대, K스타트업의 ‘생존 필살기’ 챗GPT, 넌 윤석열도 모르지? 법률AI는 최신 판례까지 안다 [팩플] “AI 안전해야 지속가능”…스스로 속도조절 나선 AI 기업   김남영·김인경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1.12 06:00

  • [팩플] 아마존 프라임도 수백명 해고…빅테크 구조조정 본격화

    [팩플] 아마존 프라임도 수백명 해고…빅테크 구조조정 본격화

    아마존 비디오 프라임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텨=연합뉴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인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이 대규모 정리 해고를 시작했다.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OTT 뿐만 아니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까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  무슨 일이야    11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부 공지를 통해 프라임 비디오와 MGM 스튜디오 소속 인력 수백 명을 정리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두 부문을 총괄하는 마이크 홉킨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검토 결과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콘텐트에 집중해 투자를 늘릴 기회를 확인했다"며 "아마존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소유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 소속 직원 500명을 해고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하루만에 나온 조치다. 아마존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도 대규모 정리 해고 단행해 약 2만 7000명을 줄였다.     ━  이게 왜 중요해    김경진 기자   아마존의 구조조정은 암울한 스트리밍·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내 OTT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21%), HBO 맥스(15%), 디즈니 플러스(12%)가 뒤를 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제외한 OTT 사업자들은 지난 한 해에만 약 50억 달러(6조 5000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엔터인먼트 부문 직원을 포함해 총 7000명을 감축했다. 넷플릭스도 2022년 150여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HBO 맥스 등도 새로운 수익 창구를 찾지 못하고 몸집을 줄였다.     아마존의 구조조정은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인력 규모를 전방위로 확장했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제는 선택과 집중으로 기조를 바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 역시 지난 10일 하드웨어 부서 직원 등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NYT는 "구글도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일자리를 줄여 비용을 줄이려는 물결에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구글 부스. 연합뉴스    ━  구조조정 이유는    OTT업계에선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이유로 과도한 제작비 투자를 거론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 급성장한 OTT 사업자들은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작해 구독자를 유치하고, 구독료로 또다시 오리지널 콘텐트에 투자했다"며 "초기엔 선순환이 있었지만, 지금은 과도한 제작비를 지출해 모두 적자를 보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OTT 사업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독료를 올렸지만, 오히려 구독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미국 OTT 가입자 분석 업체 안테나(Antenna)에 따르면 미국 주요 OTT 가입자 중 약 4분의 1이 지난 2년 동안 최소 3개의 서비스를 해지했다. 구독료 인상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  국내에선   국내 OTT·게임 회사들도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게임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하며 전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중견게임사 엑스엘게임즈도 지난해 7월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대부분 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트로 승부를 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통해 경쟁을 했지만, 소비자들에겐 선택지가 너무 많아진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며 "넷플릭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인 것처럼 거대 기업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활용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1.11 17:31

  • 15초 만에 3명 실업자 됐다…CES서 목격한 ‘두려운 AI’

    15초 만에 3명 실업자 됐다…CES서 목격한 ‘두려운 AI’ 유료 전용

    Today’s Topic CES 2024에서 확인한 AI를 대하는 인간의 기쁨과 슬픔   새로운 종(種)의 출현일까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현장에서 ‘AI가 달라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일상화된 AI는 더 똑똑해지고, 더 든든해졌습니다. 새로운 종이라 부를 만큼 전 산업 분야에 확산했고요. 너무 똑똑해진 나머지 조금은 두렵기도 했습니다. 창의적 업무까지 척척 해내는 AI가 훌륭한 조력자를 넘어 인간의 대체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지금부터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올해 CES 2024 AI 트렌드, 이 기사로 한번에 요약 정리하시죠.     ■ 💬목차 「 1. 나보다 더 날 잘 아는 AI 2. ‘큰 힘엔 큰 책임’ AI 트리즘 3. 나보다 창의적일까, 두려운 AI 4. AI, 적이냐 아군이냐 5. 내 일자리, 안녕할까   」  한호정 디자이너  ━  1. 나보다 더 날 잘 아는 AI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사람처럼 대화하면서 운전까지 돕는 모빌리티 AI 음성 비서가 CES 현장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연합뉴스   ◦ ‘반려 AI’로 돌봄 끝: 개막일인 지난 9일(현지시간)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LG전자 부스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반려 AI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였습니다. 3대가 연이어 나와 칼군무를 선보이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자율주행 기술로 집 안 곳곳을 이동하며 집안일을 돕습니다. 집주인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면 “오늘 잡힌 일정을 취소하고 의사를 만나라”고 말해줍니다. 삼성의 AI 로봇 ‘볼리’도 비슷합니다. 외출 중에는 집 안을 모니터링하고 반려동물, 어린이까지 돌봅니다. 두 AI 로봇은 자사 가전의 원격제어 플랫폼과 연동됩니다. 반려 AI 하나 들이면 집 안 가전의 모든 AI가 나를 위해 최적화됩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야외에 마련된 구글 부스. 여성국 기자 ◦ 구글의 바드, 차에 탑승하나: 폭스바겐은 음성 인식 기술 파트너사 세린스(Cerence)와 함께 챗GPT가 적용된 음성 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 탑재 차량을 CES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운전자가 춥다고 하면 “따뜻하게 할게요”라고 말하며 즉시 시트 온도를 올립니다. 운전하다 별 5개 음식점을 알려달라고 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근처에 있는 곳들을 보여줍니다. 올 2분기부터 생산됩니다. 야외 부스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구글이었습니다. 특히 음성만으로 차량을 제어하거나 구동시킬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이 전기차는 구글 지도와 실시간 배터리 정보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구글 생성 AI 바드를 기반으로 음성 비서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BMW는 아마존의 ‘알렉사 맞춤형 비서’ 솔루션으로 올해 안에 일부 차량에 이 기능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9일(현지시간) CES 2024에 참가한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의 부스. 여성국 기자   ◦ 총기 감지도 AI가: 독일의 보쉬는 세계 최초 AI 기반 총기 감지 시스템을 내놓았습니다. 총기 소지자가 입구를 지나면 AI 총기 감지 보안 카메라가 모양을 탐지해 학교 안전 담당자에게 긴급 경고를 보냅니다. 동시에 오디오 AI는 총소리 등을 바탕으로 총기 소지자 동선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경찰에 알리고 안내 방송을 합니다. 시민과 학생들의 대피와 총기 소지자 도주를 막는 출입문 시스템도 AI가 작동할 만큼 똑똑하고 든든해졌습니다.    ━  2. ‘큰 힘엔 큰 책임’ AI 트리즘   AI가 똑똑해지고 나를 잘 아는 건 대량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집과 차에서 실시간으로 나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하면서 맞춤형 답을 내놓는 것이죠. 그런 우려로 인해 떠오른 게 ‘책임감 있는 AI’입니다.   ◦ 아시나요, AI 트리즘: 글로벌 컨설팅 회사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4년 전략 기술 트렌드 10가지 중 첫 번째는 바로 AI 트리즘(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 즉 AI 신뢰와 위험 및 안전 관리였습니다. 누구든 손쉽게 AI를 다루고 만들게 되자 그 필요성이 커진 거죠. 가드레일이 없는 AI는 사고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 등 대책이 필요하죠. 그중 하나가 ‘책임감 있는 AI’입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표하는 조주완 LG전자 CEO.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 보안과 안전성에 집중: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CES에서 ‘책임감 있는 AI’를 LG전자 AI 전략의 차별점으로 꼽았습니다. LG전자는 전 세계 집, 모빌리티, 상업 공간 등에 설치된 7억 개의 LG 스마트 제품·사물인터넷(IoT)에서 생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기 간 상호작용을 넘어 고객의 행동 패턴, 목소리 톤, 표정과 감정까지 학습한 AI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AI가 똑똑할수록 나에 대한 정보를 유출하지 않고, 책임질 수 있는 대답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보안과 안전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소니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제시카 호크 MS 부사장이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소니혼다모빌리티의 협업을 이야기하며 ‘책임감 있는 AI’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8일(현지시간) 소니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이즈미 가와니시 소니혼다모빌리티 COO와 MS의 제시카 호크 부사장. 사진 AP=연합뉴스 ◦ AI, 투명해지자: AWS(아마존웹서비스)는 홈페이지에서 책임감 있는 AI 핵심 요소로 공정성, 설명 가능성, 프라이버시와 보안, 거버넌스와 투명성을 꼽았습니다. 다른 빅테크 기업에도 ‘책임감 있는 AI’는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더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  3. 나보다 창의적일까, 두려운 AI   AI가 단순히 똑똑해지기만 한 게 아닙니다. 이번 CES에서는 인간의 창의적 업무까지 넘보는 AI가 대거 등장했습니다. 날 돕는 줄 알았는데 내 자리를 넘보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 어떤 직업 도전받나: 이번 CES에 나온 AI 면면을 보면 웹툰 작가, 디자이너와 기획자, 카피라이터, 프로듀서 직업군이 AI와 경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 고용 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일자리 27%가 AI를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셀러캔버스는 마케팅 콘텐트 창작 기술 서비스로 쇼핑몰 상세 페이지를 AI가 제작한다. 사진 스튜디오랩 '셀러캔버스' 홈페이지   ◦ 뭘 할 수 있길래: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스튜디오랩의 ‘셀러캔버스’는 AI 기반 마케팅 콘텐트 창작 기술 서비스입니다. 제품 사진을 올리면 15초 만에 자동으로 상품 판매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냅니다. 지금까진 사람 디자이너와 기획자, 마케터 등 몇몇이 머리를 맞대고 해야 했던 일입니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의 AI 기반 광고 영상 제작 플랫폼 ‘브이캣’은 제품 설명·사진이 있는 인터넷 링크만 입력하면 광고 영상과 이미지 수십 장을 단 몇 분 만에 제작합니다. 또 웹툰 보조작가를 대체하는 서비스(크림의 ‘에이드’와 오노마AI의 ‘투툰’), 산업데이터를 활용해 컨설턴트처럼 보고서를 만들어내는 서비스(유자베이스USA의 ‘SPEEDAEDGE’)가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습니다.       ━  4. AI, 적이냐 아군이냐   CES 행사장인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 ‘셀러캔버스’를 만든 스튜디오랩 강성훈 대표와 ‘브이캣’을 만든 파이온코퍼레이션 정범진 대표를 직접 만나 물었습니다. “AI 기술이 창의적 업무를 어디까지 대체하게 되는 건가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레카 파크에서 만난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가 'CES 최고혁신상' 상패를 들고 있다. 여성국 기자 ◦ AI는 ‘세컨드 브레인’: “동대문 소상공인을 타깃으로 창업했는데, 대기업과 대행사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 반발을 우려했는데 지금은 대기업 디자이너들이 찾는 툴(도구)이 됐습니다. ‘내가 이런 일 하려고 회사에 들어왔나’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반복적 업무를 대체해 주니까요. 물론 장기적으로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달라질 것 같아요. 기업들은 쇼핑몰 상세 페이지 제작에 일주일 걸리던 걸 하루 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론칭 후 약 30개 기업을 확보했고, 대기업과 논의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패션 외에 액세서리·신발로 확장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농수산물과 전자제품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저는 AI를 ‘세컨드 브레인’, 즉 인간의 보조 두뇌로 봅니다. 이걸 잘 활용하냐에 따라 인간이 대체되거나 경쟁력을 갖게 될 겁니다.”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레카 파크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대표. 사진 파이온코퍼레이션 ◦ 결국은 대체된다?: “G마켓이 매달 2만 장 배너를 만들기 위해 외주 디자이너들을 썼는데, 우리가 그걸 대신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5만 장을 만들 것 같아요. 브랜드 영상은 더 창의적인 영역이라 이걸 다 대체하진 않아요. 다만 숏폼과 커머스용 영상은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어냅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대행사를 통해 대기업이 영상을 만드는 데 최소 100만원 이상 듭니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저렴한데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의 반발은 있겠지요. 다만 그 저항을 극복하는 기술 진보 속도는 늘 기대보다 더 빠릅니다. 결국 창의적 업무라고 불리는 영상 제작도 일부 대체하게 될 겁니다. 시간문제겠지요. 저희는 3월부터 광고 운영 서비스를 합니다. 영상·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자동으로 광고까지 집행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고객이 인터넷 링크 하나만 넣으면 영상과 이미지가 나오고, 자동으로 광고 집행도 됩니다. 효과가 있는지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대표)    ━  5. 내 일자리는 안녕할까   CES에서 제가 느낀 두려움은 현실이 될까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 AI 활용력이 경쟁력: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생성 AI가 글쓰기나 디자인·카피라이팅 등 텍스트·데이터 기반 업무는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며 “아직은 할루시네이션(환각·그럴싸한 거짓말) 문제가 있어 관리자의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런 직업은 앞으로 더욱 도전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문성과 창의성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론 AI 서비스를 잘 알고 활용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러스트=김지윤] ◦ 또 다른 가능성: 데이비드 오터 MIT 노동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7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AI가 고위직에게 필요한 엘리트 고등교육을 불필요하게 만들어 고숙련 직종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I를 통해 다양한 이들이 빠르고 폭넓게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면 진입 장벽이 높았던 직종의 벽이 허물어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터 교수 말대로 AI가 고급 전문지식의 희소성을 떨어뜨리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 계속되는 고민: AI는 창의적인 일자리를 대체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까요. 우리는 어떻게,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까요. 국가와 기업은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혁신 기업들의 경쟁과 기술 뽐내기에 감탄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계속됐습니다. CES에 다녀와서도 관련 이슈를 취재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올해 CES가 궁금하다면 "공기처럼 녹아든 AI, 기업들 합종연횡 분주"...세계 최대 테크쇼 현장 [CES 2024] 뒷줄 앉은 최태원도, 가죽재킷 정의선도…총수들이 찾아다닌 곳 [CES 2024] 현대차는 'AI 자동차' 선언…폭스바겐 "챗GPT 넣은 차 만든다" [CES 2024] 꺼져가던 PC 시장을 되살린 AI…아이언맨-GD도 찾아온다 [CES 2024]

    2024.01.11 16:55

  • AI·모빌리티가 이끄는 LG전자의 미래...M&A에 2조원 [CES2024]

    AI·모빌리티가 이끄는 LG전자의 미래...M&A에 2조원 [CES2024]

    LG전자가 미래 경쟁력 강화에 10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인수합병(M&A)과 투자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LG전자 조주완 사장. 사진 LG전자  ━  미래 쌍두마차 AI와 플랫폼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고 본격적으로 사업 성장에 가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미래 경쟁력 강화 투자 규모는 올해 총 10조원이다. 연구개발(R&D)에 4조5000억원, 시설투자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2조원은 전략적 자본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쓴다.  조 CEO는 “M&A 대상은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확보해야하는 신규사업 영역에 집중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LG전자의 AI 비전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인공지능(AI)을 인간과 공감하는 지능으로 재정의한다”며 “AI가 사람을 보호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을 해주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감 있는 AI, 착한 AI가 돼야한다”며 “모빌리티, 버추얼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 AI가 그런 역할을 해 삶을 풍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CES에서 주목받은 로봇 ‘AI 에이전트’ 출시 시기도 구체화됐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은 “AI 에이전트는 집사 로봇, 반려 로봇, 영어 튜터 등이 될 수 있다”며 “내년 초에는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독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표하는 조주완 LG전자 사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AI와 함께 LG전자의 미래를 책임지는 플랫폼 부문에서는 올해 가전과 TV에 콘텐트와 서비스, 구독 등을 결합하는 사업 모델 혁신에 속도를 낸다. 전 세계 7억 대 이상 팔린 가전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지속적인 매출을 내겠다는 것. 외부 TV 업체뿐 아니라 스마트 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웹(web)OS 생태계를 확장해 플랫폼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 TV사업을 담당하는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 본부장은 “웹OS 플랫폼 사업은 올해 조 단위 매출을 낼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한다”고 말했다.       ━  B2B, 모빌리티가 이끈다     기업간거래(B2B)는 현재 LG전자의 성장을 주도하는 부문이다.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8%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B2B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하며 LG전자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지속 성장과 함께 고부가 모빌리티 전장부품 수요 증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S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알파블’은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자회사인 LG이노텍도 올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와 AI 관련 혁신 기술과 신제품을 공개했다. 전시장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전장부품 18종을 탑재한 자율주행·전기차 모형(mockup)을, AI존에서는 고부가 기판 제품 등을 소개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4 LG전자 전시장에서 미래형 모빌리티 '알파블'에 시승한 LG전자 조주완 사장. 사진 LG전자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전동화 흐름이 바뀌진 않을 것이고 사업도 전동화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라 충분히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서 “2030년 (전장) 매출 20조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  새로운 먹거리는     XR(확장현실)기기, 로봇 등 새로운 먹거리 개척을 위한 구상도 구체화했다. 조 CEO는 “메타버스가 떠오르다 사라지는듯 보였지만 AI가 등장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XR 사업 부서를 HE본부 산하에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트너십을 통해 XR 사업에 대한 기회를 확보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조 CEO는 로봇이 5년 뒤 ‘확실한 미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용은 회사(로보스타)를 인수했고, 상업용은 배송과 물류 로봇을 만들고 있다”며 “우리가 집중할 영역은 배송, 물류, 상업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의 발전 방향을 주시하고 지분투자, M&A 가능성 등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여성국 기자 yu, sungkuk@joongang.co.kr

    2024.01.11 16:15

  • "시청자 70%가 10~20대"…한국 떠나는 트위치, 네이버 뛴다 [팩플]

    "시청자 70%가 10~20대"…한국 떠나는 트위치, 네이버 뛴다 [팩플]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네이버 캡처]   트위치가 떠난 시장, 네이버가 이어받을 수 있을까.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철수 결정에 이어 대규모 해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신인' 네이버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  무슨 일이야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위치가 전체 직원의 35%(약 500명)를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회사를 인수한 지 9년이 지났지만, 트위치는 여전히 수익성이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트위치는 '망 사용료'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한국 시장 철수 입장(2월 말)을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가 떠난 국내 시장은 네이버가 이어받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지난달 19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9일부터는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와 시청자 구독 정보를 이어받는 구독 승계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네이버 게임 라운지 운영 팀이 기획한 소규모 프로젝트였던 치지직은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와 맞물려 베타 서비스 개시 이후 매일 30만 명 이상의 일일 사용자(모바일인텍스)를 끌어 모으고 있다. 신재민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는 치지직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형성돼 있는 '커뮤니티'를 확보하려 한다. 카페·블로그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게임 스트리밍 기반 커뮤니티는 네이버도 아직 오르지 못한 산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커뮤니티 서비스는 플랫폼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인데, 게임 스트리밍 분야는 그들만의 공고한 판이 따로 있어 더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기 스트리머의 팬 카페가 이미 네이버 카페에 많다는 점도 한 몫 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 이용자의 연령대가 젊다는 점 또한 네이버가 이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트위치의 주 시청자 연령대는 20대(63%), 10대(19%) 순. 당장 큰 수익이 나진 않더라도 잠재력 있는 새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젊은 층을 확보하면 전체 플랫폼 연령대가 낮아지고 체류시간은 확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생태계 내 이용자의 기초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타겟팅을 고도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문제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형성된 커뮤니티는 네이버가 기존에 운영하던 커뮤니티보다 훨씬 '날 것'의 세계다. 그간 스트리머들의 혐오 표현이나 선정성 논란은 꾸준히 있어 왔다. 치지직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일에는 한 20대 여성 스트리머가 욱일기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한 채 방송을 해 논란이 됐다. 치지직은 다음 날 해당 스트리머의 방송 권한을 박탈했다.   '스트리머 리스크'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기로 한 이상, 네이버 치지직이 안고가야 할 위험 요소다. 사전에 스트리머의 신원 조회를 할 수도 없고, 스트리머의 돌발 행동을 실시간 통제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관건은 사후 관리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필터링 기술인 '클로바 그린아이(CLOVA GreenEye)'를 적용해 유해 영상을 걸러내고 있다. 자회사 인력을 동원해 3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다. 방송 가이드라인도 더 촘촘히 다듬어 나갈 예정이다.    ━  앞으로는   치지직은 2월 말부터 모든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조원에서 2028년 약 23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 이 시장을 두고 국내에선 네이버의 치치직과 아프리카TV, 두 토종 플랫폼의 경쟁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가 떠난 자리는 아프리카TV에도 기회다. 온라인에서는 우왁굳(아프리카TV)·풍월량(치지직)·침착맨 등 인기 스트리머가 어느 플랫폼을 선택했는지를 놓고 연일 화제다. 아프리카TV는 스트리밍 사업 17년 만에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사명을 '숲'(SOOP)으로 바꾸고 선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별풍선''BJ' 명칭도 변경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욱일기 입거나, 성인물 방송사고…네이버 '치지직' 틀자 벌어진 일 [단독] 게임 커뮤니티 공략하는 네이버…생중계 플랫폼 내년 출시 | 팩플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2024.01.11 05:00

  • 수퍼스타 이중생활 부추긴다…‘AI 핵인싸’ 토론토대 비결

    수퍼스타 이중생활 부추긴다…‘AI 핵인싸’ 토론토대 비결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챗GPT의 고향, 토론토대메릭 거틀러 총장   챗GPT, 고향은 어딜까. 제프리 힌턴 교수가 있는 토론토대를 빼놓을 수 없다. 1987년 컴퓨터학과 교수로 합류한 힌턴 교수는 오픈AI 챗GPT 토대가 된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토론토대에서 연구했다. 이후 힌턴 교수 지도하에 걸출한 AI 인재가 줄줄이 나왔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에 합류한 지미 바 교수, 애플 AI 연구 책임자를 지낸 루스 살라쿠트디노프 카네기멜런대 교수 등이 토론토대 ‘AI 학파’ 출신이다. AI 인재의 산실이라는 명성은 엔비디아·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과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론토대는 생성 AI 시대를 연 인재들을 어떻게 배출했을까. IT산업 변방이었던 토론토를 글로벌 AI 산업계 ‘핵인싸’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메릭 거틀러 토론토대 총장은 “수퍼스타가 수퍼스타를 부른다”고 말했다.   한호정 디자이너  ━  수퍼스타의 이중생활 장려   토론토대는 컴퓨터 과학, 특히 AI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우리에겐 수퍼스타가 있다. 그리고 그 수퍼스타가 다른 수퍼스타를 끌어들이고 있다. 제프리 힌턴 명예교수가 그렇다. 힌턴 교수는 훌륭한 연구 성과를 냈고, AI 분야에서 획기적 발전을 이끌었다. 그의 연구는 현재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과 AI 도구 서비스 생태계의 토대를 만들었다. 힌턴 교수는 자신의 연구뿐만 아니라 인재 교육에도 열정적이다.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전 세계 다른 우수한 연구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우수한 교수진이 우수한 학생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생겼다. 메릭 거틀러 토론토대 총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토론토대는 AI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대학 중 하나다. ‘오픈AI 맞수’로 불리는 코히어(Cohere)도 이 대학 출신 에이단 고메즈가 차린 LLM 스타트업이다. 기업용 LLM을 개발하는 코히어는 엔비디아·오라클로부터 지난해에만 2억7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받았다. 라켈 우르타순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와비(Waabi)를 창업해 우버와 협력하고 있다. 브랜든 프레이 공학·의학 교수는 바이오 AI 스타트업 딥 제노믹스(Deep Genomics)를 창업했다. 교수가 연구와 교육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교수·학생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린 스타트업을 적극 키운다.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회사를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실무에 적용하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이런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사회적 사명을 가지고 있고, 기후 변화나 빈곤 같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은 창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였다.   창업 외 다른 방식도 있나. 민간 기업과 협력해 교수들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을 장려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교수진이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기업들과 협력해 대량의 데이터에 접근하고, 고성능 컴퓨팅 시설과 전문 연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도 이런 시설에서 일할 기회를 갖는다. 학생과 교수, 민간 기업까지 모두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교수진이 연구도 하고, 기업에서 사업도 하는 ‘이중생활’을 권장한다.   창업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이유는 뭔가. 실험실 밖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흥미로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준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학생들이 (학업과 관련된) 근본적인 발견을 할 수 있게 이끈다. 우리는 대학과 우리 주변 경제 사이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김남영 기자  ━  한국 기업 9곳과 협업   토론토대는 엔비디아·삼성전자·LG전자 같은 쟁쟁한 IT 기업들과 공동 연구 등 협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토론토대를 방문해 제프리 힌턴 교수와 만나 AI의 미래를 논한 것도 AI 산업계 내 토론토대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 AI뿐만이 아니다. 영국 더타임스가 발표한 2024학년도 세계대학랭킹(QS)에서 21위에 오른 명문대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과 어떻게 협업하게 됐나. 우린 AI 분야 최고 인재들을 키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찾고 싶어 한다. 특히 IT 기업들은 우리 졸업생 채용에 관심이 많다.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졸업생을 유치하고 채용하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LG전자와 파트너십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어떤 내용인가. 토론토대 교수와 LG전자 연구원 간 공동 연구 및 협업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2018년부터 5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고, 5년 더 연장했다. LG전자와의 연구는 AI, 특히 비즈니스 적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론토대 대학원생들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앞으로는 기존 연구뿐만 아니라 AI 윤리, 신뢰성과 같은 새로운 연구도 같이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네이버 등 다른 한국 기업과도 연구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년간 토론토대는 9개 한국 기업과 연구 협업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018년에는 스벤 디킨슨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삼성 AI 센터를 개소했다. 2022년부터는 네이버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등 4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했다. 한국 파트너와의 협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과 연구 파트너십을 확대할 기회를 갖고 싶다. 문화와 지역을 초월해 전 세계 유수 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최우선 과제다.   글로벌 기술 연구개발(R&D) 허브로도 꼽힌다. 교수진이 전 세계 학자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게 시드(종자) 자금을 지원한다. 다른 대학과 공동 연구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고,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교수진이 다른 대학·기업에 있는 최고의 학자들과 과학 논문을 함께 저술할 때 그 논문의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진다. 토론토대를 세계적으로 중요한 연구 허브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김영옥 기자    ━  “우리 DNA는 포용적 우수성 포함”   대학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포용이다. 토론토대의 DNA에는 ‘포용적 우수성’(Inclusive Excellence)이 포함돼 있다. 우리의 연구 중심 커뮤니티는 다양한 문화·언어·종교·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환영하고 포용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학생에게도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다양한 배경, 관점,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한국 학생들도 있나.  현재 한국 학생이 약 1400명이다. 지난 5~6년 동안 한국 지원자 수가 두 배로 늘었다. 글로벌 순위로 입증된 명성, 세계적으로 인재들이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학과가 있다는 점이 한국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던 거 같다. 우리 학교에선 컴퓨터 과학과 중세학을 함께 전공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론 토론토가 다문화 도시인 점도 한국 학생들이 선호하는 장점이다. 메릭 거틀러 토론토대 총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거틀러 총장은 1983년 토론토대 지리학 강사로 합류해 2013년 16대 토론토대 총장이 되었다. 총장이 되기 전 그가 주로 연구하던 분야는 도시와 지역 경제다.   지역 경제를 연구한 지리학 교수 출신이다. 대학 경영에 어떻게 작용하나. 경제 지리학자이자 도시 지리학자로서 대학과 주변 도시 간 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토론토는 토론토대와 같은 글로벌 대학의 존재, 우리가 유치하는 인재, 토론토대가 창출하는 경제적 자산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토론토대도 훌륭한 도시에 위치한 효과를 누린다. 토론토에 있기에 훌륭한 교수진과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 대학과 도시 사이에는 매우 긴밀한, 상호 지원하는 관계가 있다. 그래서 토론토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대학 외부의 파트너와 지역 사회가 연구·전문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또 교수진이 지역 사회 단체, 정부 기관과 협력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도록 장려한다. 김영옥 기자   대학도 기업처럼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인류 발전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치 있는 제품, 서비스로 만든 혁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학은 이런 혁신 생태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세상과 기술이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 학생과 연구자들은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토론토대의 연구자, 학자들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과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 하고 있다.  

    2024.01.10 15:13

  • "거울아, 예쁘게 만들어줘" 동화 아니다…韓스타트업 최고 혁신 [팩플]

    "거울아, 예쁘게 만들어줘" 동화 아니다…韓스타트업 최고 혁신 [팩플]

    미용실에 설치된 스마트 거울이 꼭 맞는 헤어 스타일을 추천해주고,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베개가 수면 패턴을 분석해 코골이를 완화할 수 있게 움직인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애플리케이션(앱)과 메타버스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고, AI를 활용해 웹툰도 제작할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 시각)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한국 스타트업이 바꿀 우리의 일상이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4 주목해야 할 트렌드' 발표 행사장에서 한 취재진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발표 화면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  무슨 일이야   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CES 혁신상을 받은 국내 기업은 총 134개사(지난 4일 기준)이며, 이 중 116개(87%)가 벤처·창업기업이다. 전체 혁신상 수상 기업(313개) 중 한국 기업이 43%를 차지했다. 역대 최다 실적이다. 전시 분야별 가장 혁신적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기업에 수여하는 최고 혁신상은 전 세계 총 27개사가 수상했다. 이 중 국내 기업은 8개다.    ━  이게 왜 중요해     CES (최고)혁신상은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 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기업 입장에선 추가 투자와 해외 판로 개척 등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미 시장에 출시됐거나 올해 4월까지 출시될 예정인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상을 수여하기 때문. 먼 미래가 아닌 조만간 우리 생활에서도 '혁신'의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연합뉴스    ━  수상 스타트업, 뜯어보니   ①생활을 바꾸고 : 한국 스타트업의 AI 기술은 미래가 아닌 이미 우리 일상을 바꾸는 현재 기술이다.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은 미러로이드가 출시한 ‘미라트’는 거울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성별·나이·얼굴형 등을 고려해 AI가 맞춤형 헤어 스타일과 눈썹 모양, 입술 색 등을 추천해준다. 아이들이 스마트펜으로 노트에 공부하면, 이와 연결된 플랫폼에서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서비스(다비다), 직접 투표소를 찾지 않더라도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과 보안성을 갖춘 전자 투표 기술(지크립토), 수면 패턴을 분석한 AI가 수면 중 에어백으로 고개를 움직여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움직이는 베개(텐마인즈) 등이 상을 받았다.   미라트 AI 헤어 솔루션. 연합뉴스 ②업무를 더 똑똑하게 : 업무에서는 AI가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다. 메이아이는 매장에 설치된 기존 폐쇄회로(CC)TV 영상에 나온 방문객 동선, 체류 시간 등을 AI가 분석해 고객을 사로잡는 전략을 제시해준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웹툰을 그리고(오노마에이아이), 2주 만에 앱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오마이앱) 한편, 메타버스 콘텐트를 제작(비주얼신)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③불편한 사람 돕고 : 장애인과 노인 등이 일상의 불편함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도 다양하다. 이번에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만드로는 손을 부분적으로 다친 절단 장애인들을 위한 ‘로봇 손가락 의수’를 선보였다. 시각 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쉽게 쓸 수 있게 해주는 도구, 커뮤니케이터를 개발한 원콤도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세이프웨어는 노인들의 낙상 사고 피해를 줄이는 에어백 조끼(베스트)로 혁신상을 받았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한국 스타트업 만드로의 로봇 의수. 만드로 홈페이지 캡처   ④ 더 건강하게 : AI로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정맥을 진단(시너지에이아이)하거나 아기와 노인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케어 시스템(엠마헬스케어)도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CES 2024 참가 스타트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성장에 관심이 많아 매년 CES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 특유의 적극성과 탄탄한 기술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1.10 05:00

  • [팩플] 인간의 조력자냐 대체자냐, CES에 등장한 창조적 AI

    [팩플] 인간의 조력자냐 대체자냐, CES에 등장한 창조적 AI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조력자일까, 대체자일까.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에선 단순 업무뿐 아니라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업무까지 대신할 수 있는 AI 기술과 제품이 대거 공개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  이게 왜 중요해     지금껏 AI는 단순 반복 노동을 대체해왔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풀어주는 일종의 해결사 역할. 지난해 CES 기조연설에서 미국 농기계 제조 기업 존 디어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는 “사람 6000명이 할 일을 기계(AI 기반 로봇 비료 살포기)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만인 올해 CES에서는 AI가 전문성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AI 부문 혁신상 수상 기업 제품들은 과거 단순 노동을 대체해온 AI와 차원이 다르다. AI가 인간 생산성을 높여주는 조력자이지만, 한편으론 일자리를 위협하는 대체자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고용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일자리 27%가 AI를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2024년 이후 미래 전망보고서’는 2027년까지 전통적인 일상적인 마케팅 업무 중 30%를 생성 AI가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케팅 업무, 검색엔진 최적화, 콘텐트·웹사이트 최적화, 초개인화 마케팅 등 대체될 분야다. CES 출품 기업들의 AI기술과 제품은 이런 우려가 더는 가능성의 영역이 아닌 ‘이미 온 미래’가 됐다는 걸 보여준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2023’ 행사장 웨스트홀에 이른바 ‘농슬라’란 별명을 가진 미국 농기계 업체 존디어의 트렉터가 전시돼있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  AI 어디까지 가능해     웹툰 작가, 디자이너와 기획자, 카피라이터, 프로듀서의 업무가 이번 CES 혁신상 수상 기업들의 기술과 서비스로 도전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스타트업 크림의 ‘에이드’는 웹툰 분야에서 ‘맞춤형 보조작가 AI’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같은 분야 기업 오노마AI가 만든 웹툰제작엔진 ‘투툰’은 AI로 시놉시스와 스토리보드 생성 등 창작 영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동 집약적인 웹툰 제작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만, 대중화될 경우 소수 작가만 남고 보조 작가들의 입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셀러캔버스는 마케팅 콘텐트 창작 기술 서비스로 쇼핑몰 상세 페이지를 AI가 제작한다. 사진 스튜디오랩 '셀러캔버스' 홈페이지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스튜디오랩의 ‘셀러캔버스’는 AI 기반 마케팅 콘텐트 창작 기술 서비스다. 제품 사진을 올리면 15초 만에 자동으로 상품 판매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낸다. 그간 디자이너와 기획자, 마케터 등이 머리를 맞대고 했던 일이다. 국내 스타트업 버시스는 비트 기반 AI 뮤직비디오 생성 플랫폼을 공개한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의 AI 기반 광고 영상 제작 플랫폼 ‘브이캣’은 제품 설명·사진이 있는 인터넷 링크만 입력하면 광고 영상과 이미지 수십장을 단 몇 분 만에 제작한다. 광고 소재들을 서비스 내 달력 표시에 가져다 놓으면, 해당 날짜에 자동으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마케팅 채널에 광고를 올린다. 미국의 유자베이스USA는 AI가 산업 데이터를 활용해 컨설턴트처럼 보고서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이다. 일본의 넥 코퍼레이션은 정신 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얼굴분석 솔루션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광고 영상을 생성해주는 플랫폼인 파이온코퍼레이션의 '브이캣'. 사진 브이캣 홈페이지    ━  앞으로는     AI 기술 발전은 각 직업의 일하는 방식과 업무 체계, 역량 요소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IDC는 마케터들의 역할이 스토리텔링과 데이터 분석 같은 더 높은 수준의 기술 활용이나 여러 팀 간 협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생성 AI가 글쓰기나 디자인, 카피라이팅 등 텍스트·데이터 기반 업무는 인간보다 뛰어나다”며 “아직은 할루시네이션(환각·그럴싸한 거짓말) 문제가 있어 관리자의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런 직업은 앞으로 더욱 도전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과 창의성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론 AI 서비스를 잘 알고 활용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S2024 [팩플] 꺼진 불로 보였던 메타버스, '몰입' 내세워 CES에서 '활활' 꺼져가던 PC 시장을 되살린 AI…아이언맨-GD도 찾아온다 [CES 2024]   라스베이거스=여성국 기자 yu, sungkuk@joongang.co.kr

    2024.01.09 18:20

  • '735조' 돈 되는 우주전쟁…한국판 나사 300명 참전한다 [팩플]

    '735조' 돈 되는 우주전쟁…한국판 나사 300명 참전한다 [팩플]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 우주항공청이 오는 5월 경남 사천에 신설된다. 국가 주도 연구개발인 ‘올드 스페이스’를 벗어나 민간 기업·전문가가 함께하는 ‘뉴 스페이스’ 산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무슨 일이야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가결됐다. 그간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등에 쪼개져 있던 우주산업 관련 정책이 앞으로는 과학기술정통부 산하 우주항공청(차관급)으로 일원화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우주 산업 육성’을 내걸었고, 지난해 4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는 ‘한미우주동맹’을 따로 체결할 정도로 우주 산업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시험 발사체 '한빛-TLV'가 지난해 3월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발사됐다. 이전과 달리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을 '뉴(new) 스페이스'라 부른다. 연합뉴스  ━  이게 왜 중요해   우주 산업은 미래 성장 산업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산업 규모는 2020년 480조 원에서 2030년 735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 하지만 국내에는 전담 기관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선진국 20개국(G20) 중 전담기관이 없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70개 이상 국가에 우주 전담기구가 있다. 현재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1% 남짓이다.    ━  우주항공청, 어떻게 구성되나   우주항공청은 300명 규모 조직으로 출범한다. 1만 7000여 명인 NASA는 물론 1600명 수준인 일본보다 적은 숫자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소수 정예로 출범하고 사업을 진척하면서 예산과 인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주항공 전문가를 두루 모으기 위해 공무원 조직 인사 규제도 대거 풀었다. 외국인이나 복수 국적자를 임용할 수 있게 하고 연봉 상한선을 없앴다. 또, 임기제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보유했더라도 매각 의무 없이 심의를 거쳐 계속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특례도 뒀다.   최근 우주 산업 트렌드는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정부와 민간이 유연하게 협업하며 만들어가는 생태계로 넘어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초대 우주항공청장은 공무원이 아닌 외부 민간 인력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세금으로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돈이 되는 우주 시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일련의 산업군을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래픽 신재민 기자  ━  뭐가 달라지나    정부는 경남(우주항공청,위성특구), 대전(항공우주연구원,연구특구), 전남(발사체특구) 등 ‘3각 클러스터’를 핵심축으로 삼아 2032년엔 무인 달 탐사선을 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 관계자는 “우주청이 목표를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총괄하면 항공우주연구원이 실제 개발을 수행하고, 전남에서 발사하는 식으로 3곳에서 각자 특화된 기능으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인 달 탐사선 프로젝트는 직접 달 표면에 착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22년 달 주위를 도는 탐사선(다누리)을 발사한 적 있다. 전인수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불가능해 보였던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하면서 쌓일 국민의 자부심, 과학적 데이터는 국가적 자산"이라며 "왜 막대한 세금을 들여 우주로 탐사선을 쏴야 하는지, 한국 우주항공청만의 목표는 무엇인지 여론을 설득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작업이 필수”라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한편, 8일(현지시간) 미국 최초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한 우주탐사 기업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는 임무 실패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스트로보틱 측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로켓 추진계통 이상에 따라 치명적인 연료 손실이 발생했다”며 “현 단계에서 대체 가능한 임무가 무엇인지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3일 예정된 페레그린의 달 착륙 일정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착륙선에는 NASA 측정 장비와 미 카네기멜론 대학의 소형 탐사로봇 등 20개 우주 기구가 탑재됐다. 페레그린은 1972년 12월 마지막 유인 탐사선인 아폴로 17호 이후 51년 만의 미국의 달 표면 탐사 시도다. 김철웅ㆍ윤상언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1.09 16:20

  • [팩플] 윤송이·김택헌 C레벨 뗀다...엔씨 ‘가족경영’ 탈피로 경영쇄신

    [팩플] 윤송이·김택헌 C레벨 뗀다...엔씨 ‘가족경영’ 탈피로 경영쇄신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10년 넘게 이어온 '가족 경영' 체제를 정리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  무슨일이야   엔씨소프트는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개편하고, 기획조정·법무 등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CBO 3인으로는 '리니지' 지식재산(IP)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 등 신규 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발탁됐다. 이들은 엔씨소프트의 신사업과 게임 개발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CBO 3명 중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상무는 40대, 최문영 전무는 50대 초반이다.  10년 넘게 이어온 '가족 경영' 체제는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 김택헌 부사장은 각각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직을 내려놓게 됐다.    ━  이게 왜 중요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엔씨소프트는 좀 더 효율적 경영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젊고 실무에 강한 리더 중심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맞춰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전사적인 조직 개편·비용구조 절감 방안을 논의해왔다. 리니지W 이후 수익을 이어갈 신작이 나오지 않아서다. 증권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1% 감소한 1조7972억원, 영업이익은 72.8% 감소한 1521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후보자로 영입했다. 사진 엔씨소프트 최근에는 법조계 출신 전문 경영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해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공동 대표 체제가 된건 회사 설립 26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3월부터 대표직을 맡게 될 박 내정자는 국내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전문가다. 박 내정자 영입 이후 엔씨는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AI 신사업 조직인 '금융비즈센터'를 해체하고,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 등을 개발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은 다음달 15일 자로 정리한다. 엔트리브소프트 소속 직원 70여 명에게는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  앞으로는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중심 컨트롤 타워 기능이 더 강화될 예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는 게임개발 등 본인이 장점을 가진 부분에 집중하고, 새 대표는 투자 전문가인만큼 경영, 투자 업무 등을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경영에서 물러난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부사장은 해외 법인 업무와 사회공헌 업무에 전념하게 된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 홀딩스와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직을, 김택헌 부사장은 엔씨재팬(NCJ)·엔씨타이완(NCT) 대표직은 유지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해 "엔씨 구성원이 원 팀(One-Team)으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2024.01.08 18:25

  • [팩플] 꺼진 불로 보였던 메타버스, '몰입' 내세워 CES에서 '활활'

    [팩플] 꺼진 불로 보였던 메타버스, '몰입' 내세워 CES에서 '활활'

    “직접 써봐도 될까요?” “뭔가 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CES 참가 주요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를 미리 소개하는 'CES 언베일드'(unveiled) 행사는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올 CES 핵심 트렌드인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행사장을 채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국내 기업 비햅틱스와 일본의 시프트올 등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기업 부스였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베션센터에서 열린 CES2024 언베일드 행사장 입구. 사진 여성국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코로나19 펜데믹 시절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관련 기업은 엔데믹 도래와 함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기술 동향을 미리 보여주는 CES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몰입감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과 콘텐트를 선보이면서다.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도 현실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햅틱’(haptic) 기술과 몰입감 높이는 콘텐트가 핵심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게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교육뿐 아니라 항공·우주, 방위산업 등 산업에서 메타버스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XR(확장현실) 기술 발전으로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23년부터 연평균 41.6% 성장해 2030년 9366억 달러(약1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가보니 어때   7일(현지시간) CES2024 언베일드 행사장 비햅틱스 부스에서 한 참가자가 게임용 VR 헤드셋과 택트 글러브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여성국 기자 국내 스타트업 비햅틱스 부스에는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참가한 비햅틱스는 ‘택트 슈트’와 ‘택트 글러브’를 선보였다. 비햅틱스 곽기욱 대표는 “두 제품을 착용하고 게임을 하면 다양한 충격과 현실감 있는 촉각을 느낄 수 있다”면서 “기술과 콘텐트가 만나 가상 공간에 더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는 게임VR(가상현실)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이하 시에라스쿼드)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비햅틱스와 협업하고 있다. CES2024 언베일드 '시프트올' 부스에 몰린 사람들. 사진 여성국 기자   파나소닉의 투자를 받은 일본 XR기업 시프트올은 전용 마이크, VR 헤드셋과 헤드폰을 결합해 올인원 메타버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장비가 필요 없는 공간절약형 무선 전신 트래킹 장치(하리토라X세트)를 메타의 퀘스트2 등 VR 헤드셋과 결합하면 아바타를 현실의 나와 일치시켜 메타버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멘탈케어 스타트업 소셜드림의 VR헬멧. 사진 여성국 기자   프랑스 멘탈케어 스타트업 소셜드림은 VR헬멧 내부에서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영상을 보면서 우울증 등을 치료하고 정신건강을 개선하는 장비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스타트업 패치XR(PatchXR)은 VR헤드셋에 음악과 게임 요소를 접목했다. 언베일드 행사장에는 없었지만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어퍼런스’의 손목 착용기기 ‘팬텀’은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개막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팬덤은 직접 만지지 않아도 신경계 자극을 통해 실제 만진 것 같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CES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어퍼런스의 팬덤. 사진 어퍼런스 홈페이지 CES 최초로 B2C(소비자 대상 시장) 부스를 여는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트에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했다. 전시관 참석자들에게 XR헤드셋을 제공해 3월 공개 예정인 자사 콘텐트 ‘삼체’의 일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향후 메타버스 기술 기반 몰입형 콘텐트는 넷플릭스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9일(현지시간) 개막 이후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될 메타버스·게이밍·XR 부스에서는 언베일드에 등장하지 않은 더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넷플릭스 캡쳐    ━  풀어야 할 과제는   현재 XR 생태계를 두고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구글, 퀄컴과 손잡고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에 대항할 기기를 개발 중이다. 업계는 기기 개발과 대중화를 통해 몰입감 개선 문제에 나섰다. 하지만 기기의 가격과 킬러 앱 부족 등은 숙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애플의 비전프로 발표 당시 보고서를 통해 “가장 중요한 요소인 킬러앱에 대한 아쉬움과 비싼 가격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CES2024 세계 최초 수소기차, AI 포춘텔러...CES에 놀이공원 차린 SK [CES 2024] "TV 꺼도 검은 화면 없다"…삼성·LG, CES서 '속 보이는' 승부 [CES 2024] 'AI 쓰나미'가 모든 기업 덮는다…로레알 메이크업도 AI 솜씨 [미리 보는 CES 2024] 라스베이거스=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1.08 18:09

  • 챗GPT, 넌 윤석열도 모르지? 법률AI는 최신 판례까지 안다

    챗GPT, 넌 윤석열도 모르지? 법률AI는 최신 판례까지 안다 유료 전용

      “인용한 세 사건 중 실제 사건이 하나도 없다.” 지난달 뉴욕남부지방법원 제이 퍼먼 판사 법정. 퍼먼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이자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게 철저한 설명을 요구했다. 코언이 정치자금 관련 법 위반 혐의로 자신이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에 제출한 판례 3건이 모두 다 가짜였던 것. 알고보니 코언은 구글의 생성 인공지능(AI) 바드로 판례를 찾아 제출했다. 베테랑 법조인인 코언도 그의 변호인도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그럴싸한 거짓말)에 속아넘어갔다.   법률 분야는 정확성이 생명이다. 개인과 기업의 사회적 명운을 건 분쟁에 대해 판단해야 해서다. 1년 전 챗GPT 출시 이후 사회 전 분야에 생성AI가 확산될 때, 대다수 법조인들이 법률 분야 생성AI 활용에 대해 반신반의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일이다. 마이클 코언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거라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최근 이 흐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리걸테크(legal tech·법률+기술) 기업들이 챗GPT나 바드 같은 범용AI 보다 더 정확한 ‘법률 AI’를 속속 선보여서다.   범용 AI가 그냥 우등생이라면, 법률AI는 사법시험을 공부한 우등생이라고나 할까. 생성AI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인 환각 문제도 최소화했다는데. 국내에선 여기에 더해 이혼, 선거법, 학폭 등 버티컬(전문분야) 분야에 대해서도 척척 답하는 AI 챗봇까지 나왔다. 법률AI는 인간 변호사를 보조하는 패러리걸(paralegal·법률보조원)로 성장할 수 있을까.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 도메인(영역)인 법조계를 혁신 중인 AI의 고군분투, 뜯어보니.    ■ 💬목차 「 1. 줄줄 나온다 ‘법률용 챗GPT’ 2. 2024 한국, ‘각종법+AI’ 전성시대 3. 요새 리걸테크 AI, 다 ‘근거있는 검색’ 한다던데? 4. 법률 AI, 누가 잘 만들고, 어디에 잘 맞나 5. 법률 AI, 적이냐 아군이냐 」  한호정 디자이너    ━  1. 줄줄 나온다 ‘법률용 챗GPT’      ‘만물박사 AI’ 대신, 법률 분야 한 우물을 파서 정확도를 높인 AI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글로벌 투톱 온다: 글로벌 리걸테크 투톱,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와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가 생성 법률 AI 솔루션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해 10월 렉시스넥시스는 미국 판례와 연방 법조문 등 미국법 데이터 기반 생성 AI인 ‘렉시스 플러스 AI(Lexis+ AI)’를 출시했다. 판례검색과 법률 문서 요약 같은 기존 소프트웨어(SW) 기능을 AI와 대화를 통해 이용 가능하게 만든 것. 일종의 ‘챗GPT 법률 판’이다. 11월에는 톰슨로이터가 자사 법률 SW인 ‘웨스트로’에 생성AI 비서 기능을 결합한 ‘웨스트로 프리시전(Westlaw Precision)’을 발표했다.   Lexis+ AI 서비스화면 ◦ 환각, 출처확인으로 해결: 생성 AI의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에 속은 변호사, 한 둘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엔 30년 경력 미국 변호사 스티븐 슈워츠가 서면 작성에 챗GPT 답변을 활용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챗GPT가 판례를 지어냈던 것.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판사는 5000달러 벌금을 선고하며 “AI 도구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정확한 서류를 보장하는 역할은 변호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걸 테크 기업들은 인용과 검증 기능을 생성AI에 장착했다. 렉시스+ AI는 AI가 판례 등 답을 내놓을 때 출처를 함께 제시하고, 잘못됐다면 사용자가 신고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웨스트로 프리시전 역시, AI가 생성한 콘텐트의 근거문헌 링크를 포함해 답변한다.    ━  2. 2024 한국, ‘각종법+AI’ 전성시대    한국 법조계에도 리걸테크 발(發) 생성AI 혁명, 시동이 걸렸다.     ◦ 미국법 AI, 한국 진출: 렉시스+ AI와 웨스트로 프리시전은 곧 한국에 상륙한다. 인수합병(M&A) 등 미국법 수요가 큰 한국 대기업 법무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 내 미국 변호사들이 이들 법률SW를 이미 쓰고 있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 렉시스넥시스코리아 측은 “1분기 내에 렉시스+ AI를 한국에도 정식 출시한다”며 “한국에 출시되면 바로 구독하겠다는 기업이 많다”고 밝혔다. 2024년 갑진년 (甲辰年)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뉴스1   ◦ 2024 선거의 해, 선거법 AI도 등장: 변호사 매칭 서비스 등을 하는 국내 스타트업 로앤굿은 지난달 선거법 AI 검색챗봇을 출시했다. 챗GPT에게 하듯이 ‘선거 현수막은 언제부터 달 수 있어?’라고 질문하면 답을 준다. 근거가 되는 법 조항이나 판례도 함께 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질의 응답 1만여 건과 선거법 판례 3000여 건을 학습했다. 현재 선거법AI는 무료 서비스다.   ◦ ‘학폭’ 상담도 AI가: 국내 스타트업 인텔리콘은 생성AI 기반 학교폭력 법률상담 시스템을 개발했다.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교사에게는 적법한 처리 과정을, 피해·가해 학생·학부모에겐 법률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대화형 AI다.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후 개발했고, 현재 1차 결과물이 완성됐다"며 “‘학생이 교사를 모욕한 경우 대처방안’, ‘학폭 처리 절차’ 등에 대한 답변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 요새 리걸테크 AI, 다 ‘근거있는 검색’ 한다던데?   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은 한 단어 다음에 올 확률이 높은 단어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그럴듯한(개연성) 답변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생기는게 환각이다. 최근 나온 생성 법률 AI 서비스들은 출처확인 외 방법으로도 환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중앙포토 ◦ 챗GPT도 ‘윤석열 대통령’은 몰랐지만: 메타·구글·오픈AI·아마존·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모두 주목하는 AI 기술이 있다.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 기술이다. 쉽게 말해 ‘외부에서 가져온 사실로 생성 AI 모델의 정확도,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GPT 같은 LLM은 데이터를 학습한 시점 이후 정보는 모른다. 예컨대 GPT3.5는 2021년 데이터까지 학습했기에 한국 20대 대통령(2022년 선출)이 누구인지 모른다. 문제는 몰라도 답변을 지어낸다는 것. RAG는 LLM이 없는 정보를 지어내는 대신 외부 데이터를 가져와 정확한 최신 정보로 답하게 하는 기술이다.   ◦ AI의 라이브 서비스: RAG는 법률 AI의 유통기한도 확장. 최신 판례도 바로바로 찾아줄 수 있어서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중앙일보에 “RAG 기술은 오류가 용납되지 않는 법률·규제 분야 ‘정확한 AI'를 구현할 수 있는 열쇠”라면서 “법률이나 규제 정보로 별도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든 뒤, AI모델이 그 DB에서만 검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에게 ‘이걸 바탕으로 답변하라’라고 거대한 참고서를 쥐어주는 셈이다.   ◦ RAG, 심지어 싸다고?: RAG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저렴한 비용이다. LLM을 학습·재학습 시키려면 매개변수(파라미터) 수에 따라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RAG는 모델을 다시 학습시킬 필요 없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AI가 정확한 답변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술)만으로 가능하다. 임영익 대표는 “예전에는 고도의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만 이런 AI 개발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해당 영역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지식베이스(knowledge base)로 만들 기술이 있다면 스타트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텔리콘이 학교폭력상담 AI 등 특정 영역 법률 AI를 만드는 데에는 데이터 크기에 따라 1주~2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  4. 법률AI, 누가 잘 만들고 어디에 잘 맞나    정확도는 높여주고 비용마저 적게 든다는 RAG 기반 법률 AI, 아무나 잘 만드는 건 아니다.   ◦ 물량공세, 대형 리걸테크: 글로벌 거대 리걸테크 기업은 그간 생성형 법률AI 출시를 위해 투자해 왔다.‘세계 최초 근거 기반 법률 AI 출시’를 자처하는 렉시스넥시스는 엔지니어 2000여 명, 데이터과학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개발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지난해 미국 리걸테크 스타트업 케이스텍스트(casetext)를 6억5000만달러(약8300억원)에 인수했다. 케이스텍스트는 오픈AI와 협력해 GPT-4 기반 AI 비서 서비스를 내놨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굿의 로앤서치 서비스 화면. ◦ 작지만 강하다, 국내 스타트업: 인텔리콘은 법률검색엔진 ‘유렉스’, 문서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AI 솔루션 ‘도큐브레인’ 등을 개발해 서비스해왔다. 법무법인 원이 올해 ‘도큐브레인’을 업무에 적용할 계획. 인텔리콘은 이 기술들을 통합해 법률AI 솔루션(법률 앤서링 엔진)으로 출시했다. 과학논문 AI, 학교폭력법률 AI 등을 이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의 방대한 의회·법률 데이터를 활용한 ‘AI 법률정보시스템 모델’은 이달말 개발 완료 예정이다. 로앤굿은 법률상담 챗봇(로앤봇)과 법률문서 AI 작성 등을 서비스한 기술·경험에 기반해 특화 법률 AI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다. 규제 검색 시스템인 ‘로앤서치’를 통해 노동법·부동산/임대차·중대재해처벌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각각의 법률 AI를 서비스하고 있다.    ◦ 종합적 판단은 그래도 인간!: 법률AI가 만능은 아니다. 선거법 AI가 관심을 모으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국민 서비스인 ‘선거법 질의응답’에 AI를 활용할 계획은 없다. 관련 질의는 현재 전화·인터넷으로 접수받아 중앙선관위와 각 시군구 선관위에서 직접 사람이 답변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선거법 질의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므로 AI 답변은 부적절할 수 있다”며 “선거법에는 목적성을 판단하는 규정이 많아, 일괄적으로 위법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재민 기자    ━  5. 법률 AI, 적이냐 아군이냐   2015년 3월 서울지방변호사회 고발로 시작된 로톡 사태는 법조계 기술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8년 여간 로톡은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 수 차례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가입 변호사들이 대한변협 징계까지 받아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갈등은 법무부가 지난해 9월 변협 징계를 취소하며 일단락됐다. 로톡 이후 제도권 법조계, 법률AI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 해외에선 이미 사용중: 렉시스넥시스가 지난해 3~7월 미국과 유럽 변호사 3700명과 법대생 1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43%는 법률업무용으로 생성AI를 써봤거나 쓸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변호사 92%는 생성AI가 법률 업무에 영향이 있다고 했고. 47%는 법률업무를 중대하게 바꿔놓을 거라고 했다. 생성AI 도구를 사용해 본 변호사 중 46%는 서면 작성에 AI를 사용했다고 응답하는 등 이미 변호사 업무에 생성AI는 서서히 스며드는 중.   ◦ 문제는 변호사법?: 국내에서 광고 플랫폼이 아닌 AI를 활용한 리걸테크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이병준 고려대 법학연구원 리걸테크센터장(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미국처럼 실무에 활발히 적용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법 109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법 109조는 ‘변호사가 아닌 자’의 유상 법률 상담 및 법률문서 작성을 금지한다. 이 센터장은 “법률 사무중 일부를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도 허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길을 터줘야 리걸테크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막을 수 없는 흐름”: 사법부 내 대표적인 IT전문가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법률AI 도입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처럼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는 “AI가 결론을 내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최종 판단 권한은 인간에게 있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단순 작업’을 AI에 맡겨서 인간 법조인이 더 좋은 결론을 내리는데 에너지를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업무뿐 아니라, 법원과 검찰 등에 법률AI 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업무를 효율화하자는 것. 그는 “렉시스넥시스, 웨스트로 등 글로벌 리걸테크기업의 법률AI가 한국에 상륙하면, 국내 스타트업들은 의료법AI, 교통사고법AI 등 버티컬 AI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우영우 돕는 준호씨 사라진다…AI, 우군이야 적군이야 “AI가 법률자문료 확 낮췄다, 하위 50% 변호사는 힘들 것”

    2024.01.08 15:17

  • K게임 확률형 아이템의 종언? '20년 황금알'이 사라진다 [팩플]

    K게임 확률형 아이템의 종언? '20년 황금알'이 사라진다 [팩플]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이미지. 사진 넥슨   20년 간 국내 온라인·모바일 게임산업 성장을 주도해 온 '확률형 아이템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규제가 강해지고, 업계 트렌드가 변하면서다. 확률형 아이템 외 비즈니스모델(BM)을 찾으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  무슨 일이야   한때는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다 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업계 트렌드가 변하고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에 확률형 아이템 판매 관련 거짓·기만행위로 시정 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넥슨이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유료 판매 아이템의 뽑기 확률을 낮췄지만,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기준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넥슨은 이의신청 또는 소송을 검토 중이다. ◦ 오는 3월 22일부터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게임 서비스 종료 시, 이미 사용한 유료 아이템도 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 뒤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명 ‘먹튀’를 막겠다는 취지다.    ━  이게 왜 중요해?   확률형 아이템만으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확률형 아이템은 한국 게임사의 온라인·모바일 성장을 견인한 핵심 BM이다. 한국게임정책 자율기구가 최근 발간한 '게임 비즈니스모델의 모든 것' 보고서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은 2004년 6월 넥슨이 일본 시장에서 '메이플스토리'에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오는 '가챠폰티켓'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 온라인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이후 확률형 아이템은 진화를 거듭했고, 2010년 중반 이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결합하면서 한국 게임사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지금은 이 BM에 온갖 규제의 칼끝이 향해 있다.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유사 게임 범람으로 수익성도 예전같지 못하다.   김영옥 기자  ━  확률형 아이템 20년 전성기, 끝낸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상황을 자초한 건 거위의 배를 가른 게임사들이다. 확률형 아이템을 남발했고, 남용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일종의 뽑기다. 확률에 따라 지금 내게 필요한 아이템이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 게임사들은 기존 아이템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강화형’, 여러 아이템을 종류별로 수집해야 하는 ‘컴플리트 가챠(Complete Gacha·수집형 뽑기)’ 등 여러 종류 확률형 아이템을 만들었다. 대형 게임사가 주도했고, 수익성을 확인한 다른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었다. 적당한 확률은 재미를 줬지만, 극도로 낮은 확률과 끝없는 '현질강요'는 이용자 피로도를 높였다. 희귀 아이템이 고가에 거래되는 등, 사행성 조장 비판이 빗발쳤다.   그러던 차 2021년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조작 문제가 터졌다. ‘깜깜이 확률에 속아 돈을 퍼줬다’는 이용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가 됐고, 이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을 앞두게 됐다. 개정안은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유형과 표시사항(확률 정보, 아이템 제공 기간 등)을 이용자가 알아보기 쉬운 형태로 담도록 했다. 또 새로운 유형이 나올 경우, 문체부 장관이 고시로 확률 정보 등을 표시할 수 있게 하는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  변화하는 K게임 BM   이용자 반발이 커지고 규제가 강해지자, 게임사들은 다른 BM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국내 출시한 PC·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에는 확률형 아이템 대신 게임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주는 배틀 패스 BM만 적용됐다. 엔씨는 아마존 게임즈를 통해 올해 TL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은 올여름 PC·콘솔 신작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시장에 내놓는다. 아직 구체적인 BM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확률형 아이템 BM은 배제할 방침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월정액제(9900원)를 도입했다. 다만 현재 게임사 매출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리니지' 시리즈, '메이플스토리' 등 매출 상위권 게임은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 BM을 핵심 수익 모델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더 성장하긴 어렵겠지만, 여러 BM 중 하나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공정위가 넥슨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며 게임사들에 '제대로 관리하라'는 강한 사인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쓰론앤리버티(TL), 넥슨의 퍼스트디센던트 사진: 각 사    ━  다른 나라는   지난 2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간한 '2023 글로벌 게임 정책·법제 연구'에 따르면 유럽 국가 중에서는 벨기에가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률이나 규정은 두고 있지 않지만, 현지 게임협회가 11가지 자발적 원칙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가 따로 없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 게임 비중이 큰 미국·유럽의 게임 시장은 한국처럼 확률형 아이템이 주요 BM은 아니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유형 중 하나인 ‘컴플리트 가챠’가 2010년대 초반에 ‘지나친 사행성 조장’이라며 뉴스에 나올 정도로 사회적인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이를 금지하는 ‘경품표시법’이 발의돼 2016년 통과됐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기사 [팩플] ‘양날의 검’ 확률형 아이템 뭐길래…법까지 나섰나 검증 범위 늘린 확률형 아이템…게임산업협회, "유료는 전부 공개" K게임, 모바일에 갇혔지만…나홀로 성장, 넥슨 '한끗 차' 비결 [팩플] 엔씨도 '한우물'은 버렸다...장르·플랫폼 다 바꾼 K게임 [지스타2023-팩플]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2024.01.08 06:00

  • [팩플]겹악재 애플, 실적 악화에 소송까지...美 법무부, '반독점법' 소송 검토

    [팩플]겹악재 애플, 실적 악화에 소송까지...美 법무부, '반독점법' 소송 검토

    미 법무부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실적 악화 전망이 나오는 애플에는 ‘겹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구글에 이어 올해 애플까지, 빅테크를 겨냥한 미 규제 당국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미 법무부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법무부가 주목하고 있는 건 애플이 소비자의 충성심을 극대화 시키고자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과도하게 폐쇄적으로 운영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다. 법무부 조사관들은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가 아이폰 외에 다른 업체 기기에선 연동이 불안정하다는 점, 아이폰이 아니면 애플의 무료 문자전송 서비스인 '아이메시지(iMessage)'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조사 중이다.    애플은 그동안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적극 반박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미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LG, 화웨이, 구글 등 다양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애플은 그 어떤 시장에서도 지배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7%로 삼성전자(19.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기준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5%를 기록해 삼성전자(23%)의 두 배가 넘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  왜 중요해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애플에게 반독점법 위반 소송 가능성은 또 다른 악재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증시에 상장된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8% 급락한 185.6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가 전체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실제로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대만 폭스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95억 달러(78조30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고, 올해 1분기 매출도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일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 기록한 2조9944억 달러(약 3941조원)에서 하루 만에 2조8872억 달러(약 3800조원)로 주저앉았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해 5일에는 181.18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2조8178억(약 3708조원) 달러로 더 떨어졌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5일 기준 시가총액 2조7332억 달러)와는 격차가 1000억 달러 아래로 좁혀졌다.    설상가상으로 애플은 올해 유럽연합(EU)의 앱 마켓 규제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EU는 올해 아이폰 등 스마트폰 기기에 여러 앱 마켓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한다. 애플은 그간 보안 상의 이유로 자사의 앱 마켓인 ‘애플스토어’ 외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경쟁 앱 마켓 사용을 차단해왔다. 때문에 최대 건 당 30%에 달하는 앱 결제 수수료를 독점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  더 알면 좋은 점   빅테크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미 규제 당국의 소송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불법 독점 혐의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월에도 디지털 광고 시장 독점 혐의로 구글에 또 다른 소송을 제기했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해 9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입점 업체에 과한 수수료를 부과했다는 혐의 등으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FTC가 2020년 제기한 메타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도 올해 재판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타가 경쟁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인스타그램 등을 인수해 시장을 독점했다는 혐의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1.07 17:53

  • 온라인 광고 '구글 쇼크' 덮친다…크롬도 '맞춤광고' 쿠키 중단 [팩플]

    온라인 광고 '구글 쇼크' 덮친다…크롬도 '맞춤광고' 쿠키 중단 [팩플]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구글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사용되는 ‘쿠키’(웹 사용내역) 정보 수집을 중단한다. 국내외 온라인 광고 업계 매출에 큰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  무슨 일이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구글이 이날부터 크롬 웹 브라우저 사용자 일부의 쿠키 정보 수집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전 세계 크롬 사용자 중 1%에게만 적용된다. 구글은 올해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연말까지 모든 크롬 사용자의 쿠키 정보 수집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다. 쿠키는 사용자 검색 기록, 방문 사이트 기록 등을 포괄하는 웹 사용 내용을 말한다.    ━  이게 왜 중요해   쿠키 정보 수집을 중단하면 온라인 광고주들의 소비자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진다. 그간 광고업계는 구글 등 웹브라우저 운영사에서 제공하는 쿠키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해왔다. 가령 반려동물 제품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한 기록이 있다면 반려동물 제품 광고를 자주 노출하는 식이다.   하지만 쿠키 수집은 이용자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2020년 애플의 웹 브라우저 ‘사파리’, 모질라의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가 쿠키 제공을 중단했다.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크롬이 쿠키 제공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쿠키리스’(Cookieless, 쿠키가 없는)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크롬의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64.73%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캠퍼스. AFP=연합뉴스    ━  쿠키리스 시대, 광고업계 반응은   온라인 광고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온라인광고 이익단체인 IAB테크랩의 앤서니 캐트서 최고경영자(CEO)는 “쿠키를 퇴출하기 전, 업계가 쿠키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을 충분히 시험해 볼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6000억 달러(약 789조원·스태티스타)에 달한다.   하지만 구글은 발표한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차베스 구글 부사장은 WSJ에 “광고업계가 변화에 잘 적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한국은 어때   국내 광고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내 온라인 광고 업체 관계자는 “구글 정책 변화로 온라인 맞춤형 광고가 타깃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확률이 줄어들면 광고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그간 우리나라에선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이 구글 등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맞춤형 광고를 해왔다”이라며 “온라인 광고에 의존해왔던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자들이 광고창구를 잃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앞으로는     구글은 이용자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광고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 2021년에도 쿠키를 대체할 시스템 ‘플록(FloC)’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쿠키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에 출시 약 1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7월엔 ‘토픽 API’도 출시했다. 토픽 API는 크롬 이용자가 방문한 사이트를 통해 이용자의 관심사를 350개 토픽(주제)으로 분류해 추적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WSJ 등에 따르면 토픽 API를 이용한 광고는 아직까지 쿠키 활용 광고에 비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광고를 제공할 확률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김지아·김남영 기자 kim.jia@joongang.co.kr

    2024.01.05 17:02

  • 하늘 위에서도 끊김 없는 머스크 위성…韓통신사는 빠졌다 왜 [팩플]

    하늘 위에서도 끊김 없는 머스크 위성…韓통신사는 빠졌다 왜 [팩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휴대 전화 ‘우주 통신’ 시대를 열었다. 별도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위성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용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면서다. 다만 한국 통신사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웨덴의 오브존 -3 인터넷 광대역 통신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스페이스X는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팰컨9 로켓으로 21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발사했다. 이 위성 중에는 스페이스X가 '다이렉트 투 셀'이라고 이름 붙인 휴대전화 연결 서비스 위성 6개가 최초로 포함됐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한 통신사는 미국의 티모바일을 비롯해 캐나다의 로저스(Rogers), 일본의 KDDI, 호주의 옵투스(Optus), 뉴질랜드의 원 엔지(One NZ), 스위스의 솔트(Salt), 칠레와 페루의 엔텔(Entel) 등 8개국 7개사다. 스페이스X는 이들 통신사를 통해 올해 문자 메시지 전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음성 통화, 인터넷 데이터 사용, 사물인터넷(IoT) 연결까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  왜 중요해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는 글로벌 통신 시장을 뒤집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그간 스페이스X는 약 150만명에게 위성 통신 장비를 활용한 광대역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 위성 발사로 장비 없이 휴대전화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신재민 기자   위성 통신은 기존 광케이블 통신이 가진 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이렉트 투 셀은 통신망 접속을 위한 단말기 없이 지상의 격오지(외진 지역)는 물론 바다·하늘에서도 끊김 없는 모바일 통신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저궤도 위성은 고도가 높은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통신 속도도 빨라, LTE 수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스페이스X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은 대체로 국토가 넓거나, 격오지가 많거나 전쟁과 재난 상황에서 통신 환경이 취약해질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한국은 어때   하지만 국내 통신사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관련 서비스에도 미온적인 편이다. 이유는 현재 국내 통신 환경이 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나서다. 광케이블로 연결된 국내 5G 통신 속도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일반 통신 소비자들이 속도가 느린 위성 통신을 굳이 쓸 이유가 없다. 유선 통신망 자체도 촘촘하게 깔려 있어 음영 지대도 별로 없다.  신재민 기자 국내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위성 통신은 아직 국내에선 광케이블 통신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도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셀룰러 연결이 없는 지역에서는 훌륭한 솔루션이지만, 기존 지상파 통신 네트워크와 의미 있는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항공·선박·군사 등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선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 수요가 있다. 실제 KT SAT와 SK텔링크 등 국내 위성 통신 사업자들은 스타링크의 한국법인인 스타링크코리아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이나 항공 분야를 타깃으로 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저궤도 위성통신 3기를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4800억원 규모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김재현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통신사들은 위성 통신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수익성이 높지 않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진 않고 있다"며 "2030년 6G 이통통신 상용화를 위해선 저궤도 위성 통신 관련 연구·개발(R&D)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광우·권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1.05 06:00

  • ‘페이커’ 구단조차 돈 못번다…5억명 보는 e스포츠 미스터리

    ‘페이커’ 구단조차 돈 못번다…5억명 보는 e스포츠 미스터리 유료 전용

    Today’s Topic5억 명 보는 e스포츠돈 안되는 미스터리   5억4200만 명. 2022년 기준 e스포츠 시청자(스태티스타) 수입니다. 20여 년 전 한국에서 시작해 ‘애들이나 보는’ 틈새산업 정도로 여겨졌던 e스포츠는 현재 축구·야구의 인기를 넘보는 신흥 관전 스포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올림픽 진출도 노리고 있죠.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최된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롤)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롤+월드컵)’ 결승전의 온라인 시청자 수는 적게는 600만 명, 많게는 1억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팬이 많은데 돈을 버는 곳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북미 e스포츠 구단은 적자를 견디다 못해 매각된다고 하고요. 한국 e스포츠 구단 매출도 줄고 있습니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참고로 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인 NFL은 2022년 기준 경기당 평균 시청자 수가 920만 명인데, 구단별로 시즌당 평균 186억 달러(약 24조원·스태티스타)를 번다고 합니다. 한 해 글로벌 5억 명이 시청하는 e스포츠는 도대체 왜 다른 프로 스포츠처럼 돈을 벌지 못하는 걸까요? 인기는 많은데 돈은 못 버는 e스포츠 미스터리, 파헤쳐 봤습니다.     ■ 💬목차 「 1. 인기 많아도, 돈이 안된다 2. e스포츠의 3가지 난관 3. ‘AAA’ 잠재력 살피는 ‘빅 플레이어’ 4. 새로운 NBA, EPL 될 수 있나   」  한호정 디자이너  ━  1. 인기 많아도, 돈이 안된다   e스포츠, 보는 사람은 많은데 하는 사람은 어렵다고 합니다.   ◦ 몸집은 성장, 매출은 하락: 국내 e스포츠 팀을 보유한 7개 구단 매출이 총 329억원(2021년)에서 199억원(2022년)으로 크게 줄었습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e스포츠 실태조사’) 같은 기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048억원에서 1514억원으로 44% 늘었고요. 산업은 커졌는데 구단 수입은 줄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국내 e스포츠 게임단 수도 49개에서 44개로 줄었습니다. 1년 사이 5곳이 문을 닫은 거죠.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2022년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홍보·마케팅 지출 심리가 줄었고, 그 결과 e스포츠 광고와 중계권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대표 선수도 적자: 국내 대표적인 e스포츠 종목인 ‘롤’의 국내 프로리그(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 소속된 10개 구단 성적표도 좋지 않습니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2022년 기준 흑자를 기록한 구단은 없다고 추정합니다. ‘e스포츠계의 메시’라 불리는 ‘페이커(Faker·본명 이상혁)’가 소속된 구단인 ‘T1’은 2024년 첫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리그 인기 구단인 넥슨의 ‘FC 온라인’이나 크래프톤의 ‘펍지(PUBG)’ e스포츠 구단도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습니다.   ◦ 북미에 몰아친 ‘e한파’: e스포츠 시장 규모가 10억7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스태티스타 집계)로 세계 1위인 북미 지역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5월 ‘e스포츠 세계가 휘청거린다’는 기사에서 “유튜브나 트위치(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과 맺은 e스포츠 중계 파트너십이 사라지기도 하고, 스폰서는 광고 예산을 삭감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또 “(북미 e스포츠) 구단주들은 e스포츠 선수들에게 막대한 연봉을 지급하면서 적자를 감수하고 팀을 운영한다”며 “일부 e스포츠 구단은 직원을 내보내고 스타급 선수들을 판매해 운영비를 줄이고, 일부는 손해 보고 구단을 매각하는 중”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  2. e스포츠의 3가지 난관   여기서 의문점 하나. 글로벌 시청자도 늘고, 산업 규모도 커졌는데 데 왜 돈을 벌지 못하는 걸까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① “한방이 없다”   ◦ 매출은 어디서?: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소속 구단을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구단 매출은 크게 개별 구단의 스폰서십(후원권) 계약, 기념품 판매 수익, 대회 우승 상금의 세 분야에서 발생합니다. 여기에 LCK 소속 구단은 2021년부터 리그 운영사가 소속 10개 구단에 분배하는 ‘프랜차이즈 분배금’을 추가로 받습니다. LCK가 벌어들인 리그 스폰서십 수입, 기업 후원금, 자국 e스포츠 리그 경기장 티켓 판매료(롤드컵 등 대형 국제대회는 제외), 중계권료 등을 합친 전체 수익 50%를 각 구단에 동등하게 분배하는 일종의 후원금입니다. 여기에 일부 구단은 소속 e스포츠 선수 게임 스트리밍 콘텐트 제작, e스포츠 아카데미(학원) 운영 등 별도 사업으로 수익을 냅니다. 문제는 매출 경로는 다양하지만 구단 운영비를 넘어설 만큼 큰 수익이 나오는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 운영비는 어디로? : 통상 e스포츠 구단 운영비는 선수단 연봉, 구단 직원 인건비, 시설 유지비, 콘텐트 제작비, 굿즈 제작비에 쓰입입니다. 국내 e스포츠 구단의 한 실무자는 “많은 금액의 기업 스폰서십을 유치할 만큼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경제 불황에 따라 광고주가 마케팅비를 줄이며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팬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 동남아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단 전용 경기장이 없는 점도 한계입니다. 티켓 수익을 늘리거나 기념품 판매를 확대하려면 구단마다 전용 경기장이 필요하지만 비용·절차·경제성 문제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다른 국내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전용 구장을 지으면 티켓과 기념품 수입이 늘긴 할 것”이라며 “하지만 유지 비용, 복잡한 행정 절차 등을 생각하면 경제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② 높아진 선수 ‘몸값’ 매출은 지지부진한데 e스포츠 구단 운영비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콘진원 조사에 따르면 2017년 206억원 규모였던 국내 e스포츠 게임단 예산은 2022년 963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이 중 선수 인건비 비중은 70%가 넘었습니다. e스포츠 리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 몸값이 폭등해서입니다. 이 때문에 LCK는 지난해 7월 연봉 상위 5명의 총액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을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LCK에서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한 실무자는 “이른바 ‘S급’ 선수로 분류되면 연봉 20억~30억은 줄 각오를 한다”며 “과거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 e스포츠 구단이 높은 돈을 지불해 한국 선수를 스카우트하면서 전반적인 몸값이 상승했다”고 말했습니다. LCK 소속 선수 연봉은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선 최고 몸값인 페이커 연봉을 50억~70억 수준으로 추정합니다.   ③ 좁은 운신의 폭 구단이 자체적으로 마케팅 아이템을 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입니다. 각 e스포츠 리그 종목이 게임 개발사가 보유한 지식재산(IP)이기 때문이죠. 구단 수익에 도움이 될 게임 아이템을 만들고 싶어도 개발사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각 e스포츠 구단이 자체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등 수익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편입니다. LCK 등 일부 e스포츠 리그는 소속 구단 선수가 다른 대회에 참가하려면 기존 리그 운영사의 허락을 얻어야 합니다. e스포츠 구단이 여러 대회에 참가할 경우 시청자가 분산될 우려가 있어서입니다. 과거 e스포츠 구단 운영 부서에서 일했던 한 대기업 실무자는 “과거 시즌이 끝나고 구단 선수를 데리고 짧은 기간 동안 자체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알아봤지만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게임사 측에서 난색을 보여 계획을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  3. ‘AAA’ 잠재력을 살피는 ‘빅 플레이어’   당장 수익성이 낮다고 해서 미래가 어둡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를 보고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나라도 있습니다.   ◦ 오일머니의 진격: 대표적인 곳이 ‘오일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바꾸는 일환으로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사우디를 게임과 e스포츠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는 선언도 했죠. 자산 운용 규모 6500억 달러(약 849조원)의 사우디국부펀드(PIF)는 국영 게임사 새비 게임즈 그룹(Savvy Games Group)을 앞세워 2030년까지 게임사 인수 등에 5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뒤쫓는 중국·인도: 이외에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 ‘신흥 수퍼파워’를 노리는 인도가 사우디와 ‘e스포츠 강국’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2022년 e스포츠 산업 매출(1145억위안) 규모는 2017년(778억 위안)보다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정책적으로 e스포츠를 장려한 결과입니다. 인도 정부도 2022년 12월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 분야 중 하나로 지정하며 산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 ‘빅 플레이어’는 왜?: 아직 수익도 나지 않는 산업에 사우디와 중국·인도 등이 눈독 들이는 이유는 e스포츠 분야가 가진 ‘AAA’급 미래 성장성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프로 스포츠 산업보다 시청 연령이 낮고, 미래가 유망한 게임 산업과 연계된 분야라서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해 9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e스포츠 연령층의 73%가 35세 미만”이라며 “전통적인 프로 스포츠 시청층보다 젊고, IT 기술에 밝고(tech-savvy), 더 부유하다는 점에서 많은 브랜드에 유망한 마케팅 채널로 인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  4. 새로운 NBA, EPL 될 수 있나   국내 e스포츠 업계는 흑자 산업으로 전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수익 모델 찾는 LCK: 넥슨과 크래프톤 등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은 인지도가 가장 높은 LCK의 행보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LCK 운영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찾아나섰거든요. e스포츠 경기를 직접 중계하면서 화면에 보이는 게임 아이템이나 선수 장비를 실시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 중입니다.   ◦ e스포츠, 미래의 NBA?: 한국의 e스포츠 리그는 미국 프로농구인 NBA나 영국의 프로축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같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는 생태계를 꿈꾸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트렌드에 맞는 기념품과 패션 상품을 앞세워 글로벌 젊은 시청자를 끌어온 NBA 사례를 주목합니다. 이미 베트남 등 동남아의 젊은 e스포츠 팬이 한국의 e스포츠 리그를 시청하는 등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통계상 지난해 LCK의 해외 시청자 규모는 1년 전보다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게임 팬들이 응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목표는 ‘글로벌’: 그러나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당장 e스포츠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청자를 더 끌어모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e스포츠 리그가 광고 단가를 높이는 등 수익화에 나서기 힘들다”며 “e스포츠 인프라를 더욱 넓히고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금 마련 등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팩플

    2024.01.04 15:36

  • [팩플] “AI 안전해야 지속가능”…스스로 속도조절 나선 AI 기업

    [팩플] “AI 안전해야 지속가능”…스스로 속도조절 나선 AI 기업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모습. 연합뉴스   생성 인공지능(AI)에 대한 글로벌 규제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개발 기업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생성AI가 촉발할 수 있는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AI 사업이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  무슨일이야   네이버는 3일 AI 안전성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인 ‘퓨처 AI 센터’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직속으로 신설했다고 밝혔다. 수십 명 규모로 구성된 퓨처 AI센터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이끈다. 네이버는 생성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서비스하고 있다. 퓨처 AI 센터는 AI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윤리 정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서울대, KAIST, 캐나다 토론토대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  왜 중요해   생성 AI 기술에 대한 규제론이 힘을 받기 시작하자, 기업들 스스로 속도조절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유럽에서 정부 주도로 AI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AI 기술이 안전한지가 AI 사업 지속성에 연동되기 시작한 것.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대표는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AI 법’(AI Act)으로 알려진 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범용 AI(GPAI,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AI 모델)를 개발하는 기업은 AI 모델의 학습 과정을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포함한 강력한 법이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도 ‘AI 안전성 평가 의무화’를 요구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첫 AI 행정 명령이 발표됐다. 하정우 센터장은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기업 AI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은 어때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안전성을 주요 이슈로 보고 있다. 구글은 2018년부터 AI 기술을 윤리적으로 검토하고 편향성 등을 점검하는 ‘거버넌스 팀’을 구성했다. ‘책임감 있는 AI를 위한 보고서’도 매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도 지난달 18일 AI 모델을 안전하게 개발하고 배포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다룬 ‘준비 프레임워크(Preparedness Framework)’를 발표했다.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모델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준비팀은 AI 능력이 위험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회사에 경고한다.   AI 안전성 관련 국제적인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어느 한 기업만 안전성을 준수한다고 AI 위협을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라서다. 미국과 한국 등 28개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제1차 AI 안전 정상회의’를 열고 AI가 초래하는 위험을 막자는 ‘블레츨리 선언’을 채택했다. 강제성은 없지만 AI 안전성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첫 합의문이다.  기업 차원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애플 등과 함께 ‘AI 파트너십(Partnership on AI)’을 운영하고 있다. 구글 측은 “어느 한 기업만으로 AI 기술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1.03 17:37

  • 전 세계 4억명이 가입했다…1020 쓰는 ‘신분증’ 뭐길래

    전 세계 4억명이 가입했다…1020 쓰는 ‘신분증’ 뭐길래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버추얼 네이티브의 ‘민증’, 아바타”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총괄   프로필 사진을 요청하자 아바타 사진이 돌아왔다. 분홍 머리에 녹색 눈동자, 흰 티에 한쪽 팔에만 재킷을 걸친 ‘아이돌’. 강희석(36) 네이버제트 사업총괄 리드가 가진 8개의 제페토 아바타 중 하나다.   제페토는 2018년 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제트(당시 스노우 산하 사업부, 2020년 분사)가 선보인 아바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팀네이버’의 숱한 서비스 중 최단 기간, 최대 규모로 젊은 글로벌 이용자들을 끌어모아 화제를 모았다. 현재 누적 등록 이용자는 4억 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2023년 12월 기준)는 2000만 명이다. 이 중 70%가 13~24세고, 95%가 해외 이용자다. 국내, 중장년층 이용자가 많은 네이버의 여타 서비스와는 확연한 차이다.   출시 5년이 지났지만, 제페토는 여전히 성장하는 플랫폼이다. 2020년 8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380억원, 2022년 52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문화, 기술에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 매출을 40% 이상 늘렸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3분기 실적발표 당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는 “제페토의 매출이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2차원(D) 애니메이션 캐릭터 출시로 전분기 대비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엔데믹 시대 도래 후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는 죽었다’(RIP Metaverse·미디어 인사이더)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제페토는 무럭무럭 자라는 중.   지난달 27일 경기도 판교 네이버제트 본사에서 만난 강희석 사업총괄은 제페토의 성장에 대해 “태어날 때부터 가상공간을 접해 온 ‘버추얼 네이티브’ 세대와 함께 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아바타 증강현실(AR) 스타트업 ‘VREX Lab’을 공동 창업한 강 총괄은 2020년 회사가 네이버제트 모회사 스노우에 인수되면서 제페토 팀에 합류했다. 이후 제페토 플랫폼 사업개발을 총괄하며 글로벌 확장을 이끌어왔다. 프로필 사진과 실제 모습이 차이 난다는 말에 강 총괄은 “아바타는 본인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답했다. 한호정 디자이너, 사진 장진영 기자    ━  이용자 70%가 13~24세     창업도 아바타 서비스로 했고, 지금도 아바타 SNS를 운영하고 있다. 왜 아바타인가. 아바타는 오래된 개념이다. 지금은 기술이 발전해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접속하고 몰입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아바타 SNS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자기 표현, 사회적 인정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서비스다. 이런 욕구를 더 다양하게, 원하는 대로 채울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월 2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는 제페토에서 뭘 하나. 이용자 중 약 70%가 13~24세다. 우린 이들 세대를 ‘버추얼 네이티브’라고 부른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놀고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아바타를 통해 본인이 창작도 하고 창작물을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게 자연스러운 세대다. 제페토에서도 이들은 아바타를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게 꾸미고, 자신의 월드(유튜브의 ‘채널’에 해당하는 메타버스 내 공간)를 만들어 사람들과 교류하고, 라이브 방송을 한다. 다른 이들의 월드를 구경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지식재산(IP) 기반 콘텐트를 보고 듣고 즐긴다. 김경진 기자   다른 아바타 서비스와 제페토는 뭐가 다른가. 아바타의 확장성이 제일 강력하다. 버추얼 네이티브에게 아바타는 ‘주민등록증’과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정체성, 내가 원하는 모습의 아바타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린 경쟁사 대비 훨씬 넓고 복합적인 표현 스펙트럼을 제공한다. 사용 가능한 아이템 수만 1200만 개다. 티셔츠 로고 정도 바꾼 아이템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얼굴 윤곽부터 체형까지 온갖 걸 다 바꿀 수 있다. 처음부터 ‘아바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페토에서 가능하게끔 만드는 게 우리 목표였다.   또 어떤 표현이 가능한가.   인터넷상에서 최신 유행하는 문화를 아바타로 바로 구현할 수 있다. 최근에 이른바 ‘슬릭백’(공중부양하듯이 빠르게 발을 놀려 추는 춤) 챌린지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바로 아바타로 슬릭백을 할 수 있게 제페토에 적용했다. 본인이 직접 연습해 실제로 슬릭백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아바타에는 적용만 하면 되니 (유행에) 바로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제페토 서비스 내 아바타를 활용해 슬릭백하는 모습. 사진 네이버제트    ━  애니메이션의 나라, 일본에서 성장   제페토는 지난해 일본에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1~10월) 일본 전체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유료 이용자 결제액(ARPPU)도 40% 증가했다. 강 총괄은 제페토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해 왔다.   글로벌 이용자 비중이 어떻게 되나. 아시아 이용자가 61%로 가장 많다. 유럽이 21%, 미주가 16%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한국 순이다. 최근엔 러시아와 베트남에서 성장하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플랫폼이 자리잡기 어려운 시장이다. 어떻게 매출을 늘렸나. 일본은 애니메이션의 나라인 점을 감안해 지난해 7월 2D 애니메이션 아바타를 새롭게 선보였고,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이 제페토 내 아바타 캐릭터 꾸미기 횟수 1위 국가, 유료 아이템 구매 수 1위 국가가 됐다. 여기에 일본 이용자가 좋아하는 ‘원피스’, ‘진격의 거인’, 산리오(쿠로미, 헬로키티 등) 등 유명 IP와 제휴하고, ‘나니와단시’ 등 일본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제페토 2D 애니메이션 아바타 이미지 사진 네이버제트     중동에도 진출했다. 2022년 12월부터 제페토 내 아랍어를 지원하며 본격적인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5개월 만에 창작자 수가 2만 명으로 늘었고, 매일 2만5000개의 현지 콘텐트가 나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미디어 시티와 메타버스 관련 콘텐트 및 기술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메타버스 및 몰입형 기술과 관련된 노하우를 공유하고 관련 콘텐트도 적극 교환할 계획이다. 중동 지역은 성장 여력이 많다. 여성 이용자, 모바일 이용자가 확 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거다.   나라별로 메타버스 이용에 차이가 있나. 각 나라 사람의 실제 특징이 제페토 이용에도 많이 반영된다. 사교적인 미국 사람들은 제페토에서도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소셜 부문에 집중한다. 일본 사용자들은 소규모로 모이는 걸 좋아한다. 예를 들어 ‘에스파’ 같은 유명가수 월드에 모여 함께 음악을 듣는 거다. 중동 지역에선 사교활동이 쇼핑몰이나 카페 같은 데서 많이 이뤄진다고 한다. 제페토 안에서도 유사하다. 같이 아바타 옷을 사러 가는 식으로 활동한다.   김경진 기자  ━  메타버스, 죽지 않았다   네이버 제트 강희석 사업총괄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점과 맞물리며 차세대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아예 ‘메타’로 바꿨을 정도. 하지만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고, 챗GPT가 초래한 생성AI 열풍이 불면서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문을 닫는 메타버스가 줄줄이 나오는 반면, 제페토·로블록스·포트나이트 등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도 있다. 강 총괄에게 차이에 대해 물었다.   메타버스 열풍이 불던 당시엔 메타버스라는 표현에 대한 이해가 사람마다 다 달랐다. 너무 많은 것에 메타버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메타버스는 사실 지향점이지 서비스가 아니다. 지금 살아 남은 건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 같은 게임 분야 사용자 제작 콘텐트(UGC) 플랫폼, 우리 같은 3D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이다. 현 시점 메타버스 영역은 이 정도로 정리되는 것 같다.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는 게임이라는 강력한 이용자 확보 콘텐트가 존재한다. 제페토의 무기는 무엇인가.   우리는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과 밀착돼 있다. 제페토 아바타로 만든 숏폼이 틱톡, 유튜브 숏츠 등에 많이 올라간다. 아바타로 내가 원하는 걸 표현하고 숏폼 플랫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그걸 본 사람들은 ‘나도 아바타로 저런 콘텐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제페토는)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일각에선 2000만 명의 MAU가 허수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월드에선 사람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어떻게 보나. 우리 서비스에는 항상 몇십만 명이 접속해 있다. 정부기관 등이 일시적으로 만든 월드 같은 경우 사람이 없을 수 있다. 제페토 안에서도 결국 중요한 건 콘텐트다. 만든다고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은 1억 명이 보고 어떤 영상은 수백 명이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  “버추얼 네이티브가 온다”   규제 당국에선 메타버스 내 여러 활동이 게임과 유사하다며 게임 등급을 받아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이 부분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국내 사업자인 만큼 당연히 국내법을 준수한다. 다만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건 ‘게임이냐, 아니냐’에 대한 명확한 분류 가이드다. 메타버스라는 산업 자체가 새로운 분야고, 그 안에 수많은 이용자가 다양한 창의적 콘텐트를 매일매일 만든다. 이런 부분을 고려한 가이드가 나오길 바란다.   메타버스의 미래, 제페토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라 보나.   메타버스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플랫폼이 될 거라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러 메타버스가 연동될 거라 말한다. 저마다 의견이 다르다. 일단 우리는 메타버스가 다음 세대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페토 사용자만 해도 매일 평균 60~90분가량을 이곳(제페토)에서 보낸다. 이미 많은 시간을 메타버스에 쓰고 있다는 거다. 유튜브가 그러했듯, 제페토로도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게 많다. 열심히 경쟁하는 플랫폼들 중에서 승자가 나올 거다. 확실한 건 버추얼 네이티브 세대가 성장하고 있고, 우린 그 세대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총괄 리드가 가지고 있는 8개의 제페토 아바타. 사진 네이버제트 마지막으로 왜 8개의 아바타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바타는 내가 원하는 모습, 추구하는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8개의 아바타는 내 취향에 맞는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남성도 있고 여성도 있고, 예쁘고 힙함을 담당하는 아바타가 있는가 하면 인기있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꾸민 아바타도 있다. 그런 모습들을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꾸미는게 좋다. 미래에는 특히 버추얼 네이티브에게는 아바타가 주민등록증, 신분증 역할을 할 것이다. 꼭 태어난 모습대로만 살 필요는 없지 않나.

    2024.01.03 15:13

  • 美대법원장도 "AI 환각 심각"…해결사로 나서는 '리걸 AI' [팩플]

    美대법원장도 "AI 환각 심각"…해결사로 나서는 '리걸 AI' [팩플]

    법률 시장에서 범용 생성AI(인공지능)가 만들어내는 가짜 판례와 부정확한 정보 등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률 전문 생성 AI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사법부의 ‘2023년 연말보고서’를 통해 “AI를 사용할 때는 신중함과 겸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올해 유명한 AI 서비스 중 하나가 ‘할루시네이션’(환각·그럴싸한 거짓말) 문제로 뉴스를 장식했고, 이 서비스를 사용한 변호사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인용한 서면을 제출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옛 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구글의 생성 AI 서비스 ‘바드’를 활용한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가 허위 판례를 인용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또 지난해 5월 미국 변호사 스티븐 슈워츠가 챗GPT 답변을 활용한 서면을 제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0달러를 부과받기도 했다.    ━  어떻게 해결해    'Lexis+AI' 서비스화면. 사진 렉시스넥시스   리걸테크 회사들은 정보 출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 환각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렉시스넥시스는 미국 판례와 연방 법조문 등 미국법 데이터를 학습한 생성 AI인 ‘렉시스 플러스 AI’를 출시했다. 판례 검색과 법률문서 요약 등 기존 기능을 AI와 대화하며 이용할 수 있는 ‘법률판 챗GPT’다. 지난해 11월에는 톰슨로이터가 자사 법률소프트웨어 ‘웨스트로’에 생성 AI 비서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 ‘웨스트로 프리시전’(Westlaw Precision)을 출시했다. 두 회사는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이들은 법률을 전문적으로 학습한 생성AI 서비스지만 안전장치도 함께 뒀다. 법률 AI 서비스가 생성한 정보의 근거 문헌 링크를 포함해 답변하도록 했다. 또 판례에도 인용 출처를 함께 제시하게 했다.    ━  한국은 어때    국내 리걸테크 기업도 전문 분야 데이터를 학습시킨 법률 AI 서비스를 통해 환각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법률 견적 및 변호사 매칭 서비스를 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굿은 지난달 ‘선거법 AI 챗봇’ 을 출시했다. ‘선거 현수막은 언제부터 달 수 있어?’ 등의 질문에 대해 근거가 되는 법 조항과 판례를 기반으로 답변해주는 무료 서비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질의응답 1만여 건과 선거법 판례 3000여건을 학습했다.    사진 로앤굿 리걸테크 스타트업 인텔리콘은 생성 AI 기반 학교폭력 법률상담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사에게는 적법한 처리 과정을, 피해·가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법률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대화형 AI다.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와 업무 협약을 맺은 뒤 개발했고, 현재 출시 시기와 방법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올해 상반기 변호사를 위한 AI 서비스로 ‘슈퍼로이어’란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  앞으로는     전문가들은 국내 리걸테크 산업과 법률 AI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준 고려대 법학연구원 리걸테크센터장(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국내 리걸테크는 걸음마 수준으로 실무에 적용되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변호사법 109조처럼 변호사의 업무, 법률서비스를 누가 어디까지 수행할지 범위를 규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법률 사무 일부를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도 허용할 수 있게 하는 ‘리걸테크산업 진흥법’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법률 AI의 품질은 학습 데이터가 결정한다”면서 “리걸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판결문, 행정청 처분 등 데이터 공개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우영우 돕는 준호씨 사라진다…AI, 우군이야 적군이야 “AI가 법률자문료 확 낮췄다, 하위 50% 변호사는 힘들 것”     여성국·김지아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1.03 06:00

  • [팩플] 카카오 전면에 선 김범수…정신아와 같이 CA협의체 이끈다

    [팩플] 카카오 전면에 선 김범수…정신아와 같이 CA협의체 이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를 직접 이끈다. 경영 쇄신을 너머 그룹 전반적인 경영 관리까지 김 창업자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달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오프라인·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2일 김 창업자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13개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새로운 CA협의체를 발표했다. 김 창업자와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가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는다. CA협의체는 그룹 독립기구로, 각 계열사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기존에는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권대열 위기관리총괄, 정신아 사업총괄, 배재현 투자총괄 등 4명의 총괄체제로 운영했다. 앞으로는 4인 총괄체제에서 2인 의장체제로 의사 결정 체계가 바뀐다.   김 창업자가 현재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는 CA협의체 산하로 편입된다. 카카오는 협의체에 경쇄위 외에도 각 협약사의 성과 지표(KPI), 투자 등을 검토하는 전략위원회 등 다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어젠다를 발굴하고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 CA협의체는 향후 한 달 간 산하 실무 조직을 세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이후 매달 그룹 협의회를 열고 중요사항들을 CA 협의체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직접 의결할 계획이다. 김범수 창업자는 “사회 눈높이와 신뢰에 부합하는 성장 방향과 경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을 비롯해 거버넌스, 브랜드, 기업문화 등 영역에서 쇄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진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김 창업자가 본격적으로 카카오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맡으면서 경영에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두달 만에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 나선 것. 그룹 쇄신뿐만 아니라 계열사 전략, 투자까지 김 창업자가 보다 포괄적으로 카카오 경영 전반에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  앞으로는   IT업계에선 김 창업자가 전면에 나선 만큼 CA협의체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카카오를 혁신할지 주목하고 있다. 인적 쇄신의 규모와 폭, 소통을 통한 의견 수렴 과정이 향후 관전 포인트다.   ①쇄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등의 경영진 임기도 오는 3~4월 만료된다. 김 창업자는 지난달 11일 사내 임직원 간담회에서 "사업, 조직구조, 사내 문화 등 가리지 않고 모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②소통: CA협의체 공동의장인 김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 내정자의 크루(직원) 의견수렴 작업이 어느정도 수준으로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정 내정자는 지난달 22일 카카오 사내 통신망에 올린 공지 글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카카오 전체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00명의 크루(직원)들을 직접 만나려 한다”며 "김범수 창업자도 가능한 선에서 참석할것"이라고 밝혔다. IT업계 관계자는 "공동 의장이 카카오 직원들의 목소리를 향후 그룹 운영에 어느정도나 반영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1.02 18:49

  • 통신 뛰어넘으려는 통신3사…당국은 "통신비 내려라" 압박 [팩플]

    통신 뛰어넘으려는 통신3사…당국은 "통신비 내려라" 압박 [팩플]

    이동통신 3사. 연합뉴스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통신 외 먹거리 확보를 위한 탈(脫)통신 전략을 강조했다. 2일 공개한 신년사를 통해서다. 지난해 생성 인공지능(AI)으로 통신 본업과 신사업 모두를 혁신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올해는 빠르게 이를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속도감 있는 AI 전략’, KT는 ‘디지털 혁신’, LG유플러스는 ‘플랫폼 확대’를 각각 키워드로 내세웠다.    ━  무슨 의미야   IT 기업들이 앞서간 AI 분야에서 통신 기업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올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선다. 통신사들은 수년간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기반 기술을 개발해왔다. 유영상 SKT 대표는 “급격한 기술 변화로 올해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것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며 “다만 구성원들이 이 위기를 넘어 머지않은 미래에 SKT를 글로벌 최고 수준 AI 컴퍼니로 이끌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3사의 전략은?   통신3사 모두 AI를 탈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세부 전략과 추진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 SKT는 “그간 추진해온 ‘AI 컴퍼니’로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한 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조직 개편까지 끝낸 만큼 올해는 이를 실행할 일만 남았다는 것.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부터 ‘에이닷(A.)’ 같은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 대표는 “고객 지표, 매출, 영업이익 등 AI를 활용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까지 ‘디지코(통신만 하는 회사가 아닌 디지털플랫폼기업)와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강조했던 KT는 올해 신년사에서 명시적으로 이 키워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는 새로운 경영키워드로 ‘디지털 혁신 파트너’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IT 전문성을 강화해 과거 통신기술 중심 사업 구조를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ICT)전문기업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현모 전 대표가 강조했던 디지코와 단어는 다르지만, 사실상 유사한 내용이라는 평가다.   ◦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디지털혁신 역량 강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에 특화된 AI 모델 익시젠(ixi-GEN)을 통신 및 플랫폼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에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이다. 황 대표는 "기존 통신 고객 데이터와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하는 행동 데이터를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변 여건은 어때   통신사들이 AI 기반 기술·사업에 주력하려면 본업인 통신이 안정적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5G 요금제가 LTE보다 ARPU가 높다.   지난해 정부 요구로 출시한 5세대(5G) 중간요금제 도입 효과도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기존 요금제에서 중간 요금제로 이동이 늘면 통신사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4년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와 협의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1.02 17:34

  • 동의 없이 기사 읽고 똑똑해진 AI…韓 '저작권 전쟁' 시작됐다 [팩플]

    동의 없이 기사 읽고 똑똑해진 AI…韓 '저작권 전쟁' 시작됐다 [팩플]

    AI 학습용 데이터의 저작권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창작자 보호는 양립할 수 있을까. AI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에 대한 콘텐트 공급자들의 ‘권리 찾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  무슨일이야   1일 IT업계에 따르면 한국신문협회는 “네이버 생성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가 언론사 동의 없이 뉴스 콘텐트를 학습에 활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달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네이버 뉴스 제휴 약관 개선을 요구했다. 신문협회는 “네이버가 언론사들과 뉴스 노출·제공을 위해 계약한 약관에 근거해 별도 공지 없이 뉴스 데이터를 AI모델 학습에 이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약관은 ‘네이버는 서비스 개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위해 직접, 공동으로 또는 제삼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협회는 뉴스 유통이 아닌 AI 모델 학습에 이 조항을 적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조율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7일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공개했다. 안내서는 AI개발사들이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할 때 ‘저작권자에게 적절한 보상 등으로 적법한 이용 권한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보상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 없이 방향성만 제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  이게 왜 중요해   ◦ 생성 AI 시대, 뉴스 가치 재조명: 생성AI 모델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질의 콘텐트 데이터 확보가 개발사들의 주요 과제가 됐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듯' 양질의 데이터가 들어가야 AI모델이 똑똑해지기 때문. 개발사들이 AI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자체 보유 데이터 활용 및 데이터 구입,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제공하는 공개 데이터 활용, 웹 크롤링을 통한 수집 등이다. 웹 크롤링은 웹페이지를 긁어와 그 안에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질 낮은 콘텐트가 섞여 있어 문제가 많다. 반면 언론사 기사는 정제된 문장, 검증된 정보 출처 덕분에 AI 학습에 쓰기 좋다. 익명을 원한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다음 블로그, 카페 등에 사용자들이 퍼나른 기사가 상당히 많다”며 “이미 여러 AI 학습에 많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 보호하다 경쟁 뒤쳐지면?”: AI모델 개발사와 콘텐트 공급자 간 갈등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문제는 국내에선 이 갈등에 ‘저작권 보호하다 기술 개발 속도가 늦어지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명분이 추가된 것. 양측을 만족시킬 해법을 찾기 더욱 어려운 이유다. 국내 AI 개발사들은 “토종 AI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는 데이터 학습을 주장하고 있다. 문체부 'AI 저작권 안내서'가 발표되자 국내 100여개 이상 AI 기업으로 구성된 초거대AI추진협의회는 '학습 데이터에 대해 적법한 권한을 확보할 것을 권고한다'는 문구를 안내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들은 “방대한 데이터의 이용 목적과 기간, 대가 등을 건건이 협의·계약하게 되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민 기자    ━  핵심 쟁점 뜯어보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저작권법(제35조의 5)에 있는 ‘공정 이용’(fair use) 조항을 AI 모델 학습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공정 이용은 ‘문화 향상 발전’이라는 목표에 부합한다면 형식적 저작권 침해에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이다. 사기업이 영리 목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도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AI 개발사들은 이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해 AI 학습에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 요구한다. 저작권 있는 모든 자료를 분류해 AI학습에서 배제하거나 저작권자와 협의해야 하면 사실상 AI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반면 저작권법 전문가들은 AI 기사 학습을 무조건 공정 이용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공정 이용 해당 여부는 비영리 목적인지, 본래 목적에 맞춰 최소한으로 저작물을 사용했는지, 사용 저작물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AI 모델 학습이 이 기준에 얼만큼 부합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인공지능법학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저작권법은 매우 명확한 권리"라며 "예를 들어 교과서에는 저작권자 허락을 안 받고 저작물을 쓸 수 있지만, 대신 보상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는 단체에 일괄적으로 정해진 요율의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라는 새로운 산업에 맞춰서 (기사 등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보상 기준을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외는 어때   뉴욕타임스 본사. EPA=연합뉴스   해외에서도 공정 이용 조항에 대한 해석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지식재산권(IP)을 도용했다"며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기사의 대량 텍스트를 전문 그대로 통째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공정 이용 대상이 아니다"라는게 NYT의 핵심 주장이다. NYT는 올 초부터 오픈AI 등과 콘텐트 대가 지불 계약 관련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되자 공격적으로 콘텐트 대가 '제 값 받기'에 나섰다.   반면 AI 개발사에 데이터를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선 언론사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폴리티코’ 등을 운영하는 대형 미디어 기업 ‘악셀스프링거’는 최근 오픈AI와 데이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악셀스프링거는 계열사 뉴스를 오픈AI에 학습용 데이터로 공급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악셀스프링거는 3년 계약을 통해 수천만 유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유진ㆍ여성국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1.0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