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짜증났구나?” 캐치했다…명상 시켜주는 ‘멘탈 PT쌤’

“너 짜증났구나?” 캐치했다…명상 시켜주는 ‘멘탈 PT쌤’ 유료 전용

당시 미국 포브스는 "수십 년간 단 2개에 불과했던 멘털 헬스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1년 만에 7개로 늘어날 정도로 (마인드테크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B2B 멘털케어 플랫폼 ‘클라이피’를 운영하는 홍주열 유쾌한프로젝트 대표는 "회사 인사팀에 기록이 남을까봐 EAP를 운영해도 이용을 꺼리는 직원들이 많다"며 "특정 부서나 직급 등 그룹별 사전 심리 상담 등 직원 멘털 관리를 ‘조직 문화’로 내면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마인드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업에 제공한 개인정보가 자신에게 더 효과적인 서비스로 돌아올 거라는 이용자들의 믿음을 각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30초 만에 나도 아이유 된다, 릴스 대박 낼 ‘8달러 작곡가’

30초 만에 나도 아이유 된다, 릴스 대박 낼 ‘8달러 작곡가’ 유료 전용

음악 생성 AI, 나도 도전! 돈 몰리는 음악 AI 시장: 메타, 틱톡 출신들이 합류한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 수노는 지난달 1억250만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받았다. 수노가 만든 음악 생성 AI는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도 마치 인간이 직접 작곡한 듯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이미지에 오디오까지? 스테이블 오디오: 오픈소스 AI계 큰손인 스태빌리티 AI가 스테이블 디퓨전(이미지 생성), 스테이블 LM(언어모델)에 이어 음악 생성 AI인 ‘ ’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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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플] AI 기사 표시·댓글 신고 센터 개설···선거철 뉴스 대책 내놓은 네이버

    [팩플] AI 기사 표시·댓글 신고 센터 개설···선거철 뉴스 대책 내놓은 네이버

    네이버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성한 기사는 별도 표기하고, 선거 관련 허위 댓글 신고센터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도 관련 대책 검토에 나섰다.    ━  무슨 일이야    ① AI 댓글 감시·신고센터 신설: 1일 네이버는 “뉴스 댓글 집중 모니터링 기간(선거일 직전 90일) 동안 보안팀 내 전담 담당자를 확대하는 등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AI 댓글과 딥페이크 등 신규 어뷰징 패턴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업데이트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선거 관련 허위 정보와 뉴스 댓글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하고, 별도 신고센터 영역을 만들어 선거관리위원회 채널로 이동할 수 있게 연결할 예정이다. 뉴스 댓글 외에도 카페, 블로그 등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허위 댓글을 막기 위해 해당 업데이트를 동일하게 적용한다. 네이버는 “선거 기간 이후에도 기사 형태 허위게시물 신고에 대한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가짜뉴스 신고센터 채널’ 안내도 함께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네이버   ② AI 작성 기사 표시: 네이버는 또 1일부터 언론사가 AI로 생성하거나 전송한 기사의 본문 상단과 하단에 ‘이 기사는 해당 언론사의 자동 생성 알고리즘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표시한다. 생성 AI를 활용한 뉴스 제작이 늘어나면서 AI와 로봇이 자동으로 작성한 기사를 구분해 이용자 혼란을 방지하려는 조치다. 네이버는 “선거 관련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뉴스 총선대책   지난해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 관련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방통위는 “네이버는 뉴스 점유율 66.7%로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 돼왔다”고 지적했다. 선거철마다 정치권은 네이버 뉴스 댓글을 활용한 여론 조작과 허위 정보 유포 가능성을 우려한다. 최근 AI 기술 발달로 자동 댓글과 딥페이크(Deep fake, 영상·이미지 조작물) 악용 우려까지 더해진 가운데 네이버가 이에 대한 예방 대책을 내놓았다.      ━  카카오는 어때   카카오는 지난해 6월부터 다음 뉴스의 댓글을 ‘타임톡’ 서비스로 대체했다. ‘타임톡’은 이용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채팅형 댓글로 기사마다 24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에 비해 댓글 조작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카카오는 AI 악성 댓글을 필터링하는 ‘세이프봇’을 적용하고, 악성 댓글과 혐오 및 차별 표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선거철엔 다음 뉴스 메인 페이지에 선관위 허위정보 신고센터 배너를 노출했고, 법 위반 건에 대한 이용자의 적극적인 신고와 안내를 지원했다”며 “이번 선거 때도 동일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네이버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뉴스 혁신포럼 발족식과 함께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으로 최성준 위원(우측에서 세번째)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네이버는 지난달 31일 뉴스혁신포럼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으로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선출했다. 뉴스혁신포럼은 네이버 내 뉴스제휴와 알고리즘, 가짜뉴스 대응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독립 기구다. 이날 뉴스혁신포럼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네이버뉴스 알고리즘검토위원회,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 등을 우선 검토해 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네이버 뉴스 서비스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해 1분기 내 관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2.01 16:54

  • 환갑 아빠도 10원씩 모은다…“토스 켜” 그 버튼의 유혹

    환갑 아빠도 10원씩 모은다…“토스 켜” 그 버튼의 유혹 유료 전용

      Today’s Topic, 돈 주고 시간을 삽니다앱테크에 꽂힌 기업들   주변에 “토스 켜”라고 말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MZ세대만의 취향인 줄 알았는데, 웬걸 환갑 넘으신 어르신들까지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로 10원씩 적립하더라고요. 토스뿐만이 아닙니다. 모바일 세상엔 공짜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앱테크’ 서비스가 차고 넘치죠. ‘오늘의 폐지 줍기’라며 10원씩 벌 수 있는 링크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앱을 켜면 돈 준다는 이 서비스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자선 사업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돈 뿌려가며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직접 앱테크로 돈 벌어가며 토스, 네이버페이 등 앱테크 회사에 물어봤습니다. 앱테크로 어디까지 벌 수 있습니까? 저는 3만….     ■ 💬목차 「 1. 시간 줄게, 포인트 다오 2. 돈 뿌리는 기업의 속내 3. 1주일간 해봤습니다. 4. 앱 과부하 막는, 현명한 사용법 」  오혜정 디자이너  ━  1. 시간 줄게, 포인트 다오   시간을 돈으로 치환하는 앱테크, 모바일 세상에선 대세입니다. 지난해 네이버페이로 적립 혜택을 경험한 이용자만 2670만 명, 5만원 이상 포인트를 적립한 이용자는 630만 명에 달합니다. 금융 앱 토스의 포인트 누적 적립자는 1800만 명이고요. 단순 잠금 해제부터 만보기까지 앱테크 서비스, 유형별로 뜯어봤습니다.    ① 기본반 ◦ 잠금 해제·출첵: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하거나 잠금 화면에 나온 퀴즈를 풀면 포인트를 줍니다. 앱 실행 후 출석 체크를 하면 포인트를 주기도 하고요. 연속 출석 기간이 길면 보상도 커집니다.  ◦ 광고 보기·팔로우: 광고는 모바일 서비스 판 ‘세금’이죠. 제휴처 광고를 보면 보상을 줍니다. 각종 SNS·유튜브·카카오톡 채널 구독에도 포인트가 따라옵니다.   ② 심화반 ◦ 만보기·미션 수행: 걷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미션엔 다이어트, 일찍 일어나기, 매일 물 마시기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인증하면 포인트 적립.  ◦ 설문조사: 설문지는 앱테크 업계 전통의 강자입니다. 긴 설문엔 더 좋은 보상이 따릅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  2. 돈 뿌리는 기업의 속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한 가지. 기업들은 왜 돈을 뿌리는 걸까요? 직접 들어봤습니다. ① 모바일 강자들 ◦ “우리 집에서 놀자”, 네·카: 네이버·카카오는 기존 이용자들을 결제 생태계로 끌어들여 이 분야의 시장 지배자적 입지를 탄탄히 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강력한 제휴처를 통해 충성도 높은 네이버페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도 “기존 방식과 다른 결제 습관을 기를 수 있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유를 줄게, 토스: 토스는 조금 다릅니다. 심심하면 들여다보게 되는 네이버·카카오톡과 달리 토스 앱은 성격이 다르죠. 이 때문에 접속할 명분을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차원에서 앱테크 서비스를 활용합니다. 토스 관계자는 “습관적으로 접속하는 네이버, 카카오와 달리 토스는 ‘목적’이 없으면 들어오지 않는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마케팅비를 이용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을 택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 각 사 ② 신흥 세력과 전통 세력 ◦ 생존 수단, 스타트업: 신규 사업자에 이용자 관심은 생존의 문제. 앱테크는 이들의 생존 키트가 되어줍니다. 영어 학습 앱 ‘똑똑보카’는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영어 퀴즈를 띄우고 이를 풀면 포인트를 주는 혜택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수 55만 명을 넘겼죠. 똑똑보카 운영사 트리거스의 김선표 대표는 “영어 학습 앱을 분석해 보니 다운로드는 많아도 막상 이용자 사용 시간이 적었다”며 “학습 동기를 유지하기 위해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니 실제 이용자 수로는 이미 상위권 앱들을 앞질렀다”고 말했습니다. ◦ 오프라인 강자, 온라인 방어: 기존 금융 강자들은 고객을 지키기 위해 나섭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통합 포인트 앱 ‘모니모’가 대표적이죠. 포인트를 주면서 유입시킨 이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대표 금융상품을 소개합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전통 금융사들과 빅테크, 핀테크 간의 협력과 경쟁으로 금융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 금융계열사 공동 브랜드 ‘삼성 금융 네트웍스’가 출시한 통합 금융 앱인 ‘모니모'. 삼성카드  ━  3. 1주일간 해봤습니다   ‘앱테크’ 서비스 10개를 설치해 1주일(1월 21~28일)간 1시간 이상 ‘채굴’해 봤습니다.  ① 얼마 벌었나 : 한 주간 모은 총 포인트는 3만9079원(포인트 단위를 ‘원’으로 통일).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점은 성과지만, 매일 한 시간 이상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웠습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② 자세히 보면 다르다  ◦결제가 최고: 네이버페이로 가장 많이 벌었습니다. 1만9038원. 결제할 때 혜택이 컸습니다. 무신사 앱을 설치해 정가 6만5600원인 스웨터와 CU 편의점 5000원 모바일 금액권을 70% 가까이 할인받아 2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요. 추가로 네이버 포인트 9000원도 적립받았습니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하고 제휴된 구매처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포인트 적립 기회가 최대 3번이나 있었습니다. 10~100원 단위이긴 하지만 어차피 쓰는 카드를 연동해 추가 혜택을 노려볼 만했죠. ◦할인은 제한적: 카카오페이는 참여할 수 있는 미션이 다양했습니다. 모든 미션을 다 수행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포인트는 100만 포인트가 넘습니다. 다만 조건이 제한적이어서 모두 참여하긴 힘듭니다. 카카오페이는 특정 시간에 제휴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포인트=현금: 토스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로 바꿀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제휴사들의 광고가 난무하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깔끔한 화면 덕분에 자주 접속하게 됐습니다. 또 월 5900원을 내고 ‘토스 프라임’에 가입할 경우 적립이나 주식 거래 수수료 등에서 혜택이 늘어납니다. 아파트 관리비를 결제하고 1만1610원의 포인트를 받았습니다.  ◦동기 부여: 똑똑보카는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영어 퀴즈가 나와서 잊고 있던 학습 욕구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모니모는 삼성 금융계열사가 추천하는 카드·보험·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하면서 포인트까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나 다이어트 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인증하면 포인트를 주는 챌린저스는 번거로워서 자주 이용하지 않게 됐습니다. ③ 8개의 만보기, 포인트보단 운동: 10개 중의 8개 앱이 제공하는 만보기 기능은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8개 앱에서 동시에 포인트가 쌓이는 건 좋았지만, 보상은 미미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5000보를 걸어도 보상은 고작 1원. 광고를 보거나 SNS 팔로우 인증 등 간단한 미션은 1~300원 수준이고요. 설문조사 방식은 건당 100~3000원 정도까지 다양했지만, 하루 1~2건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설문 대상이 아니면 아예 참여하지 못하고요.  위 사진은 직장인들이 지난해 2월 17일 점심시간에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금융 앱 토스로 앱테크를 하기 위해 몰려 있는 장면. 아래 사진은 지난달 26일 점심시간 같은 장소 모습. 지난해와 달리 한산하다. 연합뉴스·강광우 기자 ④ 사라진 성지: 지난해 1월 토스가 선보인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는 토스 앱을 켠 상태에서 누군가 토스 앱을 켜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1월 토스가 이 서비스를 출시한 뒤 서울시립미술관이 이용자들이 많이 모여 포인트 적립이 잘 되는 ‘성지’로 떠올랐는데요. 지난달 26일엔 점심시간에 맞춰 찾아가 봤습니다. 서비스 초기엔 점심시간 1~2시간 만에 2000~6000원을 모았다는 후기가 많았는데요.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지나가다 앱을 켜는 사람들은 있지만,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10여 명 안팎이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모은 결과 125원을 적립했습니다. 적립 한도가 줄어서 그렇습니다. 처음 5명은 10원씩 적립됐지만, 그다음 15명은 3원, 21명이 넘어가니 그다음부턴 1원씩 적립됐습니다. 왕복 버스비 3000원을 썼는데 본전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곳에서 만난 김모(70)씨는 “운동 삼아 나와 하루 150원 정도 모은다”며 “지난해 초만 해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는데, 최근엔 적립 금액이 적어져서 그런지 그때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4. ‘앱 과부하’ 막는 현명한 사용법   포인트를 얻는 대신 잃는 것도 있죠. 앱들을 모두 이용하니 오후 7시쯤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됐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앱 설치, 회원가입, 조사 참여 등을 하다 보면 개인 정보만 수십 차례 입력하고 인증까지 받게 됩니다. 간혹 험난한 과정을 마친 뒤 포인트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뜨는 경우도 있었고요. 현명한 앱테크 방식, 따져봤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의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모습. 삼성전자 ◦자투리 시간에만: 자투리 시간에 적당한 목표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혼잡한 출퇴근 시간 20분을 이용하는 거죠. 하루 500원 정도를 목표로 꾸준히 한다면 한 달 평일 20일 기준 1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 ◦기왕 하는 결제와 연결: 어차피 카드를 쓸 거라면 포인트 혜택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모바일 결제 기능이 있는 앱들은 카드 혜택 이외로 추가 포인트를 주거나 할인 쿠폰을 줍니다. 매년 가입해야 할 자동차 보험도 앱테크를 통해 포인트 혜택을 받으며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서비스를 써라: 걷기, 영어 공부,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다이어트 등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포인트가 동기부여 역할을 하는 것이죠.  

    2024.02.01 15:21

  • [팩플] 당뇨관리 ‘파스타’ 출시한 카카오헬스케어…캐시카우 될 수 있을까

    [팩플] 당뇨관리 ‘파스타’ 출시한 카카오헬스케어…캐시카우 될 수 있을까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헬스케어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파스타’ 서비스의 주요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헬스케어가 실시간 당뇨병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출시했다. 카카오 그룹 내 새로운 캐시카우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무슨 일이야   카카오헬스케어는 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실시간 당뇨병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공개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파스타로 당뇨병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와 연관된 수면, 근무, 운동시간 등을 관리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늘로 손끝을 찔러서 혈당을 측정하는 기존 기기와 달리, 파스타 앱은 미국 덱스콤, 국내 아이센스 등 외부 업체의 무선 신체부착 혈당측정기기와 연동해 바늘로 찌르지 않고 5분마다 혈당 수치를 기록할 수 있다. 서비스 구독료는 없지만, 이용자가 일정 기간마다 교체하는 혈당측정기기를 사야한다. 이 수익을 카카오헬스케어와 제조사가 나눠 갖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 내 파스타 앱에서 수집한 이용자의 혈당 정보를 의료진이 확인하고 진료에 이용할 수 있는 ‘파스타 커넥트 프로(Pro)’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황희 대표는 “당뇨병 진료에 대한 의사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시간 당뇨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발표했다. 사진은 파스타 앱의 사용화면 예시. 사진 카카오헬스케어  ━  왜 중요해   헬스케어가 카카오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임직원 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사업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카카오 그룹은 문어발로 불리던 다양한 사업부문의 옥석을 가리고 있다. 이중 헬스케어는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뉴 이니셔티브’(카카오헬스케어·카카오브레인·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분류됐던 분야. 실제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이제 수익성을 증명해야 할 차례다. 카카오는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투자비용 등에 따라 뉴 이니셔티브 분야에 예상되는 연간 적자 규모가 3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 이용자에겐 파스타 서비스 구독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향후 진출할 미국, 일본, 중동 시장 등에선 구독료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해 수익을 내려고 한다. 황희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타진하고 있고, 몇 군데에서 진척이 있었다”며 “올해 안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러다 죽지’ 환자 깨우친다…쌀밥부터 먹으면 성내는 앱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2.01 14:55

  • 페이팔 2500명, UPS 1만2000명 잘린다…이젠 '대해고 시대' [팩플]

    페이팔 2500명, UPS 1만2000명 잘린다…이젠 '대해고 시대' [팩플]

    글로벌 결제업체 페이팔은 올해안에 전체인원 약 9%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글로벌 결제업체 페이팔이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테크업계를 중심으로 ‘대해고의 시대(The Great layoff)’가 본격화하고 있다.     ━  무슨 일이야   30일(현지시간) 페이팔은 올해 안에 25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인력 중 약 9%에 해당한다. 이날 알렉스 크리스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인력을 축소하고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대신 효율성을 높이고 우리가 믿는 사업 영역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내 최대 물류업체인 UPS도 관리직을 포함한 직원 1만 2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올들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하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미국 테크 업계 고용상황을 집계하는 레이오프스(layoffs)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테크 기업 103곳에서 2만 8963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정리해고를 당한 인원은 26만 명에 달한다. 이를 두고 미국 공영매체 NPR은 “실리콘밸리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했다.    ━  왜 중요해   로이터=연합뉴스 ‘대퇴사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가 저물고 이젠 ‘대해고의 시대’다. 팬데믹 시기 직원들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고임금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사표를 냈던 반면, 지금은 정반대로 회사가 나서서 해고 통보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이 팬데믹 때 디지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만 명의 신규 직원을 고용했는데, 지금은 기업들도 ‘과잉고용’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해고 시대 중심엔 인공지능(AI)이 있다. 구조조정을 한 기업들은 AI로 인력을 대체하거나 관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캐롤 토메 UPS CEO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발견했다”며 “인력을 줄이는 만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사용해 운영 효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기술직과 광고직 직원들을 해고하며 “회사의 가장 큰 우선순위와 앞으로 다가올 기회에 책임감 있게 투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AI 사업을 키우기 위한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  앞으로는    기업들이 AI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구조조정으로 전체 인력 규모는 줄고 있지만, AI 관련 임원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채용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AI 담당 수석’ 등 직함을 가진 임원은 미국 내 19명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22명으로 약 6배 넘게 늘었다. ‘최고인공지능책임자’를 뜻하는 CAIO(Chief AI Officer)라는 직함을 단 임원도 찾아볼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구조조정은 단순히 불경기만이 문제가 아니라 AI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변하는 전환기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AI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력 외에는 앞으로 더 가혹한 구조 조정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4.02.01 06:00

  • '제4이통사'에 스테이지엑스...4301억원에 28㎓ 주파수 낙찰

    '제4이통사'에 스테이지엑스...4301억원에 28㎓ 주파수 낙찰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세대(5G) 28㎓ 주파수 경매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낙찰됐다. 통신 3사 과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예상보다 높은 낙찰가로 인한 사업성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입찰대리인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진행된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세대 이동통신(5G) 28㎓ 대역 주파수 경매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진행된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 5일 차 경매를 마친 뒤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통사로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4301억원을 적어내 경쟁사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 2010년 시작된 정부의 제4이통사 선정 노력이 8번째 시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낙찰가는 첫날 시작가(742억원)의 5배를 넘는 수준이다. 당초 통신업계에서는 최종 낙찰가로 1000억원 안팎을 예상했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3년간 모두 90곳의 핫스팟에 6000개 이상의 무선 기지국을 구축해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두를 대상으로 '리얼(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단, 제4이통사 자격 획득에 더 의미가 있다”며 “28GHz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8㎓ 주파수는 특성상 초고속·저지연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공항 등 기업이나 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할 계획이다.    향후 관건은 수익을 낼만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냐에 달려있다. 2018년 2000억 원대 초반에 이 주파수를 할당받은 통신 3사는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를 반납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혁신적인 통신서비스를 당장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동현 한성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할당 받은 만큼 충분한 자금력이 뒷받침돼 사업성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1.31 22:12

  • [팩플] 돈 버는 AI시대 본격화…MS 4분기 깜짝 실적, 구글은 울상

    [팩플] 돈 버는 AI시대 본격화…MS 4분기 깜짝 실적, 구글은 울상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희비가 엇갈렸다. AI 수익화에 한 발 다가선 MS와 달리 구글은 캐시카우인 광고 수입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AI가 빅테크의 성장을 이끄는 ‘돈 버는 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  무슨일이야   MS는 3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0억 2000만 달러(약 82조 796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611억 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18억 7000만 달러(29조 196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이날 실적을 공개했다. 알파벳은 지난 4분기 매출 868억 1000만 달러(약 115조 8826억원), 순이익은 206억 8700만 달러(27조 7630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50% 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이날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AI 짝꿍 클라우드가 효자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가 두 기업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애저’ 퍼블릭 클라우드·윈도 서버·깃허브 등을 포함하는 MS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58억 8000만 달러(34조 565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 중 애저의 매출이 30% 늘며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 애저에서 오픈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라우드 수요는 AI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도 91억 9000만 달러(약 12조 27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시장의 예상 전망치(89억 4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에 이어 시장 3위인 구글 클라우드는 내내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한 이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차준홍 기자  ━  희비 엇갈린 MS와 알파벳   두 회사가 클라우드 부문에서 나란히 좋은 성과를 냈지만 실적을 뜯어보면 차이가 있다. MS는 AI 수익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AI로 돈은 어떻게 벌거냐는 의구심이 그간 있었는데, MS가 이를 일정부분 해소했다. MS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애저 매출 성장 부분 중 6%포인트는 AI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전 분기에 밝힌 애저 매출 AI 기여 비율의 두배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대규모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갔다”며 “AI가 업무를 혁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5일 런던 채텀 하우스 싱크탱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알파벳은 주요 매출원인 광고 부문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광고 매출은 652억 2000만 달러(87조 1143억원)로 시장 예상치(659억 4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사업의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주 매출원인 광고 부문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2022년부터 맞춤형 광고 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가 시작되면서 ‘광고 제왕’ 구글의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에블린 미첼 울프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AI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캐시카우가 흔들리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WSJ도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정리해고를 했지만 AI에 대한 투자 증가를 상쇄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  더 알면 좋을 것   김영옥 기자   MS는 올해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어서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MS 주가는 29일(현지시간)까지 뉴욕증시에서 사상 최고치인 409.72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0.28% 하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소폭 하락했다. 알파벳 주가는 장중 1.15% 떨어진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 5%대 이상 하락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1.31 17:03

  • ‘요기요’ 성공하니 떠났다, 그녀가 연쇄 창업하는 이유

    ‘요기요’ 성공하니 떠났다, 그녀가 연쇄 창업하는 이유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경계없음’이 창업가의 일연쇄창업가 박지희 코코지 대표   0에서 1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세계, 창업가는 흔히 극한직업으로 불린다. 투자 유치부터 사업 확대, 엑싯(exit·투자금회수)까지 수년간 온몸을 갈아 넣어야 해서다. 그나마도 성과를 내면 다행. 상당수는 소리·소문 없이 투자금만 쓰고 사라진다.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33.8%(중소벤처기업부)다.   박지희(46) 코코지 대표는 국내 보기 드문 여성 연쇄창업가다. 2012년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공동 창업자로 국내 배달 앱 생태계를 5년여간 개척했고, 2020년 11월 두 번째 회사인 키즈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 코코지를 창업했다. 코코지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180억원이다.   남들은 한 번도 힘들다는 창업의 길, 가뜩이나 여성 창업자도 드문 한국 스타트업계에서 그는 어떻게 두 번째 창업까지 나아갔을까. 지난달 25일 서울 대치동 코코지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내가 뛰면 회사도 뛰는 짜릿함이 두 번째 창업의 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목차 「 1. 눈에 보이는 성장, 스타트업 택한 이유 2. 요기요, DH 꿈나무의 유일한 생존자 3. 다시 0에서 1의 세계로 4. 40대·여성·연쇄창업 」  오혜정 디자이너, 김종호 기자  ━  1. 눈에 보이는 성장, 스타트업 택한 이유   창업 전에는 무엇을 했나.   고교 시절 뉴질랜드에 이민을 갔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일하다 2006년 인터콘티넨탈호텔 그룹(IHG)에 합류했다. 2009년부터 3년간 아시아-오세아니아 디지털 마케팅 총괄 팀장을 맡았다. 당시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커지던 시기였다. IHG에는 6000개가 넘는 호텔이 있는데 IHG 자체 호텔 예약 플랫폼을 마케팅하는 역할이었다. 업계에선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부르는데, 광고 노출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ROI(투자수익률)를 극대화할 수 있게 성과 기반으로 광고 마케팅을 했다.   왜 그만뒀나. 일은 재밌었고 즐거웠다. 그런데 당시 IHG 아시아 본부가 있던 싱가포르에는 페이스북, 링크드인, 구글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아시아 담당 지사가 있었다. 여기 직원들을 만날 일이 많았는데 직원 한명 한명이 자유롭게 의사결정하고, 큰 권한을 행사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반면에 나는 IHG 내 엄청나게 많은 조직 중 하나를 맡고 있었고, 물론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내 성과가 회사의 성장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IHG 직원만 22만 명이다. 그중에 9명이 있는 팀이 아무리 잘해도 회사가 크게 성장하긴 어렵다. 그래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했고, 그걸 회사의 성장과 연결시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  2. 요기요, DH 꿈나무의 유일한 생존자   2012년 초 스타트업계 이직을 고민하던 박지희 대표에게 때마침 독일 배달 플랫폼 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컴퍼니 빌딩 방식 창업을 제안했다. 컴퍼니 빌딩(company building)은 기업·액셀러레이터·VC가 주도해 유망 아이템, 사업 기회가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직접 세우는 방식의 창업이다. DH는 사세 확장을 위해 한국 외에도 동시에 4~5개 국가에서 배달 플랫폼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박 대표는 나제원 요기요 전 대표 등과 함께 요기요를 공동창업했고 마케팅 책임자를 맡았다.     호텔 회사에서 일하다 배달 앱 회사를 창업했다. DH에서 코파운더(공동창업자) 제안을 했는데, 시드머니(초기자금)와 배달 앱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만 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어떻게든 성공시키라고 했다. IHG에서 일할 때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의 많은 경험을 쌓았던 터라, 내 능력을 활용하면서 스타트업에서 성장할 기회라 생각해 합류했다. DH는 한국 외 멕시코, 인도, 러시아 등에서 같은 스타트업을 만들었는데 다 실패하고 한국만 살아남았다. 물론 한국은 배달음식 분야에서 준비된 시장이기도 했지만, 나제원 전 대표 등 공동창업자 팀 구성이 훌륭했던 점도 한몫했다.   요기요에선 어떤 일을 했나.   온라인 음식 주문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게 요기요다. 전화 걸기 버튼 없이 앱만으로 시작했다. 내가 한 건 시장을 교육시키는 일이었다. 앱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걸 알려야 했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다가 IPTV(인터넷TV)를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IPTV는 젊은 직장인이 많이 보는, 한창 성장 중인 플랫폼이었다. 거기에 ‘배달음식도 앱으로 주문하고 기다리면 온다’는 광고를 시작하자 성과가 좋았다. 데이터를 보니 이거 되겠다 싶더라. IPTV에서 케이블TV, 지상파TV로 확장했다. 비용 대비 효과가 탁월했고, 덕분에 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원하던 보람을 찾았나.   그렇다. 우린 배달 플랫폼이라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하나를 창조했다. 모바일 앱 광고를 TV에 한 것도 우리가 처음이었고. 국내 소비자들은 TV 광고를 보고 궁금하면 검색해서 바로 다운로드받아서 해보는 경우가 많다. 우린 초 단위로 TV 광고가 촉발하는 소비자 행동을 측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대비 성과가 좋은 플랫폼에 집중하며 요기요를 알렸다.   5년간 요기요에서 일했다. 힘들지 않았나. 도를 닦는 기분이긴 했다. 산 너머에 또 산이 있고, 그 산 너머에 또 산이 있으니까. 그런데 지나고 봤더니 국내에 없던 배달 앱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생겼다. 그 느낌이 그렇게 좋더라.   박지희 코코지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V&S 빌딩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  3. 다시 0에서 1의 세계로   2017년 나제원 대표, 박지희 대표를 비롯한 요기요 공동창업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박 대표는 렌딧·스타일쉐어·29CM 등 플랫폼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일했다.   요기요를 떠난 이유는. 스타트업계에 온 이유와 똑같다. 회사가 커지니까 내가 낸 결과물들이 잘했든, 못했든 회사 숫자에 바로 반영이 안 되더라. 계속 성장하는 느낌이 좋아서 불사르며 일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니 번아웃이 왔다.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잘 안 되고 재미가 없어졌다. 공동창업자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차례차례 회사를 떠나게 됐다.   다른 스타트업에 들어가 일했다.   일을 안 하면 불안해지는 스타일이다.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있어서 렌딧·스타일쉐어 등에서 마케팅 총괄로 일했다. 재창업은 사실 조금 두려웠다. 창업의 무게는 무겁다. 내 비전을 실현해야 하고, 또 나와 함께하는 모든 직원이 내가 제시하는 비전과 방향을 따르게 해야 하는 이중의 무게가 있어서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나의 이해관계자가 직원뿐 아니라 투자자, 소비자인 점도 부담이다.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그게 어떤 건인지 아니까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시장에서 나를 원하는 곳, 내 가치를 발휘할 곳에서 일하자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내가 창업한 회사가 아니니까 재미가 없었다.   재창업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독일 오디오 플레이어 시장에서 아이들 대상 오디오 서비스인 토니박스(Tonie box)가 굉장히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 대상으로 한 청각과 촉각 경험을 결합한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이 아시아권에는 많이 없었다. 왜 이런 서비스가 없나 생각했고, 부모들이 이걸 필요로 할 거라 봤다. 알고 지내던 벤처캐피털 회사 중 DH에 투자했던 ‘팀 글로벌’(옛 팀 유럽)이 있었다. 이들과 스마트스터디 벤처스, 스파크랩 벤처스에서 시드 투자를 해줘서 2020년 11월 코코지를 창업하게 됐다.   왜 청각 자극인가. 다들 어릴 적에 할아버지·할머니가 머리 쓰다듬어 주면서 옛날얘기 해주시던 기억이 있지 않나. 머릿속에서 이야기 장면을 상상하며 잠들기도 하고. 청각 콘텐트는 스크린을 가득 채운 이미지가 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준다.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우는 경험이다. 그 가치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키즈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 코코지. 사진 코코지   코코지는 어떤 서비스인가. 콘텐트 플랫폼 앱인 ‘모바일 코코지’, 거기 연동해 쓸 수 있는 오디오 플레이어 ‘코코지 하우스’, 콘텐트 재생 키(key)인 캐릭터 피규어 ‘아띠’로 구성돼 있다. 앱만으로 구성하지 않고 하드웨어를 같이 구성했다. 아띠를 코코지 하우스에 접촉하면 특정 콘텐트가 나오는 식이다. 아이들은 코코지 하우스에서 아띠를 통해 원하는 동요, 전래동화, 과학 이야기, 영어교육, 역사, 한자의 구조 등을 골라서 들을 수 있다. 전체 콘텐트가 약 3500개인데 이 중 550여 개가 오리지널 콘텐트다. 코코지하우스와 아띠라는 물리적 실체가 몰입도를 더 높여주기 때문에 호응이 좋다.   성과는 어떤가. 2022년 2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현재까지 누적 5만 세대에 코코지 하우스를 판매했다. 아띠는 약 30만 개 판매했다. 한 번 쓰면 계속 쓰게 되는 서비스다. 12개월 이상 사용자 중 매주 1~2회 사용하는 비율이 70%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매출 90억여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연간 매출 100억원이 목표다.     ━  4. 40대·여성·연쇄창업   차준홍 기자 과거 스타트업계에 여성 창업가는 흔치 않은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뾰족한 필살기로 굵직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여성 창업가들이 점점 늘면서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2016년 전체 36%였던 기술기반 업종 여성 창업 기업 비율은 지난해(10월까지) 41.1%로 늘었다.   여성 연쇄창업가다.   창업이라는 게 물리적 체력과 정신적 에너지를 다 투자해야 하는데 만만한 일이 아니다. 나는 운이 좋아 첫 창업이 잘 풀렸고, 두 번째 기회까지 받은 경우다. 예전엔 여성 창업가가 드물었다고 하지만 요즘엔 늘었다. 특히 최근엔 나와 동년배 여성 창업가들이 꽤 많다. 이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다들 자기 원래 커리어에서 잘했던 사람들이다. 거기서 자신감 얻은 사람들이 창업에 많이 도전했고, 성공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앞으로 창업에 중요한 건 뭔가. 보더리스(borderless·경계없음)다. 창업에는 장벽이 없고, 경계가 없어야 한다. 특히 국내만 바라봐선 안 되고, 글로벌을 바라봐야 한다. 우리 회사를 단 한 번도 한국 회사라 생각한 적 없다. 현재 대만 진출을 준비 중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진출하려 한다. 또 창업하려는 영역도 한정 지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남성·여성 구분도 그렇다. 난 창업가인데 여성일 뿐이다. 경계·한계를 두지 않는 게 창업가의 일이다.    

    2024.01.31 15:38

  • 하늘 별따기 같은 200인...'한국판 NASA' 인재 충원 해 넘길 수도 [팩플]

    하늘 별따기 같은 200인...'한국판 NASA' 인재 충원 해 넘길 수도 [팩플]

    우주항공청이 5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인재채용팀을 꾸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한국인 연구자를 만나는 등 국내외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원을 채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5월 25일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우주청 설립추진단은 지난 29일 고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2분기 내로 채용 공고를 띄우고, 인사혁신처 자문을 받아 우주 전문가 채용을 위한 본격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4일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직접 미국 NASA를 방문해 한인 연구자 20여명과 간담회를 갖는 등 이미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  왜 중요해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해 9월 15일 달에서 촬영한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우주 정책을 총괄하는 우주청이 안착하려면 전문 인재 영입이 필수다. 이 때문에 우주청은 외국인이나 복수 국적자도 채용할 수 있게 했고, 보수도 직급과 무관하게 기존 임기제 공무원 대비 1.5배를 초과 지급할 수 있게 해놨다.   하지만 우주청 내부에선 올해 안에 약 200명의 연구직 정원을 채용하지 못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내년에도 채용 작업을 지속해 인원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급하다고 아무 사람이나 뽑을 수는 없다”며 “철저히 검증된 인재만 합류시키려면 내년까지 채용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채용 쉽지 않은 이유는   우주청이 파격적 조건을 내세웠지만, 국내 민간 대기업이나 해외의 석·박사급 인재가 합류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외부에서 받는 대우와 비교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큰 매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하자 경남도청 앞에 축하문구가 걸렸다. 연합뉴스 근무지가 경남 사천이라는 점도 외부 인재 영입의 고려 요소다. 정부는 우주청과 민간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창원)을 묶어 경남 지역을 ‘위성특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주 전담기구였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있는 대전도 우주청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위성특구 집중화를 이유로 사천이 최종 낙점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대전에서 터 잡고 일하다가 갑자기 사천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우주청에 지원 인력을 보내야 하는 항우연 안에서도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는   우주청은 연구직에 대해 향후 항우연 같은 출연연구기관 연구직과 대등한 대우를 해주기로 방침을 세웠다. 민간만큼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대우는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해외 유능한 연구자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표가 분명하다. 조성경 과기부 1차관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외국 연구자들과 개별 접촉도 하고, 재미과학자협회 등을 통해 공식 자리도 가질 계획”이라며 “우주청의 비전을 보여주고 준비를 잘하면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1.31 06:00

  • 콧대 꺾인 빅테크...아마존, 반독점법에 아이로봇 인수 포기 [팩플]

    콧대 꺾인 빅테크...아마존, 반독점법에 아이로봇 인수 포기 [팩플]

    아마존과 아이로봇은 2022년 8월 맺은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 인수합병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 로이터=연합   아마존이 로봇청소기 업체 ‘아이로봇’과 맺은 17억달러(약 2조2600억원) 규모 인수합병 계약을 포기했다. 유럽연합(EU)이 이 건을 조사한 뒤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발표하면서다. 빅테크의 확장 정책이 EU의 규제기조에 줄줄이 멈춰서고 있다.    ━  무슨일이야   아마존과 아이로봇은 2022년 8월 맺은 인수합병 계약을 철회한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당시 발표된 계약 규모는 17억 달러(약 2조2600억원)였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이 합병 계약에 대해 “로봇 청소기 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지 약 두 달 만이다. 아마존은 합병계약 철회로 아이로봇에 9400만달러(약 130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한다. 데이비드 사폴스키 아마존 수석부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마존과 아이로봇의 인수계약이 진전되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은 더 빠른 혁신과 저렴한 가격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  왜 중요해   합병계약 철회로 스마트홈 시장을 장악하려는 아마존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아마존은 무선 보안 카메라 스타트업 블링크(2017년), 무선 초인종 제조사 링(2018년) 등을 인수하며 스마트홈 시장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 여기에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2020년 기준·스태티스타)인 아이로봇을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했다.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아이로봇 등 스마트홈 디바이스와 연동하는 방안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알렉사에게 “바닥이 더럽다”고 말하면, AI와 연동된 아이로봇의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계약 철회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마존 외 글로벌 빅테크의 사업 확장 움직임도 잇따라 EU의 반독점법 규제에 의해 무산되고 있다. 미국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는 EU 집행위의 반독점법 조사가 이뤄지자,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Figma)와 2022년 맺은 200억 달러(약 26조6000억원) 규모 인수합병 계약을 지난달 철회하기로 했다. 어도비 측은 “EU 집행위와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규제 승인을 받을 명확한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지난해 6월 EU 집행위는 구글의 디지털 광고사업을 조사한 심사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일부 (광고 부문) 서비스를 매각해야 반독점법 위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이 디지털 광고 공급과 구매, 중개사업을 모두 보유하면서 독점이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EU 집행위 요구대로 광고사업 일부를 매각하면 구글의 매출과 수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도 EU 집행위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EU 집행위는 지난 9일(현지시간) “MS의 오픈AI 투자를 EU집행위가 조사 가능한지 살피는 중”이라고 발표하며 반독점법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MS는 2019년 이후 3차례 걸쳐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 이상 투자하며 지분을 49%까지 늘렸다. 이달 초에는 의결권이 없는 오픈AI 이사진으로 MS 측 인사가 임명되기도 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한편, 애플도 EU의 빅테크 규제 법안인 ‘디지털시장법(DMA)’에 대응한 정책 변경 계획을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앞으로 유럽 내 iOS(애플 운영체제) 이용자는 타사 앱 마켓에서 앱을 다운받을 수 있고, 개발자도 아이폰의 인앱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수단을 쓸 수 있다. 애플은 그동안 사용자에게 자체 앱마켓인 ‘앱스토어’ 사용을 강제해왔다. 이에 따라 애플의 매출 수익에도 악영향이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앱스토어로 연 240억 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 중 유럽이 약 6%를 차지한다. 관련기사 [팩플] 유럽서 콧대 꺾인 애플…3월부터 ‘외부 앱마켓·대체 결제’ 허용 대화로 합시다…아마존, 생성 AI 입힌 ‘알렉사’로 반격 [팩플] 위기의 구글...EU도 "디지털 광고 팔면서 중개까지? 하나는 팔아라"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1.31 05:00

  • [팩플] 머스크의 '인간 뇌 칩 이식 시험'.. 20년 전에도 있었다

    [팩플] 머스크의 '인간 뇌 칩 이식 시험'.. 20년 전에도 있었다

    뉴럴링크는 뇌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넣은 사람이 특정 생각·동작을 할 때 나오는 뇌파를 칩이 분석해 기계에 전달할 수 있는지 관찰할 계획이다. 중앙포토   머릿속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신이 소유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처음으로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  무슨 일이야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어제(28일) 뉴럴링크의 첫 환자가 뇌에 인공 칩을 이식받았다”며 “현재 환자는 회복 중이고 초기 결과는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환자가 이식 받은 칩의 이름은 ‘텔레파시’(Telepathy). 머스크 CEO는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뉴럴링크가 시도한 인공 칩 뇌 이식 시술은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로 분류된다. BCI 기술은 사지가 마비되거나 소통이 어려운 중증 환자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물리적 도움 없이 기기를 제어하고 외부 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 연구들을 중심으로 확장해왔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사람의 뇌파를 외부에서 측정해 컴퓨터가 명령을 처리하는 ‘비침습형’, 사람의 뇌에 직접 금속 재질 칩을 이식해 제어하는 ‘침습형’ 방식이다. 뉴럴링크가 시도한 방식은 후자다.    머스크 CEO는 2016년 뉴럴링크를 세웠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수명 연장이었다. 당시 그는 “사람의 뇌 속에 있는 생각·기억을 컴퓨터 등 외부에 저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데이터를 미래에 휴머노이드 로봇에 옮기면 영원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후 뉴럴링크는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실험을 진행했고, 지난해 5월 소형 칩을 환자의 뇌에 직접 이식하는 임상 시험과 관련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지마비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  실현 가능한 기술인가   BCI는 뇌과학계에서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여러 연구들이 있어 왔고, 그 중에는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다. 임창환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이미 2004년부터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게 한다거나 로봇 팔을 움직이게 하는 건 가능했다”고 말했다. 호주의 뇌공학 스타트업 싱크론도 이미 2년 전 중증 마비 환자들의 뇌에 '스텐트로드'라는 칩을 이식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김동주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는 “오래 전부터 BCI라는 학문적 개념은 존재해왔고, 현재는 기술 고도화의 문제일 뿐 기술 자체가 가능하다, 불가능하다의 문제는 지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뉴럴링크가 진행한 임상시험은 과거 방식과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박영균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뇌에 전극을 푹 찔러 넣는 방식이었다면 뉴럴링크가 한 시술은 얇은 전극실을 뇌 표면에 재봉틀처럼 박아 뇌손상을 최소화 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동전 크기만한 송수신 장치를 통해 뇌에서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내는 방식이다. 임창환 교수는 “뇌에 아주 직접적으로, 오밀조밀하게 이식하는 방식이다 보니 훨씬 정확한 신호를 얻을 수 있다"며 “뉴럴링크의 이번 임상시험은 기존에 있던 원천 기술을 실용화 시키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뇌에 직접 칩을 이식하지 않아도 되는 '비침습형' 기술은 발전 속도가 더 빠르다.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서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브라질의 29세 청년이 뇌파를 이용한 '입는 로봇'을 착용한 채 시축을 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 이벤트를 위해 뇌공학자 수백 명이 1년 넘게 관련 연구를 해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  앞으로는   칩 이식에 성공했더라도 머스크 CEO가 2016년 밝혔던 포부를 달성할 수 있냐는 또 다른 문제다. 안전성과 윤리적인 문제도 여전히 이 분야에 남은 숙제다. 실제로 2021년 뉴럴링크에서는 ‘동물 실험용 원숭이 23마리 중 15마리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사망했다’는 내부 고발이 있었다. 이듬해에는 동물 실험 과정서 1500마리에 달하는 동물을 숨지게 한 혐의로 미국 연방정부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뉴럴링크의 내부 직원들은 ‘개발 속도를 높이라는 머스크 CEO의 압박이 실험 실패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폐사된 동물 수도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임창환 교수는 “이 기술 자체는 일반 사람들의 편의보다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며 “연구 과정에서 동물들의 희생은 최소화 해야겠지만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2024.01.30 18:24

  • 리벨리온 1650억 유치 "엔비디아 따라잡을 AI반도체 개발" [팩플]

    리벨리온 1650억 유치 "엔비디아 따라잡을 AI반도체 개발" [팩플]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165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리벨리온의 아톰 칩이 적용된 kt 클라우드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인프라 서비스. 사진 KT    ━  무슨 일이야     리벨리온은 165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창업 3년 6개월여 만에 누적 투자 유치 금액 2800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8800억원으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바짝 다가섰다.   KT그룹 계열사는 이번에 리벨리온에 총 33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2022년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서며 335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두번째다. 해외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파빌리온 캐피탈과 플뢰르 펠르탱 전 프랑스 디지털 경제부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계 벤처캐피털(VC)인 DG다이와벤처스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  이게 왜 중요해   ‘K-AI 반도체’ 연합이 글로벌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를 따라가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리벨리온은 투자 유치금으로 1000억개 이상 파라미터(매개변수·parameter)를 가진 생성 AI 모델까지 추론할 수 있는 ‘리벨(REBEL)’ 개발에 나선다. 파라미터는 AI 모델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뇌의 뉴런에 해당한다. 엔비디아의 신형 H200은 1750억개 이상의 파라미터가 포함된 대규모 AI 모델에 대한 훈련이 가능하다. 리벨은 특히 삼성전자가 생산과 설계, 검증까지 모든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메모리가 탑재돼 성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리벨리온은 '리벨'보다 먼저 개발한 '아톰'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아톰은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일부 적용됐다. 미국 IBM도 아톰 도입을 위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리벨리온은 올 상반기 중에 아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KT는 AI 사업 분야에서 더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통신사지만 AI 하드웨어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도 열렸다. KT그룹은 "리벨리온과 협력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AI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엔비디아 따라갈 수 있을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지난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전시장 KT 부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고금리 시대 투자 혹한기 상황에서 리벨리온이 대규모 투자를 끌어낸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리벨리온은 지난 26일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방한했을 때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사피온과 함께 면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실제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AI 붐에 기업 가치가 급상승한 측면이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큰 회사"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반도체 시장을 일부라도 가지고 오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AI칩 양산에 성공해야하고, 이를 빅테크들이 자사 AI에 적용할지도 지켜봐야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범용 반도체보다 전력 효율성이 더 좋은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1.30 16:00

  • '야놀자'에도 생겼다...IT노조 붐, 나홀로 뜨거운 이유 [팩플]

    '야놀자'에도 생겼다...IT노조 붐, 나홀로 뜨거운 이유 [팩플]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 IT 노조 설립 바람이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테헤란로 중심 스타트업 생태계)로 불고 있다. 근무 조건이 좋아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에 이어 ‘토당야’(토스·당근·야놀자)로 분류되는 회사 중 야놀자에서도 최근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 전국의 노조 조합원 수가 감소한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 IT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  무슨 일이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야놀자·인터파크지회(Y-union). 사진 연합뉴스 야놀자 노조는 지난 23일 공식 출범했다. 노조 형태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이하 화섬노조) IT위원회 소속 야놀자·인터파크 지회다. 노조명은 Y유니온. 지난해 하반기 야놀자와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는 재택근무 축소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노조는 사측에 투명한 평가제도와 보상, 포괄임금제 폐지, 고용 안정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판교의 엔씨소프트(4월), NHN(12월)에 노조가 생겼고, 올해는 야놀자까지 민주노총 화섬노조IT위원회의 깃발이 꽂힌 것이다.    ━  이게 왜 중요해   지난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 노조 조합원 수는 2010년(164만명)부터 12년 연속 증가해 2021년(293만명)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13년 만에 감소해 272만명이 됐다. 전체 노조 조직 대상 근로자 수 대비 조합원 수 비율인 노조 조직률도 2016년(10.3%)부터 2021년(14.2%)까지 증가했으나, 2022년 13.1%로 줄었다. 전체적으론 줄고 있는데, IT업계에서는 화섬노조 중심 노조 설립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고용노동부]  ━  IT노조, 뜨는 이유는   ‘선배 노조’들의 선전은 IT노조가 확산한 큰 동력이다. IT위원회 산하 노조들은 2018년 이후 IT업계 불만으로 꼽히던 포괄임금제, 크런치모드(개발 마감을 위한 연장근무) 등 폐지를 주도했다. 네이버는 노조 설립 석 달만인 2018년 7월에 포괄임금제를 폐지했고. 2019년에는 카카오·넥슨 등 노조 있는 기업과 토스 등 노조가 없는 IT기업들도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지난 4월 설립된 엔씨소프트 노조는 단체협약을 연내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경진 기자 엔씨소프트 노조 송가람 지회장은 “고용 불안,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해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며 "노조의 성공 경험이 있고 판교라는 지역적 요소, 게임이라는 산업적 요소를 고려해 연대할 수 있는 기업들이 모인 IT위원회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IT위원회 소속 노조들의 성과가 야놀자 등 다른 기업의 노조 설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 내 주요 기업의 노조 관계자들. 파랑색이 넥슨 노조, 노란색이 카카오 노조, 초록색이 네이버 노조, 주황색이 스마일게이트 노조의 상징색이다. 사진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전형적인 시위 대신 '판교 패치'를 적용한 접근으로 거부감을 없앤 것도 노조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 노조 명칭으로 우주정복(엔씨소프트), 크루유니온(카카오) 등 친근한 이름을 사용하며 정치적 투쟁과는 거리를 뒀다. 2022년 네이버 노조는 ‘임직원 200명 참여’ 같은 임무(퀘스트)를 부여해 달성할 경우 단계가 올라가는 게임 요소를 접목한 단체 행동을 실시해 주목 받았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IT업계 노조가 고용 불안, 포괄임금제 개선 외에도 스타트업 시절의 허술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바꾸는 성과를 내면서 ‘노조 효능감’을 높였다”며 “공장식 투쟁과는 달리 IT업계 종사자, 세대에 맞는 투쟁방식을 채택한 것도 확장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  기대와 우려, 앞으로는   IT노조 확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플랫폼 대기업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과정에 있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기업이 성장이 저해될 수 있고, IT기업의 장점인 성과주의가 훼손되고,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해 7월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에서 우산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이중노동시장 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다. 노조 없는 한 IT기업 종사자는 “노조가 있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S급 개발자 등 억대 연봉이 아니면 노조가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혁진 연구위원은 “이중노동시장, 원하청 간 커지는 격차 등을 우려해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자회사와 손자회사와 공동 상생을 위해 노동 조건의 상향 평준화를 도모한다”면서 “기업별 교섭을 넘어 개발자에 대한 표준노동조건을 만들어내거나 기업 단위가 아닌 산업 단위 교섭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IT노조가 성과를 내면서 노조 설립 움직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화섬노조IT위원장)은 “올해는 IT 중소기업들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 하청이나 자회사 구분 없이 IT 업계 종사자들의 노동 조건이 개선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1.30 06:00

  • “KTX” 말하면 표도 끊어준다, 시리 밀어낼 ‘찐 AI 비서’ 온다

    “KTX” 말하면 표도 끊어준다, 시리 밀어낼 ‘찐 AI 비서’ 온다 유료 전용

    Today's Topic시리 선배 뛰어넘는AI 에이전트 온다   이쯤 되면 거의 ‘허위광고’ 아니었나. 지난 10여 년 새 시리(Siri), 알렉사(Alexa), 빅스비(Bixby)를 목청 터져라 외쳤건만, 답변 상당수는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였다. 똑똑한 AI 비서는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건지. “내가 퇴근할 때 부산 가는 비행기 표 대신 예매해 줘”라고 얘기하면 찰떡같이 알아서 표를 대령하는 그런 날은 언제 오는 건가.   그런데 ‘AI 비서’라는 단어에 실망했던 소비자에게 기쁜 소식 하나. '시리 선배'와는 차원이 다른 실제 쓸 만한 'AI 에이전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데, 일일이 깨알같이 지시 안 해도 내 취향대로 식당을 예약해 줄 수 있는 진짜 비서 같다고.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실력은 쑥쑥 성장. 그런데, 이 말 챗GPT 나올 때도 비슷하게 했던 거 아닌가. 그럼 AI 에이전트는 뭐가 달라? 시리 선배보다 정말 실력 좋은 건 맞나?   ■ 💬목차 「 1. 모든 길은 AI 에이전트로2. AI에이전트의 꿈, 내 집 마련3. ‘꼬꼬마’ AI에이전트, 궁금한 5가지4. AI 에이전트의 미래 」  오혜정 디자이너  ━  1. 모든 길은 AI 에이전트로   “AI 에이전트는 명령어 입력(DOS)에서 아이콘 누르기(Windows)로 컴퓨팅 방식이 바뀐 이후 가장 큰 컴퓨팅 혁명이 될 것.” ‘윈도의 아버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해 11월 블로그를 통해 내놓은 예측이다. 그는 “(AI 에이전트로 인해) 5년 안에 모든 게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많은 혁신 기술 중 그는 왜 AI 에이전트를 콕 집었을까.   ◦ 챗GPT보다 진화한 ‘알잘딱깔센’: AI 에이전트의 핵심은 ‘자율성’과 ‘상호작용’. 과정마다 일일이 명령(프롬프팅)을 해줘야 하는 챗GPT(오픈AI)나 바드(구글) 등 수동적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한 번 입력된 사용자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여러 도구(tool)와 알아서 자율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예컨대 바드에 “내일 오후 6시 부산행 KTX표 예약해 줘”라고 입력하면 기차표 목록만 표시해 주지만, AI 에이전트는 직접 표를 찾아서 KTX 앱에서 자동으로 예약까지 한다는 것. 박민준 뤼튼테크놀로지스 수석 리드는 “단순 챗봇과 AI 에이전트의 수준 차이는 인류가 불을 발견하기 전과 후로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I 에이전트=플랫폼: 단지 ‘좀 더 똑똑한 비서’ 역할이라면 테크 리더들이 애타게 찾지도 않을 터. 이들이 일찌감치 투자금 쏟아부은 이유는, AI 에이전트가 앱·서비스의 바탕이 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 시대 운영체제(OS)를 거머쥐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된 애플(iOS)이나 구글(안드로이드)이 그랬던 것처럼. 빌 게이츠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에이전트가 (윈도처럼)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 모든 길은 AI 에이전트로: 그래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부터 AI와 상관없는 기업까지 AI 에이전트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 AI 에이전트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거나 “기업 고객 맞춤형 AI 에이전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황민영 셀렉트스타 부대표), “새 디바이스가 나오면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해 볼 계획”(유영상 SKT 사장)이라는 말이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AI 에이전트 관련 시장이 2023년 48억 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에서 2028년까지 285억 달러(약 38조1700억원)로 연평균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 🤖AI 에이전트는 뭐가 달라? 「 ‘상암에 있는 소고기 맛집’을 알고 싶을 때, 구글·네이버에 검색한다면 최소 5번 이상 행동이 필요하다. 앱(웹)을 열고→검색어 입력→스크롤을 내려 원하는 게시물 검색→게시물 클릭. 원하는 답이 없다면? 검색어를 바꿔 무한반복해야. 챗GPT가 나온 이후 이 과정이 대폭 줄었다. ‘상암에 있는 소고기 맛집 알려줘’ 한 마디면 끝.  이걸로도 충분히 편할 것 같은데. AI 에이전트는 여기서 더 편해진다.   🦾자율성: 사용자가 묻는 질문에 가장 맞을 확률 높은 답을 내놓는 게 현재의 AI 챗봇. 인간 지시에 의존하는 챗봇은 모든 과정을 일일이 물어가며 요청을 처리한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최종적인 과업(task)을 주면 스스로 명령(프롬프팅)을 반복해 해결 방법을 찾아 완료한다.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최고AI과학자)는 “AI 에이전트는 다양한 디바이스, 사물인터넷(IoT) 장치 등과 통합해 사용자 요구를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작용: 자율적으로 답을 찾으려면 다양한 도구들과 상호작용해야한다. AI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 웹사이트, 앱 같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 기기들과도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종훈 스켈터랩스 개발총괄은 “AI에이전트는 활용 가능한 여러 도구와 상호작용을 연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화: 일반적인 AI 챗봇은 명령어에 조건을 넣지 않는 한, 개인 맞춤형 답변을 하진 않는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데이터 기반으로 맞춤형 해결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평소 창가 자리를 선호하는지 등 과거 나의 이력을 기반으로 가장 선호할만한 곳으로 식당 예약을 해줄 수 있는 게 AI 에이전트다. 」  김경진 기자  ━  2. AI 에이전트의 꿈, 내 집 마련   AI 에이전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 일상에 스며들려면 스마트폰,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워치, 스피커 등 하드웨어들과 결합해야 한다. 민달팽이가 집을 찾듯, AI 에이전트와 하드웨어가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 것. AI 에이전트의 평생 꿈 내 집 마련, 필요한 건.   ◦ 주목받는 온디바이스 AI: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4 출시 이후 업계 화두가 된 ‘온디바이스(on-device) AI’. AI 에이전트가 스마트폰과 결합하려면 인터넷 연결 없이 연산 성능을 개별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게 디바이스가 발전해야 한다. 현재 챗GPT와 바드 등 LLM은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복잡한 연산을 처리한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보급돼 전 세계 수십억 명 트래픽이 한 곳에 몰린다면 감당 불가. 서종훈 스켈터랩스 개발총괄은 “AI 에이전트의 모든 연산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진행하기엔 시간 지연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LLM 연산 능력을 기기에서 부담할 하드웨어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IT 기업 뿐 아니라 가전을 만드는 제조사들도 AI 에이전트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헨리 김 LG전자 미국법인 씽큐플랫폼사업담당이 이달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서 만능 가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공기 같은 AI: AI 에이전트가 성공하려면 하드웨어를 위한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 구축이 필수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생활 전반에 IT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환경을 뜻한다. 그래야 AI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AI금융센터장은 “각종 하드웨어 센서와 분석 기술이 발전해 온디바이스 AI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보다 정교해질 경우 AI 에이전트가 인간 환경을 이해하는 새로운 인지 능력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AI 에이전트, 역세권 살려면?: AI 에이전트가 입주할 집, 소비자와 가까운 역세권이어야 쓸모도 커진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후보군은 다양.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는 팩플에 “새로운 폼팩터를 가진 디바이스의 등장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장은 “TV나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혹은 자동차 등에도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올해 CES2024에서는 스타트업 ‘래빗(Rabbit)’이 개발한 AI 에이전트 전용 모바일 기기 ‘R1’이 눈길을 끌기도.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듣고 온라인 장보기, 메시지 전송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스타트업 ‘래빗(Rabbit)’이 개발한 AI 에이전트 전용 모바일 기기 ‘R1’. 사진 래빗  ━     ━  3. ‘꼬꼬마’ AI 에이전트, 궁금한 5가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능력치 상당수는 AI 비서 ‘자비스(JARVIS)’에서 나온다. 미처 명령하지 못한 것까지 알아서 해주는 만능 비서. 현재 AI 에이전트가 고도로 발달하면 자비스에 도달할 수 있을 전망. 다만 어디까지나 먼 미래의 얘기다. 현재 ‘꼬꼬마’ AI 에이전트에게 당장 그런 기대를 할 순 없다. 그래서 정리해 본 현재의 AI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 e메일 요약, 엑셀 계산 알아서 가능? YES ◦ 어떻게?: 지난해 AI 스타트업 시그니피컨트 그래비타스가 출시한 '오토GPT(AutoGPT)'는 최종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사람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을 수행한다. ‘태스크 생성-우선순위 선정-수행’을 각각 담당하는 3개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원리. 예컨대 오토GPT에 “신발 팔고 싶은데 시장 분석을 해줘”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신발 제조업체 웹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보고 시장에 대한 종합 분석 리포트를 써준다. 국내 AI 스타트업 라이너의 AI 에이전트도 “시장 보고서를 1000자 미만으로 써 줘”라는 명령에 업무 계획을 순서대로 세운 뒤 보고서를 써준다. ‘코그노시스(Cognosys)’에는 목표를 입력하면 할 일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하나씩 우선순위대로 처리해 준다. ‘오늘 받은 e메일을 요약하고 중요 내용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내 e메일과 알아서 연동해 업무를 처리한다. AI 스타트업 ‘어뎁트’가 출시한 ‘ACT-1’을 이용하면 엑셀 함수를 몰라도 자연어로 명령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쇼핑·음식 주문, 알아서 해줄 수 있나? YES ◦ 어떻게?: 어뎁트의 ACT-1은 생활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냉장고를 사고 싶을 때 ‘800L 크기에 4도어 냉장고를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포털을 검색해 조건에 맞는 물건을 찾아준다. 스타트업 ‘MultiOn’도 비행기를 예약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내놨다. 시연 영상을 보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편도 비행기표를 아마존에서 예약해 줘”라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화면이 움직이면서 항공사 웹사이트에 접속해 비행기표를 예약해 준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올해 1분기 출시할 서비스인 '스튜디오 2.0'의 예시 화면. 사진 뤼튼테크놀로지스     ✔️ 매번 말하지 않아도 내 취향·생활 패턴에 맞춘 서비스 가능할까? NO ◦ 왜?: 진정한 AI 에이전트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취향을 파악한다. 앰비언트 컴퓨팅을 통해 내가 쓰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으로 적용 가능. 그러나 현재는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단계까지 가려면 지식을 가지고 ‘생성’만 하는 단계를 넘어 ‘판단’ ‘자율 실행’까지 가능해야 한다.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는 “현재의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지시에 의존하지만 앞으로는 더 복잡한 업무를 사용자의 의도와 선호에 맞게 실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훈 스켈터랩스 개발총괄은 “‘회의 일정을 잡아줘’라고 사용자가 지시했을 때 AI 에이전트가 참석자들의 가능한 시간을 조율하고, 최적의 회의 시간을 정해 일정을 설정하고 초대장까지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개인용 말고, 우리 회사용 AI 비서 가능해? Soon ◦ 어떻게?: 기업별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 모든 걸 잘하진 않지만 해당 기업의 업무는 똘똘하게 도와줄 수 있는 비서를 만들겠다는 것.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기업 내부 문서와 업무 기록을 바탕으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뤼튼은 기업이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스튜디오 2.0’을 준비 중이다.   ✔️ 상용화 시점, 언제쯤? 1~2년부터 5년까지 다양  ◦ 왜?: 초기 단계 AI 에이전트는 이미 실행됐지만 일상에 완전히 녹아드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 AI가 멀티모달(MultiModal·복합정보처리, 음성이나 텍스트, 이미지 등을 모두 처리하는 AI) 기능을 장착하고 논리적 추론·예측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1~2년 이내, 오래 걸리는 분야는 3~5년 혹은 그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종훈 스켈터랩스 개발총괄은 “2025년 중반까지는 기업에 먼저 적용되고, 2026년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     ━  4. AI 에이전트의 미래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반갑지만 기존에 사업하던 기업도, 이를 사용하려는 개인도 고민은 많다.   ◦ 플랫폼 기업은?: 국내 빅테크 플랫폼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네이버가 AI 검색 서비스(큐:)로 검색한 음식 레시피를 네이버 장보기에서 구매하게 연결하는 등 사례가 대표적. 그런데 AI 에이전트 기능이 발전할수록 포털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포털 접속 대신 AI 에이전트에게 부탁할 수 있어서다. 반면에 오히려 AI 에이전트가 자신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가진 방대한 콘텐트와 서비스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플랫폼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 조용한 집사, 그런데 개인정보는?: 앰비언트 컴퓨팅을 통해 내 정보를 파악한다는 건, 그만큼 수집하는 개인 정보도 많다는 뜻.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집되고 활용되는 데이터의 종류, 그리고 이 데이터가 처리되는 방식에 따라 규제 강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장은 “개인의 데이터가 로컬 디바이스에 저장되는 형태로 에이전트가 구현되면 규제 문제가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온디바이스 보안은?: 아무리 각각의 기기에 저장된다 해도, 해당 기기가 보안에 취약하다면? 오히려 보안에 큰돈을 쏟는 빅테크들의 저장고에 있는 게 오히려 안전할 수도.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 하드웨어 보안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AI 에이전트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면?: 생성 AI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한 뒤 거세진 AI발 해고 공포, 더 똑똑한 AI 에이전트가 오면 정말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 센터장은 “일부는 AI 에이전트가 대체할 여지가 있지만 사람의 업무는 다층적이기 때문에 한 명의 사람을 AI가 일대일로 대체한다기보다는 하나의 업무를 대체해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29 15:22

  • [팩플] ‘개발하던 게임 들고 이직’ 우려 커진다…법원, '다크앤다커' 가처분 기각

    [팩플] ‘개발하던 게임 들고 이직’ 우려 커진다…법원, '다크앤다커' 가처분 기각

    아이언메이스의 게임 다크앤다커는 넥슨의 내부 프로젝트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 아이언메이스   국내 게임사 넥슨이 아이언메이스의 게임 ‘다크앤다커’ 배포를 중단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9개월 넘는 법정 공방 끝에 법원에서 기각됐다. 개발 중인 게임 IP(지식재산)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지난 25일 수원지법 민사31부(부장 김세윤)는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지난해 4월 낸 게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모두 기각했다. 넥슨 소속이었던 직원이 게임 소스코드 등을 외부로 유출하고, 다른 팀원들과 아이언메이스로 함께 이직한 뒤 넥슨에서 개발하던 게임과 유사한 다크앤다커를 선보이면서 발생한 법정 공방이다. 같은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을 상대로 낸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   법원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상당 부분 소명된다”면서도 넥슨의 신청을 기각했다. 지금 당장 게임 배포를 중단하면 아이언메이스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지만, 넥슨의 경우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면 향후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  이게 왜 중요해   다크앤다커 소송전의 결론은 국내 게임사 개발 환경에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내부 게임 개발 조직이 집단적으로 경쟁사에 이직한 뒤, 기존에 만들던 게임과 유사한 작품을 출시한 사례라서다.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사가 내부 계획한 작품 10개 중 1~2개만 개발 허가가 떨어진다”며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개발을 시작한 작품에 투입된 인력이 중간에 나가서 유사한 게임을 만들 경우 대형 게임사라도 사업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아이언메이스가 지난해 8월 대형 게임사 크래프톤과 다크앤다커 모바일게임 판권 계약을 맺어서다. 크래프톤은 이 IP를 활용한 신작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법적 판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이용한 안 좋은 선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권리침해 의심 기업이 해당 콘텐트로 얻은 이익을 금전적으로 얼마나 엄밀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재판부가 (넥슨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아이언메이스의 영업 손실에 비중을 두는 판단을 했는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크래프톤이 연 다크앤다커 체험 부스. [중앙포토]  ━  업계의 반응은   업계에선 법적 판단에 걸리는 시간을 이용한 악의적 ‘집단 전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10대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개발 담당자가 내부 자료나 정보를 잘 기록해둔 뒤, 중국 등 해외 경쟁사로 이직해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사례가 많아질 수도 있다”며 “마치 국내 기업의 핵심 반도체 설계 인력과 설계도가 해외 기업으로 넘어간 후에도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업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집단 전직’이 이뤄진 뒤에 출시된 작품이 성공할 경우, 콘텐트 제작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형 게임 IP는 한번 히트하면 영화나 기념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직원 400명 규모의 국내 대형 게임제작 스튜디오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선 단순히 본안 소송에서 이겨서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고 피해가 보상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게임 시장은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경쟁에서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본안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익명을 원한 대형 게임업체 관계자는 “아이언메이스가 영업 비밀을 개발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 만큼, 섣불리 소송 결과 등을 판단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슨 사옥. 뉴스1 앞으로는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대립은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언메이스는 지난 2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본안소송에서 충분하고 철저한 증거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넥슨 주장의 부당성과 아이언메이스의 무고함에 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 관계자도 “(법원이) 다크앤다커 서비스의 금지를 유예한 것으로 보고, 본안 소송에서 영업비밀 및 저작권 등에 대한 법원의 면밀한 검토와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다크앤다커’ 누구 자식이야? 판교 뒤흔든 친자확인 전쟁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1.29 06:00

  • '스위프트 음란물' 17시간 떠돌았다…"AI 딥페이크 쓰나미 올 것"[팩플]

    '스위프트 음란물' 17시간 떠돌았다…"AI 딥페이크 쓰나미 올 것"[팩플]

    미국을 대표하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AP=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사진이 퍼지면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딥페이크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2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얼굴에 성적 이미지를 합성한 딥페이크 사진이 유포됐다. 논란이 커지자 X는 이미지를 삭제하고, ‘테일러 스위프트’를 아예 검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약 17시간 동안 해당 사진이 방치되면서, 딥페이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 강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딥페이크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생성 도구 ‘디자이너’로 제작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MS측은 이 주장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방송매체 NBC와 인터뷰에서 “딥페이크와 싸우기 위해 빨리 움직이고 행동해야 한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 세상이 안전할 때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현재 소셜미디어 엑스에선 '테일러 스위프트' 검색을 막았다. 엑스 캡쳐 AI 기술 발달로 딥페이크를 악용한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도 포토샵을 이용한 합성 음란물이 있었지만, AI는 보다 빠른 시간 내 다량의 딥페이크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NYT는 “AI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기업들은 일반 사용자들이 쉽고 저렴하게 딥페이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오런 에치오니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예전에도 불법 합성물은 인터넷상에 많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AI가 생성하는 노골적인 사진들의 ‘쓰나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 역시 딥페이크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조셉 모렐 민주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X계정에서 “이런 일(합성 음란물 피해)은 어디서나 여성들에게 일어나고 있다”며 규제 중요성을 강조했다.    ━  막을 수 있나   현재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규제하는 법은 없다. 다만 9개 주에서만 상대 동의 없이 딥페이크 사진의 생성·공유를 금지하고 있다. 스위프트 팬들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호하라 (#protectTaylorSwift)’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연방정부에 딥페이크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선 AI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을 제작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 성폭력 처벌법 제14조2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영상을 편집·합성·가공하는 경우 5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I 딥페이크로 음란물을 제작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 온라인 특성상 한번 공개된 게시물의 경우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피해 사전 방지 효과는 제한적이다.    김윤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개개인이 딥페이크로 음란물을 만드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플랫폼 차원에서도 신고받지 않는 사진이나 영상까지 전부 다 규제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딥페이크 악용을 막기 위해선 음란물 유포 시 영리 목적이 아니더라도 가중처벌하는 방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2024.01.28 17:02

  • [팩플] 유럽서 콧대 꺾인 애플…3월부터 ‘외부 앱마켓·대체 결제’ 허용

    [팩플] 유럽서 콧대 꺾인 애플…3월부터 ‘외부 앱마켓·대체 결제’ 허용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조해 온 애플의 콧대가 꺾였다.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법 규제로 애플이 유럽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자사 플랫폼을 개방하게 된 것. 애플의 수익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애플은 25일(현지시간) 운영체제(OS) iOS와 앱스토어, 웹브라우저 사파리 등에 대한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의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앱마켓에서 앱을 다운받을 수 있고, 개발자는 아이폰의 인앱 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 수단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게 골자다.   이번 개편 내용은 3월 iO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EU 국가들에만 적용된다. 그 외 지역에서는 기존과 같이 운영된다. 이 같은 변화는 3월에 시행될 EU의 DMA(디지털 시장법) 때문이다. DMA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을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  무엇이 달라지나   ◦ 앱 개발자는: 애플 외에 다른 앱마켓에서 iOS 앱을 배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다른 앱마켓에 제공되는 앱도 애플의 공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악성코드 노출, 보안 위협 등을 막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아울러 애플이 아닌 페이팔 등 타사 결제 시스템도 쓸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애플이 그동안 부과해온 수수료가 사라진다. 앱스토어 개방으로 인해 개발자들이 다른 앱마켓으로 몰려갈 것을 방지하고자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의 결제 수수료를 15~30%에서 10~17%로 낮추기로 했다.   다른 앱마켓에 배포해도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있다. 다만 3%의 결제 처리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100만 번 이상 설치된 앱에 대해서는 설치 건 당 0.5유로(약 725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애플은 “유럽 내 99% 이상의 개발자들은 수수료가 줄어들고, (100만 번 이상 설치된) 앱 설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개발자는 전체 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아이폰 이용자는: iOS 앱을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앱마켓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앱스토어와 함께 구글 플레이스토어, 갤럭시 스토어 등 타사 앱 마켓 이용도 가능해진 셈이다. 웹브라우저 선택권도 넓어진다. 애플은 기본 웹브라우저도 자사 웹브라우저인 사파리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이게 왜 중요해   애플의 앱스토어 기반 수익 모델이 흔들리게 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연간 240억 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 중 유럽은 약 6%를 차지한다. 애플은 구글과 달리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오직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해왔다. 최대 30%인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를 받아 앱 개발자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규제에 애플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를 총괄하는 필 쉴러는 “DMA는 사용자 경험을 다른 지역보다 좋지 않게 만드는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며 “애플의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깨려는 당국의 규제는 애플 제품과 서비스의 개인정보보호·보안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  앞으로는   애플의 ‘철옹성’에 계속해서 금이 갈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정책 변화가 EU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애플은 게임 업체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반(反)독점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에서 앱스토어 외부 결제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2021년 제3자 결제를 허용하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자법)이 시행된 바 있다.   유럽에서는 ‘탈애플’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에픽게임즈는 올해 유럽에서 아이폰용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DMA 시행을 앞두고 메타는 이용자가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찾은 앱을 페이스북 앱 등 SNS 앱에서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일부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고려 중이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1.26 16:01

  • 계열사 기강잡는 카카오… SM엔터 경영진 PC 압수해 포렌식 [팩플]

    계열사 기강잡는 카카오… SM엔터 경영진 PC 압수해 포렌식 [팩플]

    카카오가 이달 초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경영진의 PC를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SM엔터가 카카오와 사전 상의 없이 투자 한 건이 있는데 이 투자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연합뉴스   카카오는 25일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 요구로 외부 로펌을 통해 SM엔터 재무제표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회사 소유의 업무용 PC에 한해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PC 안에) 자료 확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왜 중요해   그간 카카오는 계열사마다 자율 경영을 보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SM엔터 인수전 이후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일부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 사례 등이 이어지면서 카카오 본사가 계열사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책임경영’으로 방향을 돌렸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카카오 측은 "(장 대표를 포함해) 포렌식에 동의한 인원에 대해 업무용 PC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번 SM엔터 감사 건도 그 연장선상의 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말 SM엔터가 소형 기획사를 시세보다 비싸게 인수한 건이 감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당시 SM엔터 임직원이 해당 기획사 임원을 겸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 거래에서 SM엔터가 카카오에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보고하고 허가를 받은 뒤 인수를 진행했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내부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유럽 택시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할 당시 회사 내부 정보가 유출된 의혹과 관련, 실무 직원 휴대전화까지 확보해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그룹 전반에 기강 잡기 기조가 확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앞으로는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면 카카오 본사가 계열사 경영진 PC를 가져갔겠나”라면서 “카카오의 SM엔터에 대한 장악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감사를 ‘SM 매각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었으나, 카카오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1.25 18:17

  • “아이폰과 블랙베리 차이”…‘비전프로’ 값비싼 신세계

    “아이폰과 블랙베리 차이”…‘비전프로’ 값비싼 신세계 유료 전용

    Today’s Topic 컴퓨터, 입을 수 있을까애플 ‘비전프로’가 열 새로운 컴퓨팅   집에서 영화 ‘아바타’를 3D로 본다고? 살짝 흥미가 솟다가도 3499달러(약 468만원)짜리 헤드셋에 통장 잔고를 내어주기란 쉽지 않네요. 애플의 야심작 ‘비전프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고가에도 사전 판매 첫날 매장 수령 물량은 동이 났고, XR(확장현실) 웨어러블 시장은 흥분 상태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애플이니까 다르겠지?’ 아이패드·애플워치·에어팟 등 새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그게 돼?’라는 혹평 속에서도 시장을 만들어 온 애플이니까요. 돌이켜보면 어느 제품이든 1세대는 대중성보다 시장 가능성을 가늠해오곤 했죠. 다음 달 2일 출시될 비전프로 1세대는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비싼데 쓸 데가 별로 없는 장난감이 될지, 컴퓨터의 폼팩터(form factor·제품의 물리적 외형)를 혁명적으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지 기사에서 확인해 보시죠.   ■ 💬 목차 「 1. 왕의 귀환? 비전프로의 비전은 2. 그래서 써보니 어떻대? 3. 컴퓨터, 한 번 입어볼까 4. 입기 전 이것부터 체크! 」  오혜정 디자이너  ━  1. 왕의 귀환? 비전프로의 비전은   비전프로, 19일 사전 판매를 시작하고 사흘 만에 20만 대 가까이 팔렸습니다. 국내엔 올 하반기쯤 출시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데 공식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① 비전프로, 어디에 쓰는 물건? ◦ 정체가 뭐야: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혼합현실(MR) 헤드셋. 헤드셋에는 카메라·센서·마이크 등이 내장돼 현실 공간에서 3D 정보와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특징이 모두 있는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비전프로를 쓴 채 3D로 업무·게임을 하다가도 주위에 누가 오면 자연스럽게 외부와 소통하는 아이사이트(Eyesight) 기술이 특징이죠. 정근영 디자이너 ◦ 왜 만들었을까: 팀 쿡 애플 CEO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는 말로 비전프로의 ‘비전’을 설명하죠. 책상(데스크톱)에서 무릎(노트북), 손(스마트폰)으로 옮겨 간 컴퓨팅 방식을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허공의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랄까요. 이게 정말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비전프로를 쓰게 만들 ‘킬러 앱’이 있어야죠. 소셜미디어(SNS)·모바일게임 등의 앱이 사람들을 스마트폰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처럼요.   ■ AR·VR·MR·XR…봐도봐도 헷갈리네 「 ◦ 증강현실(AR): 안경이나 헤드셋 같은 ‘착용형’ 기기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제 세계 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띄워 보여주는 기술.   ◦ 가상현실(VR): 실제 공간이 아닌 컴퓨터로 구현한 가상환경 또는 기술. 주로 현실 세계와 차단한 채로 게임 같은 콘텐트를 이용합니다.   ◦ 혼합현실(MR): AR·VR을 한데 모은 기술. 카메라·센서를 활용해 현실 공간에 3D 가상정보를 더해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 MR 헤드셋으로 애플의 비전프로나 메타 퀘스트3가 대표적입니다.    ◦ 확장현실(XR): 위에서 설명한 모든 기술을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  ② 비전프로의 킬러 앱은 ◦ 휴대용 3D 스크린: 비전프로의 쓸모 중 애플이 앞세우는 건 단연 3D 영상을 앞세운 엔터테인먼트 기능입니다. 비전프로용 앱스토어에는 애플TV+·디즈니플러스·ESPN 등 다양한 동영상 스트리밍 앱이 들어올 예정인데요. 디즈니플러스는 인기 영화 중 일부를 엄선해 비전프로에서 3D로 스트리밍하겠다고 합니다. 라인업은 공개 전이지만 시장에선 ‘아바타: 물의 길’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거론되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아이폰15 프로부터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비전프로에서 시청할 수 있는 3D 영상 촬영이 가능해집니다. ◦ ‘네임드’의 보이콧: 문제는 비전프로용 앱에 공식 ‘불참’을 선언한 곳도 많다는 겁니다. 당장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유튜브 등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플랫폼들은 비전프로용 앱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어요. 모두 애플과 하드웨어로든, 스트리밍 서비스로든 라이벌 관계로 얽히고설킨 탓도 있고요. 인앱결제 수수료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기도 한 곳들입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는 “비전프로의 첫 번째 킬러 앱은 애플이 좋든 싫든 애플의 웹 브라우저 ‘사파리’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앱이 없으니 웹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③시장 반응은  ◦ XR 하드웨어 시장 “환영합니다”: XR 디바이스 시장은 기대감에 차 있습니다. 메타가 MR(혼합현실)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로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지만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죠. 그런데 애플이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국내 한 XR 스타트업 관계자는 “애플은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 입장에서도 상징성과 파급력이 있다”며 “‘애플이 하니까 될 것 같아’라는 기대감으로 후발주자들이 나서고, 그렇게 시장이 만들어져 왔다”고 말합니다. 김경진 기자 ◦ 소프트웨어 시장 “글쎄…”: 소프트웨어 쪽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살짝 차갑기도 하고요. 일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는(특히 XR용 소프트웨어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아직 알 수 없으니까요. 애플 앱스토어의 높은 수수료 정책이 오래전부터 불만이던 회사도 많고요. 앞서 메타도 자사 헤드셋 오큘러스·퀘스트 앱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개발자들의 원성을 산 적이 있는데요. 그게 메타의 헤드셋도, 이 시장도 더 커지지 못하게 한 이유 중 하나였죠.    ━  2. 그래서 써보니 어떻대?    애플은 최근 미국 본사에 기자 수백 명을 초청해 비전프로 30분 체험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다녀온 기자들의 감상평을 들어보면 기술적 측면에서는 확실히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였던 데이비드 포그는 “결과물이 기술적으로도 발전하고, 세련돼서 메타의 기존 헤드셋을 블랙베리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언급했습니다.  ◦ 공 들인 첫 인상 선택: 뭐든 처음이 중요합니다. 애플은 비전프로 출시를 앞두고 소매점 직원 수백 명을 본사로 불러 기기 착용 및 사용 방법 등을 면밀히 교육시켰습니다. 그동안 출시한 다른 기기에 비해 작동법이 복잡하다 보니 소비자에게 첫 경험부터 피로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죠. 렌즈나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미국 현지에서 처방전을 받아 149달러(약 20만원)짜리 교정 렌즈를 별도 구매해야 합니다. 이걸 비전 프로 내부 광학 렌즈에 자석으로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 엄지·검지 클릭: 비전프로를 처음 구동하면 사용자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스캔합니다. 이렇게 스캔한 3D 이미지는 아이사이트, 페이스타임(영상통화) 기능 등에 활용됩니다. 이를 테면 상대방은 비전프로를 쓰고 있는 저와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거나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 제가 아니라 저를 스캔한 3D 이미지인 거죠. 애플 제품을 써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OS가 허공에 넓게 펼쳐지고, 마우스 커서 역할은 눈과 엄지·검지가 대신합니다. 사용하고 싶은 앱에 시선을 고정하면 해당 앱이 강조 표시되고, 엄지와 검지를 부딪치면 클릭입니다. 애플 비전프로가 구현하는 기능. 사진 애플 ◦ 안경보단 무겁지: 비전프로의 무게 약 450g. 오랜 시간 착용하기엔 아직 무겁다는 평이 많습니다. 조애나 스턴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는 “향후 무게를 분산시킬 스트랩 등 액세서리 출시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애플이 헤드셋 자체 무게를 줄이려고 만든 외장형 배터리도 단점입니다. 어디를 가든 아이폰 크기의 배터리(353g)를 달랑달랑 들고 다녀야 하니까요.    ━  3. 컴퓨터, 한번 입어볼까   책상 없는 사무실에서 헤드셋이나 글라스를 쓰고 하는 회의, 좁은 비행기 안에서 헤드셋 하나로 업무를 처리하는 광경, 안경에 있는 버튼을 눌러 눈 앞의 풍경을 바로 촬영 등… XR 웨어러블 기기와 일상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풍경들입니다. 말 그대로 ‘입는 컴퓨터’의 시대라 할 수 있죠. 비전프로의 등장으로 이 시장은 잔뜩 고무돼 있습니다.  ◦ 관건은 현실과의 연결성: XR 업계 관계자들은 “XR 웨어러블 시장의 성패는 일상생활과 얼마나 결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VR보다는 AR 웨어러블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죠. 아직 촬영, 통화, 길 찾기 등 단순 기능에 머물러 있지만 현실과 멀어지지 않고도 여러 기능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스마트 글라스 렌즈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레티널 김재혁 대표는 “VR이 게임 등 한정된 영역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면 AR은 일상과 결합된 다양한 기능을 시도해볼 수 있어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비전프로 덕분에 이 시장을 인지하게 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가인 AR 웨어러블 시장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란 전망도 있고요. 미국 시장조사 업체 IDC는 글로벌 XR 시장 규모가 2022년 139억 달러(약 18조원)에서 2026년 약 509억 달러(약 68조원)로 4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AR 시장엔 왜 안경이 많을까 「 AR 웨어러블 폼팩터의 대부분은 ‘안경’입니다. 일단 안경은 다른 웨어러블 기기에 비해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착용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생활용품이죠. 2013년 사생활 침해 등 여러 논란 속에서 구글 글라스는 실패했지만, 그동안 여러 기업이 참전해 기술은 향상되고 디자인은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특성상 그 어떤 기기보다 사람의 눈·귀와 가장 가깝게 밀착돼 있다 보니 오디오·비디오를 전하는 데도 유리하고요.  팀 쿡 CEO는 비전 프로 출시 이전부터 “AR 글라스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컴퓨팅 및 통신 디바이스로서의 잠재력을 갖췄다”고 언급해왔죠. 」   ━  4. 입기 전 이것부터 체크!   ◦ 개인정보, 사생활 침해 문제 없나: 얼마 전 300달러짜리 AR 글라스 메타 레이벤을 착용하고 2주간 생활한 뉴욕타임스 기자의 체험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자는 “내가 이 칼럼을 쓰는 걸 알고 있던 에디터는 일반 안경과 내 안경을 구별하지 못했고, 다들 자신이 사진 찍히는 줄도 모르고 행복해했다”며 다소 섬뜩한 후기를 전합니다. 메타 레이벤은 오른쪽 프레임에 작은 LED 조명이 있어 사진 찍을 땐 잠시 깜빡이고, 동영상 녹화 중엔 계속 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럼에도 공공장소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생활 침해, 불법 촬영 문제 등에서 100%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죠. 레이밴-메타 AR 스마트글래스 사진 레이밴 ◦ 비전프로는?:  비전프로도 다른 스마트 기기처럼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내 시선에 따라 내가 주목하고 있는 문장이나 이미지·콘텐트 등이 강조되는 만큼 광범위한 ‘시선 데이터’가 실시간 수집되는 거죠. 이런 우려에 애플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저장된다”는 입장입니다.   ◦ 중요한 건 사용자 경험: 뭐니뭐니 해도 관건은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는 거겠죠. 국내 한 게임사 관계자는 “VR 게임이 흥행하지 못한 건 VR 기기를 쓰면서 느낀 사용자들의 부정적 경험(무게·멀미감 등)을 아직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말합니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얼마나 민감하게 읽느냐가 그 기기의 경쟁력이 되겠죠. 아무리 신기해도 몇 번 쓰고 말 거라면 비싼 장난감 아니겠어요?   ◦ 승부는 양산형 시장: 완성도는 높고 가격대는 합리적인 하드웨어. 사용자의 마음을 이끌 다채로운 소프트웨어. 두 시장의 선순환이 비전프로를 필두로 한 XR 웨어러블 시장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겠죠. 사실 비전프로는 애초에 대중용이 아닌 ‘프로’용입니다. 비전프로 출시 이후 다른 기업들은 대중을 타깃으로 한 양산형 제품을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고, 애플 역시 비전프로의 저가형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기사를 다 읽으신 여러분, 새로운 컴퓨팅의 세계에 참여하실 의향이 생기셨나요. 관련기사 애플이 하면? 애플이 해도? 450만원 헤드셋이 던진 질문 애플이 불 붙인 '얼굴에 쓰는 컴퓨터' XR기기 경쟁...'CES 2024'에서 활활

    2024.01.25 15:59

  • 구글 크롬이 글쓰기 도와준다…네이버 맞춤광고에도 AI 손길 [팩플]

    구글 크롬이 글쓰기 도와준다…네이버 맞춤광고에도 AI 손길 [팩플]

    구글·네이버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서비스 곳곳에 생성 인공지능(AI) 기능을 투입하고 있다. 사용자 맞춤형 AI의 일상화가 점점 가속화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생성 AI 광고 서비스 'CLOVA for AD'(클로바 포 AD)의 챗봇 '브랜드챗'. 사용자들은 상품 관련 다양한 질문을 AI에게 할 수 있다. 사진 네이버  ━  무슨 일이야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 생성 AI 기술 활용한 광고 '클로바 포 애드'(CLOVA for AD)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광고 브랜드를 검색하면 사용자 질문에 바로 응답하는 브랜드 챗봇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 형태다.   구글은 자사 웹브라우저 크롬 업데이트 버전에 3가지 AI 기능을 추가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알렸다. 추가된 기능은 크롬 사용 시 비슷한 주제 탭들을 알아서 묶어주는 '탭 정리기', 원하는 주제·분위기·색상 등에 따라 브라우저 배경 화면을 만들어주는 '테마 설정', 제품 리뷰·문의 등 글의 초안을 작성해 주는 '글쓰기 도움' 기능이다.  김영옥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기술기업들은 최근 검색·광고·쇼핑 등 서비스의 여러 세부적인 영역에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는 생성 AI가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의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된다. '클로바 포 애드' 서비스가 적용된 브랜드를 네이버 검색창에 치면 브랜드 배너 하단에 AI 챗봇 '브랜드챗'으로 들어갈 수 있는 버튼이 생긴다. 사용자는 브랜드챗으로 상품 관련 다양한 질문들을 AI에게 던져 바로 맞춤형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사전 테스트 기간 동안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브랜드챗이 들어간 버전, 안 들어간 버전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브랜드챗이 들어갔을 때 기존 대비 클릭률이 약 20% 상승했다고 한다. 네이버 비즈CIC 하선영 광고상품기획 책임리더는 "생성 AI 기반 광고는 개인에 따라 다양한 질의에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 SME(소상공인)들의 수익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로 비슷한 탭을 자동으로 묶어주는 '탭 정리기' 기능. 사진 구글 구글 크롬에 도입된 기능도 '사용자 맞춤형'에 초점을 뒀다. 크롬 등 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작업을 하다 보면 탭이 하나 둘 늘어 빽빽해 질 때가 많다. 이렇게 쌓여있는 탭을 수동으로 일일이 정리하는 데는 일정 부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크롬 업데이트 버전에 도입될 '탭 정리기' 기능을 이용하면 AI가 쌓인 탭들을 비슷한 작업이나 주제 별로 자동 그룹화 해 정리해 준다.    구글은 탭 정리기와 테마 설정 기능은 미국에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한 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쓰기 도움 기능은 다음 달 출시된다.    ━  더 알아야 할 것   AI 기능의 서비스 접목은 네이버나 구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 웹브라우저 '빙'부터 운영체제(OS),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소프트웨어(SW) 등에 생성 AI '코파일럿'을 탑재해왔다. AI의 영역이 점차 세분화 된 서비스로 넓어지는 만큼 인간 근로자를 대체하게 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최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고, 한국 역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인공지능과 업무의 미래'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경우 일자리의 약 60%가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2024.01.25 06:00

  • [팩플] 구글 ‘OS 갑질’ 소송 패소…플랫폼 규제 힘 받는다

    [팩플] 구글 ‘OS 갑질’ 소송 패소…플랫폼 규제 힘 받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강요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조사가 자체 OS를 만들 길이 열렸지만, 이미 구글과의 협력이 공고한 상황에서 사실상 새로운 OS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뉴스1  ━  무슨 일이야   24일 서울고법 행정 6-3부(부장판사 홍성욱‧황의동‧위광하)는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공정위는 2021년 9월 구글이 스마트폰 기기 제조사들을 상대로 안드로이드 OS 탑재를 강제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고 과징금 2249억원을 부과했다. 구글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새로운 스마트기기 연구개발에 관한 혁신활동을 저해했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해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와 우려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원 판결 이후 구글 측은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안드로이드 OS가 다양한 기기에서 일관되게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구글의 정책)이 한국 기기 제조사 및 앱 개발자들의 글로벌 확장·성공에 기여했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왔음에도, 법원이 구글의 청구를 기각해 유감스럽다”며 “판결문 내용을 신중히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이게 왜 중요해   독점으로 모바일 OS 사업을 운영하던 구글이 경쟁당국과 법원의 철퇴를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전세계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제재 당시 공정위는 구글이 파편화금지계약(AFA)을 강제한 것을 가장 크게 문제 삼았다. AFA는 기기 제조사는 모든 스마트 기기에 포크OS(구글 안드로이드를 변형해 만든 OS)를 탑재할 수도 직접 개발할 수도 없게 한 계약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를 같이 계약하는 조건으로 기기 제조사에 AFA를 강제 체결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경쟁당국의 제재가 처음은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18년 구글이 AFA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도 포크OS 기반 모바일 기기가 제조·판매되지 못하도록 방해한 행위 등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앞으로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자체 개발 OS를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이미 굳어진 OS 양강 체제와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다시 OS에 힘을 주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서 독자 OS 구축에 나선 적 있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벽을 넘지 못했다.    ━  앞으로는   대형 해외 플랫폼 기업인 구글과의 법정 다툼에서 승기를 잡은 공정위의 플랫폼 규제가 탄력받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최근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강조하며 플랫폼 경쟁촉진법을 입법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국내 플랫폼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독과점 플랫폼이라면 국내외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차별 없이 규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1.24 18:22

  • [팩플] “국내 해킹 80% 北 소행”…'선거의 해' 해킹 위협 커진다

    [팩플] “국내 해킹 80% 北 소행”…'선거의 해' 해킹 위협 커진다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에 대한 해킹 공격 시도 중 80%가 북한 소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올해는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올해 사이버위협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무슨일이야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이 24일 경기 성남시 국가사이버협력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버 위협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국정원 국가정보원은 24일 경기 성남시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공공분야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건수가 하루 평균 162만 건”이라며 “2022년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위산업·조선업 등 민간 산업은 제외하고 집계한 수치라 국정원은 실제 발생한 해킹 공격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기 계획에 따라 해킹을 했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부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해킹 목표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수시로 공격 목표를 바꾸고 있다는 것. 예를들어 지난해 1월에 ‘식량난 해결’을 지시하자 북한 해커들은 국내 농수산 기관을 집중 공격해 자료를 탈취했다. 김 위원장이 ‘해군력 강화’를 주문한 지난해 8~9월에는 국내 조선업체의 도면과 설계 자료를 탈취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관심사와 지시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연합뉴스   특히 국정원은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IT 기술자들까지 해킹에 가담하는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IT 인력 규모는 해킹 조직의 3배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이 본격적으로 해킹에 나설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신분을 속여 IT 업체에 취업하거나 외주로 일감을 수주한 뒤 해당 업체가 개발을 요청한 소프트웨어에 악성코드를 은닉하는 수법을 쓴다. 해당 악성코드에 노출되면 랜섬웨어(ransomeware·악성 소프트웨어의 일종)에 감염되거나 가상자산을 탈취당할 수 있다.    ━  이게 왜 중요해   국정원은 현재 사이버 공격 위협을 포함한 북한 도발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고성능 PC 등 해킹 인프라를 늘리고 있고 통상 남북 관계가 갈등 국면일 때 북한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국내 총선도 있어 북한이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공격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 통상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사회 혼란을 노리는 핵티비스트(Hacktivist, 정치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대남 비난 강도가 높을 때 사이버 공격이 항상 뒤따라 발생했다”고 말했다.   ◦ 생성 AI도 사이버 안보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 국정원은 북한이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바드’와 같은 생성 AI 서비스를 사이버 공격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해킹 대상을 찾고, 챗봇에 해킹에 필요한 기술 등을 물어보는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 다만 아직 실전에는 활용되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백 차장은 “현재는 북한이 상용화된 생성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차원에 그치지만, 스스로 AI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올해 제일 위험한 것은     ◦ 정부 흔들기 및 여론 개입: 국정원은 북한이 선거를 앞두고 국내 여론 형성에 개입할 목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짜뉴스나 딥페이크 영상을 유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선거 시스템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정원은 국내 여론 분열을 목적으로 포털에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하는 행태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몇몇 아이디가 중국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네이버 측은 “확인 결과 한국인이었다”고 해명했다. 백 차장은 “(한국인으로) 위장해서 가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체 확인이 쉽지 않다”며 “(기사 보도 후) 일부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해당 의혹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개인 주머니도 노린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 및 발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상 자산 탈취 대상을 확대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기관뿐 아니라 개인이 가진 가상자산까지 노릴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북한 해커들은 가상자산 관련 온라인 카페의 회원 정보를 해킹해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인증정보를 이메일이나 클라우드 등에 보관할 경우 보안에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1.24 18:02

  • 주식·코인보다 한우를 사라…‘수익률 15%’ 소테크 예찬

    주식·코인보다 한우를 사라…‘수익률 15%’ 소테크 예찬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우(牛) 테크’ 플랫폼으로 소고기 혁신 ‘뱅카우’ 운영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낸다.” 1970년대 인구에 회자되던 말이 2024년, IT 투자업계에서 다시 나온다. 소를 여럿이 나눠서 투자한 뒤 수익을 공유하는 조각투자가 IT 기술로 가능해지면서다. 조각 투자는 값비싼 자산의 소유권 등 권리를 쪼개 다수가 나눠 갖는 투자 방식.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투자금융계약 증권을 통해 합법적으로 조각투자 상품을 출시할 길을 터주면서 관심이 뜨거워졌다. 부동산(카사코리아·루센트블록), 저작권료 청구권(뮤직카우), 미술품(아트앤가이드·테사·소투)에 이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산은 한우(뱅카우)다.   그런데 소 한 마리를 여럿이 나눠 투자한다면 돈은 벌 수 있는 걸까. 수억원이 넘는 다른 대체투자 자산 대비 매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스탁키퍼(뱅카우 운영사) 안재현 대표(38)는 “소는 미술품이나 음악 저작권 등 다른 조각투자 대상보다 더 매력적이고 주식·코인보다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UC버클리 경제학과 졸업 후 종합무역상사에서 일한 ‘상사맨’. 안 대표에게 ‘우(牛) 테크’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 💬목차 「 1. 조각투자, 소에 꽂힌 이유 2. 국내 소 시장 22조원 3. 그런데 소 투자, 안전한가? 4. 소고기의 ‘하림’ 가능할까  」  오혜정 디자이너    ━  1. 조각투자, 소에 꽂힌 이유   조각 투자, 왜 소인가 소는 주식이나 코인보다 변동성이 낮다. 닭(3개월)·돼지(6개월)에 비해 생육 주기(28~32개월)가 길어 안정적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 농가가 한두 달 더 기르면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 동시에 소는 투명한 자산이다. 전국 64개 도축장의 생산·시세 관련 데이터를 농림축산식품부가 모두 모아 공시한다. 미술품·음악저작권 등 다른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기초자산은 정보가 불투명하거나 데이터에 시차가 있을 수 있다. 복잡한 가치평가도 필요없다. 소가 잘 크면 내 이익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토큰증권시장(STO)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2022년 11월 금융위원회는 열매컴퍼니·테사·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뱅카우 등 5개사의 조각투자 상품을 증권으로 판단하고 사업 재편을 지시했다. 지난해 2월에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인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토큰증권 시장이 조성되면 미술품이나 한우·부동산 등 유·무형 기초자산 대부분을 증권화해 팔 수 있다. 금융위 판단 이후 서비스를 중단했던 뱅카우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 2월 두 차례에 걸쳐 가축투자계약증권을 공모할 계획을 담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   증권신고서는 왜 철회했나   자산 구성 항목 중 사료비와 사육비 공개와 관련한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해당 정보가 사료회사나 각사 영업비밀이라고 생각해 계약서나 사료 급여표, 단가표를 구체적으로 노출하지 않았는데 금감원에서 기초자산 구성 항목에 들어가니 추가해 달라고 했다. 관계사와 논의한 후 보완하기로 했다. 다른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다. 다시 신고서를 제출하고 금감원이 승인하면 중단했던 서비스를 바로 론칭할 예정이다.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인 뱅카우(스탁키퍼)의 안재현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  2. 국내 소 시장, 22조원    투자 대상으로서 한우는 여전히 낯설다. 시장은 어떤가. 조각투자가 논의되는 음악저작권 시장은 3000억~5000억원인데 국내 소 시장은 2022년 기준 22조원 규모다. 시장이 낯선 건 축산업이 1차 산업이고 사람들이 소고기 소비 이외에 생산과 유통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다. 시장 규모만큼 농가는 성장하지 못했다. 전체 농가 중 20마리 미만 사육 농가가 56%다. 50마리 미만을 키우는 중소규모 사육농가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국가통계포털 KOSIS, 2022년 한우 사육규모별 농가수 및 축종별 마리수 기준). 이렇다 보니 농가의 자금 조달에도 한계가 있더라.   어떤 한계인가  100마리를 24개월 사육하려면 운영자금으로 생산비용이 9억원 정도가 든다. 시골 한우 농가에는 큰 돈이다. 그래서 자금 조달을 위해 토지담보대출을 받거나 사료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다. 이자율이 연 9%가 넘는다. 이자율이 10~12%인 제2·3금융권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다. 뱅카우는 농가들이 사육에만 집중할 수 있게 투자자와 농가를 연결한다. 농가는 사육에만 집중할 수 있다.   어떤 지원인가. 농가는 무엇을 얻나 초반에는 뱅카우가 농가에 투자한 만큼 소를 판 이후 손익을 농가와 분배했다. 현재는 월별로 사육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농가에 준다. 한 마리당 평균 3만~3만3000원 정도다. 400마리를 키우는 농가는 월 1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인센티브는 소를 잘 키웠을 때 드리는데 등급별 수수료를 개체별로 측정한다. 투자계약증권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손익분배는 분쟁 가능성이 있어 계산이 명확한 수수료와 인센티브 모델로 변경했다. 농가가 안정적이고, 더 열심히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한 결과다.   김지윤 기자   안 대표는 한우 농가의 아들이다. 어머니가 기른 소를 판 돈으로 유학생활(UC버클리 경제학과)을 했다. 졸업 후 귀국해 종합무역상사인 한화에서 2015년부터 5년간 일했다. 축산사업팀·식량사업팀 등을 거치며 육류 수입 관련 일을 했고, 소고기 수입과 유통시장을 익혔다. 당시 어머니 농가의 빈 자리에 소를 한두 마리씩 직접 사서 넣고, 다 자란 뒤 팔아 한 마리당 최대 50%가 넘는 수익을 낸 적도 있다.   소고기 수입, 유통, 투자 베타테스트(시험운영)까지 해 본 그는 2020년 10월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를 창업했다. 2021년 5월 뱅카우 플랫폼을 시작해 2개 목장에서 20마리 송아지를 공동구매해 공급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뱅카우는 6개월령 송아지를 매입해 소가 24개월 내외로 다 자라면 우시장에 팔아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지금까지 뱅카우 한우 ST에는 약 5000명이 누적 63억원을 투자했다. 뱅카우는 2022년 매출 181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뱅카우는 어디서 돈을 버나 2022년 플랫폼 수수료로 매출이 50억원 정도 났다. 투자자에게 받는 수수료는 2% 정도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수수료만으로는 매출에 한계가 있다. 나머지는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에서 판매한 육류 매출이다. 앞으로는 투자계약증권 거래를 통한 수수료, 이 외에 중간 밸류체인(가치사슬, 기업활동에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장악하면서 소고기 판매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  3. 그런데 소 투자, 안전한가?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축산 농가에서 소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뉴스1 소 투자, 리스크는 없나 모든 투자는 리스크가 따른다. 소도 마찬가지다. 다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했다. 우선 6개월령 송아지를 매입해 기르는데, 이 연령개체 폐사율은 1% 정도다. 이런 폐사 위험은 수십 마리, 수백 마리를 묶어 수백 개의 ST를 한꺼번에 발행하는 방식으로 분산시킨다. 또 매수 이후 수익 실현까지 18~24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환금이 어렵다는 것도 고려할 요소다. 상장 직후 시장에서 바로 매매가 가능한 주식과 달리 유통시장이 없어 자산을 처분할 때까지 투자금을 빼기 어렵다. 하지만 최대 10년 정도 걸리는 미술품보다 그 기간이 짧다.    구제역 등으로 소가 죽으면 어떻게 되나    투자한 송아지가 질병, 화재 등으로 죽으면 투자자들은 원금 보전 받을 수 있다. 구제역과 같은 1급 가축전염병은 국가에서 농장주에게 100% 보상해 주고, 단순 부상이나 질병으로 폐사하더라도 가축재해보험(80%)과 뱅카우가 마련한 제도를 통해 농가(20%)에서 보전해 준다.    기회 요소는 무엇인가   소고기 소비량이 늘고,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가 생기는 건 기회다. 소고기 소비량은 2010년 8.8㎏에서 2020년 14㎏으로 약 59%가 늘었다(전국한우협회). 한우는 매년 90만 마리 정도 거래되며 한우 수요 증가로 매년 거래량이 늘고 있다. 또 저탄소 친환경 한우에 대한 관심이 늘어 마트에 부스가 생길 정도다. 하지만 개별 농가 단위에서는 이런 가치소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뱅카우는 지난해 3월 58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신한벤처투자, 현대기술투자, KT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총 누적투자유치 금액은 80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토큰증권 상품 공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한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발행과 공급에 있어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 스탁키퍼와 토큰증권 투자상품 발행 MOU. 사진 한국투자증권  ━  4. 소고기의 ‘하림’ 가능할까     뱅카우의 투자 수익률은 편차가 크다. 지난해 1월 한우 한 마리를 약 19개월 길러 매각했을 때 연 환산 수익률은 15.4%, 같은해 3~7월 한우 175마리를 팔아 얻은 연 환산 수익률은 4% 안팎이었다. 경매 시점 당시의 경기 상황, 송아지 가격과 사료비 가격 변동성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뱅카우는 농가단위(100마리), 조합단위(1000마리)로 묶어 투자를 받아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경매 매각, 제3자 직매각 등 다양한 판매거래 채널을 확보해 유통과 최종 판매까지 수직계열화 구조로 확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소고기 버티컬(특정 분야)의 ‘하림’이 되겠다는 것. 하림은 닭고기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하림은 농가에 병아리와 사료 등을 공급하고 육계를 사육한 농가는 하림에 닭을 출하해 일정 수수료를 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한우업계 ‘하림’이 되기 위한 전략은 유통 구조를 혁신하고자 한다. 소 한 마리 생산원가는 송아지 비용 400만원, 사육관리비 400만원 등 평균 800만원이다. 이를 24개월간 키워 경매장에서 엑싯(exit·투자금 회수)을 한다. 이후 중도매인, 도매상 등 유통구조가 붙어 소비자에게는 한 마리당 2200만원,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릴 때는 3700만원에 팔린다. 쿠팡, 컬리, 설로인, 정육각 등이 혁신하겠다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여기서 사먹는 고기가 저렴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농가로부터 직접 물량을 받는 게 아니라 중간도매인, 1차 가공장 단계에서 납품을 받아서다. 우리는 농가에서 출하된 한우를 도축한 뒤 직접 육류 가공장에서 바로 상품으로 준비한다. 소가 농가에서 우시장-도축장-경매장-중매인-가공장-도매상으로 가는 유통 과정을 줄여 상품화 과정에서 거품을 걷어낸다.    김주원 기자 유통단계, 어떻게 줄이나 육류가공센터 ‘고기설계소’를 만들었다. 아직 모든 물량을 고기설계소를 통해 소화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양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한우브랜드 ‘솔직한우’를 출시했다. 지난해 2월 서울 옥수동에 정육식당을, 지난달에는 용산에 F&B센터를 열었다. 방문하시면 합리적인 가격에 소고기를 직접 맛보실 수 있다. 유통·판매·생산 솔루션 사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생산자 모두 만족하는 한우 유통시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우시장에서 한우 한 마리가 800만~900만원에 팔리는데 30일간 유통 과정을 거치면 소고기가 소비자에게는 3~4배 가격으로 간다. 한우 ST 발행으로 투자를 유도해 농가와 연결하고, 유통구조를 혁신해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큰 그림이다.   투자 플랫폼 기반으로 공급망 사업을 하는 건가     그렇다. 거점 지역 사료 파트너사인 카길(Cargill), 천하제일사료 등과 협업해 우수 농가를 확보하며 한우 공급망을 늘리고 있다. 뱅카우는 플랫폼 사업을 통해 한우투자계약증권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한다. 공급망 사업을 통해서는 출하와 경매, 정산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거짐 지역의 직영 농가를 모은다. 커머스 사업도 있다. 현재 운영하는 F&B센터 등 생산과 영업 허브를 구축하고 전용 상품 개발을 통해 판매 라인을 만들고 향후 온라인 커머스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투자계약증권으로 금융권에 들어가면 더 많은 투자자에게 노출된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투자자들에게 금전적인 수익을 안겨주고 생산자와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소 투자는 투자계약증권 회수를 위해서는 18~2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기초자산인지 고민해 보고, 리스크를 따져보고 투자하길 바란다.

    2024.01.24 15:21

  • '페미' 안 되고 '파시스트' 된다?…카톡 AI 말바꾸기, 편향 논란 [팩플]

    '페미' 안 되고 '파시스트' 된다?…카톡 AI 말바꾸기, 편향 논란 [팩플]

    카카오톡(이하 카톡)에 들어간 인공지능(AI) 기능에 일부 선택적 필터링이 적용돼 윤리적 편향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톡의 AI 기능. 카카오톡 캡처    ━  무슨 일이야   23일 카톡에 ‘게이’,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AI 말투 바꾸기를 지원하지 않고 “변경할만한 내용이 없다” “바꾸기가 쉽지 않다” 며 필터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병X’ 등 욕설, ‘파시스트’ 같은 단어는 필터링이 되지 않고 AI 말투 바꾸기 기능이 적용됐다.   카카오톡의 AI 말투 변경 기능이 적용된 화면. 카카오톡 캡처   AI 말투 변경 기능은 지난달 18일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됐다. 이용자가 카톡 실험실에서 동의하면 자신이 입력한 문장을 ‘정중체’‘임금체’‘상냥체’ 등으로 AI가 바꿔서 보내주는 기능이다. ‘좋은 아침이에요’라는 문장에 로봇체를 적용하면 ‘아침. 굿’이라는 말로 바뀌는 식이다. 이 기능에 적용된 AI 모델은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필터링 기준에 편향성이나 목적성이 있지 않다”며 “응답 과정에서 할루시네이션(환각·AI의 그럴싸한 거짓말)과 같은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경우에 한해 필터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게 왜 중요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브레인의 오픈소스 멀티모달 AI모델인 ‘허니비’를 공개하는 등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윤리’에 대해서도 지난해 ‘카카오 공동체의 책임있는 AI를 위한 가이드라인’, ‘카카오 공동체 기술윤리 보고서’ 등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상황. 카카오의 알고리즘 윤리헌장은 ‘알고리즘 결과에서 의도적인 사회적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새 AI서비스에서 사회적 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게 필터링이 적용된 것.   전 세계적으로도 AI의 윤리적 사용 문제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특히 EU(유럽연합)의 AI법을 시작으로 AI 규제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안전하면서 책임감 있는 AI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21년 AI 챗봇 ‘이루다’의 혐오 발언 사건 이후 AI 윤리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네이버의 대화형 챗봇 ‘클로바X’는 부적절한 단어를 입력하면 ‘저는 선정적이거나 혐오스러운 요청에 대해 답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  AI 윤리, 어떻게 해야 돼?   전문가들은 AI 기업이 AI모델 개발과정과 개발 이후 개선 과정에 있어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연구센터장은 “이용자 피드백을 정확하게 받고, 기능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AI 윤리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혜연 KAIST AI연구원장은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전문성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이 갖춰져야 한다”며 “AI개발팀의 윤리적 문제 이해도를 높이며 인적 구성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1.24 06:00

  • [단독] 수사받는 카카오모빌리티, 검사·대통령실 출신인사 영입 | 팩플

    [단독] 수사받는 카카오모빌리티, 검사·대통령실 출신인사 영입 | 팩플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에 소속돼 있던 검사 출신 행정관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 및 정부 규제 당국의 전방위 조사에 대응하고 여권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기태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3급·사법연수원 38기)은 지난해 말 사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 윤리경영실장(부사장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실장은 검찰에서 법무부 법조인력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등을 거쳤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계약을 맺은 택시. 뉴스1    ━  왜 중요해   카모는 검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수사·조사를 받는 중이다. 지난해 2월 공정위는 카모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가맹택시에 콜(택시 호출)을 몰아줬다"며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이 건에 대한 검찰 고발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이를 따라야 한다.   금감원 역시 카모를 감리 중이다. 카모는 운수회사로부터 가맹택시 자회사(케이엠솔루션)를 거쳐 운임의 약 20%를 수수료를 받은 뒤, 이 중 16~17% 정도를 운수회사에 광고 노출 등의 대가로 다시 돌려준다. 금감원은 이를 ‘매출 부풀리기’로 보고 있다. 카모 측은 “구체적 회계처리 방식과 관련한 견해 차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금감원 감리는 현재 마무리 단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에 대한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카카오 내부 한 관계자는 “당시 너무 센 발언이라 아찔했다”며 “‘이 정부에선 뭘 해도 안 되나’ 하는 위기감이 들었다”고 했다.    ━  앞으로는   지난 18일 카카오 노조가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아지트(본사) 앞에서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조사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박 실장은 수사 현안에 대응하는 한편 조직 내부 기강잡기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평적 공동체 문화를 강조해왔던 카카오에 검사 출신인 박 실장이 잘 녹아들 수 있겠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카모는 박 실장이 있는 윤리경영실 주도로 내부 직원 대상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유럽 택시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할 당시 회사 내부 정보가 유출됐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은 “개인정보를 넘어 기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포렌식 중단 및 경영진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 집회도 열었다.   이에 대해 카모 측은 “보안점검은 사내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진행하는 것으로, 해당 인사의 영입여부와 무관하다"며  "조사 자체도 외부 기관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박 실장은 이번 정부 출범부터 대통령실에 몸담았던 만큼 ‘여권과 소통창구’ 구축을 노리고 카카오가 영입했을 것”이라며 “기업 수사가 결과적으로 전관 영입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웅·윤상언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1.2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