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살상무기 지원 않는다는데…젤렌스키 “한국무기 환영”

중앙일보

입력 2023-02-27 00:01:00

수정 2023-02-27 01:16:2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산 무기 지원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 한국 지도부 초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쟁 1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JTBC 취재진으로부터 “한국산 무기 지원을 계속 바라는가”란 질문에 “지원된다면 환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멋진 나라(한국)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 의논 중인 세부 사항들이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기회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한국 지도부에 대해 우크라이나 초청을 진행하고 있었고, 내가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을 때 총리의 한국 방문도 추진 중이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을 우크라이나로 초청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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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한국을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포탄을 수출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 검토 중이다. 지난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포탄 재고가 줄어들자 한국에서 수입해 재고를 확보한 바 있다. 미국은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포탄 공급을 희망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은 하지만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으며, 수출된 포탄은 미국이 최종 사용자란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이 무기 제공을 결정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경고를 한 배경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고 있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K2 전차 등 무기를 잇달아 수출하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자국 무기를 먼저 지원한 뒤 그에 따른 전력 공백을 한국산 무기로 채우겠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지난 2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를 방문,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국간 국방·방산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앞으로도 한국 무기체계를 지속해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양국 군인들이 교차 방문해 공동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