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하다 죽었나…자식 팔아 장사" 이태원 유족 울린 시의원

중앙일보

입력 2022-12-13 11:43:26

수정 2022-12-13 17:39:40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53·비례) 경남 창원시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을 향해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등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 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SNS서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잔 수작…징징대지 마라”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 12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 12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나라 구하다_죽었냐” 등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전날에는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족속들”이란 글도 페이스북에 썼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태원 참사 유족이 나온 한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한 사진 게시물에 “저런 식의 생떼 작전은 애처롭기는커녕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 등의 글을 쓰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해당 게시글에 한 네티즌이 유족이 나온 다른 뉴스 화면을 캡처해 댓글로 올리자 “징징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지 입 다물고!!!”라는 대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달 23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족이 나온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등 글을 썼다.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달 23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족이 나온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등 글을 썼다.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달 23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에 단 대댓글. 네티즌이 이태원 참사 유족이 나온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해 댓글을 달자, 김 의원은 ″징징대지말고 가만히 있어야지 입다물고!!!″라는 대댓글을 달았다.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지난달 23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게시글에 단 대댓글. 네티즌이 이태원 참사 유족이 나온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해 댓글을 달자, 김 의원은 ″징징대지말고 가만히 있어야지 입다물고!!!″라는 대댓글을 달았다.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 의원, 오전 “일부 유족 도 넘어” 오후 “고개 숙여 사과”

김 의원은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일부 게시글들을 삭제하다 페이스북 계정 자체를 없앴다. 김 의원은 계정을 없애기 전인 이날 오전 “세월호나 이태원이나 유족들을 이용하는 세력이 움직인다”며 “그 세력들을 추종하는 무지몽매한 인간들이 있다.! 나는 그렇게 본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일보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해당 게시글을 쓴 연유는) 일부 유족의 인터뷰나 단체행동이 너무하다고 생각한 데서 이유가 있다”며 “뭔가 장사치 같은 단체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걸 개인 SNS에 즉흥적인 내 마음을 옮기는 게 이렇게까지 이슈화되는 게 더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는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창원시의회 의장단의 요구에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날 오후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글을 SNS에 올렸다”며 “잘못된 글로 인하여 큰 상처를 받은 시민 분들, 특히 (이태원 참사) 유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의회 소속 45명 의원 일동도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태원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 분들께 큰 고통을 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13일 오후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이 13일 오후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야권 “국민의힘 강력 조치하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조금이라도 인간으로서 양심이 남아 있다면 국민의힘 도당 차원에서 유족에 사과하고 그 책임에 걸맞은 조처를 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도당 윤리위 회부”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날 김 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도당 윤리위는 당내외 인사로 구성하되, 당외 인사를 과반수로 둔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고-제명 순이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중앙당과 상황 공유하며 논의한 결과, 김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며 “본인 소명을 받는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아직 윤리위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기자가 “이태원 참사 유족, 시민들에 대한 도당 차원의 사과 입장 발표 여부”를 묻자, 이 관계자는 “아직 거기까진 정리된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