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리우폴 집중 포격..."도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2-03-20 08:58:24

수정 2022-03-20 09:13:54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과 도심의 모습.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과 도심의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점령을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 등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이 도시 내부로 더욱 깊숙이 진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고 BBC인터뷰에서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나폴에서 친러병력이 장갑차를 운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나폴에서 친러병력이 장갑차를 운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당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 가운데 하나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차지하기 위해 이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전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제철소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3주째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군사시설뿐 아니라 병원·교회·아파트 등 민간건물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다. 마리우폴 당국은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500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 "아이들과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도시가 파괴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마리우폴 당국은 지난 5일 동안 4만 명의 시민이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도시를 떠났고, 2만 명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이 인도적 통로 개설에 합의해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피난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곳에 남아 있던 민간인은 약 3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 수천 명을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시켰다고 주장했는데, 외신들은 이같은 주장의 진위는 직접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그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개전 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병사 1만4400명을 사살했고, 러시아군 군용기 95대와 헬기 115대, 장갑차 1470대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