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O, `非상업적' 인터넷도메인 보호 국제협정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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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도가 통제하지 못하는 지역과 특산물 명칭, 정치.종교인.과학자 및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인터넷 도메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유엔 산하 기구에 의해 3일 제기됐다.

세계지적보호기구(WIPO)의 프란시스 귀리 사무차장은 기자회견에서 팝스타 마돈나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상업적'' 명칭은 기존의 인터넷 도메인 보호 체제에 의해 보호되나 지역 명칭, 정치.종교인 또는 과학자, 특산물 및 이미 사망한 역사적 인물의 이름은 현 시스템상 `상업적 기여가 없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한다면서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현직 대통령도 자신의 이름이 남에 의해 인터넷 도메인으로 사용돼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귀리 차장은 이런 도메인상의 문제점을 설명하기 위한 예로 튀니지닷컴(tunisia.com)이 미국 기업에 의해 확보됐으며 아프가니스탄닷컴(afghanistan.com)도 카리브해역 소재 기업에 선점 당했음을 상기시켰다.

또 미 기업과 남아공 정부간에 사우스아프리카닷컴(southafrica.com)을 둘러싼 법정 투쟁도 벌어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캘리포니아치즈닷컴(california-cheese.com)도 엉뚱한 카리브 해역 거주자의 소유라고 소개했다.

WIPO는 지난 99년 인터넷 도메인 분쟁중재기구 성격으로 출범시킨 `지정된 이름과 숫자에 관한 인터넷상의 협력''(ICANN)을 통해 팝스타.운동선수 이름, 국가명, 약품명과 국제기구의 약칭 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율적 성격이 강해 WIPO 출범 후 지금까지 3천여건의 불만이 접수된 상태다.

ICANN은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유럽연합 및 미국의 공식 요청에 의해 지난해 7월부터 이들 `비상업적'' 성격의 인터넷 도메인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그 결과를 오는 24일 177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WIPO 총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귀리 차장은 그러나 이들 `비상업적'' 도메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 협정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국가간 이해가 엇갈리고 인터넷 도메인을 규제하는데 대한 이견도 만만치 않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네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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