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 일본엔 내년초에나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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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며, 이로써 MS는 일본의 연말 특수를 놓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S는 미국 시장에서 X박스 출시를 예정대로 오는 11월 8일 시작할 것이며, 일본에서의 출시 지연은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S 일본법인의 오우라 히로히사(大浦博久)상무는 "X박스는 MS의 21세기 최대 야심작" 이라며 "먼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뒤 그 여세를 일본으로 확산시킬 것" 이라고 말했다.

MS는 미국 시장에서 초기에 60만~80만대의 X박스를 시장에 내놓은 뒤 연말까지 1백50만대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미국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를 내년 3월까지 전세계에 2천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소니는 이미 1천5백만대를 판매했으며, 미국 게임기 시장의 3분의2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한편 X박스의 기술적인 결함 의문에 대해 MS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가의 투자자문회사인 토머스 와이젤 파트너스는 인텔이 제작.공급한 X박스 회로기판(마더보드)에 결함이 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애널리스트들은 X박스의 개발이 당초 계획보다 수주일 늦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출시 시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X박스가 출시 지연.빈약한 소프트웨어.비싼 가격.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약 70명의 전문인력이 1백30여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X박스가 출시되는 내년 2월 말에는 12~20개만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가격에서도 X박스(미국 시장 기준 2백99달러)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2백90달러)나 닌텐도의 게임큐브(2백8달러)에 비해 비싸다.

ING베어링의 애널리스트인 리사 스파이서는 "일본 시장에서는 소니가 1위, 닌텐도가 2위를 차지하게 될 것" 이라며 "MS가 뚫고 들어갈 여지는 크지 않다" 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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