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소재 인터넷 공모 화제

중앙일보

입력

MBC 드라마국이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단막극 또는 연속극으로 각색이 가능한 소설, 만화, 수기 등의 원작추천을받고 있는데 이어 다음달부터 기획안과 아이디어 공모에 나서기로 해 방송가의 화제가 되고있다.

그동안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올라온 시청자 의견을 제작진이 참고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드라마 소재 자체를 일상적으로 시청자로부터 구해온 경우는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디지털방송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최근 방송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시청자와 방송제작자 사이의 쌍방향성 구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편 원작추천 응모자의 경우 소설, 만화등의 작품을 TV 드라마로 보고 싶거나스스로 체험 또는 창작한 이야기가 드라마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MBC 인터넷 홈페이지(www.imbc.com) '드라마 원작추천공모'에 그 내용을 정리해서 띄우면 된다.

드라마국 PD들에 의해 드라마에 적합한 내용의 글로 채택되면 '드라마 기획 자문회의' 심사를 거쳐 매달 3편씩 우수작(사례금 10만원)이 선정된다. 지난 7월에는최민정씨의 '갯마을', 전종렬씨의 '송설도전기', 박진씨의 '황태자비 납치사건' 등이 우수작으로 뽑혔으며, 매달 100여건씩의 소재가 올라오고 있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에 따르면 장르 제한은 없으나 일본 만화 원작은 드라마화가능성이 없으므로 제외되며, 다른 사람에 의해 이미 추천 대상으로 올려진 원작은반복 추천이 불가능하다. 또한 이미 영화, 드라마화 됐거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만큼 널리 알려진 원작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숨겨진 좋은 작품'이 선정의 기준이 된다.

아직 원작추천공모를 통해 얻어진 소재들이 드라마화된 경우는 없었지만, 최근드라마국 PD들은 그동안 올라온 소재들을 대상으로 드라마화 가능성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7일부터 시작될 기획안과 아이디어 공모에는 작가지망생들의 참가에큰 기대를 걸고있다. 그러나 참가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 공모를 받은뒤,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월별 당선작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MBC 드라마국은 이러한 일련의 시도를 통해 그동안 재탕삼탕으로 사용된 비슷비슷한 드라마 소재들에서 벗어난 신선한 소재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보고 또 보고」,「아줌마」등의 드라마에서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해 내용에 수정을 가하면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기억은 이들에게 더욱 큰 기대감을 불어넣어준다.

MBC 드라마국의 박성수PD는 "드라마는 제작진끼리 만드는 폐쇄적인 것이 아니라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같은 시도를 감행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컨셉트와 아이디어가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른 방송사에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