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식사가 549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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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 끼에 5천4백90만원. 식도락 대국 중국에 '황제 코스 요리'가 등장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한 음식점이 청(淸)황실의 요리였던 만한전석(滿漢全席) 코스 요리를 이 가격에 내놓자 중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만한전석은 만주식 연회(宴會)와 한족식 연회를 18세기 초 청나라 강희제(康熙帝)치세 때 하나로 합친 중국 황제를 위한 연회용 궁중요리. 식당이 문을 연 지 4개월밖에 안됐지만 이미 12명이 이 요리를 즐겼다고 홍콩 성도(星島)일보가 8일 보도했다.

예약금만 10만위안(약 1천5백만원). 이 요리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1시까지 계속된다. 요리를 준비하는 데만 꼬박 보름이 소요된다. 식사는 청 황제의 식사 방식과 똑같이 진행된다.

"고객은 입만 움직일 뿐 손은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 궁녀로 분장한 직원이 모든 시중을 들기 때문"이라고 음식점 관리인은 밝혔다.

1백50만원짜리 차와 딤섬으로 가볍게 입맛을 돋운 고객은 이어 상어.제비집.새끼 비둘기.잉어수염 요리 등 16가지 요리를 차례로 맛보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잉어수염 요리는 잉어 1백마리를 잡아 머리에만 두 가닥 나는 수염을 떼어내 만든 희귀요리로 고객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식기는 순금으로 제작됐으며, 술은 청 황실 비법으로 만든 2백40만원짜리 강옹건(康雍乾:강희.옹정.건륭 황제의 이름 첫자를 따옴)이 오른다는 것.

하지만 이 음식점은 종업원들의 임금을 체불해 말썽을 일으키고 있으며,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은 '졸부들의 허영심'까지 감안한 것이라고 베이징(北京).홍콩 언론들은 지적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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