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U-19 챔피언십] 세 번째 승부차기 막은 ‘배짱남’ 이창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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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승할 줄 알았다.”

 승부차기 선방을 펼친 U-19 대표팀의 주장 이창근(19·부산 아이파크·사진)은 야무지고 당찼다. 이창근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이라크와의 AFC U-19 챔피언십 결승전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과 이라크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창근은 승부차기에서 이라크의 세 번째 키커 모하나드 카라르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예측해 막아냈다. 이창근의 선방에 힘입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이라크를 4-1로 꺾고 우승했다.

 이창근은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아시아 넘버원, 1등을 먹었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린 아직 배고프다(웃음).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가 말한 또 다른 목표는 내년 터키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이다.

 이창근은 런던 올림픽 8강 영국전에서 승부차기를 막아 영웅이 된 소속팀 선배 이범영(23)의 기를 듬뿍 받았다. 이범영과 같은 방을 쓰는 이창근은 대회를 앞두고 매일 오전 선배와 개인훈련을 하며 노하우를 터득했다. 이범영은 올림픽팀에서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알려준 스킬볼(1호공) 훈련법을 이창근에게 전수해줬다. 국제대회 경기구(5호공)는 지름이 68~71㎝지만 스킬볼은 49~50㎝ 정도로 작다.

 “범영 형 덕분에 몸이 많이 올라왔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선배에게 공을 돌린 이창근은 자기 자랑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승부차기 선방 비결에 대해 “예선전부터 이날을 기다렸다. 승부차기는 나의 무대라 생각했다 ”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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