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노트] 틀 갖춰가는 콘텐츠 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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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산업'으로서 갖춰야 할 기초적인 통계나 전망분석 자료는 거의 없었죠. 통계자료 없이 장단기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하 콘진)이 지난 6일 발표한 CT-BSI(Culture Technology-Business Survey Index)는 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음반 등 대중문화 상품을 만들어내는 업체 CEO들의 경영 인식을 분석한 자료다.

지난해 여름 콘진의 정책개발팀이 주축이 돼 처음으로 선보였다.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통계라는 게 임학순 정책개발팀장의 얘기다.

지난해 가을 3분기 분석 발표에 이어 이번에 내놓은 것은 4분기 분석 및 올 1분기 전망치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20일까지 경기전반.기획활동.제작활동.수주활동.내수.수출.경상이익.자금사정.고용 등의 항목별로 기업인들의 경기 체감도를 분석했다.

"사실 지난해 3분기 자료의 경우 캐릭터 산업 분야에서 다소 오류가 있었습니다. 붐이 일 것이라는,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기대치를 그대로 반영했더니 실제 시장의 상황과 차이가 좀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기대와 실제와의 오차를 줄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임학순 팀장은 "오차의 원인은 실제 자기 모습보다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각 때문"이라며 "이는 현장 상황은 어려워도 산업 자체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다는 얘기 아니냐"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자료는 업계가 느끼는 문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훨씬 효율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팀장은 "국내외 문화콘텐츠 산업 매출액.성장률 등 거시적.미시적 자료를 담은 '2003 문화콘텐츠 산업 전망'도 이른 시간 내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먹구구식이었던 우리의 대중문화는 이렇게 '산업'으로서의 틀을 잡아가고 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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