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되면 국민통합 이루겠다지만 … 안철수도 편 가르기서 자유롭진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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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의 ‘진영 논리’나 ‘계파·편 가르기’ 등을 비판하고 있지만 안 후보의 언행도 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회견에서 국민이나 정치권을 보수와 진보로 가르는 진영 논리를 비판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국민 통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보수와 진보 중 어느 쪽에 가깝느냐는 질문에 “이념 스펙트럼이 지금 시대 흐름에서 문제들을 얼마나 풀 수 있을지 의문이 많다. 산업화에 열심히 공헌하신 분들과 민주화에 열심히 공헌하신 분들을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제가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본지 인터뷰에서도 “거대 야당과 맞먹는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국민 통합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저한테 결집된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한다”며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과거 TV프로그램에선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상식파”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단일화에 나서면서 야권 지지층의 호응을 얻기 위해 진영 논리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가서 시위대만 면담하고 그쪽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가서는 기업을 압박하면서도 노동계엔 양보를 요구하지 못한 점 등이 그렇다.

 안 후보는 이승만·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찾긴 했지만 단일화 국면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쪽에 치우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안 후보 캠프 핵심 인사는 “안 후보가 ‘100% 대통령’이 되려면 민주당 지지층만을 상대로 한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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