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지, 구자준 배구연맹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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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구자준

한국배구연맹(KOVO)이 수장 없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

 KOVO 사무국의 총재실은 항상 비어 있다. 지난 10월 11일 KOVO는 임시총회를 열어 구자준(62) LIG손해보험 회장을 신임 총재로 추대했다. 그러나 그달 26일로 예정됐던 취임식은 연기됐다. 기업어음(CP) 부당발행 의혹으로 LIG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구 총재는 취임식 이후 총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구 총재가 취임식 이후로 업무를 미루면서 중요한 현안들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게 박상설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달 16일 대우자동차판매 대표이사 시절 8억여원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기한을 놓쳐 형이 확정됐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임원이 될 수 없다’는 KOVO 정관(제3장 제14조 4항)에 따라 더 이상 사무총장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박 사무총장은 “정관에 대한 유권해석이 내려진 바가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총재가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OVO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총재 취임식을 여는 걸로 예정하고 있다”며 “박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키는 총재가 쥐고 있다”고만 했다.

 구 총재의 느긋함에 배구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배구인은 “박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는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총재가 하루빨리 취임식을 하고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봐야 한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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