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억 보령화력발전소 '가동률 1%'

중앙일보

입력

한국전력이 9천1백51억원을 들여 1998년 완공한 충남 보령 복합화력발전소(발전용량 1천8백㎿)가 설비 결함으로 연평균 가동률이 1%대에 머무르는 등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산업자원부 및 한전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와 경유를 연료로 쓰도록 설계됐으나 가스터빈의 부품 결함으로 LNG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에 비해 발전 단가가 두배 가량 비싼 경유만을 사용함으로써 이 발전소는 지난해 가동률이 1.1%에 그쳤다.

이는 설비 도입 당시 상업운전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프랑스 알스톰파워사의 시작품 모델(GT24A)을 선정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전은 당시 알스톰파워사로부터 발전설비 8기를 총 4억달러(당시 약 3천2백억원)에 구매했다.

발전설비 중 문제가 된 GT24A 모델은 지난해 3월 실시된 신뢰도 시험 도중 설계상 결함과 부적절한 재질 등의 문제로 냉각용 공기 배관이 파열되는 결함이 발견됐지만 알스톰파워사가 수리 일정을 지연해 현재까지 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전 자회사로 보령발전소의 운용을 맡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은 산자부에 당초 수리완료 시점을 올해 12월로 보고했으나 2002년 8월로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중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설비 결함에 따른 보상을 받고 있으며, 알스톰파워사와 협상해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국중부발전은 계약서 규정에 따라 올해 상반기까지 2백34억원의 배상금을 받았으며, 연말까지 97억5천만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또 연료비 차액으로 지난해 30억원을 받았고, 올해 보상협상을 진행 중이다.

차진용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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