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인 이민 전문가' 패터슨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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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웨인 패터슨 세인트노버트 대학 동양사학과 교수는 '아메리카로 가는 길-한인 하와이 이민사' '하와이 이민 1세의 삶' 등 한인 이민사와 한인사회에 대한 저서를 발간해 온 미국 내 몇 안되는 한인 이민 전문가다.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해 집중적으로 교육시키는 부모나 이를 잘 따라가는 자녀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인들이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인들은 교육 결핍은 자손에게 절대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또 한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던 이민자들이 미국에선 이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신분불일치를 경험하면서 더욱 2세 교육에 매달리는 것 같다. 미국인들과는 달리 비싼 교육비를 가장의 몫으로 여기며 희생을 당연시하는 것도 교육열의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한인들의 교육열은 대리만족 욕구인가?

"아니다. 내가 아는 한 한인은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간에는 직장을 다니고 야간에는 건물 청소까지 한다. 이같은 헌신적인 교육열은 한인 2세들이 미국 사회에서 빨리 정착하는 기반을 마련해줬음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한인 사회는 머지않아 성공한 이민집단의 2세 교육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강요된 교육이라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8년 전 가족의 권유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던 한인 출신 생도가 6층 건물에서 투신한 적이 있다. 당시 유서 말미에 '군인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라는 구절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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