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매덕스 무볼넷 기록 포기

중앙일보

입력

‘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연속이닝 무볼넷 기록이 ‘타의’에 의해 중단됐다.

매덕스는 13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3회 스티브 핀리에게 볼넷을 헌납, 72와 3분의 1이닝 동안 이어져온 무볼넷 기록을 중단했다.

3회 연속 5안타를 맞고 1-0이던 점수차가 5-0으로 벌어지고 무사 2루에서 타석엔 매덕스에 강한 왼손타자 스티브 핀리.
매덕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덕아웃을 쳐다보자 바비 콕스 감독은 ‘역시나’ 손가락 네개를 펴보이며 고의 볼넷을 지시했다. 매덕스는 그를 충실히 따랐고 대기록 행진은 그렇게 끝을 보았다.

이로써 지난 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내셔널리그 기록을 깬 매덕스는 62년 빌 피셔가 세운 메이저리그 기록 84와 3분의 1이닝을 갈아치우는데는 실패했다.

6월 20일 플로리다 말린스 찰스 존슨에게 볼넷을 허용한 매덕스는 이후 72와 3분의 1이닝동안 289타자를 상대하며 볼넷을 내주지 않았고 894개의 투구수 가운데 639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컴퓨터같은 제구력을 과시했다.

매덕스는 올시즌 177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20개의 볼넷을 기록중이며 이 가운데 40%인 8개는 고의 볼넷으로 내준 것이다.

한편 매덕스는 6이닝 6실점으로 패전(15승7패)한 이 경기 후 “그 같은 상황에선 자신이 감독이었더라도 고의 볼넷 사인을 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