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 '빅3' 시대 막내리나

중앙일보

입력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너럴 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빅3' 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을 비롯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3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1970년대 중반만 해도 80%를 넘었으나 지난 달에는 63.6%에 불과했다. 특히 1위인 GM의 시장점유율이 27.9%에 그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였던 62년(50.7%)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빅3의 수익성은 올들어 크게 나빠졌으며, 특히 크라이슬러는 올해 20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지난달 10%의 점유율로 크라이슬러(벤츠 제외, 13.8%)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차는 현대가 1.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총 3.5%로 조사됐다.

일본.유럽 업체들은 앞으로 5년간 11곳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어 빅3와 외국업체와의 점유율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시장은 유럽과 마찬가지로 여러 업체가 난립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모두 외국 업체들에 뒤지기 때문이다.

가격면에서는 미국 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달러화가 엔화나 유로화에 비해 비싸지면서 미국차 값이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진 것이다.

품질에서는 미국차 중 가장 낫다는 GM조차 일본차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봄 시장조사 업체인 JD파워&어소시에이츠가 판매된 지 90일 이내의 차량의 성능을 조사한 결과 도요타.혼다.닛산이 몽땅 상위권을 차지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jdshin@joongang.co.kr>
서울=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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