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전략적 지분매각 입찰 의미와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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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콤 전략적 지분매각 입찰은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국내업체 2개사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계 투자은행 1개사간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찰 주체인 한국전력이나 산업자원부가 내심 입찰에 참여하기를 원했던 포항제철, SK텔레콤 등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3사외에 추가로 2개사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헛소문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파워콤은 전국에 1만㎞의 기간통신망과 10만㎞의 광동축혼합망(HFC)인 가입자망등 총 11만㎞ 이상의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통신에 이은 제2위 기간통신사업자이다.

더구나 이 회사는 오는 25일에는 기간통신사업자에서 별정, 부가통신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자로 사업허가가 변경될 예정이어서 통신업계에 몇안되는 `노른자위''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입찰을 통해 파워콤을 인수하는 업체는 일약 한통에 버금가는 막강한 유선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번 입찰은 10일 투자의향서 접수마감을 시작으로, 9월중 실시되는 1차 입찰을거쳐 10월중 최종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업체가 선정되고, 우선협상대상업체와 한전간의 협상을 거쳐 11월중 경영권 및 파워콤 지분 30%(4천500만주) 양수도 계약이체결된다.

입찰 참여업체가 1개일 경우 유찰시킨다는 것이 한전측의 방침이었지만 투자의향서 제출업체가 최소 3곳이상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입찰은 일단 성사된 셈이다.

그러나 오는 11월 경영권 및 지분 양수도 계약이 체결되기 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그 첫째 이유로는 우선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업체가 후발통신사업자로, 부실업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이라는 점이다.

한전측으로서는 이런 회사에 자회사를 매각하는 데 대해 달가워 하지 않은 분위기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이들 2개사가 파워콤 지분 인수자금을 갖고 있다면 부채상환에 써야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한전은 물론 산자부내에서도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측은 오는 9월 실시 예정인 1차 입찰에서 참여업체들의 입찰가격, 사업계획,자금조달 능력 등을 심사, 통과시킨 뒤 파워콤에 대한 실사자격을 주게 된다.

따라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산자부와 한전측이 1차 입찰에서 이 두회사를 통과시킬 지 주목된다.

또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계 투자은행도 투자수익을 겨냥해 참여한 것일 뿐 국내에서 통신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전이나 산자부에게 그다지 반가운 업체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입찰에 참여한 3사 모두 파워콤의 지분 매각 주체인 한전과 산자부에환영받을 만한 회사들이 아닌 셈이다.

여기에다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외국계 투자은행은 매매차익을 크게하기 위해 가급적 낮은 가격을 희망할 것이고 자금력이 의문시되는 하나로통신이나 두루넷도 역시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가급적 높은 가격에 파워콤 지분을 매각하려는 한전과 산자부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입찰 참여업체들이 가격까지 낮게 써낼 경우 유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입찰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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