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만 하면 떨어져 … 주가 ‘머피의 법칙’ 3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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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머피의 법칙’이란 게 있다. 일종의 경험법칙이다. 미국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근무하던 머피 대위가 1949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일이 풀리지는 않고 꼬이기만 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자주 목격된다. ‘왜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지…’, 개인 투자자를 둘러싼 불가사의한 법칙이다.

 머피의 법칙이 과학은 아니다. 우연히 그런 일이 반복해 일어났을 뿐이다. 내가 주식을 사는 건 주가 등락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래도 이런 법칙이 잘 맞는다면 탈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 피해야 할 몇 가지 머피의 법칙을 알아봤다.

 먼저 소액주주 비중이 클수록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거래비중의 90% 이상을 개인이 차지하는 코스닥 시장이 그렇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거래비중은 평균 92.5%였다). 5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192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과 올해 주가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75% 이상인 44개 법인의 주가는 10월 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평균 3.8% 떨어졌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25% 미만인 94개 법인의 주가는 평균 21.9% 올랐다. 게다가 소액주주 지분율이 75% 이상인 법인의 절반(23개)가량이 지난해 말보다 주가가 떨어졌지만 소액주주 지분율이 25% 미만인 법인은 4개 중 1곳(26개) 정도만 주가가 하락했다.

 다음으로 신용융자 잔액률이 높으면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 신용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담보 없이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현재 신용융자 잔액률(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액비율)이 5%를 넘는 종목은 코스닥 시장에만 110개에 달한다. 곧 코스닥 종목 10개 중 한 개꼴로, 주식의 5% 이상을 누군가가 빚을 내 사들였단 얘기다.

 신용융자를 잘 쓰면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증권사는 보통 신용융자 만기를 60~90일로 설정한다. 투자자는 이 기간 안에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 악재가 터져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를 받아 투자하는 게 반드시 위험하지는 않지만 만약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하면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손실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높이기가 이어지면 그 종목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삼성전자 목표주가 100만원’이나 최근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200만원’ 같은 징크스가 대표적이다. 과거 삼성전자 목표주가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가 나오면 그때를 고점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최근엔 주가가 100만원대에 안착하면서 200만원 징크스가 생겼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높이는 게 맞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관계없이 가중치를 조정하는 식으로 주가에 맞춰 목표주가를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가 너무 벌어지면 애널리스트도 어쩔 수 없이 목표주가를 바꿔야 한다”며 “목표주가의 상향 조정이 이어진다면 그건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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