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28점차 … 박인비 ‘승부는 이제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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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왼쪽)와 스테이시 루이스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2일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에서 기싸움을 벌였다.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박인비는 대회 첫날 2언더파를 쳐 1언더파에 그친 루이스에 한 타 앞섰다. [중앙포토]

28점.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시즌 종반 기 싸움이 치열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1,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스테이시 루이스(27·미국·시즌 3승)와 박인비(24·시즌 2승)의 얘기다. 루이스가 포인트에서 184점으로 2위 박인비(156점)를 앞서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우승(30점) 한 방이면 뒤바뀔 수 있는 사정권이다. 현재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인비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까지 도전하고 있다. 이제 남은 대회는 단 세 개. 두 선수는 2일(한국시간) 일본 미에현 시마시 긴데쓰 가시고지마 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 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 첫날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펼쳤다.

 루이스는 강경했다. 한마디로 ‘박인비쯤이야’ 식의 반응이었다. 루이스는 “‘최근 (박)인비가 너무 잘해 불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 나 역시 올 시즌 3승을 올리며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미즈노 클래식은 코스도 나와 잘 맞고 자신 있는 대회다. 사흘 동안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루이스를 압박하고 있는 박인비의 상승세는 정말 무섭다. 최근 12개 대회에서 우승 2차례, 준우승 5차례를 포함해 총 11번 톱10에 올랐다. 박인비는 올 시즌 상금 216만5085달러(약 23억7185만원)를 획득해 가장 실속 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박인비는 “솔직히 두 개(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의 타이틀 모두 욕심이 난다. 그렇다고 골프가 욕심낸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성급하면 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게 골프다”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래서인지 박인비는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자세로 경기를 한다. 늘 ‘마음을 비우고 내 페이스대로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 세계 여자 골프의 강국으로 떠올랐지만 아직 LPG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선수는 없다. ‘골프여왕’ 박세리(35·KDB금융그룹)는 안니카 소렌스탐(42·스웨덴)과 카리 웹(38·호주)이란 걸출한 스타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신지애(24·미래에셋)는 2009년 로레나 오초아(31·멕시코·160점)에게 1점 차로 뒤져 올해의 선수상을 놓쳤다. 박인비가 그 첫 주인공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은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즈노 클래식 첫날 박인비는 루이스에게 1타 차 판정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이날 2언더파를 적어내 공동 9위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루이스는 1언더파로 공동 19위에 머물렀다. 2008년과 2010년 이 대회 우승자인 신지애가 4언더파를 쳐 우에하라 아야코(29·일본)와 공동선두에 나섰다. J골프가 3~4일 대회 2, 3라운드를 오후 6시30분부터 위성 녹화 중계한다.

가시고지마(일본)=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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