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내린천 흙탕물 막기 총력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와 홍천군이 비만 내리면 흙탕물로 변하는 내린천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흙탕물 발생지인 홍천군 내면 자운리 일대 고랭지밭의 토사 유출 방지사업에 나섰다.

두차례 현지 조사를 벌였으며 시범사업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천군은 올해초 호맥종자 9백㎏을 밭끝에 뿌렸다. 빗물에 쓸린 흙을 막기위해서다. 빗물을 밭이 아닌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7천만원을 들여 3백70m의 농경지 배수로를 만들었다. 또 2㏊의 오이밭과 고추밭 고랑에 부직포를 깔았다. 빗물로 고랑이 파여나가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다. 이밖에 폐보 2개를 준설하는 등 내린천 상류에 흙막이 둑 5개를 만들었다.

농민들도 토사 유출을 막는데 동참했다. 도로변 절개지처럼 밭 경계에 야자섬유를 씌우고 풀씨를 뿌리거나 비닐을 덮었다. 밭 가장자리에 돌담을 쌓은 주민도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토사 유출이 크게 줄었다. 밭고랑에 부직포를 깔았던 노양혁씨 (46) 씨는 "7월부터 몇차례의 집중호우가 내렸지만 밭이 전혀 유실되지 않았다" 며 "고랑에 잡풀이 생기지 않아 김을 매지않아도 되는 효과도 거뒀다" 고 말했다.

인제군 관계자는 "흙탕물 농도는 물론 흙탕물 지속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 며 "이같은 사업을 하지 않은 인북천의 경우 올해 내린천보다 흙탕물 피해가 심했다" 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최근 양구 인제 홍천군 관계자와 흙탕물 저감대책회의 갖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도는 9월중 내린천 상류에 조립식 침사지 한개소와 토사 유출방지 휀스 한개소를 만들기로 했다. 도는 이같은 사업이 효과를 거둘 경우 평창군 등 고랭지 밭이 있는 모든 시.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내린천 흙탕물은 1998년 문제가 제기돼 인제군의회가 상류인 홍천군 내면 자운리 일대 고랭지밭의 토사 유출이 원인임을 밝혀냈다.

홍천 = 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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