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의 리더들] 무선인터넷 기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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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올해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1천억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모바일'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선으로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길도 찾는 그야말로 '모바일 시대'가 됐다. 나날이 크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직업이 있다.

모바일 분야의 지휘자라 불리는 모바일 기획자들이 그들이다.

모바일 솔루션 전문기업 (주)인트로모바일의 모바일 솔루션 기획자 홍수정(34) 차장과 모바일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인 (주)엠닥스의 모바일 게임 기획자 임한주(32) 팀장을 만났다.

특히 洪 차장은 모바일의 핵심 솔루션을 기획 총괄하는 이 분야의 드문 여성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직업으로 선택한 동기는.

▶임한주=게임 기획자는 완성될 게임의 기초부터 최종 완성작이 시장에 선보일 때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일을 한다. 전혀 새로운 하나의 가상 세계를 창조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출발했지만 여기에 매력을 느껴 그래픽 디자이너와 게임프로그래머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게임 가상세계를 만드는 총지휘자가 되고 싶었다.

▶홍수정=예전 직장에서는 프로그램 개발과 웹 기획을 병행하는 엔지니어였다. 개발자로서의 보람도 있었지만 빠르게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 책임지는 기획파트에서 일하고 싶었다. 또 모바일 콘텐츠 기획에는 많은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모바일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핵심 솔루션을 기획하는 솔루션 기획자는 아직 드문 편이었기에 한번 뛰어들어 일해보고 싶었다.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홍=여러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해야 할 때 몸은 힘들지만 기획한 솔루션이 완성돼 회사나 고객사로부터 인정 받았을 때 기쁘다. 또 그 솔루션을 이용한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임=모바일 게임은 일반 게임보다 소비자 반응이 빠른 편이다. 어떤 게임을 만들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을 금세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재미있어하고 만족스러워 할 때 보람을 느낀다.

-고충도 많을텐데.

▶임=모바일 게임 기획자라는 직업 명칭조차 최근에 나왔다. 또 모바일 게임 기획자라고 내세울 수 있는 인력도 국내엔 얼마 없다. 모바일 게임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늦으면 아무 필요가 없다. 짧은 게임개발 기간과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홍=모바일 기술은 빠르게 급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를 해야 한다. 또 짧은 기일 안에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밤낮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다.

-인상 깊었던 일은.

▶홍=입사하고 처음으로 기획했던 솔루션이 의도한대로 제대로 개발돼 모 방송국과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했을 때 느꼈던 기쁨과 솔루션 기획자로서의 자부심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임=모회사의 의뢰를 받아 어떤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다. 게임 개발 공정을 50% 이상 완료한 상태에서 오류를 발견, 사나흘을 꼬박 밤을 새워 기획부터 다시 수정한 일이 있었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모바일 기획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임=모바일 게임 기획자는 게임 매니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이 직업에 관심있다면 게임을 많이 해봐야 한다. 특히 관심 없는 게임일지라도 직접 해보고 연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또 게임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사람들과 어울려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홍=모바일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어 막연한 동경에서 모바일 관련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시장을 분석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우물을 파라고 독려하고 싶다. 특히 솔루션 기획자는 일반 기획과 달리 솔루션 개발에 관한 기술적인 지식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김동섭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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