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없이도 뇌수술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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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없이도 뇌나 척수 수술과 같은 신경 수술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연구진은 의학전문지 `신경외과(Neurosurgery)'' 8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술 집도의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적은 혈액손실만으로, 따라서 수혈 없이도 수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과 기타 혈액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사용을 거부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도 충분히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질케 쥐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뇌와 척수 수술을 받은 여호와의 증인신자 103명과 일반 환자 515명의 수술 과정과 회복상태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수술 과정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일반환자에 비해 뇌수술은 40%, 척수수술은 35% 정도 혈액손실이 적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여호와의 증인 신자의 수술은 일반환자의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뇌수술의 경우 37분, 척수수술의 경우 18분 정도 더 걸리며 심각한 혈액손실에도 불구하고 수혈을 받지 않은 여호와의 증인 신자는 일반 환자에 비해 더 많은 회복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뉴욕 메디컬 센터의 패트릭 J. 켈리 박사는 "일반적으로 신경수술은 큰 출혈을 동반한다"면서 "하지만 절개부위를 최소화하고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혈액손실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여호와 증인 신자들이 수혈이 필요한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자신의 피를 채혈, 보관해 둔 뒤, 수술시 이를 수혈받아야만 했다.(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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