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비리 개선 대책 과연 있는가

중앙일보

입력

학생야구의 신성한 수련도장인 동대문구장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비리에 휩싸여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지난 해 초 특기생 부정입학 사건으로 10여명이 구속됐던 아마야구는 지난 달 `축승금 파문'에 이어 25일 대한야구협회 사무국장이 학부형에게 대학 입학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터졌다.

아마야구에 금품수수 의혹이 나돈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검은 연결고리가 뿌리깊게 퍼져 있는 데다 협회 실무의 총책임자마저 연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동대문구장이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났지만 협회는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사태를 개선할 능력도,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회는 지난 해 10여명이 대거 구속되는 홍역을 겪으면서도 그 흔한 자정의지를 담은 성명서나 사과문 하나 발표하지 않았다.

올 해 부임한 고익동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 달 `축승금 수수 파문'이 터졌을 때도 그나마 소신있게 자정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윤규 심판이사를 희생양 삼아 해임하는 차원에서 사건을 미봉하려 했다.

회장이 직접 선임한 사무국장이 구속되자 협회는 24일 밤 열릴 예정이었던 이사회와 28일의 대의원 총회를 모두 무기한 연기시켰지만 이후론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관계자들은 자신에게도 불똥이 튈 까 몸사리기에 급급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마저 꺼리는 실정이다.

해마다 불거지는 동대문구장의 비리는 집행부 스스로가 사욕을 버리고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마야구의 위상을 추락시킬 불미스런 일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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