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스포츠 브랜드 인터넷 열풍에 매출 적자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에게 인기있던 나이키.리복 등 스포츠 브랜드들은 인터넷 열풍때문에 청소년들이 운동을 기피, 매출이 떨어져 울고 있다.

반면 지오다노.빈폴 등 캐주얼 브랜드들은 직장인들의 캐주얼 바람에다 PC방을 즐겨 찾는 청소년까지 캐주얼을 즐겨 입어 매출이 급신장, 웃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상반기 캐주얼.스포츠 매장의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지오다노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 빈폴은 23% 신장했다. 스포츠 브랜드였던 필라도 캐주얼과 골프 브랜드로 전환하면서 20% 넘게 증가했다.

1990년대까지 매년 두자리씩 매출이 늘던 나이키는 마이너스 3%, 리복은 한자리수 신장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무역.천호.신촌점 등 서울 4개점의 상반기 매출도 비슷한 추세다. 지오다노는 ▶91억7천만원으로 12.3% ▶빈폴은 51억4천만원으로 15% ▶폴로 87억4천만원으로 13.2% 증가했다. 반면 리복과 나이키는 각각 18억3천만원(- 2.1%), 27억2천만원(- 2.7%)으로 줄었다.

현대백화점 김정선 차장은 "리복.나이키의 경우 운동화 비중이 60%인데 주 고객층인 청소년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기 보다는 집.PC방 등에서 인터넷에 빠진 경우가 많아 운동화 대신 패션 슈즈로 고객이 이탈한 것이 주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티셔츠.바지만 1천만장을 팔아 의류업계에 신화로 떠오른 지오다노는 올해도 1만~3만원대 바지.티셔츠를 상반기에 5백50만장 이상 팔았다. 의류업계 불황 속에서도 상반기 매출만 1천2백억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다.

빈폴 역시 상반기 매출이 6백6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캐주얼 열풍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빈폴 골프와 캐주얼풍 신사복 빈폴 옴므도 내놓는다.

필라의 경우 올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국산 영화 '친구' 덕을 톡톡히 봤다. 소위 어깨들의 '깍뚜기' 패션 붐을 타고 필라의 원색 디자인이 이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대폭 늘었다. 상반기 8백9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 증가했다.

지오다노 한준석 사장은 "성공한 캐주얼 브랜드는 1년에 두차례만 세일, 정가판매 비중이 70%가 넘을 만큼 가격정책이 자리를 잡은데다 결품.재고를 줄이는 전산.물류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앞선 것이 공통점"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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