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오염 없는 공정한 대회 진행을 위해 최선을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국제역도연맹(IWF)의 공식 도핑검사 담당관(Doping Controller)으로 임명돼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한 허록(59) 한국역도연맹 부회장의 다짐이다.
도핑 담당관으로서의 첫 활동 무대인 만큼 철저한 임무 수행을 위해 샘플 채취용 기구 준비며, 샘플 채취 및 보관 과정 등에 세심한 신경을 쓰느라 허 부회장은 대회 내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근소한 바벨 중량차로 각종 기록과 메달 색깔이 바뀌는 역도경기에서 참가 선수들의 약물복용 여부를 정확히 판정하는 것은 경기장에서의 성공여부 판정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20년여 동안 축적된 IWF의 도핑테스트 노하우는 국제 스포츠계에서이미 정평이 나 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에 국제반도핑기구(WADA)가 창설된것도 역도 연맹의 반도핑 활동에 근거가 됐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잠시 바벨을 잡은 경력이 있는 허 부회장은 69년부터 한국역도연맹 사무국장과 기획, 국제, 총무 이사를 맡으며 20년 가까운 세월을 한국역도와 함께한 한국 역도의 `산 증인'이다.
89년부터 10여년간 계속된 헝가리 이민생활 중에도 IWF 기술위원직을 수행하며역도에 관여해 온 그는 99년 귀국과 함께 한국역도연맹 부회장직을 맡았고 지난해 12월 IWF집행위원에 선출돼 인생의 황혼기를 다시 역도에 쏟고 있다.
허 부회장은 "도핑담당관직을 맡으면서 또 다른 인생 경험을 하는 것 같아 즐겁게 일하고 있지만 막중한 임무를 맡다보니 사명감과 함께 부담도 크다"며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정한 검사를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