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량제 도입에 네티즌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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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용량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인터넷 종량제 도입에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초고속 인터넷 종량제 전환을 추진하는 KT 및 자회사들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한편 '인터넷 종량제 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28일 현재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비씨파크(http://bcpark.net/sign/sread.html?num=7&page=1)에는 24만3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 커뮤니티의 운영자인 박병철씨는 "인터넷 종량제가 시행될 경우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은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인터넷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높아져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 주장했다. 부분 종량제가 이미 일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인터넷 종량제 도입은 초고속 인터넷 요금을 올리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종량제 반대 운동에도 가속이 붙었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의 각 게시판에는 '종량제 이렇게 반격하자'는 제목의 글이 종량제 전환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서 ^KT및 KTF 개인휴대전화 해지^KT가 운영하는 포털인 파란닷컴 회원탈퇴^KT 초고속언터넷 속도가 느릴 경우 즉각적인 항의 전화 등을 행동지침으로 제시했다. 요금을 올려 매출을 키우려는 KT의 전략을 불매운동으로 극복하자는 것이다.

종량제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는 네티즌 성남현씨는 "인터넷 종량제는 IT산업을 사장시키는 지름길이고 IT종사자들을 실업자로 모는 정책"이라며 "이런 무뇌아같은 짓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전태진씨도 "인터넷이 보급되기전 종량제와 유사한 PC 통신을 할때 전화비를 포함한 통신료가 10만원이 넘게 나와 당황했었다"며 "종량제를 실시하면, 휴대폰이고 인터넷이고 다 끊어버리겠다"고 불매의사를 밝혔다.

종량제 실시에 앞서 현재 시행 중인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티즌 신상희씨는 "KT의 초고속 인터넷 메가패쓰를 쓰다보면 인터넷이 자주 끊기는 등 오작동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품질도 나쁜데, 종량제까지하면 쓰는 사람이 있겠느냐 "고 반문했다.

KT 측은 그러나 "현행 정액제는 많이 쓰는 사람이나 적게 쓰는 사람이나 같은 요금을 내, 소량 이용자가 다량 이용자의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가 있다"며 종량제로 전환 방침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용경 KT 사장도 지난 23일 "종량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KT 측은 종량제 도입 방식에 대해 "일정량 이상 쓰는 이용자에게는 종량제로 추가 요금을 받고, 나머지 이용자에게는 기존 정액제를 적용하는 형태의 부분 종량제를 생각하고 있다"며 "도입 시기는 2007년께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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