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1년에 159명꼴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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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명.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자살로 숨진 우리나라 초·중·고생 숫자다. 해당 기간에 연평균 159명의 청소년이 자살로 내몰렸다는 뜻이다. 청소년 자살이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구에서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자살 사건이 벌어져 집중 관심을 받았지만 전국 어느 지역도 청소년 자살 안전 지대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 7월까지 자살한 청소년 수는 ▶경기(128명) ▶서울(110명)▶부산(67명) ▶인천(52명) 순이었다. 같은 기간 대구에서 자살로 숨진 청소년은 41명으로 광주(41명)와 같았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0년 6.3명에서 2010년 8.3명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5~19세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14%에서 2010년 28%로 두 배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살의 경우 전염성이 강한 편으로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 추세를 멈출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벌어진 자살 사건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박사는 “대구에서 연이어 청소년 자살이 벌어진 건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문제 해결 방식에 쉽게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대구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 자살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9월 환경보건연구원이 청소년 7만4192명을 조사한 결과 자살 시도 경험자가 4.4%, 자살을 고려해본 청소년이 18.7%로 집계됐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 평등학부모회 김광미(42)씨는 “대구시교육청의 과도한 경쟁 정책이 청소년들을 극단적으로 내몬 측면도 있지만 전국 어디에나 같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험을 통해 학교·학생을 서열화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청소년 자살 문제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구=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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