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생활체육 '우리곁으로'

중앙일보

입력

생활체육이 꽃을 피우고 있다.

국내 엘리트 스포츠의 인기가 정점에 달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전국민 체육사업이 10여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다.

뒷동산에, 아파트 단지에, 구청 복지관에 운동시설이 갖춰지고 각종 유료 스포츠센터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현재 마을 약수터 등에 조깅 코스.배드민턴장.헬스기구 등이 설치된 무료 체육시설만 4천3백84개소. 이제 시설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는 말은 변명이 됐다.

생활체육의 비약적 발전은 인프라뿐만이 아니다. 공기가 좋지 않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달리고 싶은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아침저녁으로 뜀박질에 나서는 조깅족이 넘쳐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한국인의 욕구가 커졌다.

동네마다 축구.농구.배드민턴.스쿼시클럽, 골프연습장 등이 빼곡이 들어섰다. 얼마전만 해도 '지옥 훈련' 정도로 인식됐던 마라톤이 생활체육의 인기 종목으로 뜨고 있다. 주부와 아저씨들이 주축이 된 마라톤 동호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겼으며 마라톤 대회만 75개나 된다.

헝그리 스포츠였던 복싱.유도 등 투기와 인간한계를 시험하는 철인3종 경기 등도 각광받고 있다.

아직 1주일에 2~3회 이상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체육인은 선진국의 절반인 국민의 3분의1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시설 확충과 함께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은 "시설비.국제 교류비를 제외하면 올해 처음으로 생활체육 예산이 엘리트 체육예산을 앞섰으며 월드컵 경기장 등 대형 엘리트 체육시설 건립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체육예산이 본격적으로 생활체육에 배정된다" 고 말했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동호인 체육모임에 순회 강사를 배치할 예정이고 엘리트 선수 출신이 생활체육 지도자로 나서는 사례도 많아져 생활체육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 동호인들끼리 벌이는 각종 주말리그 열기도 프로스포츠 못지 않게 뜨겁다.

최근에는 한.일 양국의 생활체육 축구팀들이 각국 도시에서 번갈아 원정경기를 치르는 한.일 월드컵 개최지 사커투어 대회가 개최돼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두 나라간의 이해 증진에도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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