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 제럴드 윌리엄스 영입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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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부터 시작된 척 노블락의 뉴욕 생활도 곧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을 가능케 하는 건 뉴욕 양키스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방출된 외야수 제럴드 윌리엄스를 영입했기 때문.

양키스는 29일(한국시간) 윌리엄스와 2002년까지의 2년간 4백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2002년이라고는 하나 올시즌의 남은 연봉(190만달러)은 탬파베이에서 지불하기 때문에, 올해만큼은 윌리엄스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 없이 외야 전력을 보강할 수 있게 되었다.

폴 오닐 · 버니 윌리엄스 · 척 노블락 · 셰인 스펜서, 이번에 영입한 윌리엄스까지 대략 줄잡아도 양키스의 즉시 전력감 외야수는 4명. 이런 상황에서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다 원래 2루수 출신인 좌익수 노블락이 설 땅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의 6백만달러 연봉은 구단으로서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올해가 96년 당시 미네소타 트윈스와 맺었던 5년간 계약의 마지막 해라는 점도 양키스로서는 그와의 재계약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98년 노블락을 데려오면서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노블락의 에이전트 사이에 있었던 구두 약속. 당시 양측은 노블락이 미네소타와 맺은 5년 계약이 끝나면 2년간 총 1천8백만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었다.

물론 문서화된 것은 아니지만 양키스가 노블락을 트레이드한다면 상호 신의을 어겼다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블락의 시애틀 매리너스행은 양키스측의 막판 거부로 중단한 상태지만, 알 마틴 · 브렛 톰코 카드를 제시한 시애틀이 좀 더 적극적인 카드를 활용한다면 노블락의 시애틀 행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반면 윌리엄스의 경우에는 이번 계약이 그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크다. 경쟁자들인 노블락의 트레이드설과 오닐 은퇴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그가 양키스의 주전 외야수로 나설 가능성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세인트루이스가 카디널스 · 콜로라도 로키스 · 시카고 컵스 등 보다 좋은 조건의 팀들을 뿌리치고 양키스와 이번 계약을 맺은 것은 구단으로부터 주전 외야수 보장이라는 언질을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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