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최고 용병의 '이유있는' 벤치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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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용병인 샤샤(성남 일화)와 마니치(부산 아이콘스)가 벤치 신세를 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일 성남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2001 POSCO K-리그 성남 일화와 부산 아이콘스의 경기에서 부상에서 완쾌된 샤샤가 아예 출전하지 않은 데다 선발 출전했던 마니치마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뚜레와 교체돼 이들 유고 용병들의 맞대결을 기대했던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지난 5월 아디다스컵 조별리그 부산과의 준결승에서 발목을 다쳤던 샤샤는 최근부상에서 회복됐으나 차경복 성남 감독은 샤샤를 기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다혈질인 샤샤가 자신에게 부상을 입혔던 부산과의 대결에서 흥분해 경기를 망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차 감독의 설명이다.

마니치는 전반전을 마친 후 체력 소모와 머리 통증을 이유로 코칭 스태프에 후반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고 김호곤 부산 감독은 이를 받아들여 쉬게 했다.

김 감독의 이러한 배려는 올 시즌 달라진 마니치의 경기 매너 덕택. 잦은 항의로 경기의 흐름을 번번이 끊었던 마니치는 올 시즌 재계약하면서 불필요한 반칙으로 경고를 받을 때 마다 월급의 20%를 깎는다는 단서 조항을 단 뒤 눈에띄게 항의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정규리그에서 벌써 2번의 경고를 받았지만 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반칙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구단측도 월급 삭감을 하지 않았다.

최고 용병간 대결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그 나름대로 벤치신세를 져야했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성남=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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