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공보단장에 박원순 캠프 대변인이던 우상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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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21일 쌍용차 해고 근로자 가족 심리치유기관인 ‘와락센터’를 방문했다. 2011년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만들어진 곳이다. 문 후보는 16일 수락연설에서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healing·치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었다.

 문 후보는 권지영(해고자 아내) 센터 대표 등 해고 근로자 가족 10여 명과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권 대표 등이 “지난 일주일 사이에 자살 시도가 있었다는 말을 세 번이나 들었다. 가족들은 여전히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등의 얘기를 전하자 대화 도중 두 번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문 후보는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현 정부에서 해결이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힐링행보’와 함께 문 후보는 비노 진영까지 아우르는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냈다. 문 후보 대선기획단 박영선 기획위원은 이날 우상호 당 최고위원을 캠프 공보단장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우 최고위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을 지냈었다. 안철수 캠프에 박선숙 전 의원을 비롯해 박원순 시장 캠프 출신이 몰리자 맞불을 놓은 모습이다.

 민주당에서 ‘박자매’란 별명까지 얻었던 박영선 위원과 박선숙 전 의원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 캠프의 선봉에 서면서 ‘맞수’로 만나게 됐다. 60년 동갑내기인 둘은 2010년 8월 김태호 당시 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나란히 청문위원으로 배치된 뒤 ‘콤비 플레이’를 펼쳐 김 후보 낙마를 이끌어 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등장으로 문 후보는 집안 단속을 하면서 ‘통합형’ 선거체제를 구축하고, 정당 쇄신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내에선 당 쇄신의 방향으로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의 일정 계파나 당권파 일부의 지지론 문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된다”며 “인적 쇄신 정책 등의 실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는 사실상 2선 후퇴를 수용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도 곧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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