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 슬램덩크] '우승 폭동' 걱정할 때가 됐다

중앙일보

입력

극성팬들의 폭동을 걱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고향팀 LA 레이커스가 승부의 분수령이던 결승시리즈 3차전에서 홈팀 필라델피아 76ers를 96-91로 잡고 2승1패를 기록, 남은 경기에서 2승2패 반타작만 해도 2연패를 달성하게 됐다.

특히 팀의 기둥 섀킬 오닐이 종료 2분21초를 남기고 6반칙 퇴장당한 위기상황에서 '뒷전 후보' 로버트 오리가 7점을 몰아넣으며 새로운 스타로 탄생했다.

이날 선전은 또한 레이커스의 아킬레스건이던 '자유투의 승리'이기도 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제외하고는 자유투가 엉망인 레이커스는 3차전에서 선수 전원이 25번의 시도 가운데 무려 22번을 성공(88%)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적지인 퍼스트 유니온 센터에서 벌어진 첫 경기를 이겨 4 · 5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6 · 7차전을 무조건 홈코트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치르는 이점도 확보했다.

프로농구(NBA)는 지난 85년 결승시리즈부터 현재의 2-3-2 시스템을 도입했다. 즉, 82차례의 정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결승전 1 · 2 · 6 · 7차전을 홈에서 치르고 3 · 4 · 5차전을 원정경기로 갖게 되는 방식이다.

역대 결승전 통계를 보면 3∼5차전을 모조리 승리한 홈팀은 아직 없다. 필라델피아는 이미 3차전에서 패함으로써 올해도 이같은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또 85년 이후 결승시리즈가 1승1패(모두 7차례)일때 3차전을 이긴 팀이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기록도 레이커스의 연속 우승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물론 양팀은 정상 길목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이러다 보니 양팀 주전들의 설전도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2차전에서 코비와 76ers의 주포 앨런 아이버슨이 격렬한 말싸움을 주고 받은데 이어 3차전에서는 섀킬이 "디켐베 무톰보가 나에게 얻어맞은 척하는 명연기로 나를 6반칙 퇴장시켰다"고 비난했다.

무탐보는 이에대해 "바보같은 수작 집어치워라. 판단은 심판이 내린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장외싸움도 뜨겁다. 농구팬의 한사람으로 14일의 4차전 결과가 주목된다. Let’s go L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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