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나로, 동기식IMT 실무협상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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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구성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오는 7일께로 예정된 양사의 사장 회동에 앞서 지난 5일 가진 실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LG텔레콤 임병용 상무와 이종명 하나로통신 전무는 이날 오전 만나 실무차원의의견조율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헤어졌다고 양측 관계자는 6일 전했다.

LG텔레콤측은 동기식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획득하면 합병할 계획인데 반해 하나로통신은 동기식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획득한 후 법인으로 전환, LG텔레콤과 별개로동기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임 상무는 양사의 사장간 담판을 통해 모든 이견에 대해 일괄협상을 하자고 제의했으나 하나로통신의 이 전무는 사장 회동에 앞서 실무 협상에서 최소한의 절충안을 도출한 뒤 핵심쟁점에 대해서만 사장 회동에 넘기자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대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7일께로 예정된 엘지텔레콤의 남용(南鏞) 사장과 하나로통신의 신윤식(申允植) 사장의 회동에서도 절충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LG텔레콤이 합의도출보다는 하나로통신과의 대화노력만을대외에 과시하기 위해 사장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측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6월말 시장점유율 50%미만을 달성,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벗어난 뒤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경우 LG텔레콤의 위상은 크게 위축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동기식 컨소시엄이 LG텔레콤에 흡수합병되면 동기식 사업마저 위축된다며 사전합병 반대이유를 밝혔다.

하나로통신측은 더 나아가 "LG텔레콤의 부채는 1조4천700억원, 누적적자는 7천억원에 이른다"면서 "이런 부실기업에 동기식 사업을 맡기는 것은 동기식 사업마저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LG텔레콤측은 IMT-2000 컨소시엄은 어차피 대주주에 흡수합병될 예정인데 독립법인으로 전환된 뒤 합병될 경우 비용과 시간의 낭비만 초래한다며 `사전합병''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LG텔레콤은 지난달 22일부터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동기식 컨소시엄 참여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마감일인 6일 대기업 20여개사를 포함해 500여개사가 참여의향을 표명했으며, 신청서류를 제출한 업체는 480여개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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