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승패의 열쇠는 '작은 거인' 앨런 아이버슨이 쥐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2000-2001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아이버슨이 무려 48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107-101로 승리, LA의 우세를 점쳤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었다.
아이버슨은 엉치뼈 부상 등으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무려 18개의 야투를 림에 꽂았고 자유투도 9개 모두 성공시키는 등 폭발적인 슈팅력을 자랑했다.
또 정규리그 스틸왕답게 5개의 가로채기를 성공했고 수비에 막히면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득점 찬스를 내줘 어시스트도 6개나 배달했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사상 최초의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까지 노렸던 LA의 부푼 꿈은 무참히 깨졌다.
플레이오프 11연승을 포함해 정규리그 막판부터 이어온 LA의 19연승의 행진도 종지부를 찍었다.
LA는 샤킬 오닐이 팀 최다인 44득점에 2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자유투 22개 중 1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고 코비 브라이언트가 15점에 그친 것이 패인이었다.
4쿼터까지 48분에 걸친 숨막히는 혈전은 예고편이었을 뿐 진짜 승부는 연장전에서야 가려졌다.
아이버슨이 39점을 올린 3쿼터까지 79-77로 근소하게 앞선 필라델피아는 94-94로 동점을 이룬 4쿼터 종료 약 1분 전 아이버슨과 스노의 슛이 림을 빗나가고 디켐베 무톰보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하는 바람에 아쉽게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은 4쿼터에서 단 2점에 그친 아이버슨의 독무대였다.
연장 종료 3분전까지 필라델피아는 오닐과 브라이언트에 연속 5점을 허용, 94-99까지 뒤져 그대로 무너지는가 했으나 라야 벨의 천금같은 중거리슛에 이어 아이버슨이 자유투와 3점슛, 그리고 점프슛으로 7점을 혼자 몰아넣어 경기종료 48초 전 103-99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필라델피아는 이후 브라이언트에 2점을 허용했지만 에릭 스노의 슛과 무톰보의 자유투로 4점을 보태 극적인 승리를 확정지었다.
양팀의 2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