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빅리그 첫 타석서 멀찍이 선 채 딴청 … 삼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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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야유도 나왔고, 웃음도 터졌다. 17일(한국시간) 구대성(뉴욕 메츠)의 메이저리그 첫 타석은 개그의 한 장면 같았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9-2로 앞선 8회 초 2사 후에 등판한 구대성은 한 타자를 잡아낸 뒤 8회 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섰다. 내셔널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타석에 선다.

헬멧을 쓰고, 한 손에 배팅 장갑을 끼고, 검은색 방망이를 들고 왼쪽 타석에 들어섰지만 타격을 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홈플레이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 구대성은 공 4개 만에 삼진을 당했다. 그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위릴 랜돌프 감독과 동료는 모두 실소를 금치 못했다.

ESPN 방송은 저녁뉴스 시간에 구대성이 서 있는 위치와 홈플레이트까지를 화살표로 표시한 화면을 내보내며 "구대성이 홈플레이트에서 20피트(약 6m9cm)는 떨어져 있었을 것"이라는 애교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구대성의 피칭만큼은 완벽했다. 9회 초까지 1과3분의1이닝 동안 네 타자로부터 삼진 3개를 잡아냈다.

한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구원투수가 동점 홈런을 맞아 승리를 놓쳤다. 박찬호는 1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6회까지 5실점했다. 그러나 타선의 도움으로 6-5로 앞선 7회초에 마운드를 넘겼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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