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되살아나려다 꺼져버린 느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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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재건축 계획안 통과에 이어 취득세 50% 감면 소식에 문의가 크게 늘고 급매물이 소진되는 등 며칠 새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었다. 그런데 정부가 취득세 감면 혜택에 대한 소급적용 기준을 두고 오락가락 하는 사이 문의도 거래도 다시 끊겼다" (개포동 W공인 관계자)

재건축 사업이 곳곳에서 재개되고 취득세 감면 등을 골자로 한 9·10대책이 발표로 모처럼 온기가 돌던 강남 재건축 시장이 또 다시 주춤하고 있다.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은 소폭 올랐으나 취득세 감면 혜택의 소급적용 기준이 애매해지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소급적용 대책 발표일(10)부터, 감세 기간 연장돼야"

13일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단지 내 상가. 지난 5일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문의가 크게 늘고 거래까지 이어졌을 정도로 활기를 띄었던 곳이지만 현재는 문의전화는 커녕 부동산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서울시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강화 등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으나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또다시 가라앉았다" "당장 거래에 나서겠다던 손님들조차 취득세 혜택을 볼 수 있을 때 사겠다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건축 계획안이 통과된 이후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은 주택형별로 1000만원 가량 뛴 상태다. 개포주공4단지 36㎡형은 49000~51000만원, 43㎡형이 57000~5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소급적용 시기가 명확했더라면 꺼져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내년 말까지 연장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미궁 속으로

시공사 선정 작업이 다시 시작되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았던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확정지분제를 고집하던 조합 측이 조건을 완화해 내년 1월께 시공사 선정에 나서기로 하면서 거래가 살아나고 주택형별로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였었지만 시장은 다시 착 가라앉았다.

고덕동 D공인 관계자는 "현재 전용 53㎡형이 46000만원으로 2009년 고점 대비 2억원 가까이 빠지면서 2004년도 가격에 근접해 있다" "'이제는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났었는데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 하면서 오히려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고 말했다.

최고 30~35층까지 층수를 높이게 되면서 기존 매물들의 몸값이 오르고 거래가 살아났던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와 서초구 삼호가든 4차도 상황이 급변했다.

삼성동 S공인 관계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격을 올리면서 거래 의사를 철회했던 일부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거래를 해야 하는 것인지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매수 문의는 뚝 끊긴 상태"라고 토로했다.?

▲ 9.10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고 있다. 사진은 강남 개포지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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