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쿠퍼 FIFA 대변인 '월드컵 완벽한 준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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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컨페더레이션스컵보다 수십배, 수백배 규모가 큰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를 잘 치렀다고 결코 자만해서는 안됩니다. "

키스 쿠퍼 국제축구연맹(FIFA) 홍보실장 겸 대변인이 컨페더레이션스컵 미디어 담당관 자격으로 내한, 국내에서 벌어진 A조 예선을 지켜봤다.

그는 FIFA의 전 마케팅 대행사인 ISL 등에서 20여년간 미디어 관련 일을 하며 1982년 이후 다섯차례 월드컵에 관여하는 등 FIFA 주관 축구대회 참가 경험이 1백여회가 넘는 베테랑이다.

그는 미디어쪽 준비 상황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따끔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의 대회 준비와 진행에 대해 "대체로 훌륭하다" 며 "특히 경기장과 부대시설, 미디어 부분은 완벽했다" 고 칭찬했다. 그러나 "월드컵은 컨페더레이션스컵과는 차원이 다른 큰 대회이기 때문에 더욱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의사 소통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출입구의 경비요원 8명 가운데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 불편을 겪었다" 며 "나이많은 택시 운전기사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월드컵을 1년 앞둔 시점에서는 실망스럽다" 고 말했다.

월드컵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여러 차례 내한했던 그는 한국측 담당자들의 안일한 정신자세도 꼬집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잘 치렀다고 자랑하는 그들에게서 월드컵 준비에 지나치게 느긋한 인상을 받았다는 것.

그는 "미디어 분야의 경우 88년과 2002년의 상황은 시간적으로는 14년 차이지만 영원(eternity)에 가까울 만큼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며 "그동안 국제대회를 한번도 치러본 적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고 충고했다.

쿠퍼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여부는 개최국의 성적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국이 94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16강까지 진출, 미국 전역에 축구 열기를 불러왔던 사실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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