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장이 데니스' 만든 행크 케트참 별세

중앙일보

입력

'개구장이 데니스' 란 독특한 만화 캐릭터를 창조한 행크 케트참이 지난 1일 심장병과 암으로 별세했다. 81세.

1950년 3월에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한 데니스는 금발에 주근깨 투성이의 얼굴로 심술궂은 이웃 윌슨을 골려주며 50여년간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개구장이 데니스' 는 아주 우연히 탄생했다.

케트참의 부인인 앨리스는 어느날 네살짜리 아들 데니스가 낮잠을 자지 않고 방을 정신없이 어질러 놓은 것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 아들은 참 개구장이예요. "

이 한마디에 케트참은 '영감' 을 얻어 또 한명의 데니스를 창조해 냈다. 개구장이 데니스 만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TV쇼.무지컬.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지금은 19개국 언어로 번역돼 48개국 1천여개의 신문에 실리고 있다.

케트참은 만화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생활이 불우한 편이었다.

그는 데니스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부인 엘리스와 59년 사별한 뒤 두번이나 더 결혼해야 했다.

아들 데니스와는 사이가 벌어져 왕래를 끊다시피해 왔다. 그 와중에도 케트참은 94년까지 직접 데니스를 그렸다. 생전에 그는 "개구장이 데니스가 나보다 오래 살아도 개의치 않는다" 고 종종 말했다.

케트참은 또 "나는 후손에 길이 남기기위한 작품을 만들진 않는다" 며 이렇게 강조하곤 했다.

"사람들은 30초 동안 개구장이 데니스를 즐겁게 본다. …그리곤(신문을) 생선을 싸는 데 사용한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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