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실내오페라 〈마네킹〉국내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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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한일 합동으로 현대 오페라 〈초월〉을 공연했던 '삶과꿈 싱어즈'가 또 한 편의 현대 실내오페라 〈마네킹〉(원제 Manekiny)을 무대에 올린다.

폴란드 소설가 브루노 슐츠의 〈마네킹〉을 원작으로 역시 폴란드의 작곡가 츠비크니예프 루진스키가 대본과 곡을 만든 이 작품은 81년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호평 속에 공연됐으며 88년에는 베를린 베르크슈타트 현대오페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은 다소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며 노래 역시 주로 어둡고 장중하지만 때로는밝은 멜로디와 서정적 선율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주인공은 야콥이라는 디자이너 겸 재봉사로 그가 여왕 드라가, 불구자인 마부에디, 아나키스트 루케니 등의 마네킹을 만들고 그들을 치장하는 작업을 통해 불완전한 인간을 창조한 신에게 도전한다는 내용.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채 살아 가는 야콥의 현실과 그에 의해 창조된 마네킹들의환상 세계가 함께 전개된다.

이 작품은 또 실내오페라답게 단막 3장으로 구성됐으며 돋보이는 주인공의 열창대신 출연자들간의 앙상블이 빚어 내는 묘미가 특색이다.

독일 유학파 출신인 손성규, 안현경, 이병렬, 이혜정 등이 출연하며 루진스키가직접 연출하고 지휘는 폴란드 출신 표트르 보르코프스키가 맡았다.

공연은 독일어로 진행되고 자막이 제공될 예정. 동양에서는 처음으로 이 작품을 선보이는 루진스키는 "유럽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주제인 '신에 대한 도전'이 한국 관객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며 "이번공연은 나로서도 흥미롭고 흥분되는 무대"라고 말했다.

루진스키는 현재 계명대 작곡과 특임교수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공연은 6월 9일과 7월 1일 오후 7시 각각 LG아트센터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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