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사업자와 동기식IMT협상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의 외국 파트너로 캐나다 TIW사를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두 당사자간의 물밑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 구성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28일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의 최대 핵심은 외국사업자의 참여여부와 지분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외국사의 참여규모가 결정되면 국내 업체들의 지분구성이 급진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LG텔레콤은 캐나다 TIW사를 비롯해 미국의 버라이존, 일본의 KDDI와의 동기식 IMT-2000 참여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중 TIW사가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TIW사의 경영진들이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을 면담한 것도 TIW사가 국내 동기식IMT 사업의 참여를 기정 사실화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TIW사는 LG와의 협상에서 동기식 IMT 컨소시엄의 경영참여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LG텔레콤측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TIW측은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이 보유하고 있는 LG텔레콤 지분 21%를 인수하고 동기식IMT 컨소시엄에도 25%의 지분을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의 2대주주인 BT는 지난해 말 LG주도의 비동기식 컨소시엄인 LG글로콤에도 참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실시된 LG텔레콤의 증자에도 불참하는 등 국내 통신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의 최대주주를 LG가 맡는 것은 불변의 원칙''이라면서 ''어떤 외국사가 참여하더라도 2, 3대주주의 자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LG의 자금력, 총액 출자제한 등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데다 정통부도 외국사가 동기식 사업을 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점을 감안하면 외국사가 동기식IMT-2000 컨소시엄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양 장관은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을 위해 외국업체 주도의 지주회사도 가능하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으며 정통부 실무차원에서 외국사의 참여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TIW 등 외국사가 BT의 LG텔레콤 지분을 인수하면서 LG텔레콤의 2대주주로 부상함과 동시에 동기식IMT 지분 참여 등을 통해 LG텔레콤 지분을 늘려가면서 자연스럽게 LG텔레콤의 최대주주로 부상, 사실상 동기식IMT-2000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측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텔레콤이 향후 3강의 한축으로 도약하는 것은 이미 고착화된 2강구도하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LG텔레콤으로 인해 경쟁업체들에게 그룹의 주력기업인 LG전자의 통신장비 판로가 막히는 등 문제점이 많아 통신서비스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LG가 점차 LG텔레콤의 지분을 외국사에 양도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신사업을 정리하고 통신장비 제조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동기식IMT-2000 사업의 주도권이 외국사로 넘어가고 정부의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에서도 외국사가 제3종합통신사업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